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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원을 굴복시킨 영웅(반동북공정 시리즈 1- 중원무상)

무료웹소설 > 일반연재 > 대체역사, 전쟁·밀리터리

완결

Yourinn
작품등록일 :
2021.06.15 14:38
최근연재일 :
2022.03.04 20:01
연재수 :
62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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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135
추천수 :
96
글자수 :
326,97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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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02.16 17: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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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쪽

뒤바뀐 전선, 그리고 역공

DUMMY

노장 관영은 군사들을 몰아 북쪽으로 진군하던 중,

고노에서 남하하던 훈군과 맞닥뜨리게 된다.

분명 20여 년 전 상대한 바 있었던

바로 그 우현왕이 여전한 모습으로 훈군을 이끌고 있었다.


익히 저들 기마대의 위력을 경험한 바 있었던

관영은 전차를 일렬로 늘어 세우고 방어막을 구축한 채 길목을 가로막고 나섰다.



한나라에 대한 훈국의 공세는 그 뿐만이 아니었다.

오히려 지형이 험한 관중 쪽 보다는

20여 년 전 선우 묵돌이 한나라를 공략하기 위하여 택한

마읍에서 태원까지 평지로 뚫린

보다 동쪽의 옛 조나라 땅으로 내려 오는 편이 훨씬 수월한 진로였고,

아니나 다를까 변방에서 만리장성 바로 너머로

수 많은 기마 대군이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는 보고가 계속 장안으로 쇄도하고 있었다.


우현왕부와 하남의 병력이 황하 서쪽의 장안이 있는 관중을 공략하기 위해 동원되었다면,

훈국의 중앙부와 좌현왕부는 황하 동쪽의 관동을 노리고 있음이 분명했다.


그야말로 훈국은 한나라에 대해 총공세를 펼치고 있었고,

한나라의 젊은 황제 유항에게 이는 즉위 이후 최대의 위기였다.



관중에 대한 방비를 장군 관영에게 맡긴 한 문제는 또한 관동까지 노리고 있다는 변방의 보고를 받은 후,

신하들의 만류에도 불구 친히 갑옷을 걸치고 장안을 나섰다.


“어찌 선황께서 새운 이 나라를 저들에게 유린당할 수 있단 말인가!”

관동의 요지인 태원에 도착한 황제는 그곳에서 전선을 구축하고 병력을 동원하며,

훈군에게 맞설 태세를 갖추고 있었다.




한편 훈국이 남방 한나라에 사신을 보내 자신들과 내통하고 있음을 항의한 이후

훈국과의 전쟁이 벌어질 것이라는 파다한 소문과 함께

양국의 국경에 전운이 감돌고 있다는 소식이 들려오자

거연해를 점령하고 있던 월지후왕은 회심의 미소를 지었다.


지금까지 훈국이 잠잠하기만 했던 이유를 알 것 같았기 때문이다.


자신들의 이간질이 통하고 있었던 것이다.

간자들을 이용해 자신들과 한나라가 밀약하여 훈국을 도모한다는 소문을 은근히 퍼뜨림과 동시에,

국제적인 대상들에게 여태후에게 받은 많은 한나라산 황금과 비단을 풀어 유통시켰던 것이다.



분명 그 소문이 정보에 밝은 훈국 조정에까지 흘러 들어갈 것이었고,

남방 한나라까지 거든다는 정보를 접하게 된

훈국의 입장에서 어찌 그것이 거슬리지 않겠는가.


10만이나 되는 대군을 동원해 도발한 자신들을 상대하려면,

자신들 역시 전력을 동원해야 했건만,

함부로 군사를 움직였다가는 한나라에게 뒤통수를 맞을 수도 있었다.

제아무리 강성한 훈국이라 한들

전선을 두 군데나 한꺼번에 벌일 수는 없었던 것이다.


남방의 동태를 감지하며 적절한 때를 노렸을 것이 분명했고,

결국 훈군의 선제공격으로 양국의 대군이 충돌하고 있다는 보고가 들어오자

훈국의 의도는 명확해졌다.


여전히 전란의 피해를 완전히 수습하지 못한데다,

외척의 전횡을 딛고 등극한지 얼마되지 않은

젊은 황제가 다스리는 한나라를 먼저 제압한 이후에

자신들에게 군사를 돌리겠다는 의도가 아니겠는가.


더군다나 남방의 전황을 알려오고 있는 간자들의 보고에 의하면,

관중을 공략하고 있는 군사들을 이끌고 있는 사람이 다름 아닌 우현왕이란 것이 아닌가.

그렇다면 자신들과 인접하고 있는 우현왕부에는 필시 최소한의 방어 병력밖에 남아 있지 않음이 분명했고,

이는 오랜 시간 동안 국경에서 힘들게 주둔하고 있던

자신들에게 드디어 기회가 온 것이라 할 수 있었다.


