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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시올렛 님의 서재입니다.

회귀부터 시작하는 군주 생활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퓨전

루시올렛
작품등록일 :
2021.03.31 19:03
최근연재일 :
2021.11.03 18:40
연재수 :
201 회
조회수 :
613,57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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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629
글자수 :
1,244,787

작성
21.04.27 23:15
조회
3,9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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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5
글자
16쪽

한 가지만 약속해 주실 수 있습니까?

DUMMY

55. 한 가지만 약속해 주실 수 있습니까?


솔직히 에르제에게도 그만두는 것이 어떻겠냐고

먼저 말하고 싶은 것은 나였다.

하지만 아직 페페 가문이 노리고 있는 것이

폴리아리스 가문이라는 것이 확실치 않았기에

아카데미가 썩었다는 이유만으로

그만두라고 하기에는 무리가 있었다.


"카온님이라면 저의 안전을 위해 힘써 줄 것이고

심지어는 주택까지 구매해 주시겠죠.

제 안전과는 별개로

그만두고 싶다고 생각한 것은 2주 전부터였어요."


에르제는 담담히 지난 한 달간 자신에게 있었던 일과

그에 대한 생각을 말하기 시작했다.


내가 서열전에서 우승한 이후

에르제 주변에도 변화가 생겼다.


자신을 더욱 무시하고 견제할 것이란 생각과는 달리

친근하게 먼저 다가오는 학생들이 생겨났다.

에르제는 다가오는 이들이 카온에게 감명받아

스스로 변하려 하는 것이 생각하고

그들에게 파벌과 관계없이 친절하게 대했지만,

어느 순간 그들의 말과 행동에서 이질감이 들었다.

이후 그들이 에르제에게 다가온 이유가

나의 정보를 파악하고 에르제가 나의 약점이 될 존재인가를

파악하기 위해서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리고 변화는 인간관계뿐만이 아니었다.

서열전 이후 정치 학부의 교사들은

교과서의 내용과 별개로 일라인 왕국을 찬양하고

일라인 왕가와 테슬린 공작의 업적을

주로 가르치기 시작한 것이다.


이러한 것들 속에서

아카데미에 대한 환멸을 느끼고 있는 에르제에게

가문에서 페페 가문에서 계속 약혼을 원하고,

이를 거부하자 경제적 보복을 감행했다는

소식을 전해 들었다.


"그 약혼 때문에 아카데미를 그만두는 거야?"


"알크님 아니예요..

저는 카온님과 약속을 했어요.

어떻게든 2, 3년을 버티겠다고..

그리고 가문에서 저도 그 약혼은 원하지 않아요.

약혼하는 순간 저도.. 가문도 미래가 없기 때문이죠..

그만두는 이유는 아카데미에 있으면..

사람이란 존재를 싫어하게 될 것 같아요..

작고 한적한 마을에서 그냥.. 조용히 살고 싶어요..

그리고 제가 완전히 자취를 감추면 페페 가문도 멈추겠죠.."


"에르제! 너는 카"


"알크님!"


알크가 무슨 말을 하려는 순간 지금까지

한 번도 목소리를 높인 적 없던 에르제가

큰 소리로 막았다.


"하.. 그래.. 그래도.. 하.. 아씨.. 진짜 이게 뭐야!"


"에르제. 나와 같이 가자."


"네?!"


"내가 아카데미를 그만두겠다고 마음먹으면서

제일 걸렸던 것이 너였어.

네 말대로 아카데미는 썩었으니까..

네 말대로 아카데미에서 소비하는 3년이 아까우니까.

그 시간에 조금 더 현실과 부딪혀 보면서

정치란 어떤 것인지.. 네가 어떤 정치를 펼쳐야

영지민이 행복한지 알아보는 게 어떻겠냐고

말하고 싶었거든.. 솔직히.. 그렇잖아?

천민이나 평민의 삶도 모르면서

책상머리에 앉아 그들의 삶을 운운하고

그들의 미래를 재단하고..

그들의 인생을 결정하는 것이 웃기잖아?

배움의 기회를 주지 않으면서 무식하다고 욕하고,

성공의 기회를 자기들이 막고 있으면서 평민은 평민답게,

천민은 천민 답게를 강요하고..

영지민을 돌아본다면서 흙을 밟고 걷는 것이 아닌

화려한 마차에 앉아 내려다보면서

고객 속인 이들의 눈에 담긴 절망과 분노는 보지 못하고..

