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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ourinn 님의 서재입니다.

중원을 굴복시킨 영웅(반동북공정 시리즈 1- 중원무상)

웹소설 > 일반연재 > 대체역사, 전쟁·밀리터리

완결

Yourinn
작품등록일 :
2021.06.15 14:38
최근연재일 :
2022.03.04 20:01
연재수 :
62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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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천수 :
96
글자수 :
326,97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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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02.11 17: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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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쪽

10부 마지막 전쟁, 대월지전 - 대전의 서막

DUMMY

알타이 산맥을 경계로 준가리아 평원과 그리고 거연해를 경계로 월지국과 접하고 있던

몽골초원 대륙 서쪽 방면에는

천하에 둘도 없이 태평한 세월을 보내고 있는 사람이 한 명 있었다.


바로 대선우 묵돌의 아우이자, 우현왕인 기환이었다.

형님이신 대선우 묵돌이 한나라를 격파하고 만방의 나라들이 고개를 숙이는 패자가 된 이후,

특히 훈국의 서쪽을 담당하던 우현왕의 왕정에는

준가리아 평원의 많은 군소부족들이 때마다 보내는 우호 사절과 더불어,

교역의 중심지로 번창하던 거연해 일대에서 장사를 하고 있던 각 국의 상인들까지

그곳을 관리하던 우현왕의 환심을 사기 위해 앞다투어 각종 진귀한 예물 공세가 이어지고 있었다.


사람 좋기로 소문난 우현왕이 자신의 왕정에 넘쳐나던 재물들을 부하들은 물론 백성들에게까지 두루두루 선심을 쓰자,

주위에서 칭송이 자자할 수밖에 없었다.

평소 부하들과 때만 되면 함께 하는 사냥에다,

왕정을 찾는 여러 부족의 사신들과 대상들을 영접하는 잔치에다,

연일 벌어지는 흥겨운 일상 속에서 우현왕 기환은 누구보다도 마음껏 태평성대를 누리고 있었다.


대선우 형님 잘 둔 덕에 한 평생 잘 보내고 있던 우현왕은 그날 역시 부하들과 함께 사냥을 나갔던 차였다.

그런데 왕정을 지키던 병사들이 자신의 사냥터까지 급히 찾아와,

긴급한 사태를 알리는 선우정의 파발이 도착했다는 것이 아닌가.


전쟁이 사라진지도 거의 20여 년이 넘은 이런 판국에

도대체 무슨 영문인지 몰랐던 우현왕은 일단 사냥을 중단하고 왕정으로 귀환하였다.


선우정의 파발은 지금 월지국이 오손을 침공해 그 수장이 사망하고 백성들은 뿔뿔이 흩어졌으니,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즉시 우현왕부의 경계를 강화하란 선우의 명을 전했다.


월지국뿐만 아니라 오손의 사절들과도 교분이 있었던 우현왕 역시 그 소식에 놀랄 수밖에 없었다.

월지국이 오손을 침공할만한 별다른 이유가 없었기 때문이다.

우현왕은 먼저 어찌된 영문인지 자초지종을 알아보기 위하여 월지국에 사자를 보내기로 했다.


그 와중에 또다시 선우정에서 파발이 당도했고,

이번에는 풍비가 직접 우현왕의 왕정을 찾은 것이 아닌가.


“아니, 장장군. 장장군까지 여긴 어쩐 일이신가?”

“우현왕, 신 대선우의 명을 전하려 왔습니다.”

대선우 묵돌은 우현왕의 진영을 전시 체제로 전환하고,

월지국의 분위기가 심상치 않으니

일단 경계 지역인 거연해 일대에 주둔하는 군사들부터 뒤로 물려 우현왕의 본대에 합류시키라는 것이었다.


그 때서야 뭔가 불길한 예감이 든 우현왕이 우현왕부의 경계를 강화하는 한편으로,

거연해로 파발을 띄우려는 때,

아니나다를까 얼마 후 도리어 그곳에 주둔하고 있던 훈군 진영으로부터 긴급한 파발이 도착했고,

우려했던 상황이 현실이 되고 있었다.


