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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도행 님의 서재입니다.

외계신공(外界神功)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무협

무도행
작품등록일 :
2023.10.09 16:36
최근연재일 :
2023.11.10 21:15
연재수 :
25 회
조회수 :
13,679
추천수 :
194
글자수 :
138,660

작성
23.10.31 11:35
조회
381
추천
7
글자
12쪽

17편 비무 대회 (3)

DUMMY

비무대회의 열기는 탕명과 무적의 대결로 점점 뜨거워졌다.


탕명은 침착하게 보법을 밟으며 무적에게 거리를 주지 않았다. 그리고 이번에는 재빠르게 다리를 움직여 무적의 하체를 공격했다.


쒹쒹!


퍽퍽!


“윽!”


탕명은 무적보다 키가 크고 팔이 길다. 무적의 주위를 빙빙 돌며 잔 주먹과 발을 쉴 새 없이 날렸다. 빠르고 송곳 같은 주먹에 무적의 얼굴은 점점 엉망이 되어갔다.


“이···. 이놈이!”


무적은 눈에 핏물이 들어가자 소매로 연신 얼굴을 닦아 댔다. 허옇던 무적의 얼굴과 소매는 피로 붉게 물들었다.


“와와와!”


“드디어 피다!”


“어휴. 저 피 좀 봐!”


비무 대회에서 피를 보자 흥분한 관중들의 함성이 여기저기서 터져 나왔다.


비무의 규칙은 아무리 피를 많이 흘려도 승패와는 상관이 없었다.


상대가 엉덩방아를 찧거나, 무릎을 꿇어야 승패가 결정되기에 탕명은 쉽싸리 결정타를 날리지 않았다. 천천히 무적을 침몰시키고 싶었던 것이다.


“이씨! 비겁한 놈. 탕명! 도망 다니지 말고 덤벼!”


“내가 왜?”


줘 터지고 있는 주제에 탕명 보고 도망 다니지 말란다. 무적은 뭔가 단단히 착각하고 있었다.


‘나는 도망 다니는 게 아니고 즐기고 있는 거야. 이 멍청한 놈아!’


퍽퍽!


다시 탕명의 주먹에 무적의 볼살이 출렁거렸다.


“와와와!”


“아이구! 저 표정 좀 봐.”


사람들의 시선을 의식했는지 이성을 잃은 무적은 한 방을 노리고 있었다. 전세를 뒤집으려 더욱 씩씩거리며 주먹을 휘둘러댔다.


붕! 붕!


“하아악. 하아악!!!”


그러나 얼마 가지 않아 자신의 힘에 못 이겨 무적이 헉헉대며 지쳐갔다.


‘훗! 이놈 봐라. 별것 아니었잖아.’


탕명은 너무 일찍 지쳐버린 무적을 보자 약간 김이 샜다.


‘아······! 이렇게 돼지처럼 느려터진 놈한테 그동안 맞고 살았던 것인가?’


오히려 억울한 마음이 들 지경이었다.


무적의 다리는 점차 느려졌고, 탕명은 결정타를 날릴 때가 되었음을 직감했다.


붕! 붕!


퍽! 퍽!


가볍게 두 번의 주먹을 날리며 무적의 시야를 흔들어 놓았다.


탕명은 아끼고 아껴왔던 흑사장을 펼치며 무적의 옆구리를 송곳처럼 찔렀다.


팍!


윽!


무적의 대가리가 바닥을 향해 떨어졌다.


“야! 어금니 꽉 깨물어!”


“뭐라고? 이 새······.”


탕명을 바라보려 얼굴을 드는 순간이었다. 마지막 일격이 남았다.


탕명은 무적을 향해 몸을 솟구치며 한 장이나 높이 뛰어올라 무적의 면상을 향해 다리를 회전하며 뒤 돌려찼다.


퍽!


쿵!


수많은 관중이 탕명의 금빛 발차기에 환호했다.


“와아아아아아!”


이것으로 승패는 결정 났다.


