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뱃심 님의 서재입니다.

조선은 신대륙을 발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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뱃심
작품등록일 :
2017.07.12 08:51
최근연재일 :
2017.07.31 02:25
연재수 :
21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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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139,58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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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07.12 1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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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회색모자의 남자, 디포씨

DUMMY

거친 욕설과 함께 뚱뚱한 몸매의 중년의 남자가 나타났다. 그는 바로 방금 전 남매를 칠듯이 스쳐 지나간 마차를 몰던 마부였다. 그는 어린 소년의 욕을 듣자마자 달리던 마차를 세우고 뛰어 내려 소년한테 달려온 것이였다.


마부는 거친 손바닥으로 소년을 뺨을 사정없이 후려 갈겼다. 가뜩이나 마른 소년의 몸이 마부의 손찌검 한방에 공중에 붕 떴다가 저만치 날라가 힘없이 툭하고 떨어진다.


“이 쌍노무 세키! 머라고? 눈깔을 뽑아버린다고?”


뒤이어 넘어진 소년한테 쫒아가 멱살을 움켜 쥐고 거칠게 흔들어댔다.


“다시 떠들어봐라. 이 놈 혓바닥을 뽑아 버릴테다.”


우왁스런 주먹에 붙잡혀 허공에서 축 늘어진 오빠를 보면서 어린 여동생은 세상에서 할 수 있게 그것 뿐인 것처럼 우와왕 하고 울음을 터뜨렸다. 그 울음이 얼마나 처절했는지 거리에서 사람들이 웅성대며 모여 들기 시작했다.


“또 지껄여 봐라! 다시 욕해보란 말이다!.”


어린 소년의 욕에 화가 폭발한 마부는 거칠게 소년의 멱살을 잡아 흔들어 댔고 소년은 흐르는 코피를 닦을 새도 없이 그냥 속수무책으로 사내의 손에 붙잡혀 허공에 떠있었다.


여동생 쥴리가 더 크게 울자 더 많은 사람들이 몰려왔다.


“어디 거지 같은 자식이 감히 어른한테 쌍욕을 하고 다녀? 너 이 세키 니네 부모님한테 가자. 이 놈 꼬라지를 보니 너 부랑자 놈이지?”


“제기랄...그래 나 부랑자다.어디 함 해보시지.”

소년은 코피가 줄줄 흐르면서도 똑바로 마부를 노려보며 얘기했다.


“당신이 인도쪽으로 바짝 붙어 마차를 모는 바람에 내 동생이 마차 바퀴에 깔릴 뻔했어.

알겠냐? 이 돼지 자식아!”


“허~”


덩치 큰 마부는 어이없다는 듯이 헛웃음을 내뱉고는 사방을 둘러본다. 그리고 이제서야 이 소년이 만만치 않다는 걸 알아챘다. 그는 소년을 거칠게 던져 놓더니 자신의 외투를 벗기 시작했다.


“내가 오늘 이 부랑자 꼬마녀석의 버릇을 단단히 고쳐 놓고 말겠다.

누구든 말리는 자는 냅두지 않을테다.”


그제서야 주위의 구경꾼들은 사태가 심각함을 알고 더욱 웅성대기 시작했다. 일부는 소년을 도와줄 생각으로 주위에 사태를 수습할 경찰 나으리가 없나 두리번 거렸다.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소녀는 울다가 울다가 이젠 목이 쉬고 숨이 넘어갈 듯 하다.


마부는 허리춤에서 푸른색 가죽 벨트를 풀더니 자신의 주먹을 칭칭 감기 시작한다.


“이 세키.몇 대 더 두들겨 맞으면 그 못된 주둥이 놀리는 버릇이 고쳐지겠지.”


“어디 한번 해보시지.이 발정난 돼지 세키야!.”


소년은 코피가 줄줄 흐르면서도 전혀 굽힐 생각이 없어 보였다. 그러면서 바지 뒤쪽으로 손을 뻗쳐 허리춤에서 뭔가를 꺼내려고 한다.


“그래 오냐. 너 오늘 발정난 돼지 세키한테 함 뒈져 봐라.”