“아하!”

우현왕은 뭔가 뒤통수를 맞은 것만 같았다.

자신의 왕정을 찾은 대상들 사이에서 근래 들어 월지국의 분위기가 뭔가 예전 같지 않다는 말들이 자주 돌고 있었던 것이다.

그냥 흘려 듣지 말았어야 했건만,

오랜 동안의 평화 상태로 인해 자신의 대처 능력이 떨어져 있었던 것이다.




거연해는 고비사막 가운데 있는 큰 호수이다.

특이하게도 사막 한 가운데 그런 호수가 생겨난 이유는 그곳으로 흑수가 흘러 들어오기 때문이다.


기련산맥 정상에 있는 눈이 녹아 하서주랑을 풍요롭게 하는 강줄기는 대부분 동쪽으로 흘러 황하에 합류하는 반면,

그 중 일부가 북쪽 고비사막 쪽으로 흘러 들어가는 것을 두고 흑수라 한다.


내륙 한가운데로 흐르는 특성상

흑수의 물줄기는 더 큰 강으로 합류하거나 바다로 빠져 나가지 못한 채 대신 하류에 모여 큰 호수를 이루는데,

그것이 바로 거연해로 사막 한 가운데서도 흑수와 거연해 주변 지역만큼은 풍요로운 초원이 펼쳐지며 사람과 가축이 살기에 적합하다.


현재는 중화인민공화국 정권이 하서주랑의 농토를 개간하느라

상류에서 물을 소비시키는 바람에 사막화가 진행되고 있지만,

당시에는 수량이 풍부했던 흑수가 주변의 기름진 초원은 물론

훈국이 위치한 몽골초원 대륙과 월지국이 위치한 하서주랑을 가로막고 있는 고비사막을 가로지름으로 인해

또한 그 두 곳을 이어주는 유일한 교통로로서의 역할을 하고 있었고,


대선우 묵돌이 월지전왕과의 담판에서 월지쪽 상인들이 자유롭게 드나들 수 있게 자신들의 구역을 개방해 준 이후로

다른 초원길과도 연결되는 교통의 요지였던

그곳은 얼마 지나지 않아 월지와 훈국의 거래뿐만 아니라

주변 여러 부족과 실크로드를 거쳐온 먼 나라의 상인들까지 왕래하는 국제적인 교역의 중심이 됨으로써

이후 여러 격동의 세월을 거치면서도 천 년이 넘는 기간 동안 크게 번성하게 된다.



하서주랑의 기련산맥에서 발원해 고비사막으로 흘러가는 관계로

자연스럽게 상류부터 하류의 삼각주까지 흑수 일대와 거연해의 남쪽은 월지의 영향력이 미쳤던 반면,

몽골초원 대륙으로 이어지는 그 호수의 광활한 북쪽 연안에는 훈국에서 자신들의 말을 비롯한 가축들을 방목하고 있었다.


훈국이 강성해진 이후 월지선왕은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흑수 하류의 최전방 소무성부터

하서주랑에서 고비사막으로 흘러 들어가는 그 강의 입구라 할 수 있는 무위까지

길쭉하게 뻗은 흑수 주위로 겹겹히 방어선을 구축해 놓고 있었고,

훈국 역시 거연해 주변의 넓은 방목지에다

각 국에서 교역을 위해 몰려드는 상인들을 보호하고 관리해야 했기에

최전방 요충지였던 그곳에 군사들을 배치해 놓고 있었다.


그리고 그곳을 지키고 있던 장수는 다름아닌 우현왕의 아들 이궐이었는데,

비록 평화가 지속되는 정세였긴 했으나

왕의 친자를 다소 위험할 수도 있는 최전선에 배치하는 것에 우현왕의 측근들은 대다수 반대했음에도,

이궐 스스로 자청해서 그곳을 맡고 있었던 것이다.


