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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들어진 천재들의 저 너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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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wildwest
작품등록일 :
2021.12.19 18:42
최근연재일 :
2022.06.10 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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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75,689

작성
22.01.12 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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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2쪽

공부, 깨달음 그리고 뜻밖의 선물 (2)

DUMMY

25. 공부, 깨달음 그리고 뜻밖의 선물 (2)



박예찬은 산사의 스님으로부터 참선을 하는 방법을 배웠다.


참선의 가장 기초는 깊은 복식 호흡을 하는 방법이었다.


그는 깊은 숨을 쉬고 천천히 내 뱉는 과정을 반복하였다. 그러자 뇌에는 더 많은 산소가 들어갔고 마침 『맥실러스』에 의해 산소가 많이 필요했던 뇌는 더 활발히 작용을 하기 시작하였다.


우리의 뇌는 우리 신체의 2%밖에 되지 않지만 전체 산소 사용량의 20%와 피의 15%를 사용한다. 게다가 뇌는 우리가 섭취하는 열량의 25%를 사용한다.


긴 복식호흡이 자연스러워지자 드디어 참선에 이를 수 있었다.


입문 과정으로서의 첫 참선은 머리속에서 노란 것만 가득한 것이 보였다. 눈을 지그시 떴지만 앞은 보이지 않았고 마치 꿈을 꾸는 듯한 몽롱한 상태에 빠졌다.


다음날 두번째 참선은 욕심을 내어 그랬는지 첫날 참선과 같지 않았다. 뭔가를 깨우쳐야 한다는 압박감이 그를 지배했다. 집중을 하려하면 할수록 온갖 생각들이 떠올랐다. 첫날 참선이 노란빛이 눈에 가득했다면 지금은 과거의 경험들의 이미지가 나타났다가 사라지기를 반복했다.


그런 과정이 거의 일주일이나 지속되었다.


“스님! 참선하면서 집중을 하면 할수록 잡생각이 떠오르는데 그건 왜 그렇습니까?”


“허허허, 그걸 번뇌라고 부르는 거야. 번뇌는 참선을 하는 좋은 재료지··· 그런 번뇌를 태워 없애려는 것이 참선의 목적이야. 하지만 그걸 쉽게 지울 수 있으면 누구나 부처가 되었겠지···”


“아··· 그렇군요···”


“석가 부처님도 그러한 번뇌를 지우려고 엄청난 노력을 했고 마침내 번뇌에서 벗어났지··· 하지만 아직 깨달음을 얻지 못했다고 하네···”


“부처님은 깨달음은 얻었다고 하지 않았습니까?”


“그렇지··· 석가 부처님도 깨달음을 얻으려고 하는 욕심이 있었던 것이야··· 석가 부처님이 그것 역시 욕심이라는 생각을 하자 비로소 깨달음을 얻었다고 하네···”


“음··· 그렇군요···”


“욕심을 내지 말고 모든 것을 내려놓으려고 해봐··· 깨달음까지도···”


스님의 선문답 같은 말을 박예찬은 쉽사리 이해를 하지 못했다.


그는 일단 스님의 말을 잘 기억하고 또 다시 참선에 들어갔다.


‘그래 모든 것을 내려놓자. 욕심을 내지 말자···’


그는 스님의 말을 곰곰이 생각하면서 참선에 들어갔다. 긴 복식호흡과 함께 그의 뇌에는 『맥실러스』와 산소가 충분히 공급되기 시작했다.


이번에는 다른 현상이 벌어졌다. 온갖 생각이 뒤엉켰고 그것들이 점차 뭉쳐져 검은 커다란 공을 만들고 있었다.


박예찬은 일순 당황했으나 마음을 진정하고 그저 검은 구(球)를 무심코 바라만 보았다. 시간이 지나자 그 검은 구는 더 이상 커지지 않았고 그가 보기에도 그 검은 구는 점차 단단해지는 것 같았다.


