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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들어진 천재들의 저 너머

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완결

wildwest
작품등록일 :
2021.12.19 18:42
최근연재일 :
2022.06.10 16:00
연재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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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575,689

작성
22.01.20 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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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쪽

잭팟 (2)

DUMMY

33. 잭팟 (2)



삼진전자 회장실


“장 실장, 이번에 분리한 회사에서 뭘 하나 만들었다고?”


회장은 파운드리 부문에서 대만의 TSCM을 제치고 점유율이 점차 올라가자 기분이 좋았다.


“예, 원래는 신약으로 등록하고 싶었지만, 현금흐름을 위해서 건강기능식품 쪽으로 방향을 바꾸었습니다.”


“그래? 가능성은 있고?”


“기대하십시오. 제법 괜찮을 것 같습니다.”


“그래? 그럼 나부터 뇌 기능을 활성화시켜 볼까?”


“아닙니다. 회장님 제가 먹어보니 머리가 좋은 사람은 그저 그렇고, 머리가 나쁜 사람은 효과가 좋은 것 같습니다. 따라서 회장님은 드실 필요가 없습니다.”


장 전무는 박예찬에게서 들은 비아그라 비유를 이야기할까 하다 참았다. 실제로 회장에게 그 문제가 있을 수 있다는 생각이 번쩍 들었기 때문이었다.


“허! 이 사람! 아부를 제법하네 그려. 허허허!”


‘진짜는 따로 있습니다. 『맥실러스』라고···’


장 전무는 입이 간질간질했다. 그러나 말을 해서는 안 되었다.


“그래, 내가 뭐 도와줄 것이 없을까?”


“굳이 회장님께서 도와 주시겠다면···”


장 전무는 말을 한 템포 늦추었다. 그는 회장의 기대심리를 불러 일으켰다. 그의 몸에는 『맥실러스』가 흐르고 있었고 머리는 팽팽 돌아가고 있었다.


“이 사람아, 뭔 데 그렇게 말을 흐려?”


“곧 설이 다가오는데 사원복지몰에 【맥스프로】를 올렸으면 합니다. 물론 직원들이 여러 선물을 고를 수 있도록 해 주셔도 됩니다.”


“그것뿐이야?”


“그리고 ‘YC 바이오’가 상장되면 저에게 술 한잔 사주시면 됩니다.”


“참으로 싱거운 친구군···”


“사원 복지몰에도 돌리고, 회사에서 1만세트를 구매해서 간부들에게 돌리지··· 그럼 돼?”


“아이구, 회장님 그럼 더욱 ‘YC 바이오’가 힘을 받겠습니다.”


“우리가 대만 TSCM을 따돌린 특별 보상이라고 전해줘···”


“알겠습니다.”


“오케이, 장 실장! 가서 일 봐!”


회장은 비서실장을 내보냈지만 뭔가 개운하지 않은 느낌을 받았다.


“뭐지? 이 찜찜함은?”


그는 마친 자신의 손에 든 사탕을 빼앗긴 아이 같은 기분이 되었다.


그는 신약개발에는 관심이 없었고, 그저 제네릭 제약에만 관심이 있었다. 그래서 구색으로 갖춘 삼진 바이오로직스의 신약연구소를 떼어내자, 앓고 있던 이를 뽑아낸 시원한 감이 있었다. 그것은 선대부터 내려온 전략이었다. 그런데 본능적으로 뭔가 찜찜한 기분을 느꼈다.


‘뭐 할 수 없지···’


그는 총무담당임원에게 전화를 걸어 좀 전에 장 전무가 요청했던 내용을 지시했다.


**


곧 다가올 설 명절을 맞아, 삼진전자와 모든 계열회사 직원들은 인터넷으로 사원복지몰에 들어가 설 선물을 골랐다. 임원급들에게는 회사에서 구매한 【맥스프로】 1만박스로 모두 돌린 상태였다.


그 해에는 삼진전자의 실적이 어닝서프라이즈였기에 복지포인트가 평년보다 100% 증가했다. 직원들은 사원복지몰 사이트에 수없이 들락거렸다.


그 복지몰 사이트에는 수많은 업체의 상품이 있었지만 【맥스프로】가 메인창에 떴다. 이는 회장이 특별 지시한 사항이었기에 총무담당임원이 알아서 그렇게 해 놓았다.


“이거 뭐지?”