왕가의 사람일수록 더욱 모범을 보여야 한다는 뜻에서였고,

상업으로 번성하며 많은 사람과 큰 돈이 오고 가는 곳이라 자칫 본분을 잊은 채 헤이해질 수도 있었건만,

자신의 아들 이궐이 부하들과 함께 전혀 흐트럼없이 그곳을 방비하고 있다는 소식에 우현왕은 내심 대견해하고 있었다.



그날 역시 여느 때처럼 거연해 일대를 지키고 있는 초소들을 둘러보고 자신의 진영으로 귀환한

이궐에게 최전방 초소를 지키고 있던 부장 한 명이 부하들을 이끌고 헐레벌떡 모습을 드러낸 것이었다.

“제자리를 지키지 않고 지금 이게 무슨 일인가?”

“장군, 지금 큰일이 났습니다. 어서 피하시오소서!”


곧 이어 이궐의 눈 앞 거연해 들판에 엄청난 수의 대군이 새까맣게 밀려오는 모습이 들어오고 있었다.

그리고 그 군사들은 분명 월지국의 군사들이었다.



거연해 진영에서 당도한 파발의 보고를 접한 우현왕부에서 긴급히 지원군을 보내려 했지만, 이미 때는 늦었다.

거연해 일대가 월지군에 의해 점령당하고,

이궐을 수행하고 있던 부장 난지만이 몇몇 부하들과 함께 겨우 포위를 뚫고 귀환하고 있었던 것이다.


“궐이는··· 우리 궐이는 어찌 되었느냐.”

우현왕의 물음에 부장 난지가 답을 못한 채 통곡하고 있었다.

요충지인 그곳이 그대로 뚫리면 우현왕부까지 위험에 빠질 것을 알고 있었던

이궐이 물러서지 않고 월지의 대군에게 끝까지 맞서다 전사했다는 것이었다.



졸지에 아들을 잃은 우현왕은 충격에 빠져 비틀거렸고,

우현왕부의 모든 장수들 역시 태평하기만 했던 우현왕부가 한 순간에 날벼락을 맞은 듯

난데없이 벌어진 상황이 도무지 실감이 나지 않을 지경이었다.


겨우 정신을 수습한 우현왕이 주위 장수들에게 일갈했다.

“다들 출정 태세를 갖추라! 내 지금 당장 거연해로 진격할 것이야!”

그 때서야 작금의 상황이 파악된 우현왕부의 장수들 역시 허둥지둥 우현왕의 명에 따라 출정 준비를 하려 했다.


“아니되옵니다! 전하!”

그 때 우현왕을 극구 말리는 사람이 있었으니, 바로 풍비였다.

“아니되옵니다!”

풍비는 다시 한 번 우현왕을 간곡히 말렸다.


“어째서 아니된다는 말인가!”

“지금 가시오면 우현왕 전하께서도 위험하십니다.

저들은 전하를 노리고 이 짓을 벌인 것입니다. 저들이 파 놓은 함정에 말려 들 것이옵니다.”

그러나 어찌 아들을 잃은 애비가 이대로 손 놓고만 있을 수 있단 말인가.


우현왕의 심정을 헤아린 풍비가 무릎을 꿇고 우현왕께 거듭 아뢰었다.

“아드님이신 이궐 장군을 잃은 것은 신도 가슴이 아프오나, 지금은 참으셔야 할 때입니다.

부디 고정하시오소서.”


그 때서야 다른 부장들도 정신을 가다듬고 마찬가지로 우현왕을 만류했다.

“장장군의 말씀이 맞습니다, 전하.

지금 이대로 가시면 오히려 저들이 바라는 바가 되는 격입니다.”

“저희들도 끝까지 전하와 함께 하겠사오니,

도련님의 복수를 위해서라도 이번 한번만큼은 자중하십시오.”


풍비가 아뢰었다.

“대선우께 이 사실을 알리고 명을 따르십시오.

분명 대선우께서 방책을 강구하실 것이옵니다.”

지금 일어나고 있는 월지국의 공공연한 도발은, 분명 나라 간의 대전이었고

결코 우현왕부의 차원에서 다룰 수 있는 사안은 아니었다.


“으아!”

우현왕은 칼을 빼들어 눈 앞에 놓인 탁자를 내리쳤다.