그 검은 구는 숨쉬는 것 같이 아주 조금 커졌다가 작아지기를 반복하고 있었다. 박예찬은 그저 무심하게 그 검은 구만 지긋이 바라만 보고 있었다.


그렇게 여러 날이 지나도록 검은 구는 여전히 존재했고 다만 다른 점이 있다면 수축이 좀 더 커진 것뿐이었다.


박예찬은 며칠이 지나도 변화가 없자 크게 실망을 했다.


그때 그의 머리에서 뭔가 번쩍이는 것이 있었다.


‘아···. 내가 뭔가 바라는 것이 있기에 실망하는 것이구나··· 허허허···’

박예찬은 헛웃음을 웃을 수밖에 없었다.


박예찬이 참선을 시작한지 3주가 흘렀다. 그는 실망감을 떨쳐버리려고 노력했다. 그리고 여전히 숨을 쉬고 있는 듯한 검은 구를 바라보았다.


‘헛!’


그 순간 검은 구는 수축을 크게 하더니 그만 뻥하고 터져버렸다. 그리고 검은 파편들은 마치 재가 된 것처럼 사그라들었다.


“어? 뭐지?”


이제 그의 눈에는 아무것도 보이는 것이 없었다. 그저 흰 빛만이 머리속에 가득했고 아무런 생각이 들지 않았다.


‘이것이 무념무상의 경지인가?’


그는 아랫배에서 뜨끈함이 올라오는 것을 느꼈고 알 수 없는 잔잔한 행복감이 몰려왔다. 마치 따뜻한 물에서 자유스럽게 헤엄을 치는 느낌이 들었다.


그는 머리 이쪽 끝에서 저쪽 끝까지 헤엄을 치며 돌아다녔다. 이쪽 끝이든 저쪽 끝이든 끝은 없었지만 그의 생각은 자유롭게 하얀 세계를 경험했다.


‘허허, 참 신기한 경험이다.’


박예찬은 참선을 서서히 풀었고 다시 현실 세계로 돌아왔다.


그는 이런 경험을 스님에게 물어보기 위해서 대웅전이 있는 곳으로 갔다.


주지 스님은 그를 보자 깜짝 놀랐다. 박예찬의 얼굴에서 환한 빛이 비쳤기 때문이었다.


“스님 왜 그러십니까?”


“어디서 오는 길인가?”


주지 스님은 그의 깨달음을 확인하기 위해서 그에게 선문답을 건넸지만 그걸 모르는 박예찬은 그저 눈만 껌벅거렸다.


“암자에서 내려오는 길입니다.”


“허허···”


주지 스님은 그저 헛웃음을 웃었다.


그 순간 박예찬 머리에서 뭔가 이상한 것을 느꼈다. 그의 눈에 주지스님의 떨림을 느꼈다. 그 떨림에는 당혹감, 부러움, 신비감이 느껴졌다.


박예찬은 그 느낌을 일부러 지우고 자신이 참선에서 겪은 것을 스님에게 이야기를 했다. 그러나 주지 스님의 그의 말을 듣지 않고 그에게서 퍼져 나오는 아우라에만 관심을 가졌다.


“허허··· 불제자가 아닌 이가 깨달음을 얻었네 그려···.”


“하하하 스님도 참! 제가 무슨 깨달음을 얻었다고 그러십니까?”


“나야 자세히 모르네만 자네 얼굴이 그래 보이네··· 뭐가 달라진 것은 없나?”


“음··· 이상한 것이 있습니다만···”


“그게 뭔가?”


“스님의 느낌을 제가 대략이나마 느낄 수 있습니다. 자꾸 지우려고 해도 느껴집니다.”


“그래? 어떤 느낌이 느껴지는가?”


“음··· 당혹감, 부러움, 신비감 이런 느낌이 느껴집니다.”


