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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도행 님의 서재입니다.

외계신공(外界神功)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무협

무도행
작품등록일 :
2023.10.09 16:36
최근연재일 :
2023.11.10 21:15
연재수 :
25 회
조회수 :
13,667
추천수 :
194
글자수 :
138,660

작성
23.10.25 11: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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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1쪽

13편 현무관 (2)

DUMMY

현무관은 다른 무관과 다른 점이 있었다. 그것은 다른 수련장과는 달리 무공과 글공부를 함께 익힌다는 것이다.


탕명은 전생이나 이생에서도 제대로 글공부한 적이 없었다.


전생에 선우 무도 사부님을 만나 겨우 까막눈은 면한 수준이었지만, 숫타진경의 구결들을 이해하는데 어려움을 느꼈다.


‘흐흐! 잘됐다! 글공부하면 숫타진경을 이해하는 데 큰 도움이 되겠지?’


현무관에는 탕명 또래가 넷이 있었는데, 그중에 당소소만큼 예쁜 여자애가 하나 있었다.


그녀의 이름은 제갈언인데 당소소와는 달리 탕명에게 엄청 상냥했다.


‘낙양에 가면 자신의 지위가 낮음을 알게 되고, 성도에 가면 자신이 너무 일찍 결혼했음을 알게 된다.’라는 말이 있다.


성도의 미인들은 피부가 깨끗하고 하얗다. 햇빛에 노출되기 어려운 기후 조건과 좋은 물이 영향을 주었기 때문이란다.


아무튼, 탕명이 보기에 당소소와 제갈언의 미모는 우열을 가리기 힘든 성도 양대미녀임이 틀림없다.


제갈언은 명문 귀족 집안의 딸이다. 지금은 몰락했지만 60년 전만 해도 촉을 다스리던 명재상 제갈량의 후손이란다.


제갈언 이외에도 명문 가문의 후손들이 있다. 관우의 후손인 관식과 장비의 후손 장포, 그리고 조운의 후손인 조영이란 아이들이다.


탕명은 고촉국의 후예이다. 어찌 보면 탕명의 조상은 그들의 조상보다 한참 이전에 성도의 주인이었을 것이다. 그러나 현실의 탕명은 광한에서 태어난 시골 출신 촌뜨기일 뿐이었다.


게다가 이 녀석들은 대부분 수년간 무공을 익히고 글공부를 하였기에 무공도 높고 유식하기까지 했다.


무공이야 전생에 일류 고수였던 탕명이 금방 따라잡을 것이지만, 글공부는 쉽게 되는 것이 아니었다.


사실, 다른 곳이라면 탕명 같은 시골 출신은 귀족 출신 아이들과 같은 공간에서 공부할 수도 친구가 될 수도 없다.


하지만, 현무관에서는 출신을 가리지 않았다. 모두 동등하게 대해주었기에 탕명에게는 정말 다행스러운 일이었다.


탕명이 염강에게 ‘무공은 사람의 신분을 가리지 않는다’라고 말했던 것이 염강의 마음에 든 이유일 것이다.


오랜만에 들어온 신입이라서인지 염강 스승님은 특별히 아들 염식에게 일러 탕명에게 무공 기초를 가르치게 했다.


염식은 25세로 아버지를 닮아 호리호리한 체격이었는데, 성품이 부드러운 게 딱 글 읽는 선비의 모습을 지닌 청년이었다.


염식은 무공보다 글공부에 어울리는 사람으로 보였으나 무공을 가르칠 때는 꼭 그렇지만은 않았다.


팍팍!


염식 사부의 대나무 목검이 탕명의 어깨를 강타하는 소리였다.


“헉헉!”


“다리 굽히고, 허리 펴!”


“끄응···. 네. 사부님!”


전생에 최고수였지만 내공이 사라진 지금의 탕명은 그저 애송이 신입생일 뿐이다.


‘그래. 내 숫타음경의 내공 씨앗을 되찾을 때까지 참고 견디자.’


팍팍!


“허리 펴!”


“넵!”


개별 훈련을 받은 지 열흘이 지나자 탕명의 재능이 빛을 발하기 시작했다.