나는 대단해.. 우리 가문은 대단해..

우리 영지민들은 나로 인해 행복해.. 하는 것이

지금은 귀족들이고.. 그런 귀족이 되라고 가르치는 것이

지금의 아카데미잖아. 그래서..

아카데미를 그만두는 것이 낫지 않냐라고 말하고 싶었어.."


"아.."


"그리고 페페 가문에서 그렇게 나오는 것은 나 때문이야."


페트로에게 들었던 호리페에 관한 정보를

에르제게 말해 줬다.


"진짜? 그딴 이유로? 하.. 진짜 너희 형.."


"크크 괜찮아. 형이라고 생각 안 해. 미친놈이지.

아무튼, 에르제 가문의 가장 큰 문제가 쌀과 보리지?"


"네.."


"그 문제는 이미 조치해 놨으니까 걱정 마."


"하.. 카온 너.. 진짜 뭐냐.."


"하지만 페페 자작과 호리페의 집착이

엄청 심한 것이 문제지.

만약 에르제가 나와 같이 라이거 영지에 있다면 어떨까?"


"에르제 가문에게 쏠렸던 관심을

너와 라이거 가문으로 돌릴 것이다?"


"그렇지. 그러면 쌀과 보리가 폴리아리스 가문으로

들어가는 것도 조금 더 쉬워 질 것이고."


알크과 마린다에게 말한 이 이유도 사실이지만

이 둘에게는 말하지 못하는 이유도 있었다.


만약 페페 가문과 폴리아리스 가문 사이에

영지전이 일어난다면 페페 가문으로서는

출혈을 줄이기 위해서 에르제가 필요했고,

출혈이 일어난 후에는 그에 따른 보상으로

에르제가 필요했다.

즉. 에르제가 위험해진다는 것이었다.


페페 자작의 목적이 어떻든

두 가문에서 영지전이 벌어진다면

그 시작의 이유에 내가 있는 것이고,

나는 그 책임을 져야 할 의무가 있었다.


그리고 페페 자작의 행동이

나와 관련이 있다는 것을 눈치챘으면서도

그것을 따지는 것이 아닌 나에게 피해가 가지 않게 하려고

스스로 나와 멀어지려 하는 에르제를

그냥 두고 볼 수만 없었다.


"그리고 에르제.

내 주변에 있어야 너를 지켜줄 수 있어."


"맞아요. 에르제 후배님.

아카데미를 그만두는 것은 저도 찬성이지만

카온 후배님 곁에 있는 것이 가장 안전해요."


"그건 나도 같은 생각이야.

하.. 나도 이참에 그만두고 공사 현장에.."


"아니죠.

알크 후배님은 아카데미에 저와 함께 있어야 해요."


나보다 마린다의 말이 빨랐다.

그리고 그 말은 내가 하고 싶은 말이기도 했다.


"네?"


"카온 후배님이 그만두면

아카데미에 새로운 바람이 불 거예요.

다시 두 파벌이 활개를 칠 것은 분명하죠.

그리고.. 카온 후배님이 뿌려 놓은 씨앗들도 움직일 거예요."


"씨앗이라면.. 아! 와.. 진짜 너 그런 생각까지 했던 거야?"


"그럼 내가 그냥 실없이 떠들었을까?"


"진짜 재수 없다..

그런데.. 나보고 새로운 파벌의 중심이 되라고?"


알크가 왜 머뭇거리는지 알고 있었다.


"그랬다가 너나 가문이 박살 나.

좋은 땅에.. 좋은 거름을 준다고

다 좋은 열매가 열리는 것이 아니야.

척박한 땅에서 온갖 비바람 맞으면서도

꿋꿋하게 자라난 나무에서 열리는 단 하나의 열매가

더 달콤한 법이야.

너는 그냥 기존 두 파벌과 새롭게 태어날

파벌들의 움직임을 지켜보기만 하면 돼."


"말과 표정을 감추는 것에 능한 귀족이 아닌,

귀족 자제일 뿐이죠.

그들에게서 나오는 정보를 카온 후배님에게 전하는 것이

알크 후배님이 하셔야 하는 일일 거예요."


"정답"


마린다가 덧붙인 말이 너무 정확했다.


"오호! 아니.. 감히 나를 정보원을 써먹으려 하다니!"


"잘 부탁해.

