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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들어진 천재들의 저 너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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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wildwest
작품등록일 :
2021.12.19 18:42
최근연재일 :
2022.06.10 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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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01.13 17: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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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걸음 – ㈜ YC바이오 (1)

DUMMY

26. 첫걸음 – ㈜ YC바이오 (1)



박예찬이 집에 왔다는, 민주의 연락을 받은 장 전무는 모든 일을 뒤로 미루고 집으로 왔다.


그는 지금이야 말로 삼진 바이오로직스 연구조직 분사에 대해 이야기할 절호의 기회라고 여긴 탓이었다.


“박 선생, 얼굴이 환해졌구려. 산사의 밥이 좋은 모양이군.”


“허··· 그런 가요? 저는 모르겠습니다. 아마 스트레스 받지 않고 해주는 밥을 먹으니 그런 모양입니다.”


“하··· 나도 박 선생처럼 모든 것을 벗어 던지고, 한달만 산사의 밥을 먹고 아무 생각없이 지내고 싶구려··· 허허허.”


모든 직장인의 로망은 딱 한달만 푹 쉬는 것이었다. 삼진전자의 실세 역시 마찬가지였다.


장 전무를 지그시 바라보던 박예찬은 또 다시 상대편의 감정이 읽혀 졌다.


‘허··· 정신적인 기쁨, 만족감, 뿌듯함이 느껴지는군···’


박예찬은 장 전무에게서 질투, 시기, 분노의 감정을 전혀 느낄 수 없었다. 상대방의 느낌을 읽히는 능력에 대해서 자신도 놀라고 있었다.


“그래, 앞으로 뭐 할 예정인가?”


“미처 그것까지는 생각하지 못하고 산사에서 내려왔습니다. 차차 생각해보죠 뭐···”


장 전무는 이때가 기회라고 생각하고 그에게 삼진바이오로직스 연구조직 분사에 대해 이야기를 꺼냈다.


『맥실러스』를 이용하여 아플사의 탐 쿡의 뇌졸중을 치료한 이야기며, 그 대가로 아플사의 칩셋 생산을 대만 TSMC에서 뺏어 삼진전자 파운드리로 가져왔고 그 결과로 점유율 1위가 되었다는 이야기, 그리고 회장과 딜을 해서 삼진 바이오로직스 연구조직을 분사해서 가져올 거라는 말을 했다. 그 분사된 조직을 박예찬 선생이 맡아 달라는 부탁까지 했다.


잠잠히 이야기를 듣던 박예찬은 깜짝 놀랐다.


장 전무의 성과 뒤에 그러한 물밑 작업이 있었다는 것에 놀랐거니와 그 분사하는 연구조직을 자신에게 맡기겠다는 것에 더욱 놀랐다. 그는 이미 오래전부터 이 모든 것을 준비하고 있었다는 것에도 놀랄 수밖에 없었다.


박예찬은 오랫동안 준비해 놓은 장 전무의 계획에 대해 거부할 명분이 없었기에 순순히 승낙을 할 수밖에 없었다.


사실 분사되는 연구조직은 획기적인 성과가 없는 한 큰 가치가 없었다. 그러기에 삼진그룹에서도 순순히 분사시켜 줄 수 있었다. 하지만 장 전무나 박예찬에게는 『맥실러스』가 있었기에 정상적인 회사로 일으켜 세울 수 있었고 매출을 크게 높일 자신감이 있었다.


**


삼진그룹 회장은 약속대로 삼진바이오로직스 연구조직을 분사시켜 회사를 만든 후 경영권을 넘겼고, 1년 운영비와 함께 대표를 파견하였다. 1년이 지나도록 특별한 매출이 없어 회사 운영이 불가능하면 자연스럽게 삼진 바이오로직스로 재 편입되도록 했다.


삼진 바이오로직스는 제네릭 의약품을 전문으로 생산하는 제약회사였다.


제네릭 의약품은 신약으로 개발된 약이 특허기간이 만료되어 동일성분으로 생산되는 약이다. 제형이 다를 수 있지만 약효 동등성이나, 생동성 실험을 거쳐 생산되므로 약효는 본래의 약과 동등했다.


삼진 바이오로직스는 신약개발보다는 제네릭 의약품 생산에 주력하는 회사였기에 연구조직은 글로벌 제약사에 비해 미약했고, 그것도 대부분의 연구원은 제네릭 의약품을 제조하는데 관여하고 있었다. 실제로 신약 개발에 투여된 인력은 별로 없었다.


