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터터턱 님의 서재입니다.

조선은 신대륙을 발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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터터턱
작품등록일 :
2017.07.12 08:51
최근연재일 :
2017.07.31 02:25
연재수 :
21 회
조회수 :
9,628
추천수 :
175
글자수 :
139,586

작성
17.07.31 02:25
조회
3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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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9쪽

다시 범선을 일으켜 세워야 한다

DUMMY

해남으로 가는 길에 황음은 자신을 따라오는 두명의 이양인을 보고 갑자기 우스꽝스런 생각이 들었다. 이제 보니 친구란 저 놈들이 서로 뒤통수를 치고 있는 것이 아닌가.


황음은 차분히 다시 처음부터 생각을 정리하기 시작했다.


‘우선 처음에 노랑머리 호비첸이란 놈이 먼저 나에게 와서 밀무역을 하기 위한 밑천과 배가 필요하고 했었다. 밀무역을 하면 어마어마한 돈을 벌 수 있다고 하면서 말이야.

그리고는 자기가 책임지고 밀무역을 다 해올 테니까 나한테는 배와 노잣돈을 대고 번 돈의 이할만 달라고 했었고 말이야.

나도 돈이 궁하고 더구나 차동팔한테 협박까지 당하고 있던 터인지라 결국 그 제안을 받아 들였지.

물론 밀무역으로 크게 한몫 잡아서 조선 최고의 거상이 되겠다는 욕심이 더 컸지만 말이야.


하지만 그 호비첸이란 놈의 속셈은 밀무역을 핑계로 내 배를 얻어타고 나가사키로 도주할 생각이었던 게야. 오랫동안 조선에서 잡혀 살면서 고향으로 돌아갈 방도만 찾다가 나를 이용할 생각을 한거지.


하지만 내가 누군가.

저기 북쪽 의주에서부터 여기 남도의 끝자락까지, 상단의 막내부터 시작해서 삼십년 동안 상단의 장삿밥을 먹어온 나, 황음이 아니던가. 저놈들 눈에는 내가 그리 호락호락해 보였던가.


내가 그놈 속셈을 알아채고는 담보를 요구하자 그놈은 자기는 맡길 담보가 없고 대신 자기가 빨강머리 친구를 데려갈 테니 그 빨강머리 친구놈의 가족을 담보로 잡으라는게야. 그러면서 친구한테는 비밀로 하자고 하면서 말이지.

그리고 말이 좋아 담보지 사실 친구 가족을 인질로 잡으라고 나한테 갖다 바친 꼴 아닌가.


결국 그 놈은 나를 안심시키기 위해서 자기 친구를 억지로 끌어들인 셈인 거지.


허~그때부터 내가 이놈이 참 싹수가 노랗다고 생각하고 더욱 의심하기 시작한게야.


친구를 데려가봐야 지가 도망가면 같이 간 친구놈만 억울하지 지놈이 손해볼게 머 있겠느냔 말이야. 그런데도 이 놈은 나한테 자기가 절대 친구를 배신할 리 없으며 자기 친구도 가족이 여기 있는 한 절대 도망갈 리가 없다고 말하고 있지 않는가.


허~참 . 처음에는 이걸 어떻게 해야 할지 고민이 많았지. 분명 밀무역은 큰 돈이 될 거 같긴 한데 저 노랑머리 호비첸이란 놈을 쉽게 풀어줘 배를 태워 줘서는 안될 거 같구 말이야.


근데 그 다음날, 그놈 친구인 빨강머리 클레첸이라는 놈이 와서 자기 친구가 거짓말을 하고 있다는 말을 나에게 일러 바친 게야.


내가 가진 조운선를 타고는 절대 큰 바다로 나가서 밀무역을 할 수 없다는 걸 나한테 밀고 한거지. 호비첸이란 놈은 이런 걸 전혀 나에게 고하지 않았는데 말이야.

천하의 꽤심한 놈 같으니라구.

내가 그놈이 밀무역 도중 도망가리란 것을 의심하지 않은 건 아니지만 밀무역을 하기 위해서 내가 가진 조운선을 가지고는 택도 없을 줄은 상상도 못한거지.


해서 고민하고 있는데 그 빨강머리 클레첸이란 놈 말이 자기한테 밀무역의 몫을 내주면 내 고민을 해결 해주겠다는 거야.