에르제. 결정했어?"


"네! 저는 카온님을 따라가겠어요!"


"좋아. 그전에 언니와 형부를 만나서 서로 말을 맞추자."


"네! 카온님."


마린다는 원래의 계획대로 움직이기로 한 것을 끝으로

모든 대화가 끝이 났다.


다음 날.

나와 에르제는 자퇴를 위해 교장이 아닌

도미니크 교수를 찾았다.


"결국.. 이렇게 되는 것이구나.

그래도 아카데미 졸업장이.."


"교수님.. 지금의 아카데미 졸업장은

그냥 종이쪼가리일 뿐입니다."


"후.. 그래.. 이제 어떻게 할 생각인지 물어도 되는 것이냐?"


"아르제는 서부 베로니카 백작령으로 갈 것이고

저는 왕국을 조금 돌아보려고요."


"베로니카 백작령?"


"백작령의 주인이 여백작으로 바뀌고 나서

여성과 아이들 위한 정책을 많이 펼쳤다고 하더라고요.

총명한 에르제라면 그곳에서 새로운 출발을

할 수 있을 것 같아서요."


물론 거짓말이었다.


나와 에르제가 자퇴했다는 것이 알려지면

도미니크 교수에게 많은 질문이 쏟아질 것이다.


만약 도미니크 교수가 정보력이 좋아

폴리아리스 가문의 상황을 안다면

모른다고 우기며 에르제를 보호해 주려고 할 것이고,

에르제 가문의 상황을 모른다면

베로니카 백작령으로 갔다는 것을 말해주고

나와 관계없는 사람이 되었으니

더이상 에르제를 괴롭히지 말라고 호통을 칠 것으로

예상하고 이런 거짓말을 한 것이다.


모른다고 우겨도 혼란스러울 것이고,

가지도 않은 베로니카 백작령을 뒤져봐도

찾지 못해 혼란스러울 것이니 뭐가 되었든

나와 에르제에게는 이익이었다.


"에르제 혼자 보낼 것이냐?"


"제가 베로니카 영주성이 있는 곳까지는

데려다줄 겁니다."


"그렇구나.. 나도 이제는 결정을 내려야겠어.."


그 결정이 무엇인지 알았지만,

그가 선택할 문제가 나서지 않았다.


자퇴서를 작성하고 아카데미 정문을 나왔다.


"아! 속이 후련하네!"


"저도 그래요."


"갈 곳이 있는데 같이 갈래?"


"제가 같이 가도 되는 곳이라면요."


"가자."


에르제를 데리고 도착한 곳은 상업 길드였다.


"어서 오세요. 대기표를 받으시고.."


"죄송하지만 시간이 걸려도 좋으니

아샤라는 직원과 상담하고 싶은데 가능할까요?"


"처음 오신 분은 지정 상담이 불가능하지만

길드와 거래가 있으신 분들은 지정 상담이 가능합니다."


내 이름과 아샤와의 거래 내용을 밝히자

일반 대기실이 아닌 방으로 된 대기실로 안내해 주었다.


내어준 차를 마시고 있으니 아샤가 들어왔다.


"어머! 오랜만이예요~"


"네. 오랜만입니다."


"옆에 분은.. 혹시.. 호호"


"아카데미 동기입니다."


"에르제 폴리아리스라고 합니다."


에르제가 인사를 하는 순간

아샤의 눈빛이 살짝 변하는 것을 놓치지 않았다.


"네~ 반가워요. 아샤라고 합니다~

오늘은 무슨 일로 방문하셨나요?"


일단은 변한 눈빛을 모르는 척하고,

아카데미를 그만둔 것과 근처에 구매했던 집을 다시 팔고

귀족가에 별장을 구매하고 싶다는 용건을 말했다.


"음.. 그렇군요~

귀족가에 별장은 매물이 나온 것이 있지만..

지금 사는 주택은 바로 거래 될 거란 보장이 없어요."


"괜찮습니다.

그리고 고용인들도 그대로 고용하고 싶습니다."


"어머! 서로 잘 맞았나 보네요~ 알겠어요.

고용인은 그렇게 처리하고 그럼 매물을 보러 갈까요?"


아샤의 안내에 따라 총 6곳의 별장을 둘러 보았다.


"생각보다 매물이 많군요."


"상급 별장은 지금 나온 것이 없어

보신 것들은 중급과 하급 별장이에요.