“알았네. 내 형님을 찾아 뵙고 이 일을 논의하겠네.”


간신히 분을 삭인 우현왕이 제장들에게 눈물을 머금고 다시 명을 내렸다.

“지금부터 거연해에서 우현왕부로 오는 길목에 군사들을 배치하고 경계를 강화하라.

그리고 절대 월지국 군사들이 도발하더라도 맞서 싸우지 말라!”



월지국은 풍비의 예상대로 치밀하게 함정을 파 놓고 있었다.


거연해를 점령한 후 요지인 그곳에 주력을 배치해 놓은 것처럼 가장해 놓았지만,

실상은 그 주변 곳곳에 복병을 배치해 놓은 다음

훈군이 거연해로 밀고 들어올 경우 거짓 퇴각하면서 좁은 흑수의 방어선으로 훈군을 끌어들인 이후,

복병으로 후미를 차단해 꼼짝 없이 갇히게 된 훈군을 섬멸한다는 계획이었던 것이다.


또한 그에 앞서 자신들의 북부에 위치한 오손을 침공한 것은

만약 훈국과의 전면전을 벌일 경우,

훈국에 조공을 바치는 오손이 혹 자신들의 후방을 교란할 수 있었기 때문이었다.


뿐만이 아니었다. 월지국은 미리 한나라에게 대해서도 손을 써 놓고 있었다.

간자들을 이용해 한나라가 월지국을 부추겨 훈국에 맞서려 한다는 소문을 퍼뜨려,

한나라가 이번 전쟁에 관여하고 있는 것처럼 기만하고 있었던 것이다.


그 소문이 분명 훈국의 선우정에도 알려지게 되면

훈국과 한나라를 이간질 시킬 수 있음을 물론,

남방에 대한 경계 때문에 월지쪽으로 전 병력을 투입하지 못할 것이고,

자신들은 한결 유리한 위치를 점하게 된다.


만반의 준비를 마친 10만에 육박하는 대군과 함께

월지후왕은 패자가 되겠다는 야심을 불태우며, 훈국과의 일전을 벼르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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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 북한화친, 그리고 영웅의 죽음 22.03.02 73 1 11쪽
59 남방에 당도한 기이한 서신 22.02.28 69 0 11쪽
58 대월지의 기사회생과 동아시아의 민족 대이동 22.02.25 64 1 13쪽
57 11부 다시 찾아온 평화 - 망국의 일격 22.02.23 61 1 12쪽
56 기원전 177년, 불타는 연지성과 월지국 최후의 날 22.02.21 72 1 12쪽
55 무너진 흑수 방어선 22.02.18 88 0 11쪽
54 뒤바뀐 전선, 그리고 역공 22.02.16 71 0 11쪽
53 남방으로 번지는 전쟁의 불길 22.02.14 72 0 12쪽
» 10부 마지막 전쟁, 대월지전 - 대전의 서막 22.02.11 81 0 11쪽
51 명군의 등장, 그러나 또다시 요동치는 천하 22.02.09 83 0 12쪽
50 개국 공신들의 반격 22.02.07 85 0 13쪽
49 끝내 좌절된 복수, 그리고 또 다른 복수의 시작 22.02.04 78 0 13쪽
48 9부 태평성대의 마지막 불씨 - 앙심을 품은 악녀 22.02.02 84 0 14쪽
47 고래싸움 앞의 새우 22.01.31 95 0 12쪽
46 3대 악녀 여태후의 굴욕, 농서(弄書)의 치 22.01.28 135 0 12쪽
45 남방에 부는 피바람 22.01.26 94 0 13쪽
44 조선인들 22.01.24 109 0 12쪽
43 한나라에서 온 공주 22.01.21 93 0 12쪽
42 8부 대선우 묵돌과 동아시아의 태평성대 - 천하의 진정한 패자는 누구인가. 22.01.19 87 1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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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 선우와 황제의 대면 22.01.15 85 1 13쪽
39 한족 최초의 치욕, 평성의 치 22.01.12 97 1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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