허공에 치켜든 마부의 주먹이 소년의 얼굴 위로 사정없이 내려 꽂히려는 순간과 동시에 소년은 등뒤에 감춰둔 것에 손을 뻗쳐 반짝이는 무언가를 빼냈다. 그것은 작은 몸집 때문에 항상 위협 받던 소년이 자신과 여동생을 보호하기 위하여 항상 몸에 지니고 다니던 조그맣고 날카로운 주머니칼 이였다. 소년은 주머니칼을 빼내 손에 움켜줬다. 마부가 주먹을 내리 꽂는 순간 얼굴을 피하면서 그의 손목을 그을 생각이였다.


소년의 주머니칼과 마부의 주먹이 서로 교차 하려는 순간, 뒤에서 누군가 마부의 어깨를 거칠게 턱 잡았다. 마부가 고개를 돌리며 재빨리 방해자를 스캔한다.


“머야.너 이 세키는?”


“그만 하시오”


회색 모자를 쓴 사내가 마부를 내려다 보며 점잖지만 단호하게 얘기했다.


“한번만 더 주먹을 쓰면 이 도시 법원 공무원의 자격으로 당신을 고발하겠오”


“머라고? 허허~오늘 이 세키들이 다 쌍으로 죽고 싶은가?”


마부는 어린 꼬마를 상대로 주먹질 하는게 부끄러웠는지 이번엔 좀 더 그럴싸한 상대를 만난 것에 흥분하며 회색 모자의 사내를 향해 주먹을 올리며 권투 자세를 취했다.


“어디 한번 덤벼봐.이 말라깽이 참견꾼 놈아”


“난 분명히 경고했오. 이 도시의 법원의 이름으로 당신을 고발하겠다고!”


“개소리 말고 어서 덤비라고. 이 자식아!”


누구도 이 흥분한 마부를 말릴 수가 없었다. 그는 모여든 구경꾼들 앞에서 자신의 힘을 자랑하고 싶은 모양이였다. 그는 멧돼지처럼 거칠게 씩씩 숨을 몰아세우며 소년의 욕부터 시작된 자신의 분노를 어떻게든 누군가에게 해소하려 했다.


마부가 킁킁거리며 회색 모자 남자를 향해 멧돼지처럼 돌진하려 하는 순간 이번에는 마차쪽에서 누군가 고개를 내밀고 쉰 목소리로 고함을 쳤다.


“어이! 대체 머하고 있는거야? 시간도 없는데...이런 한심한 놈같으니...

당장 이리로 돌아오지 못해!”


검은색의 실크 모자를 쓴 노인이 마차 밖으로 고개를 내밀고 짜증스럽게 큰 목소리로 마부를 불렀다.


“아.네!네!...갑니다요.주인님”


마부는 그를 부르는 노인의 말 한마디에 용수철 튕기듯 뒤로 물러났다. 그리고는 벗어논 자신의 외투를 집어 들고 마차쪽으로 허겁지겁 뛰어간다. 몇걸음 가다가 뒤를 돌아보고 소년과 사내에게 한마디를 잊지 않는다.


“니네 둘다 오늘 관속에 들어 갔다 나온 줄 알어”


마부는 뒤이어 노인의 다시 한번 호통에 주눅이 들어 다시 마차를 몰고 가던 길로 사라져 버렸다. 이 모든 난장판이 싱겁게도 마차 속 노인의 한마디로 인하여 한꺼번에 다 정리가 되어 버렸다.


소년은 마차가 사라진 뒤에도 앉아 있다가 천천히 일어섰다. 코피가 잔뜩 번진 얼굴을 소매로 쓱 닦으먼서 바닥에 피가 섞인 침을 탁 뱉었다.


“미친 돼지놈의 세키...내가 오늘 멱을 따버릴라다가 참은 거다”


어린 소년은 전혀 겁먹은 기색이 없어 보였다. 울다 지친 여동생 쥴리는 더 이상 나오지 않는 목소리를 쥐어짜내서 소년한테 외친다.


“대체 왜 그러는 거야? 왜 만나는 사람마다 다 욕하고 시비를 거냐구?”


“머야? 저 돼지세키가 마차로 널 깔아 뭉갤뻔 했는데 그냥 참으라구? 그래 참으면?

누가 우릴 불쌍하게 봐서 동냥이라도 해 줄거 같아?”


“피해야지. 왜 저런 상대도 안되는 큰 사람하고 싸우냐구?”