새로운 회사 주식 20%는 삼진그룹이 가졌다. 장 전무는 남은 80%에서 박예찬에게 61%를 넘기고 자신은 19%를 가졌다. 지금은 삼진그룹에서 파견한 대표가 회사의 경영을 맡고 있지만 박예찬이 언제든 마음을 먹으면 경영권을 인수할 수 있었다.


삼진그룹 회장의 걱정과 달리 박예찬과 장준호 전무는 『맥실러스』가 있었기에 남모를 자신감이 있었다.


한편, 최첨단 연구시설을 둘러본 박예찬은 아주 흡족하였다.


그가 1년여 다녔던 ‘C & B사’의 연구시설과는 차원이 달랐다. ‘C & B사’의 연구시설이 2세대 연구시설이었다면 여기는 4세대로 장비들로, 더 정확하고 정밀한 연구가 가능했다. 박예찬은 연구 장비를 익히는 것에도 제법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생각했다.


새로운 대표이사와 장준호 전무는 회사명을 ‘YC 바이오’로 지었다. 박예찬의 예찬(Ye Chan)의 이니셜로 작명하였지만 박예찬은 그런 것에는 크게 관심을 두지 않았다.


박예찬은 분사에 관련된 모든 행정처리는 장 전무와 삼진그룹에서 보낸 대표에게 일임하고 자신은 연구과제에 대해서 들여다보기로 했다.


분사가 되긴 했지만 거창한 기업의 비전을 제시하지도 않았고, 번쩍번쩍한 행사도 하지 않았다. 그저 예전에 해오던 대로 직무를 수행하라는 지침만 내렸을 뿐이었다. 그러자 많은 연구원들이 불안감에 휩싸여 우왕좌왕했다. 일부 박사급 연구원들은 삼진바이오로직스로 이직을 원하기도 했고 다른 회사로 이력서를 제출하기도 했다.


연구소장으로 박예찬이 발령을 받았다.


20대 후반의, 연구경험이 일천한 박예찬이 연구소장을 맡자 연구원들 사이에 말들이 많았다. 바이오 제약 연구원 세계가 워낙 좁은 터라 박예찬에 대한 정보가 쉽게 흘렀다. 연구원들 사이에는 박예찬이 삼진그룹의 로얄패밀리가 아닌가하는 소문까지 돌았다.


박예찬은 연구원들의 그러한 동향에 관심을 가지지 않았다. 지금 뭐라고 소문을 잠재우려 해봤자 더욱 증폭시킬 뿐이라는 것이 그의 생각이었다.


그는 바깥의 소문이 어떻게 돌든, 내부 연구원들이 자신을 어떻게 생각하든 그저 담담하게 받아들일 수 있었던 것은 산사에서 참선한 덕분이었다.


그는 그동안 개발하고 있었던 신약 개발 아이템에 대해서 세밀한 조사에 들어갔다. 당장 회사를 자립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최대의 관건이었다. 그건 하루빨리 스스로 매출을 일으켜 자금을 원활히 회전시키는 것이었다. 그것도 1년이내에 가시적인 성과를 이루어 내야 회사를 유지할 수 있었기 때문이었다.


현재 12개의 연구과제가 진행중이었다.


연구 경험이 별로 많지 않은 박예찬이 봐도 연구과제는 전략적인 연계성이 거의 없었고 중구난방이었다. 삼진 바이오로직스에서 신약연구는 구색만 갖추기로 했기 때문에 관심을 두지 않은 결과라고 생각했다. 삼진그룹이라는 큰 밑바탕에서는 이렇게 중구난방이어도 큰 문제가 없었지만 당장 1년내로 자립해야 하는 박예찬 입장에서는 심각한 문제가 아닐 수 없었다.


그는 경영학의 가장 기본원리인 선택과 집중을 하기로 결정했다.


우선 박예찬은 『맥실러스』의 도움을 받아 각 연구과제를 거의 일주일동안 파고 들었다. 모르는 부분도 많았기에 일단 그것은 체크해두고 알 수 있는 것만이라도 최대한 이해를 했다. 그리고 각 연구과제별로 브리핑을 요청했다.


그의 요청에 각 LAB 책임연구원들이 모여 순서를 정했고 LAB 5실이 첫 순위로 결정되었다.


회의실로 들어오는 LAB 5실 연구원들의 표정은 그리 밝지 못했다.


삼진그룹에서는 대부분 국내 유명대학의 박사들이거나 해외 박사급들을 채용했기에 다들 경력은 화려했다. 따라서 그 만큼 그들의 얼굴에는 박예찬을 무시하려는 표정이 역력했다. 국내 2류 대학출신에다 석사 출신, 게다가 경험이 많지 않은 신출내기 연구소장을 탐탁치 않게 보았던 것이었다.


