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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도행 님의 서재입니다.

외계신공(外界神功)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무협

무도행
작품등록일 :
2023.10.09 16:36
최근연재일 :
2023.11.10 21:15
연재수 :
25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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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671
추천수 :
194
글자수 :
138,6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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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11.10 2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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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25편 청동가면과 현촉쌍검 (1)

DUMMY

팔봉은 낙양에 갈 준비로 분주했다. 탕명은 약초를 손질하는 할아버지를 물끄러미 보다가 할아버지도 낙양에 동행하면 좋아하실 것 같아 여쭸다.


“할아버지! 낙양 구경시켜드릴게요. 이번에 비단과 찻잎을 가지고 가는데, 함께 가세요.”


“낙양?”


팔봉이 거들었다.


“같이 가세요. 황소같이 일만 하면 골병들어요!”


팔봉까지 이리 나서니 탕군도 구미가 당겼다.


“그럴까···. 그런데 나는 낙양보다는 장안에 가보고 싶은데?”


“장안이요?”


낙양을 가려면 장안을 거쳐야 하니 어려운 일은 아니다.


“할아버지. 장안에는 왜요?”


“허허! 죽기 전에 장안에 가서 그동안 얼마나 변했는지 보고 싶구나!”


사실 탕명의 할아버지 탕군은 젊은 시절 장안에서 잘나가던 도굴꾼이었다. 진나라의 옛 무덤들을 도굴하며 젊은 한때를 보냈던 추억이 있었다.


“내 젊은 날이 엊그제 같은데 어느덧 60줄이 됐구나.”


탕군은 젊은 시절 왕성했던 그때 시절이 강제 소환이 되어 묘한 기분이 들었다.


팔봉이 계획을 바꿨다.


“명아! 우리 장안에 가서 비단길을 통해 서역에서 들어온 옥과 양탄자를 사자! 성도에 와서 팔면 이윤을 남길 수 있으니까.”


“팔봉아! 좋은 생각이야!”


사실 촉금은 장안에서도 비싼 가격을 받을 수 있었다. 그래서 이번에는 장안에서 비단과 찻잎을 팔고, 팔봉과 할아버지는 옥과 양탄자를 사서 성도로 돌아오기로 했다.


탕명은 혼자 낙양으로 가서 양도 도사를 만나기로 일정을 바꿨다.


탕명은 사천표국이 장안에서 성도로 산호수를 옮길 때 사용했던 짐 마차가 생각났다.


마침 당소소가 준 말 두 필이 있었기에 그것과 비슷한 짐 마차를 만들어 보았다.


나흘에 걸친 작업 끝에 마차를 완성할 수 있었다. 마차에는 팔봉 상점이라는 표기를 꽂았다. 팔봉은 더이상 짐꾼이 아닌 어엿한 상인이 됐다. 짐 마차가 곧 상점이기 때문이다.


드디어 두 필의 말이 일렬로 끄는 짐 마차가 비단과 찻잎을 싣고 장안을 향해 출발하였다.


멀리 성도 성문이 보였다. 여전히 사천당가 무사들이 짐꾼들을 단속하고 있었다.


사천당가의 무사들은 짐 마차를 끌고 온 탕명과 팔봉을 위아래로 훑어봤지만, 탕명이 당소소와 친분이 있음을 알기 때문에 탕명의 미소 한 번으로 검문 없이 통과시켜 주었다.


‘흐흐흐! 탕명! 당소소의 위력이 대단해.’


“그러게. 암튼, 짐 마차 덕분에 힘들지도 않고, 뽀대도 나고. 세상 참 좋다!”


“하하하!”


지난 반년 사이에 무공실력이 늘어 자신감이 충만해지니 궁상맞던 탕명의 삶이 많이 바뀌었다.


그러나 오직 하나 제갈언이 낙양에 갇혀 있다는 현실만은 탕명을 우울하게 만들었다.


한중을 지나고, 강의 흐름을 따라 깎여진 좁은 협곡을 달렸다. 하늘을 찌를 듯이 솟아 있는 산 사이로 좁은 길을 며칠 동안 달려서야 탁 트인 들판이 나왔다.


저 멀리 장안성이 보이기 시작했다. 탕군은 장안이 가까워질수록 옛 추억을 되살리며 한껏 기대에 부풀었다.


“어험! 나도 젊은 시절에는 힘깨나 쓰고, 여자들에게도 인기가 많았지. 그 시절 장안은 정말 굉장했어.”


장안은 비단길의 시작점으로 서역에서 온 상인들과 온갖 신기한 물건들이 넘쳐났기에 상업의 중심지로서 번영을 누려왔다.