염식 사부의 가르침대로 한참을 뛰고, 구르기를 반복하자 온몸은 땀으로 젖었고 서서히 전사의 피가 끓기 시작했다.


쉭쉭!


탕명의 손과 발이 빠르게 움직였다.


역시 탕명은 무공체질이었다.


전생에 사부인 선우 무도에게는 제자가 다섯이 있었는데 그중 탕유가 가장 늦게 제자가 되었지만, 무공 실력은 단연 탕유가 최고였다.


“좋았어! 오늘은 이만하겠다. 수고했다.”


“감사합니다. 사부님!”


한참 몸이 달구어졌는데 그만이라니.


‘나는 아직도 배고프다구!’


염식 사부에게 인사하고 돌아서니 어여쁜 제갈언이 탕명을 보며 웃고 있었다.


“호호! 탕명! 너 이름이 탕명 맞지?”


탕명의 이름을 부르며 화사하게 웃고 있는 제갈언. 탕명은 묘한 기분이 들었다.


역시 몸은 남자이기에 탕명의 몸이 예쁜 여자에게 반응하기 시작하는 걸까.


‘아···. 헷갈려! 내가 남자야? 여자야?’


탕명은 혼란스러운 자신의 정체성에 헷갈려 머리를 툭툭 쳤다.


‘그래. 이생은 남자다.’


“나는 제갈언이야! 지난번에 잠깐 인사했었지. 현무관에 입관한 거 축하해!”


그녀가 제갈언임을 익히 알고 있지만, 탕명은 그녀의 이름을 몰랐던 척했다.


“응. 고마워.”


“탕명! 오늘 내 생일이야. 저녁에 친구들하고 우리 집에서 밥 먹기로 했어. 너도 올래?”


‘어라? 이거 나한테 반한 거 아니야?’


여자였던 탕명이 봐도 자신의 얼굴과 몸은 꽤 매력적이다. 우월한 기럭지에 특히 부리부리한 눈은 누가 봐도 특이하고 강렬했다.


“흠흠···. 생일? 내가 가도 돼?”


동굴 목소리 또한 예술이지?


“그럼. 내 생일이니까 내 맘이지. 너도 와! 난 먼저 가서 준비하고 있을게.”


이렇게 말하고 제갈언이 돌아섰다.


‘어?’


그런데 탕명은 제갈언의 집이 어디인지 모른다.


“야! 너희 집이 어딘데?”


뒤돌아선 제갈언은 다소 황당하다는 표정이었다.


“훗! 성도에서 우리 집을 모르는 사람은 아마 너뿐일 거야! 비단마을 금리에 있는 무후사(武侯祠)를 찾아와! 무후사 옆에 붉은 대문집이 우리 집이야!”


“무후사? 알았어.”


탕명은 비단마을 금리에서 짐꾼 생활을 했었다. 물론 무후사가 어디 있는지도 알고 있었다. 그러나 그곳에 제갈량의 후손들이 살고 있으리라고는 생각지 못했다.


‘훗! 여자가 저렇게 적극적인데. 남자인 내가 모르는 척 응해줘야겠지.’


탕명이 몸을 빌려주었으니 탕유도 어느 정도 탕명의 몸에 보답해야 할 것이다. 일단 몸이 원하는 데로 해봐야겠다.


시간이 없다.


탕명은 얼른 집으로 돌아가 옷을 갈아입고 무후사를 찾아갔다.


망한 촉나라의 재상이었던 제갈량을 기리는 사당이 무후사다. 성도 백성들은 아직도 제갈량의 덕을 칭송하며 그리워한다고 했다.


제갈언이 말한 대로 무후사 옆에 붉은 대문집이 보였다. 고풍스러운 기와집이지만,

재상을 지냈던 집이라고 하기에는 아담한 규모였다.


사실 시골 광한이라면 이 정도 규모도 으리으리한 집이다.


그렇지만 성도에는 사천 당가가 있고, 이미 장안과 낙양의 고급저택들을 구경했기에 탕명의 보는 눈은 저 높은 곳에 있었다.



똑똑!


대문을 두드리니 문지기가 탕명을 제갈언에게 데려다주었다.