“피하라구?....”

피하라는 소녀의 말에 오빠인 소년은 큰 한숨을 내쉬었다.


“쥴리....지금 우리를 봐...우리 이제껏 피하고 도망만 다녔어...그래서 지금 이 꼴을 보라구. 부모님도 없고 갈 곳도 없는 거지신세가 되버렸어. 이제 더 이상 어디로 도망가냐구...

우리가 도망만 다니는 동안에 우리 부모님은...”


“제발 그만!! 더 이상 하지마...기억하고 싶지 않단 말이야!”

소녀는 필사적으로 머리를 저으며 손으로 귀를 막았다.


소년은 천천히 다가가 울먹이는 여자아이를 껴안고 다독였다. 한동안 둘은 서로를 껴안고 잠시동안 멈춰 있었다.


그러는 동안 이젠 이 일방적인 싸움의 구경꾼들도 하나 둘 어둠 속으로 사라진다.오직 한 사람만을 남기고서.


뒤에서 흠흠 하는 회색모자 남자의 헛기침 소리를 듣고 소년은 이제서야 그를 쳐다봤다.


회색모자의 남자는 꽤 키가 컸고 약간 갸름한 얼굴에 뺨에는 요새 유행하는 초생달 모양의 구렛나루를 기르고 있었다. 한손에는 두툼한 가방을 들고 있었으며 삐쭉 삐져 나온 오른쪽 소매 끝에는 잉크가 번져 있어 옷이 지저분하게 보였다.


소년은 이 남자가 이 곳 항구에서 흔하게 볼 수 있는 하급 관리 스타일의 남자라는 생각이 들었다.


“아. 굳이 그렇게 안하셔도 되는데”


소년은 아무렇지도 않은 듯 모자를 고쳐쓰고 외투를 툭툭 털면서 사내에게 말했다.


“허~고맙다는 말대신에···허허···너 정말 대단한 꼬마구나”


회색모자는 고맙다는 말도 안하고 당돌해 보이는 소년의 모습에 어이가 없었다.


“이 도시엔 정말 험한 일들이 많이 생기지...아이도 어른도 잠시도 방심할 수 없는...어때? 얼굴은 좀 괜찮니?”


“아. 이 정도는 괜찮아요. 맞는덴 이골이 나서.”

소년은 소매로 코피를 쓱 닦으며 아무렇지도 않은 듯 대답했다.


“그래...마침 그 마차주인이 말리지 않았다면 큰 일 날뻔 했다.”

회색모자는 그 마부의 무지막지한 주먹이 소년의 얼굴을 강타했을 경우 틀림없이 소년이 죽었을 거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소년의 대답은 달랐다.


“네...그 돼지세키 마부놈한테 큰일이 났겠죠....”


계속해서 소년의 당돌한 말대꾸에 사내는 할 말을 잊었다. 넘어진 소녀를 부축하여 일으키며 사내가 계속 묻는다.


“혹시 너희들 지금 어디 가는 길이였니?”


“우리요? 왜요?”


“응. 내가 오늘 만나기로 한 사람이 있는데 나이 어린 남매거든.”


“우리는 저기 저 커다란 회색 건물에 가는 길이였어요”

울음을 그친 어린 소녀가 오빠를 대신해서 대답했다.


“저기 저 커다란 기둥에 높은 지붕을 가진 회색 빌딩 말이지?

혹시 너희들 이름이...?”


“저는 옥년이..아니 쥴리고요 오빠는 클레첸 쥬니어 라고 해요”


“그래! 그렇지! 역시 맞구나!

반갑다. 내가 오늘 너희들을 만나기로 한 사람이야. 암스테르담 법원의 이등 서기, 다니엘 하멜 디포라고 해. 그냥 디포씨 라고 부르면 돼.”


디포씨는 반갑게 미소 지으며 아이들에게 손을 내밀었다.


“반가워요 디포씨”

소녀가 엉겹결에 회색모자의 손을 잡으며 말했다.


“그래요.디포씨. 인사는 나중에 하고 어서 빨리 가죠”


소년은 원래 천성이 그런건지 시종일관 무덤덤하게 대꾸했다. 그리고 소매로 쓱하며 얼굴에 잔뜩 번진 코피를 대충 닦아냈다. 마부한테 구타당한 왼쪽 뺨은 심하게 부풀어 올랐지만 소년은 별로 개의치 않는 듯 하다.