탕군은 마치 30년 전 젊은 시절로 돌아간 듯 감회에 젖어 들었다.


“그럴 리 없겠지만. 내 젊음이 다시 한번 와주면 좋으련만.”


“흐흐흐. 죽으면 다시 젊은이로 환생할지 모르죠.”


“하하! 녀석도.”


장안성에 들어서자마자 팔봉은 부리나케 비단과 아미산차를 처분하러 갔고, 탕명은 탕군을 따라나섰다.


“할아버지! 어디 가시려고요?”


“음···. 일단 예전에 거래했던 골동품점 거리로 가보자!”


“네.”


긴 돌담길을 따라 굽이굽이 골목이 이어지고, 고풍스러운 집들이 보이기 시작했다. 30년 만에 장안에 왔지만, 탕군은 장안 지리에 훤했기에 두 사람은 금방 골동품 거리에 접어들었다.


탕명은 또 다른 현촉검을 가지고 있던 낙양 골동품 거리의 노군자 노인이 생각났다.


골동품가게 몇 군데를 지나치던 탕군이 꽤 규모가 있어 보이는 상점 앞에 멈춰 섰다.


“허허! 여전하군.”


탕군은 반가운 표정으로 상점 안으로 들어갔다. 탕명이 낙양에서 봤던 상점들과 비교가 안 될 정도로 규모가 컸다.


“주인 계신가?”


탕군의 눈빛은 누군가를 찾고 있었다. 20대 후반의 젊은이가 가게를 지키고 있었다.


젊은 주인이 탕군을 알 턱이 없었다.


“하긴. 나보다 열댓 살은 많았으니 살아있을 리가 없겠군.”


“누굴 찾아오셨나요?”


탕군의 혼잣말을 들었는지 상점 주인이 물었다.


“허허! 내가 이 집 주인과 오래전 인연이 있어서.”


탕군이 자신과 상점 주인과의 관계를 설명하자 뜻밖에도 상점 주인이 반색했다.


“저희 할아버지께서 꼭 오실 거라고 하셨습니다. 찾아오시면 드리라고 유품을 남기셨어요.”


상점 주인의 뜻밖의 말에 탕군은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잠시만요···.”


잠시 내실로 들어갔던 상점 주인이 작은 나무상자 하나를 들고 와 내밀었다.


나무상자를 열어보니 거기에는 청동 가면이 하나 들어있었다.


“이럴 수가!!!”


상자 안을 들여다본 탕명은 놀라 눈이 휘둥그레졌다. 그것은 바로 전생에 탕유가 쓰던 청동 가면이었다.


‘헉! 내 청동가면!’


탕명의 심장이 쿵쾅거리기 시작했다.


탕군 또한 진귀한 보물을 발견한 듯 흥분했다.


청동 가면을 들어 살펴보니 분명 전생에 탕유가 썼던 청동 가면과 똑같은 모양이다. 그러나 아쉽게도 생김새는 같았으나 탕유가 쓰던 그 가면은 아니었다.


‘그렇겠지. 내가 가면을 쓰고 강물로 떨어졌으니···.’


청동 가면을 만져보니 뇌 신경 회로가 예전의 기억들을 현실처럼 되살렸다.


전생에 탕유는 청동 가면을 쓰고 무림을 진동시켰었다.


‘그래. 이 청동 가면을 쓰고 다시 한번 용틀임을 하는 거야!’


사람의 얼굴 모습을 한 가면은 넓은 이마와 큰 귀, 칼 모양의 짙은 눈썹, 높은 코 그리고, 세 겹으로 된 입술이 귀 볼까지 이어져 미소 짓고 있는 모습이었다.


이 모습은 마치 탕명과 탕군이 삼성산 동굴에서 발견했던 청동 인면상을 작게 축소해 만든 것처럼 보였다.


청동 가면은 아주 오래전에 만들어진 것으로 보였지만, 흠집 하나 없이 깔끔했다. 솔직히 일반 사람들의 취향과는 맞지 않는 살벌한 모습의 가면이었다.


“흐흐! 할아버지. 석굴 청동 인면상과 너무 비슷하죠?”


“그렇구나.”


상점 주인은 짐을 하나 덜었다는 듯 말했다.


“청동 가면이 주인을 찾아 다행입니다.”


환하게 웃던 주인이 선뜻 청동 가면을 탕군에게 넘겨주었다.


“고맙소이다.”


할아버지는 옛 지인의 선물에 감사했고, 탕명은 횡재한 기분으로 할아버지와 상점을 나왔다.