만약 자신들이 대군을 이끌고

지금 비어 있는 훈국의 오른쪽 날개인 우현왕부를 격파한다면,

이후의 상황은 급변할 수 있다.

본국의 우현이 월지국에 넘어갔다는 소식을 접하면

지금 남방에 대규모의 공세를 벌이고 있는 훈군은 분명 혼란에 직면할 것이고,

어줍지 않게 전란에 말려든 한나라 역시

그 소식을 접하면 입장이 달라 질 것이 분명하다.


남방이라고 해서 마냥 훈국의 속국 노릇이 좋기야 하겠는가.

이 참에 한나라와 연합해 서방과 남방에서 밀어붙인다면

훈국을 완전한 궁지로 몰아 넣는 것도 어렵지 않을 것이다.


패자가 되어 보고자 하는 월지후왕의 야심에 그야말로 서광이 비치고 있었고,

이런 판국에 흑수의 방어선을 지키라는 선왕과 충신 지휴밀의 유언이 귀에 남아 있을 리 만무했다.

월지후왕은 총공세를 펼치기 위하여,

최전방 거연해 주변에 배치된 군사들은 물론

후방 흑수 주변의 방어선을 구축하고 있던 병사들까지 모두 동원령을 내렸다.




한편 관중을 지키기 위하여 고노에서 훈군을 가로막고 있던

한나라의 마지막 개국 공신 출신 장군 관영은 훈국 기마대의 위력을 익히 알고 있었기에,

전차와 목채 등으로 견고하게 방어선을 구축한 채 훈군의 남하를 저지하고 있었다.


이에 맞서 훈군측은 한 번씩 한나라 군대의 방어막을 뚫으려 거세게 공세를 취하다

여의치 않은 듯 다시 퇴각을 거듭했다.


20여 년 전,

저들의 교묘한 유인 전술에 또한 호되게 당해 본 적 있었던

장군 관영은 오로지 길목을 지킨 채 절대 나가 싸우지 말 것을

부하들에게 엄히 명하고 오로지 방어에만 열중하고 있었다.


노장 관영이 워낙 견고한 방어선을 구축해 놓은 탓으로 여간해선 돌파하기가 어려웠는지,

훈군 측에서도 일단 공세를 멈춘 후

장기전을 대비해 유리한 지형을 골라 진영을 구축하고 있었고,

전쟁 초반 가장 위험한 고비를 넘긴 관영은 겨우 한숨을 돌릴 수 있었다.


그 이후에도 간헐적인 훈군 기마대의 돌파 시도가 있었지만,

갈수록 맨 처음 공세 때보다는 그 횟수나 강도가 차츰 줄어 들고 있었고,

한군의 강력한 방비에 막혀 도저히 여의치가 않았는지

결국 어느 시점에서는 완전히 중단되어 버린 채

양군 사이에는 별다른 전투가 벌어지지 않는 소강상태가 이어지고 있었다.


그런데 또한 관동 지역에서도 이와 비슷한 상황이 벌어지고 있었다.

만리장성 바로 가까이에 집결한 이후

많은 군사들이 장성을 넘기에 적당한 지점을 찾아 이동하는 듯하던

훈국의 대군이 곧바로 남하를 개시할 줄 알았건만,

의외로 시일이 흘렀는데도 불구

별다른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는 것이었다.



더군다나 뭔가 예상치 못한 교착 상태가 이어지던 훈군의 양 전선에서 이 보다 더 기이한 상황이 벌어진다.

워낙 기동력이 뛰어난 저들의 동태를 한시도 놓칠 수 없었던

한군 측에서 수시로 보내곤 했던 정탐꾼들이

어느 날 갑자기 훈군측 진영이 텅 비어 있다는 보고를 올리는 것이 아닌가.


한 밤중에도 연일 수많은 횃불 속에서 삼엄한 경계가 이루어지던,

관중 고노에서 관영과 대치하고 있던

우현왕의 진지는 더 이상 경계병도 남지 않은 채 칠흑 같이 캄캄해져 있었고,

관동 역시 마찬가지였다.


곧바로 만리장성을 넘어 언제 들이 닥칠지 몰랐던

그 많던 훈군이 어디론가 사라져 버렸다는 것이었다.


그러나 훈군의 유인술과 기만술이 보통이 아닌데다가,

필시 저들이 다른 방책을 강구했으리라 여겼던

한군측은 각기 주둔한 관중 고노와 관동 태원을 그대로 사수하며 저들의 동태를 예의주시할 수밖에 없었다.




남방을 공략하기 위해 비어 있는 훈국의 본토를 공략하고자

총동원령을 내린 월지후왕에게는 그리 시간이 녹녹치 않았다.