“허허허, 그것이 깨우침의 증좌인지 나도 모르겠네··· 하지만 난 지금 자네가 말한 것처럼 당황스럽고 부럽네··· 그리고 자네 얼굴에서 비치는 아우라가 신비하게 느껴지네··· 예전 내 스승님이 열반에 드시기 전에 보여줬던 그 아우라와 비슷해 보이네···”


열반은 깨우침이라는 뜻도 있지만 스님의 죽음을 말하는 용어이기도 했다.


박예찬 자신도 자신의 변화에 약간 당황하고 있었다.


“석가 부처님께서 말씀하시기를 깨우침을 얻었다고 하더라도, 맑은 거울에 먼지가 끼는 것처럼 또 번뇌가 찾아올 수 있으니 부지런히 수행을 계속 해야 한다고 말씀하셨네··· 그걸 잘 명심하게나···”


박예찬은 스님의 말씀을 되뇌면서 다시 암자로 돌아갔다.


그는 다시 공부하려고 책을 폈다.


평소에 글자들이 녹아서 눈에 쏙쏙 들어오던 것에 비해 책에서 뭔가 비린 거부감이 느껴졌다.


“이거 뭐지?”


그는 애써 거부감을 없애고 책을 읽기 시작했다. 시간이 얼마 지나지 않아 뭔가 비릿한 거부감의 원인이 밝혀졌다. 그는 책에서 저자의 개인적인 욕심이 담긴 문구 – 자신의 이론이 맞음을 억지로 주장하는 – 에서 심한 거부감을 느낀 것이었다.


그는 그 책을 던져버리고 다른 책을 열었다. 그 책도 마찬가지였다. 다만 과학적인 사실을 밝히는 책들은 그 정도가 덜했다.


그는 생각에 빠졌다. 이런 현상이 왜 일어나는지 원인을 밝혀야 했다.


그는 다시 참선에 들어갔다. 긴 호흡과 함께 방금 경험했던 내용을 되새김질을 했다. 그 원인은 금방 밝혀졌다.


‘아··· 인간은 완벽하지 않지··· 그러니 책 속 내용도 완벽하지 않아서 내 자신도 모르게 거부감이 일었구나···’


문제에 대한 해법을 찾자 그는 마음이 편해졌고 오랜만에 개운한 잠을 잘 수 있었다.


“스님 이제 공부는 대충한 것 같으니 내려가겠습니다.”


“그래, 공부야 끝이 없으니 정진함을 게을리하지 말게···.”

주지 스님은 손을 합장한 채 배웅을 해주었다.


박예찬은 차에 쌓인 묵은 먼지를 털어내고 올랐다.


처음 산사에 들었을 때는 무거운 마음이었지만 지금은 몸과 마음이 가벼웠고 담담했다. 따라서 운전하는 핸들도 더욱 가벼워지는 것처럼 느꼈다.


차가 달리는지 자신이 달리는지 알 수 없을 정도로 물아일체가 되어 텅 빈 고속도로를 달렸다. 고속도로가 텅 빌 리 없지만 박예찬은 마치 아무도 없는 것처럼 운전을 했다. 주변을 의식하면 주변이 있는 것이고 의식을 하지 않으면 없는 것이나 마찬가지였다.


저 멀리 도곡동 타워팰리스가 반짝이며 우뚝 솟아 있었다. 평소 같았으면 부럽다거나 질투감이 났었지만 이상하게도 그날만큼은 그저 담담하게 보였다.


박예찬은 짐을 자신의 분리 아파트에 넣고 민주집으로 건너갔다. 집에는 민주 혼자만 거실에서 대본연습을 하고 있었다.


“어멋! 선생님?”


“좀 오랜만이지?”


“우와! 우리 선생님 얼굴빛이 장난이 아니네··· 어디서 얼굴 맛사지만 받다가 오셨어요?”


“응?”


박예찬은 자신도 모르게 손으로 자신의 얼굴을 쓰다듬었다.