제갈언이 대청 아래로 뛰어 내려와 탕명을 반겼다.


“탕명! 잘 찾아왔네?”


대청까지 달려와 자신을 반기는 제갈언이 오늘따라 더 이뻐 보이는 탕명이다.


“응. 금리에는 와본 적이 있었어. 그리고···.”


금리에서 짐꾼 노릇을 했다고 말하려다가 그만두었다.


“그렇구나. 친구들도 다 와있어. 들어와!”


제갈언은 자색 상의와 바지를 입고 머리에 붉은 두건을 두른 것이 영락없는 미소년이었다.


탕명은 제갈언이 늘 남장을 하고 다녀서 별로 이상하다는 생각이 들지 않았다. 그녀가 치마를 입고 화장을 하면 어떤 모습일까?


그러고 보니 탕명이 성도에서 만난 두 명의 아름다운 소녀들은 공통점이 있었다. 제갈언과 당소소. 그녀들은 늘 남장을 한다는 것이다.


제갈언을 따라 대청으로 올라가니 이미 현무관 제자 관식, 장포, 조영이 와있었다. 제갈언과 탕명까지 하면 모두 다섯이다.


탕명은 제갈언의 생일에 초대된 몇 안 되는 사람 중 한 명이었고, 예상과는 달리 조촐한 생일잔치였다.


“어서 와! 탕명. 우리 인사는 했었지? 배우는 게 달라서 너와 말할 기회가 없었네.”


이 무리에서 조영은 가장 나이가 많은 18살인데 이 모임에 큰 형 격이다.


제갈언은 16살, 관식과 장포는 탕명과 같은 17살이다.


모두 탕명을 반갑게 맞아줬기에 허물없이 금세 친해질 수 있었고, 술도 몇 잔 받아 마셨다.


촉나라 개국 공신들의 후손이라 그런지 술기운이 돌자 점차 이야기는 한나라 시조 유방 얘기부터 시작해 불과 100년 전에 벌어졌던 유비, 조조, 손권의 삼국시대로 이어졌다.


전생에 탕유가 죽고 나서 벌어진 삼국시대의 영웅 이야기는 흥미진진했다.


무림 일이라면 탕명도 할 말이 많다. 그러나 역사는 잘 모르는 탕명이기에 친구들의 이야기를 듣고만 있었다.


무공을 배우는 친구들이니 화제가 곧 무림 이야기로 바뀔 것이다.


‘흐흐흐! 내가 초일류 고수였다는 것을 알면 다들 기절초풍하겠지?’


하지만 지금은 말해도 믿지 않을 것이다.


탕명의 기대와 달리 그들의 역사 이야기는 계속 이어졌다. 지금 성도를 다스리는 성도 왕은 진나라 초대 황제 사마염의 이복동생 사마영이란다.


사마영은 자신이 진나라의 황제가 될 꿈을 꾸고 있기에 마음은 온통 진나라 수도 낙양에 가 있단다. 그래서인지 사천의 민심을 얻지 못하고 있었다.


예로부터 사천지역은 중원 세력들과는 별개의 왕국이었다. 중원과는 다른 독특한 문화와 전통을 이루며 살아왔었다.


한족과 섞이어 중원 통일 왕조의 지배를 받은 것은 실제로는 진시황 시대부터 시작해 한나라 고조 유방 때나 돼서야 정착되었다. 사천의 수천 년의 역사 중 겨우 최근 오백 년의 이야기였다.


탕명은 어느새 친구들의 역사 이야기에 점점 빠져들었고, 그들의 이야기를 기억해두려 했다. 그런데 갑자기 제갈언이 화제를 바꾸었다.


“흥! 나는 이번에도 지면 분해 죽을 거야! 오빠들 자신 있지?”


제갈언이 씩씩거리며 묻자 체격이 가장 좋은 장포가 어깨를 쭉 펴며 말했다.


“왜? 우리가 또 당무관 놈들에게 질까 봐 그래?”


“그렇잖아! 그 망나니 같은 놈들이 매번 우리를 이겨 먹으니 분통이 터져 죽겠어!”


“걱정하지 마. 내가 있잖아. 나만 믿어!”


‘뭔 소리야?’