귀족들은 하급에서 중급으로,

중급에서 상급의 별장으로 나아기길 언제나 원하죠.

특히 중급 별장의 매물이 가장 많이 나오고

거래도 가장 활발하죠."


"상급 별장을 구매해 이사하거나 유지하지 못하고 내놓거나.."


"정답이랍니다."


"쯧. 사치일 뿐인데..

저는 세 번째로 본 곳이 마음에 듭니다."


세 번째로 본 별장은 하급으로 분류된 곳으로

수련장이 없는 대신 앞마당이 상당이 넓었다.


모든 계약을 마무리하고 아샤에게 에르제를 잠시 부탁한 뒤,

아카데미 근처 주택에서 기다리고 있던

마들린과 벨라를 데리고 왔다.


"마린다. 에르제가 위치를 알아.

지금쯤이면 인부들이 짐을 옮기고

고용인들이 정리하고 있을 테니까

가서 에르제가 쓸 방부터 정리하라고 하고 쉬게 해줘."


"네. 카온님."


"에르제 가서 좀 쉬고 있어."


"늦으시나요?"


"그렇게 늦지는 않을 거야."


"네.."


에르제는 나와 같이 움직이고 싶은 눈치였지만

이후에 갈 곳은 에르제가 가기에는

조금 험한 곳이라 같이 갈 수 없었다.


에르제 일행을 따라 나가려는 아샤에게 말을 걸었다.


"차 한 잔 더 주실 수 있나요?"


"그럼요~ 잠시만요~"


잠시 나갔다가 들어온 아샤의 쟁반에는

찻잔이 두 개가 놓여있었다.


"저도 같이 마셔야 할 것 같아서요. 호호"


"크크 아샤님도 저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지 않습니까?"


"역시.. 눈치 빠르셔요~"


"아샤님만 할까요. 제가 먼저 물어보죠.

에르제의 가문. 폴리아리스 가문에 대해 알고 있죠?"


입으로 잠시 가져간 찻잔을

살며시 내려놓으며 아샤가 미소 지었다.


"네. 리먼의 서신을 받은 것이 저였으니까요."


리먼는 내가 지시한 것을 이행하기 위해

쌀과 보리를 왕국 각지에서 사들이고 있었다.

하지만 노예 상단인 리먼 상단에서

쌀과 보리를 매입하는 것은 사람들의 이목을 끌기 쉬웠고,

그렇다고 카라 상단에서 그것만 집중적으로

매입하는 것도 좋지 않았다.


그래서 리먼이 선택한 방법은

제 2의, 제 3의 신분을 만들어 가짜 상단을 만들고,

한 번에 대량으로 이동하는 것이 아닌

10개, 20개로 나누어

폴리아리스 가문으로 이동하는 것이었다.


하지만 그러기 위해서는 상업 길드 누군가의 도움이

반드시 필요했고, 그 인물이 바로 아샤였다.


"리먼에게 그런 지시를 내린 것은 제가 맞습니다.

그리고 분명 리먼의 방식은 불법입니다."


"알아요. 불법이라는 거..

페페 가문은 파실리온 가문의 가신 가문이고..

파실리온은 테슬린 가문의 가신 가문이죠..

제가 저지른 불법이

테슬린 가문에 타격을 주지는 못하겠지만..

그 가신의 가신에게라도 타격을 줄 수 있다면

저는 만족해요.

길드장에서 들키고 더 나아가 귀족들이

이 죄를 물어 목을 가져간다고 해도 후회는 없어요.

저는 개미 똥구멍만큼이라도 그들에게 한 방 먹였고..

제가 죽더라도 또 다른 제가 나서 줄 테니까요."


아샤의 말과 눈빛에는 오로지 증오만 보였다.


"잘했습니다."


"네?"


"한 노예가 있었습니다.

그에게는 사랑하는 여동생이 있었죠.

여동생은 너무나 착하고 예뻤다고 합니다.

그런데.. 그런 여동생이 귀족 자제에게 범해지고

스스로 목숨을 끊었죠..

하지만.. 그 노예는 아무것도 할 수 없었죠..

그런 그가 우연히 귀족을 만나

검을 들었고 기사가 되었습니다.

그리고 귀족은 그 노예에게 물었죠.

`너는 이 검으로 무엇을 하고 싶나?` 하고요.

그리고 그 노예는 망설임 없이 답했습니다.