“산속에 처박혀서 공부한다고 햇빛을 못 봐서 그런가?”


“아뇨! 햇볕을 못 봐서 그런 것이 아닌데요. 엄청 비싼 곳에 가서 맛사지를 받으셨나봐···”


“임마! 방금 산에서 내려왔다.”


‘어? 뭔가 느껴진다. 뭐지?’


‘약간의 부끄러움, 정신적인 즐거움, 안타까움, 좋아함이 많이 섞여 있다. 왜 내가 이런 것을 느끼지?’


박예찬은 그 해답을 찾는데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아하! 이건 장민주의 느낌이 나에게 전달되고 있구나···’


“야! 드라마 준비는 잘되어가고 있냐?”


박예찬은 자신에게서 느껴지는 감정을 애써 무시하고 다른 주제에 대해 이야기했다. 그러자 민주의 달콤했던 얼굴이 순식간에 지나가고 방금 느꼈던 느낌도 사라졌다.


“뭐 그럭저럭 되어가고 있어요···”


“첫 작품이니 잘해야지···”


“음··· 나에게는 첫작품이자 마지막 작품이예요···”


“아··· 그렇지···”


“혹시 선생님이 중간에서 장난친 것 아니예요?”


“야! 너희 엄마가 어떤 엄마냐? 선생님 의견이 먹힐 것 같니?”


“뭐 그렇긴 하죠···”


“야··· 선생님 피곤하다. 아빠 엄마가 계시면 인사하려고 했는데 안 계시니 나는 그냥 내방으로 가련다.”


“선생님! 오랜만에 오셨는데 그냥 가시는 게 어디 있어요?”


“그럼 뭐?”


“나가서 맛있는 것 좀 사주세요. 아직 숙제도 남아있고···”


박예찬은 민주를 데리고 클럽과 헌팅 포차를 가야 할 일이 남아 있다는 기억을 떠 올렸다.


“클럽과 헌팅 포차는 김수연 작가님이나 드라마 PD님 허락을 받아와라··· 하하하!”


“이! 씨!”


장민주는 자신이 이미 드라마에 크랭크인이 되었기 때문에 신변관리를 철저히 해야 된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하지만 선생님이 그걸 핑계를 대니 기분이 좋지 않았다. 뭔가 당한 기분이 들었다.


그때 박예찬은 장민주로부터 분노(화)와 미움의 느낌을 느꼈다.


“야··· 너는 장씨야! 이씨가 아니라고···”


“아··· 노잼!”


박예찬의 어설픈 유머에 장민주는 ‘재미없음’이라고 말했지만 표정은 웃고 있었다.


“야! 임마! 선생님 배고프다. 라면이라도 좀 끓여봐라···”


장민주는 툴툴거리며 주방에 들어갔지만 그녀의 뇌에서는 기쁨의 주파수를 계속 뿌리고 있었다.


그때 박예찬은 뭔가를 느꼈다. 자세이는 모르지만 자신에게 상대방의 감정을 읽을 수 있는 능력이 생겼다는 것을···


박예찬은 예비 스타가 끓인 라면을 뚜껑에 얹어 마음껏 먹었다. 장민주의 뇌에서는 여전히 정신적인 기쁨과 좋아함의 뇌파를 뿜어내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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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3 꼬리에 불붙은 일본 함대 (2) 22.02.25 1,710 43 10쪽
52 일본 함대 꼬리에 불을 붙이다 22.02.22 1,730 43 10쪽
51 괴물 드론 출현 (3) 22.02.21 1,711 39 10쪽
50 괴물 드론 출현 (2) 22.02.18 1,703 37 10쪽
49 괴물 드론 출현 (1) +1 22.02.17 1,765 43 10쪽
48 영역을 넘어서다 (4) 22.02.16 1,792 42 11쪽
47 영역을 넘어서다 (3) +2 22.02.15 1,769 45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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