탕명이 어리둥절해 하자 조영이 탕명에게 자초지종을 설명했다.


수십 년 동안 현무관과 당무관의 제자들이 매년 무공 겨루기를 했다. 연거푸 3년 연속 현무관이 당무관에 졌다고 한다. 이번에도 지면 4년 연속 패배하는 것이다.


그도 그럴 것이 현무관의 제자 수는 매년 줄어들었다. 이제는 십여 명에 불과하다. 당무관은 제자 수가 세배나 많았고, 그들은 숙식하며 무공을 익힌다. 그러니 어찌 보면 당연한 결과였다.


겨루기는 7명이 나와서 네 번 먼저 승리하는 쪽이 이기는 것이란다. 정예 제자 4명만 있다면 꼭 진다고 할 수는 없는 경기였다.


작년에는 조영, 장포, 관식이 승리하였으나, 아쉽게도 4대 3으로 졌기에 제갈언이 작년 시합 이야기를 하며 분통 터져 하는 것이다.


“우리 편에 쓸만한 제자 한 명만 더 있었으면 이길 수도 있었는데.”


드디어 무공 이야기가 나오자 탕명이 급발진했다.


“비무를 언제 하는데?”


탕명이 관심을 보이며 물으니 제갈언이 속상한 듯 말했다.


“후유. 추수 끝나고 하니까 이제 한 달밖에 남지 않았어.”


‘한 달이라?’


현무관과 당무관의 대결은 수십 년 전에 시작되었다.


대풍이 들어 추수를 마친 성도 사람들이 한 해를 마무리하고, 풍요로운 시기를 맞이하자는 성주의 제안으로 시작되었다. 성안 사람들에게 볼거리를 제공하기 위한 축제라고 했다.


그것이 전통이 되어 매년 비무 행사를 열었고, 성안 사람들은 그것을 보며 한 해 동안 땀 흘려 일한 보람과 내년을 기리는 행사라고 했다.


‘음···. 내가 나가서 이긴다면 모두 나를 달리 보겠지?’


탕명은 멋지게 상대를 쓰러트리는 자신의 미래를 상상해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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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 25편 청동가면과 현촉쌍검 (1) 23.11.10 313 7 12쪽
24 24편 현촉검의 비밀 (3) 23.11.09 330 6 13쪽
23 23편 현촉검의 비밀 (2) 23.11.08 313 7 12쪽
22 22편 현촉검의 비밀 (1) 23.11.07 338 6 12쪽
21 21편 새장에 갇힌 제갈언 (4) 23.11.06 326 6 12쪽
20 20편 새장에 갇힌 제갈언 (3) 23.11.03 344 6 12쪽
19 19편 새장에 갇힌 제갈언 (2) 23.11.02 360 7 12쪽
18 18편 새장에 갇힌 제갈언 (1) 23.11.01 379 7 13쪽
17 17편 비무 대회 (3) 23.10.31 381 7 12쪽
16 16편 비무 대회 (2) 23.10.30 385 8 11쪽
15 15편 비무 대회 (1) 23.10.27 401 8 12쪽
14 14편 현무관 (3) 23.10.26 424 9 12쪽
» 13편 현무관 (2) 23.10.25 435 7 11쪽
12 12편 현무관 (1) 23.10.24 475 9 12쪽
11 11편 신물의 비밀 (3) 23.10.23 508 8 12쪽
10 10편 신물의 비밀 (2) 23.10.20 487 9 12쪽
9 9편 신물의 비밀 (1) 23.10.19 494 8 11쪽
8 8편 사천당가 (2) 23.10.18 524 6 12쪽
7 7편 사천당가 (1) 23.10.17 590 6 13쪽
6 6편 석굴 속 신물 (2) 23.10.16 654 7 13쪽
5 5편 석굴 속 신물 (1) 23.10.13 696 8 12쪽
4 4편 내 이름은 탕명 (2) 23.10.12 794 7 14쪽
3 3편 내 이름은 탕명 (1) 23.10.11 976 9 12쪽
2 2편 청동 귀걸이 (2) 23.10.10 1,082 10 14쪽
1 1편 청동 귀걸이 (1) +2 23.10.09 1,659 16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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