훈국이 한나라의 관중뿐만 아니라 관동까지 침공하려 한다는 첩보까지 받았기 때문이다.

자칫 강력한 훈국의 기마대가 대규모로 공세를 펼칠 경우,

홀로 맞서는 한나라가 그대로 주저 앉을 수도 있었기 때문이다.


그나마 한나라가 훈국과 맞서고 있는 지금이야말로 절호의 기회였고,

이를 놓쳐 버릴 경우, 다시 이러한 호기가 찾아올리 만무했다.


20여 년 전에도 똑 같은 기회가 있었다.

훈국이 한나라를 정벌하기 위하여 내지 깊숙이까지 들어갔건만,

당시 훈군이 한군을 격파하리라 예상치 못한

부왕이 마냥 손 놓고 관망만 하던 바람에,

결국 대승한 훈국이 천하의 패자가 되지 않았던가.


그 덕에 태자였던 자신은 훈국에 볼모로 가는 지경까지 겪게 되었다.



일거에 훈국에게 타격을 입히고 천하 정세를 역전시키기 위해

거연해에 전 병력을 동원시킨 후 만반의 준비를 마친

월지후왕은 마침내 훈국의 본토를 향해 진격을 개시한다.


그러나 거연해에 모두 집결한 월지군이 대오를 갖추고

훈국의 영토에 막 발을 들여 놓으려 하는 순간,



월지후왕은 자신의 눈을 의심하지 않을 수 없었다.

도대체 어디에서 동원되었는지 모를 정도로

새까맣게 많은 군사들이 또한 정연한 대오를 유지한 채

바로 자신들을 향해 진격하고 있지 않는가.


훈국의 기마대였다!


그 선두에 선 사람이 다름아닌 대선우 묵돌이라는 사실을 알게 된

월지왕은 그 자리에서 맥이 탁 풀리고 말았다.


“아하!”

한나라에 대한 훈군의 공세는

어디까지나 거연해와 흑수 방어선에 주둔하고 있던 자신들을 이렇게 끌어내기 위한 유인책에 불과했고,

영락없이 훈국의 기만술에 걸려든 것은 오히려 자신들이었던 것이다!



당시 최고의 기동력을 자랑하는 기마대를 보유하고 있던

훈국 측에서 남방을 제압하려 마음만 먹는다면

사실상 시간 문제였다.

한나라의 관중 땅이야 그곳과 근접한 하남의 군사들만 동원해도 곧바로 큰 위협을 줄 수 있었고,

또한 평탄한 지형이 펼쳐지는 관동 역시 만리장성의 어느 한 곳으로 넘기만 하면 얼마든지 공략가능했기 때문이다.


한나라측에 사신을 보내 항의한다든지

그로 인해 관중 지역에 전쟁이 벌어질 것이란 소문이 무성하게 퍼진다든지,

국경 근처에 군사들이 집결해 오랜 시일에 걸쳐 전운이 지속된다는지 하는 일들은,

오히려 상대에게 방비할 시간을 주는 불필요한 상황들이었던 것이다.



구태여 그럴 필요가 없었던 훈국측에서

한나라와 티격태격하는 모습을 드러며 시간을 질질 끌었던 이유가 어디에 있었겠는가.


바로 최전선에 군사들을 동원한 월지국을 지치고 안달나게 하는 동시에,

상대로 하여금 자신들이 전선을 남방에 주력하고 있을 것이라

오인하게끔 만드는 술책에 다름 아니었다.


한나라와의 이간질로 훈국을 기만했다고 여겼건만,

오히려 그로 인해 자신들이 기만당한 꼴이 되고 만 것이다.



대선우 묵돌이 대노하여 월지후왕에게 일갈했다.

“내 그대에게 일찍이 호의를 베풀었건만, 어찌 이리 나라 간의 신의를 헌신짝처럼 벗어던질 수 있단 말인가!”


세월이 흘러 어느덧 노년의 나이로 접어들었건만

대선우 묵돌이 변함없이 장창으로 무장한 채 당당히 선두에 서서

훈국의 대군과 더불어 난데없이 출몰하자

월지후왕과 휘하 장수들은 당혹감을 감출 수 없었고,

일반 병사들까지 두려움이 휩싸이고 있었다.


일찍이 그 누구도 달성하지 못했던 몽골초원 대륙을 통일하고

당시로서는 넘볼 수 없으리라 여겼던 남방 한나라마저 무릎을 꿇린

그는 그야말로 초원의 전설이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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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5 남방에 부는 피바람 22.01.26 99 0 13쪽
44 조선인들 22.01.24 114 0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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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 선우와 황제의 대면 22.01.15 91 1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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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6 한군의 연승과 북진 21.08.21 94 1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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