삼진 디스플레이 직원인 윤석연이 옆 동료에게 말했다.


“그것 꽤 비싸더구만··· 나는 포기했어. 할인율도 별로고···”


그렇지만 윤석연은 【맥스프로】에 관심이 갔다. 그의 아버지가 최근에 자꾸 기억력이 떨어지고 깜박깜박한다는 하소연을 들었던 터였다.


그가 봐도 꽤 고급스러운 포장에 설 선물로 좋을 것 같았고 그는 작년에 성과가 좋아서 복지몰 포인트가 많이 쌓여 있었다. 그는 과감하게 【맥스프로】 2 박스를 주문했고, 그 다음으로는 아내가 좋아하는 물건으로 주문을 했다.


고가의 【맥스프로】는 많은 사람의 선택을 받지 못했다. 그건 어찌 보면 당연했다.


인지도도 없는 제품이었고, 뇌 활성화라는 문구는 이미 수없이 보았던 원 오프 뎀(one of them)이었을 뿐이었다.


30만 삼진 그룹의 임직원의 7%만이 그 상품을 선택했지만, 그래도 그 숫자는 자그마치 21,000명이었다.


그들은 곧 마케팅 바이러스 혹은 꿀벌들이 될 사람들이었다.


**


즐거운 설 명절이 끝나고 한달이 지났다.


맨 먼저 폭죽이 터진 것은 삼진그룹 사원복지몰 사이트였다.


사원들이 재구매를 위해 사이트에 들어갔지만 【맥스프로】는 판매 중단 상태였다.


그 사이트에는 다음과 같은 안내 문구 밖에 없었다.


[【맥스프로】는 앞으로 건강기능식품 전문회사인 GNC에서만 판매됩니다.]


설 전에 할인율이 별로라고 사지 않았던 사람은 후회를 했다. 당시 복지몰에서는 15%를 할인했지만, 이제는 소비자가 그대로 주고 사야 했다. 그러나 그 마저도 한국 GNC에서는 품절이 되어 제대로 살 수도 없었다.


한국 GNC에서는 기존 소비자들 우대 정책 일환으로, 구매한 제품 케이스 윗면을 뜯어오면 우선 구매할 수 있도록 해 주었고 그것은 10%의 할인혜택까지 주는 쿠폰이 되었다.


가장 빠른 반응을 보인 것은 노인층이었다.


“얘야··· 지난번에 사준 약 좀 더 부탁한다. 그걸 먹고부터는 잠도 잘 오고, 다음날 정신이 맑다.”


“아들아, 너가 준 【맥스프로 시니어】를 먹고 깜박깜박하던 것이 많이 줄었다.”


“형부, 약 좀 더 부탁해요. 【맥스프로】를 엄마에게 드시게 했더니 치매가 많이 좋아졌어요. 그 약 없으면 제가 너무 힘들어요.”


“어찌 된 일인지 요즘 글 쓰는 것이 한결 수월 해졌다. 그 약을 삼진 바이오로직에서 만든다니 삼진맨인 넌 그 약을 좀 빨리 구할 수 있겠지?”


누군가 은사인 교수님에게 【맥스프로 시니어】를 선물한 것인데, 재구매 부탁을 받은 것이었다.


“저는 요양병원 간호사입니다. 우연치 않게 【맥스프로】를 심한 치매 할머니에게 그 약을 드시게 했더니, 증상이 훨씬 덜해져서 저희들이 한숨을 돌렸습니다. 이 약을 저희들에게 먼저 공급해주실 의향을 없습니까?”


이글은 GNC 홈페이지에 올랐던 글이었다.


삼진 바이오로직스는 【맥스프로】를 월 10만 박스를 제작하기로 계약했다. 그러나 소비자의 반응이 너무 빨리 왔고, 물량이 딸린 GNC의 긴급한 요청도 있었다. 그리고 삼진 사원 복지몰에서도 구매하게 해달라는 요청이 쇄도했다.


삼진 사원 복지물에 판매를 허용한다는 조건으로, 삼진그룹 회장은 한달에 100만 박스 생산을 지시했다.


삼진 바이오로직스는 급히 생산라인을 증설하여 【맥스프로】 생산에 집중을 했다. GNC는 국내 판매 독점권을 가지고 있었으나, 생산량 확대의 열쇠를 쥐고 있는 삼진의 조건을 수락했다. 대신 그들은 생산물량의 90%를 확보할 수 있었다.