연구원들은 연구과제 브리핑을 일종의 감사로 받아들였기에 더욱 표정이 좋지 않았다.


‘하긴 감사보다 더 심하지··· 감사야 비리를 적발해서 문책을 하면 그만이지만 지금은 다르지··· 여기서 나온 결과로 연구과제를 살릴까 말까 하는 결정하는 것이니···’


박예찬은 그 생각을 하면서 박사급 연구원들의 표정을 무덤덤하게 바라보았다.


회의테이블에 앉은 박사급 연구원들은 연구소장인 박예찬과 눈빛을 마주치려 하지 않았다. 그것은 그들이 할 수 있는 최대한 반발이었다.


“오늘 이렇게 브리핑을 요청하는 것은···(중략)··· 따라서 현실성이 부족한 연구과제는 드롭을 하기 위한 것입니다.”


박예찬은 회사의 처한 상황을 설명했고 연구과제를 살펴보고 마땅치 않으면 날려버리겠다고 선전포고를 한 것이었다.


일순 회의실에는 많은 사람들의 분노 감정이 동시 느껴졌다.


‘그렇지··· 분노는 좋지··· 그만큼 연구과제에 애착이 있다는 뜻이니까··· 하지만 나를 향한 분노는 안되지···’


“소장님! 소장님은 연구 경력이 짧은데 현실성여부를 판단할 수 있겠습니까?”

책임 연구원이 화난 얼굴로 금테 안경을 고치며 말했다.


“하하하, 하나하나 따져보면 되지요. 연구 경험이 일천한 저를 설득하지 못하면 그간 여러분들의 수고가 헛수고가 되는 겁니다.”


박예찬은 일부러 거드름을 피웠고 그들의 감정을 촉발시켰다. 그래야 저들이 자신의 연구에 얼마나 애정을 가지고 있는지, 그리고 자신들의 자존심보다 연구과제를 더 중요하게 여기는지 알 수 있었다.


“소장님께서는 잘 모르시나 본데··· 원래 신약개발은 바닷가 모래에서 바늘 찾기만큼 어렵습니다. 자본과 시간이 투자가 많이 되어야 합니다.”


연구 책임자가 자신을 무시하는 발언을 했다.


그의 얼굴은 애써 담담한 표정을 지었지만 그의 뇌에서는 불쾌, 건방짐, 미움 등의 감정을 마구 뿌려 댔다. 박예찬은 쉽게 그의 감정을 읽고서 차분하게 말을 이었다.


“알려 주셔서 감사합니다. 다시 한번 말씀드리지만 제가 오늘 브리핑을 요청한 것은 과연 이 연구과제가 장기간 자본과 시간을 투자해야 할지 판단하기 위함입니다.”


연구책임자는 박예찬의 원론적인 발언에 얼굴이 벌개졌고, 그는 이내 발표자에게 눈빛으로 시작하라는 사인을 보냈다.


“그럼 눈의 시력을 복구하는 루테인시스제인 물질에 대해 브리핑을 시작하겠습니다.”


발표자는 파워포인트를 이리저리 돌리며 설명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박예찬이 보기에 브리핑자료는 허술하기 짝이 없었다. 성의 없는 브리핑을 듣자니 짜증이 올라왔지만 그는 꾹 참았다.


‘그래 굴러들어온 돌이 박힌 돌을 빼려면 이 정도의 수모 정도는 참아야 하지···’


통상 회사를 인수하면 인수자는 마치 점령군이 되어 기존의 인력과 시스템을 손보기 마련이었다.


기존 운영방식은 오랜 세월동안 안착되고, 고착되는 가운데 문제점조차 조직원들의 몸에 배여 문제점으로 여기지 못한다. 보통 관행이라고 부르지만 새로운 인수자 입장에서는 문제점이 선명히 보이기 마련이었다. 그래서 인수자는 점령군처럼 보일 수밖에 없었다.


박예찬은 인수과정에서 사람의 마음만은 다치지 않기를 바랬다. 하지만 이렇게 노골적으로 무시하는 처사는 바람직하지 않다고 생각했다.


중견 연구원이 브리핑하는 자료는, 만약 이 물질이 성공적으로 검증될 경우 매출과 이익에 대해서 화려하게 꾸며 놓았지 정작 연구 진행상황에 대해서는 별다른 언급이 없었다.