그래서 뭐냐고 했더니 우선 호비첸이란 놈이 말한 밀무역은 핑계이고 그 놈은 내가 배를 내주면 그걸 타고 나가사키로 도망갈 거라고 하더군.

가만 보니 이 친구놈들이 서로를 뒤통수 치고 있는 거야.

한놈은 도망가는데 담보로 이용해 먹기 위해 친구를 속이고 한 놈은 나를 도와 밀무역을 하겠다고 뱃길을 아는 친구놈을 이용하고 말이지.


그러더니 자기네들이 타고 온 배가 있는데 그 배를 고쳐서 밀무역 항해에 쓰면 된다고 하더군. 그래서 여기까지 저놈들은 데리고 오긴 왔는데 과연 그배가 온전할지 모르겠구만.


배만 온전하다면야 저 두놈들을 서로 견제하게 해서 내 밀무역에 이용해 먹으면 딱이겠는데 말이야···’


황음이 이런저런 생각을 하면서 나귀를 타고 가는 동안 일행은 어느 덧 테르미도로호가 난파해있는 해남의 바닷가에 도착했다.


*****


다시 찾은 겨울철 오후의 해남의 바닷가는 을씨년스럽기 그지 없었다.

바닷바람이 너무 매서워 일행들은 추위에 덜덜 떨었다.


테르미도로호는 지난번보다 좌현으로 더 기울어져 있었다.이젠 누가 버팀목이라도 받쳐 주지 않는다면 조만간 옆으로 넘어지는 것은 피할 수 없어 보였다.


“귀신이라도 나올 거 같군...”


황음이 이리저리 배를 둘러 보며 말했다.


호비첸은 지난번과 달리 아주 상세히 꼼꼼하게 배의 상태를 살펴 보며 황음에게 붓과 종이를 빌려 무엇가를 꼼꼼히 기록했다.


옆에서 지켜보던 클레첸은 솔직히 이 배의 어디를 얼만큼 고쳐야 할 지 잘 감이 오지 않았다. 사실 그는 항해경험도 얼마 되지 않은 서기 출신 아니던가.

그가 일등항해사 호비첸만큼 배를 알고 자신도 항해를 할 수 있다는 것은 처음부터 말도 안되는 얘기 였다.


클레첸은 배를 살펴보는 호비첸보다는 지난번 숨겨놓은 총과 향신료가 든 나무상자가 묻힌 소나무 숲으로 자꾸만 눈길이 갔다.


“자 이만하고 어디 몸 녹힐 곳이라도 들어가세”


추위에 떨던 황음이 호비첸이 드디어 한참만에 일을 마치고 말했다. 일행은 근처 객주로 들어가 몸을 녹였다.


“그래..보기에 어떻든가?

다시 물에 뜰만 하던가?”


황음이 안절부절 못하여 물었다.


“흠....”


호비첸은 황음의 질문에 쉽게 말을 꺼내지 못했다.


“나도 실제로 이양인의 범선은 처음 보네...과연 큰 것도 그렇지만 날렵하게 생긴 것이 정말 빠르게 물살을 헤치게 생겼더구만.

근데 노 젓는 구멍이 없던데 누가 어떻게 노를 젓나?”


처음 범선을 본 황음은 자신의 궁금한 점을 속사포처럼 질문했다.


“저 배는 노 젓는 사람이 없습니다.”

호비첸이 대답했다.


“엥? 노 젓는 격군이 없다니?

그럼 격군도 없이 어떻게 배가 움직인다는 건가?”


“저 배는 사공도 격군도 없습니다.

방향타로 키를 움직여 방향을 조정하고 돛대를 이용해 바람과 해류를 타고 이동합니다.”


“그게 정말인가?

노젓는 사람도 없이 오직 바람과 해류만으로 그렇게 빨리 배가 움직인다니 정말 믿을 수가 없군.

어서 바다에 떠있는 것을 보고 싶구만...”


“저 3개의 큰 돛대에 있는 돛을 전부 펼치고 해류와 풍향을 이용해서 움직이면 저기 바다 건너 왜국에는 이틀이면 도착할 겁니다.

저 배가 지금은 저렇게 흉가 같은 모양이여도 원래 제 고향에서는 몇 손가락안에 드는 빠른 범선 이였습니다. 아마 이곳의 조운선과 빠르기 내기를 하면 몇 배는 빠를 겁니다”


“정말 보고도 믿기질 않네...사람의 힘도 없이 오직 바람과 해류에 의해서만 그렇게 빠를 수 있다니...”