“할아버지. 이 가면도 고촉국의 유물일까요?”


“글쎄다···. 내가 보기에는 그런 것 같구나. 암튼, 잘 간직해라.”


“물론이죠! 제가 잘 간직할게요.”


탕군은 장안성 이곳저곳을 종일 둘러보며 추억의 장소들을 소중히 기억하고 간직했다.


“명아! 다리 아프구나. 이만 돌아가자!”


“네.”


객잔으로 돌아오니 팔봉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었다.


팔봉은 좋은 값에 비단과 찻잎을 팔고, 비단길을 따라 서역에서 들여온 옥과 양탄자를 사서 객잔 방에 옮겨놓았다.


“돈도 벌었으니, 이제 객잔에서 맛난 음식 실컷 먹고, 소소하게 사치해요!”


“하하하하!”


그렇게 사흘을 장안성과 주변을 둘러본 탕군은 소원을 풀었다며 만족해했다.


탕명은 팔봉에게 할아버지를 무사히 성도로 모셔달라 부탁하고 낙양을 향해 출발했다.




낙양에 도착한 탕명은 어렵지 않게 제갈언의 소식을 들을 수 있었다.


황제와 황후의 최종 낙점을 받기 위해 두 명의 태자비 후보가 낙양 황궁에 도착하였고, 한 달 후 황궁에서 정식으로 태자비 간택을 한다고 했다.


탕명은 제갈언이 재색을 겸비했으니, 태자비로 정해질 것이 당연하다고 생각했다.


마음이 울적했다. 하루빨리 고수가 되어 제갈언을 찾아가야 했다.


목적 없이 낙양 거리를 거닐다 보니, 현촉검의 비밀을 풀어준 골동품상점 노군자 노인이 생각났다.


‘맞아! 낙양에 오면 꼭 들려달라고 했었지. 지난번에 왔을 때는 당소소의 서찰을 전해야 해서 깜박했는데, 이번에는 찾아 봬야지.’


끼이이익.


문을 열고 들어가자 군자 노인이 한눈에 탕명을 알아보고 반겼다.


“허허! 반년 만에 봤는데, 몰라보게 단단해졌구먼!”


군자 노인은 신기한 듯 탕명의 탄탄한 어깨와 허벅지를 만졌다.


‘헛! 깜빡이도 안 켜고 훅 들어오시네.’


아닌 게 아니라 탕명이 봐도 반년 사이 몸은 근육질로 변했다. 이젠 어린 티도 거의 벗어 어엿한 청년의 모습이었다.


이제 한 달 후면 해가 바뀌니 18살이 된다. 보통 18세가 되면 어른으로 대우해주니, 탕명도 곧 성인이 된다.


현무관의 대사형 조영도 18세에 당당한 어른으로 자신만의 뜻을 품고, 고향을 떠났다.


전생의 기억과 이생의 기억이 섞이다 보니 탕명은 자주 생각이 벗어나서 삼천포로 빠진다. 잠시 딴생각에 잠겨있는 사이에 군자 노인이 차를 따라 주며 물었다.


“그래. 무공은 많이 늘었는가?”


탕명은 군자 노인에게 지난 반년간의 자초지종을 털어놓았다.


“흐음. 그것참 신기한 일이군···.”


흥미로운 표정으로 탕명의 이야기를 듣던 노인은 결심한 듯 안채로 들어가더니 자신이 가지고 있던 현촉검을 들고 나왔다.


“이 검도 그런 능력이 있는지 궁금하구먼. 자! 이 검을 자네에게 주겠네.”


“네? 이 검을 주신다고요?”


“그래. 내가 가지고 있어 봐야 아무 쓸모가 없으니 자네가 가지게. 그리고 다음에 또 방문해주게.”


탕명은 군자 노인이 건네준 현촉검과 자신의 현촉검을 나란히 놓고 비교해보았다.


역시나 수천 년 전 검이지만, 두 검은 쌍둥이 검처럼 똑같고, 흠집 하나 난 곳이 없었다.


‘안 그래도 현촉검이 단검이라 장검을 상대하기 힘들었어. 검이 짧은 대신 두 개의 검을 함께 휘두르면 단점을 보완할 수 있을 거야.’


탕명이 쌍검을 양손에 쥐고 휘둘렀다. 그러니 자신감도 넘쳐 흘렀다.


“고맙습니다. 어르신.”


“허허! 고맙긴. 그럼 이제 현촉쌍검이 되었군.”


“현촉쌍검이라···.”