초기 물량 부족을 경험한 사람들은 【맥스프로】를 사재기 시작했다. 꽤 비싼 고가임에도 불구하고 사람들은 가능한 많은 양을 확보하려고 했다.


판매회사인 GNC에서는 【맥스프로】를 1인당 3박스까지만 판매를 허용했다.


다음으로는 대입 수험생의 수요가 폭발하기 시작했다.


집중이 안되어 고심하던 고3 수업생이 할아버지의 두뇌 활성화 약을 훔쳐먹었고, 공부에 집중력이 높아지자 부모에게 【맥스프로 스터디】를 사달라고 졸랐다. 믿기 힘들었지만 공부에 도움이 된다고 하니 사주지 않을 부모가 없었다.


그렇게 집중력이 높아진 고3 수험생은 여친에게도 말했고, 자신의 약의 일부를 여친에게 주기도 했다. 그 약을 먹어본 여자 친구는 그 효과에 깜짝 놀라 친구들에게 떠들기 시작했다. 여학생들의 버즈(Buzz)가 시작되었다.


입소문이라는 것이 워낙 빨랐다. 게다가 U튜브와 SNS가 불붙은 장작에 휘발유를 끼얹었다.


대한민국은 수험생이 정말 많은 나라였다. 고3수험생, 재수생, 공시생, 경시생, 로스쿨을 준비하는 대학생, 의학 전문 대학원, 약학 전문 의학원 등 수험생이 너무 많았다. 그 인원만 해도 300만명이 넘었다.


시험을 준비하는 학생들은 그들만이 아니었다. 내신으로 대학을 가야 하는 모든 고등학생들도 일종의 수험생이었다. 그들에게는 매번 치르는 중간고사와 기말시험이 수능이었다. 그들도 【맥스프로 스터디】가 절실했다.


학생들은 국내 모 제약회사의 카피를 패러디해서 농담을 하곤 했다.


[맥스프를 드신 날과 안 드신 날의 차이를 경험해보세요.]


공부를 해야 하는 학생들에게는 딱 이 카피만큼 들어 맞는 말이 없었다.


학생들은 【맥스프로 스터디】를 ‘맥프스’라고 줄여 불렀고, 이를 더욱 부르게 좋게 글자의 순서를 바꿔 라면스프처럼 ‘맥스프’라고 불렀다. 모든 음식에 라면스프를 넣으면 맛이 확 좋아지듯이, 공부할 때 맥스프를 먹으면 집중력이 확 높아진다고 그렇게 불렀다.


대한민국은 고등학생과 수험생만 시험에 절박한 것은 아니었다. 중학생들도 이미 무한 경쟁에 들어선지 오래되었다.


【맥스프로】를 출시한지 단 3개월만에 200만 박스가 팔렸다.


【맥스프로 시니어】 (노인용), 【맥스프로 컨센트】 (직장인용), 【맥스프로 스터디】 (수험생용)의 판매비율은 6:1:3이었다.


아직은 직장인용은 미미했다.


직장인들은 ‘이런 약까지 먹어가면서 직장생활을 해야 하나?’ 하는 자괴감이 형성되어 있었기에 판매가 저조할 수밖에 없었다.


그에 반해 노인층들은 절박함이 강했다. 인체가 노화되면서 뇌에서 나타나는 여러가지 증상이 뚜렷이 완화되니 속된 말로 환장할 수밖에 없었다. 그리고 수험생들도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심정의 절박함이 있었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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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 ' 3

  • 작성자
    Lv.99 세비허
    작성일
    22.01.29 05:51
    No. 1

    잘 보고 갑니다 건필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92 하행성
    작성일
    22.03.30 00:33
    No. 2

    문제가 느껴지는데, 자꾸 맥의 대상을 확대시켜 나가면 얼마못가 미, 일, 중국 등의 첩보에 바로 노출될 것이 확실하고 그렇게되면 백프로 납치, 해부 대상이 될 것을 모르시나요? 현실성이 다소 있어야 ......

    찬성: 0 | 반대: 0

  • 답글
    작성자
    Lv.44 wi******
    작성일
    22.03.30 10:56
    No. 3

    그 부분을 항상 무겁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기발한 아이디어가 떠오르지 않아 미적미적 거리고 있습니다.

    좋은 지적 감사합니다

    찬성: 0 | 반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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