배 얘기가 나오자 타고난 뱃놈 호비첸은 자신도 모르게 피가 끊어 올랐다. 그리고는 어떻게든 저 배를 다시 물에 띄우고 싶은 욕심이 생겨났다.


“기왕 이리 된거 내 속시원히 말씀드리겠소.”

호비첸이 말했다.


“뭐 아직도 감추게 있는가?

이젠 괜히 뜸들이거나 하지말고 속시원히 털어 놓게.

그래야 나도 약조를 지킬 것 아닌가?”

황음은 테르미도르호를 본 뒤로 약간 흥분된 상태였다.


“나으리가 믿든 말든 저 배는 지금 이상태로는 바다에 나갈 수 없소.

나갔다가는 일각도 못되어 그대로바다에 가라 앉고 말것이요

여기저기 구멍이 뚫리고 돛대는 다 뿌려졌으며 깊은 모래톱에 묻쳐 다시 일으켜 세우기도 만만치 않소이다.”

호비첸의 지적은 정확했다. 아무리 배를 모르는 사람이 보더라도 지금 테르미도로호의 상태는 심각했다.


“그럼 이제 어떻게 해야 하나?

자네가 우리에게 일러 주게.

저 배에 대해서는 자네가 제일 잘 알지 않는가?”

황음은 이번에는 호비첸을 얼르기로 생각을 바꿨다.



“자네가 한번 해보겠나?

자네가 아까는 여기 목수와 사공을 쓰면 된다고 하지 않았든가?”

호비첸은 약간 비웃음을 띄면서 클레첸을 쳐다 보았다.


“그건···자네가 없으면 그렇게라도 해본다는 뜻이고...”

호비첸의 말이 너무도 당연했기에 클레첸은 그만 할 말을 잃었다.


호비첸이 확신에 찬 목소리가 일행들을 향해 크게 외쳤다.


“지금부터 내가 하는 말 그대로 하면 배가 뜰 것이고 아니면 그냥 여기서 집에 가면 될 것이외다. 선택은 당신들의 몫입니다.”


“허허.이 놈이 계속 나하고 줄다리기 로구만.

내 알겠네.

자네 말대로 그리 하겠으니 어서 저 배를 물에 띄우는 방법이나 알려주게”

맘이 급한 황음은 호비첸이 너무 호기롭게 얘기하자 그의 말을 무조건 들어 주는 척했다.


호비첸은 자신이 기록한 종이를 펼처 보였다.


이윽고 그가 배를 띄우는 방법을 설명을 하기 시작하자 황음은 그만 놀라서 턱이 빠지는 줄 알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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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시 범선을 일으켜 세워야 한다 17.07.31 381 2 9쪽
20 서로의 뒤통수를 치다 +2 17.07.24 305 3 13쪽
19 거부할 수 없는 제안 (2) 17.07.22 242 2 20쪽
18 거부할 수 없는 제안 (1) 17.07.20 260 3 17쪽
17 친구를 위험에 빠뜨리다. 17.07.20 270 3 19쪽
16 밀무역을 모의하다 (3) 17.07.19 276 2 9쪽
15 밀무역을 모의하다 (2) 17.07.19 284 5 19쪽
14 밀무역을 모의하다 (1) +1 17.07.18 317 5 11쪽
13 동래(東來)에서 온 고자(鼓子), 차동팔 +1 17.07.17 376 6 20쪽
12 강진 상단의 행수 <황음> 과의 조우 17.07.17 342 6 14쪽
11 덧없이 흘러가는 강진의 시간들 +1 17.07.16 417 7 16쪽
10 해남에서 다시 만난 테르미도르 號 17.07.16 355 8 19쪽
9 멀어지는 고향, 작아지는 희망 17.07.15 386 7 18쪽
8 낯선 그 곳, 강진으로 가는 길 17.07.14 414 9 19쪽
7 표류자들 17.07.14 437 7 15쪽
6 실종된 배 - 테르미도로 호(號) +2 17.07.13 475 16 17쪽
5 1679년, 암스테르담, 동인도회사 (2) +1 17.07.13 474 17 12쪽
4 1679년, 암스테르담, 동인도회사 (1) +1 17.07.12 560 17 16쪽
3 회색모자의 남자, 디포씨 +1 17.07.12 650 16 12쪽
2 암스테르담 항구의 남매 +2 17.07.12 879 15 10쪽
1 프롤로그 +4 17.07.12 1,507 19 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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