“그래...내가 법원의 서기로서 오늘 만남을 기록하게 될 거야”

디포씨는 암스테르담 법원의 서기로써 오늘 남매가 만나게 될 사람들과의 공식적인 대화를 기록하기 위하여 법원에서 내보낸 사람이였다.


“그런데 혹시 너희들 지금 어디서 오는 길이니?”

디포씨는 궁금한 것이 많은 사람이였다. 그는 쉬지 않고 남매들에게 질문 했다.


“저기 세 블록 더 지나서 시장 안쪽 골목에 있는 녹색 대문 집이요”

소녀가 또 오빠를 대신해서 대답했다.


“ 시장 골목 끝에 있는 녹색 대문의 집이라...”


사내는 잠시 뭔가 골똘히 생각하는 듯 했다. 그리곤 금방 씩 웃으면서 다 알고 있다는 투로 말했다.


“너희들 고아원에서 왔구나”


“어...그걸 어떻게?...네....”


여자아이가 시무룩하게 대답했다. 소녀는 그동안 이 도시에서 고아원 출신이 어떤 냉대를 받는지 잘 알고 있기 때문에 자신들의 출신이 사람들 앞에서 드러나는 것을 경계했다.


“거기 돼지 영감은 요새도 먹다 남긴 옥수수죽에 물만 잔뜩 타서 주니?”

사내는 빙긋 웃으며 소녀에게 물었다.


“아!그런 걸 어떻게?”

소녀는 눈이 둥그래졌다.


“사실 나도 거기 출신이야. 어려서 부모님이 사고로 다 돌아가셨거든.”


“아....정말요?”

소녀는 솔직하게 대해주는 이 남자가 좋아지기 시작했다.


“한 이십년 전에는 나도 거기서 꿀꿀이죽을 먹었지.”


그리고는 사내는 뭐가 웃긴지 갑자기 혼자서 낄낄 거린다. 도대체 어떤 이유로 혼자 웃는지 소녀는 궁금했다. 하지만 디포씨는 곧 정색을 하고 용건을 말했다.


“사실 난 여기 오기 전에 너희들이 제출한 서류를 검토해봐서 너희들이 고아란 사실을 미리 알고 있었단다....어쨌든 같은 고아원 출신이니 반갑다.”


소년은 자신에게는 지긋지긋한 고아원일 뿐인데 같은 고아원 출신이 뭐가 그리 반갑나 싶었다. 그래서 더 이상 사내의 말에 별 대꾸를 하지는 않았다. 하지만 여동생 쥴리는 같은 고아원 출신이라는 디포씨가 왠지 모르게 의지가 되면서 경계심을 조금 내려 놓았다.


“그래...자세한 얘기는 나중에 하고 늦었겠다.그럼 어서들 가자.”


회색모자의 남자는 갑자기 남매를 재촉했다.


“근데 말이야...”

앞장 서서 몇걸음 앞서 가던 디포씨가 갑자기 뒤를 돌아보며 말한다.


“너희들 그건 알고 온거니?”


“뭘요?”

남매가 동시에 대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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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 거부할 수 없는 제안 (1) 17.07.20 257 3 17쪽
17 친구를 위험에 빠뜨리다. 17.07.20 265 3 1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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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 밀무역을 모의하다 (2) 17.07.19 280 5 1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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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 해남에서 다시 만난 테르미도르 號 17.07.16 352 8 19쪽
9 멀어지는 고향, 작아지는 희망 17.07.15 381 7 18쪽
8 낯선 그 곳, 강진으로 가는 길 17.07.14 410 9 1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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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실종된 배 - 테르미도로 호(號) +2 17.07.13 470 16 17쪽
5 1679년, 암스테르담, 동인도회사 (2) +1 17.07.13 467 17 12쪽
4 1679년, 암스테르담, 동인도회사 (1) +1 17.07.12 556 17 16쪽
» 회색모자의 남자, 디포씨 +1 17.07.12 647 16 12쪽
2 암스테르담 항구의 남매 +2 17.07.12 873 15 10쪽
1 프롤로그 +4 17.07.12 1,498 19 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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