멋진 이름이었다.


“그런데 자네는 무슨 일로 낙양에 온 것인가?”


탕명이 성도에서 양도를 만났던 일을 설명했다.


“양 도사가 성도에 왔을 때 찾아오라고 했어요. 그래서 만나 볼 생각입니다.”


“그렇지! 양 도사라면 자네에게 훌륭한 스승을 찾아줄 것이네.”


군자 노인은 여전히 양도가 일류 고수라 믿고 있었다.


“네. 저도 그랬으면 좋겠어요. 그리고 어르신 자주 찾아뵙겠습니다.”


“허허! 그러면 나야 좋지. 좋은 말벗이 생겼으니.”


탕명도 낙양에 군자 어르신이 계신 게 다행이었다.


군자 노인께 인사를 하고 밖으로 나온 탕명이 하늘 높이 팔을 뻗어 크게 외쳤다.


“야호! 현촉검 두 개에 청동 가면이다. 이제 귀걸이만 찾으면 된다!”


양 도사를 찾아 취선루로 향하는 탕명의 발걸음은 가벼웠다.


취선루는 예전에 당소소를 찾아갔던 풍류각과 달리 낙양성 외곽에 있는 아담한 객잔이었다.


점소이에게 양도에 관해 물으니 점소이의 대답이 의외였다.


“양도 도사님은 저희 객잔에 사십니다.”


“네?”


“양 도사님은 해가 지면 오실 겁니다.”


양 도사는 가족이 없어 취선루를 집처럼 이용하고 있다는 것이다.


‘훗! 양도사도 세상에 의지할 곳 없는 흙수저 출신이군.’


탕명은 취선루에 짐을 풀고 양 도사가 오기를 기다렸다.


양도사가 머무는 방은 호롱불 하나에 옷가지와 봇짐만 있는 단출한 방이었다. 한마디로 방랑자의 방이었다.


양 도사는 밤이 깊어서야 객잔으로 돌아왔다.


“오! 탕명.”


백주 한 병과 고기 한 접시를 시킨 양도사가 탕명에게 물었다.


“그래. 내가 얘기했던 건 생각해 봤어?”


사실 탕명은 그저 낙양에 아는 사람이 없어서 양도를 찾아온 것뿐이다.


“스승님 소개해주겠다는 거요?”


“어때? 해줘?”


‘이류 고수가 소개해줘 봐야 또 이류 고수겠지.’


그래도 누군지 물어는 봐야 했다.


“그분이 누군데요?”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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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5편 청동가면과 현촉쌍검 (1) 23.11.10 314 7 12쪽
24 24편 현촉검의 비밀 (3) 23.11.09 330 6 13쪽
23 23편 현촉검의 비밀 (2) 23.11.08 313 7 12쪽
22 22편 현촉검의 비밀 (1) 23.11.07 338 6 12쪽
21 21편 새장에 갇힌 제갈언 (4) 23.11.06 326 6 12쪽
20 20편 새장에 갇힌 제갈언 (3) 23.11.03 344 6 12쪽
19 19편 새장에 갇힌 제갈언 (2) 23.11.02 360 7 12쪽
18 18편 새장에 갇힌 제갈언 (1) 23.11.01 380 7 13쪽
17 17편 비무 대회 (3) 23.10.31 381 7 12쪽
16 16편 비무 대회 (2) 23.10.30 385 8 11쪽
15 15편 비무 대회 (1) 23.10.27 401 8 12쪽
14 14편 현무관 (3) 23.10.26 424 9 12쪽
13 13편 현무관 (2) 23.10.25 435 7 11쪽
12 12편 현무관 (1) 23.10.24 475 9 12쪽
11 11편 신물의 비밀 (3) 23.10.23 508 8 12쪽
10 10편 신물의 비밀 (2) 23.10.20 488 9 12쪽
9 9편 신물의 비밀 (1) 23.10.19 494 8 11쪽
8 8편 사천당가 (2) 23.10.18 524 6 12쪽
7 7편 사천당가 (1) 23.10.17 590 6 13쪽
6 6편 석굴 속 신물 (2) 23.10.16 654 7 13쪽
5 5편 석굴 속 신물 (1) 23.10.13 696 8 12쪽
4 4편 내 이름은 탕명 (2) 23.10.12 794 7 14쪽
3 3편 내 이름은 탕명 (1) 23.10.11 976 9 12쪽
2 2편 청동 귀걸이 (2) 23.10.10 1,082 10 14쪽
1 1편 청동 귀걸이 (1) +2 23.10.09 1,660 16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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