`주군이 허락만 해주시면 동생을 범한 그 귀족을

찔러 죽이고 싶습니다` 라고요.

그 말은 들은 귀족은 뭐라고 했을 것 같습니까?"


"왕국법을 운운했을 것 같아요

그 노예가 기사가 되었다는 것은

더이상 노예가 아니라 평민이지만

영지전이나 전쟁이 아닌 이상,

평민이 귀족을 죽이면 왕국법에 따라 처형이죠.

또한, 그 귀족은 그를 평민으로 만들고

기사로 키우기 위해 많은 시간과 자금을 투자했어요.

기사는 복수했기에 웃으며 죽어도 그 귀족은 아니죠.

죽은 귀족보다 훨씬 큰 힘이 있는 귀족이 아니라면

자신도 곤란해 질 테니까요."


"아뇨.

그 귀족은 이렇게 말했습니다.

`내가 판을 깔아 줄 테니 너는 그자를 아주 잔인하고

처절하게 죽일 수 있도록 검을 수련하라.

그때가 오면 나와 너의 동료들이 모두를 죽일지언정

그자만은 반드시 네 손에 죽게 만들어 줄 것이다. 라고요."


"설마.."


아샤가 `그 귀족`이란 존재가

나를 말하고 있음을 눈치챈 것 같았다.


"네. 저와 저에게 충성을 맹세한 기사의 이야기죠.

저는 라이거 가문입니다.

페페 가문은 저의 적이죠.

그리고 그들의 뒤에 있는 파실리온이나 테슬린도

적이 될 겁니다.

저와 함께 개미 똥구멍만큼의 타격이 아닌

그들의 뺨을 후려쳐 보지 않겠습니까?"


"저를 라이거 가문으로 데리고 가겠다는 뜻인가요?"


"네. 처음 만났을 때부터

아샤님을 등용하겠다고 생각했습니다.

테슬린 가문에 대한 증오는 그때는 몰랐죠.

단지 아샤님의 판단력과 눈치가 탐이 났습니다.

지금은 더 욕심이 생겼고요.

같은 곳을 향해 증오를 불태우고 있다는 것과

리먼이 신뢰하고 있다는 것,

그리고 상업 길드의 그 누구도 모르게

일을 진행하는 능력.

넓어지는 영지의 관리를 맡길 사람이 필요하거든요."


탁!


아샤가 식어버린 차를 단숨에 마시고 찻잔을 내려놓았다.


"한 가지만 약속해 주실 수 있습니까?"


"말씀해 보세요."


"언젠가 제가 저에 대해 밝히는 날이 올 것입니다..

그때 아무런 편견 없이 들어 주실 수 있습니까?"


"저에게 충성을 맹세한 기사단의 단장은 여기사입니다.

그리고 그 기사단은 모두 노예 출신이죠..

또한, 제가 가장 믿는 시녀 페페 자작령 사람이며..

리먼은 노예 상인 출신입니다.

그리고 저의 조직을 관리하는 자는 천민입니다."


아샤가 자리에서 일어나 허리를 숙였다.


"미흡하지만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카온은 이날 라이거 영지의 두뇌이자

훗날 일라인 왕국 태풍의 핵이 될 아샤를 손에 넣었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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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 ' 3

  • 작성자
    Lv.99 삶의유희
    작성일
    21.04.27 23:54
    No. 1

    분명 재밌는 소설인데...너무 세세하다보니 상상할 필요가 없어서.

    찬성: 0 | 반대: 0

  • 답글
    작성자
    Personacon 루시올렛
    작성일
    21.04.28 00:17
    No. 2

    안녕하세요~ 루시올렛입니다~

    재미있게 읽어주시고 댓글 달아 주셔서 감사합니다~
    음.. 상상력을 자극 할만 한 것들이 부족했군요..
    비축분을 확인해 봤는데.. 음.. 그것들도
    좀 부족한 느낌이네요..ㅜㅜ
    비축분에 추가했다가는 꼬일 것 같아 힘들고..
    앞으로 쓸 내용에 독자님의 의견을 참고하여
    세세하게 표현할때는 표현하고
    상상력을 자극 할만 한 것에서는 설명을 줄여
    조금더 풍부한 글이 될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좋은 의견 너무너무 감사합니다~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99 애들은가라
    작성일
    21.08.03 22:07
    No. 3

    건투를 !

    찬성: 0 | 반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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