“잠깐! 루테인시스제인이 시력에 도움을 준다는 근거는 뭐죠?”


“그건 2011년에 네이처에서 발표된 연구논문을 근거로 했습니다.”


“브리핑이 끝나고 그 논문 저에게 좀 주실 수 있겠습니까?”


연구 책임자는 박예찬의 말에 고개를 까닥해서 답을 했다.


“아··· 그리고 이 브리핑 다음에 또 발표할 자료가 있나요?”


“아닙니다. 오늘 브리핑 할 자료는 이것이 전부입니다.”


“내가 알고 싶은 것은 장미 빛 미래가 아니라 연구진행과정에 대해서 알고 싶은 것입니다. 오늘 브리핑에 그 내용이 있습니까?”


“그것은 따로 준비하지 않았습니다. 연구소장께서는 경영적 가치를 판단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했습니다.”


“저는 연구소장이어서 연구에 관심이 있습니다. 회사 경영에 대해서는 따로 경영진이 있으니 이 브리핑자료는 서류로 대표와 감사에게 보내십시오.”


“······”

연구원들은 별 말이 없었다.


“저도 연구과제에 대해 대충 훑어보았으니 대략적으로 압니다. 그냥 여기서 토론식으로 계속 회의를 할까요? 아니면 다시 브리핑 자료를 만들어 와서 다음에 할까요?”


“그냥 토론식으로 했으면 좋겠습니다. 또 다시 자료를 만들려면 시간이 걸리니까요.”


책임 연구원의 뇌에서는 귀찮음, 무시 감정이 흘러나왔다.


박예찬은 그의 뇌파에서 그가 이 연구과제에 대해 애착이 별로 없음을 느꼈다. 만약 연구과제에 깊은 애착이 있었다면 어떻게 해서라도 더 준비해서 자신을 설득하려고 노력했을 것인데, 그는 자신의 자존심을 먼저 앞세웠다.


박예찬은 혹시 다른 연구원들 중에서 애착을 가진 사람이 없나 하고 한명한명 살펴보았다. 그러나 그들은 별다른 감정의 동요가 없었다.


‘아··· 다들 애착이 없어 무심하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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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5 꼬리에 불붙은 일본 함대 (4) 22.03.01 1,657 39 11쪽
54 꼬리에 불붙은 일본 함대 (3) 22.02.28 1,680 39 9쪽
53 꼬리에 불붙은 일본 함대 (2) 22.02.25 1,709 43 10쪽
52 일본 함대 꼬리에 불을 붙이다 22.02.22 1,729 43 10쪽
51 괴물 드론 출현 (3) 22.02.21 1,708 39 10쪽
50 괴물 드론 출현 (2) 22.02.18 1,702 37 10쪽
49 괴물 드론 출현 (1) +1 22.02.17 1,764 43 10쪽
48 영역을 넘어서다 (4) 22.02.16 1,791 42 11쪽
47 영역을 넘어서다 (3) +2 22.02.15 1,769 45 10쪽
46 영역을 넘어서다 (2) +3 22.02.14 1,796 45 11쪽
45 영역을 넘어서다 (1) +5 22.02.11 1,876 47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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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3 스타 탄생 (3) +3 22.02.09 1,808 41 10쪽
42 스타 탄생 (2) +3 22.02.08 1,839 44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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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 보안 +3 22.02.04 1,860 46 10쪽
39 꼬이는 파리 떼 (3) +5 22.02.03 1,843 48 12쪽
38 꼬이는 파리 떼 (2) +1 22.01.28 1,860 51 11쪽
37 꼬이는 파리 떼 (1) +5 22.01.27 1,891 47 11쪽
36 더블잭팟 (2) +1 22.01.26 1,890 47 10쪽
35 더블 잭팟 (1) +1 22.01.24 1,917 51 11쪽
34 잭팟 (3) +3 22.01.21 1,928 54 13쪽
33 잭팟 (2) +3 22.01.20 1,936 57 10쪽
32 잭팟 (1) +1 22.01.19 1,961 51 10쪽
31 새로운 능력, 뇌파 공유 (2) +1 22.01.18 1,966 52 11쪽
30 새로운 능력, 뇌파 공유 (1) +2 22.01.17 2,078 47 15쪽
29 첫걸음 – 신제품 개발 (2) +6 22.01.17 2,053 53 11쪽
28 첫걸음 – 신제품 개발 (1) +5 22.01.15 2,085 51 11쪽
27 첫걸음 – ㈜ YC바이오 (2) +1 22.01.14 2,093 46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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