멋진 날아차기에 무적의 육중한 몸이 한 장이나 날아가 떨어졌다.


수년간 맞았던 매를 한꺼번에 돌려준 것이다.


무적은 뒤집혀서 버둥거리는 거북처럼 손발을 마구 허우적거렸지만, 그것으로 끝이었다.


“하하하하하하!”


사방에서 그 모습을 보고 웃음이 터졌다.


“현무관 승리요!”


“와아아아아아아아!”


그 순간 현무관 제자들이 달려들어 탕명을 하늘 높이 올리며, 헹가래를 치고 환호성을 질렀다.


“탕명! 탕명! 탕명!”


짜릿한 기분을 감추지 못한 현무관 제자들이 함성을 지르며 승리의 기쁨을 만끽했다.


붕!


탕명의 몸과 마음은 하늘 높이 날아올랐다.


모처럼 황홀한 기분에 가슴이 뻥 뚫리는 기분이었다. 전생에 억울하게 죽었기에 마음속 깊이 우울한 마음이 맺혔었는데, 드디어 해방이다.


쿵!


“아야!”


너무 좋아서 방심한 것이다!


현무관 제자들이 마지막에 모두 손을 놓아버렸다. 탕명은 그대로 바닥에 엉덩방아를 찧었다.


“헤헤헤!”


그렇게 탕명의 인생에서 최고의 날로 기억될 비무 대회는 끝이 났다.


비무 대회에서 승리한 현무관 제자들은 성안 사람들의 환호와 박수를 받으며, 개선장군처럼 의기양양하게 현무관으로 돌아왔다.


모두 근처 객잔으로 가 배부르게 먹고 마시며 4년 만의 승리를 자축하고, 내년의 승리를 다짐했다.


실컷 즐기고 하나둘 흩어지려는데 제갈언이 탕명을 불러 세웠다.


“탕명! 배부르지?”


“응.”


“나···. 집까지 데려다줘!”


“그래.”


해 질 무렵 산 너머 하늘에는 저녁노을이 붉게 물들었다. 늘 보던 풍경이었지만 오늘따라 더욱 아름답게 느껴졌다.


삼성산 절벽 오두막에서 어린 아들과 노을을 보던 전생의 기억이 되살아났다.


“탕명! 너는 앞으로 뭐하며 살 거야? 계속 무공만 익히며 살 거야?”


“글쎄···. 지금 나의 목표는 고수가 되는 거야.”


“그다음에는?”


“그다음?”


“응. 고수가 된 다음에는 뭘 할 거야?”


할 일은 차고 넘친다.


‘당연히 탕씨 가문을 높이 세우고, 나를 괴롭혔던 놈들에게 복수해야지. 그리고 소림파와 사부님의 가문이 어찌 됐는지도 알아봐야 한다.’


그렇지만 지금 제갈언에게 탕명이 할 일들을 얘기해봐야 무슨 말인지 이해도 못 할 것이다.


‘휴···. 그나저나 고수는 언제 될까?’


“탕명!”


“어?”


“무슨 생각해?”


“응. 고수가 된 후에 뭘 하면 좋을까 생각 중이었어.”


“으이구···. 너···. 여자가 보통 몇 살에 결혼하는지 알아?”


“결혼?”


“그래. 결혼.”


제갈언이 갑자기 혼사를 논하니 황당했다.


“몇 살에 하는데?”


“보통 17살? 아니면 18살에 하지.”


‘그렇다면 제갈언이 16살이니 내년에 결혼할 수도 있다는 이야기잖아?’


“언아. 넌 몇 살에 결혼하고 싶은데?”


“난 결혼 안 할 거야!”


‘엥? 그럴 거면 뭘 물어?’


“왜 결혼을 안 해?”


“난 얽매여 사는 게 싫어! 자유롭게 새처럼 살고 싶어.”


“흐흐! 나도 그래.”


“정말?”


“응. 언이 네 말처럼 나도 새처럼 살고 싶어.”


“으이구···. 따라쟁이.”


“하하하!”


“호호호!”


제갈언의 인생관은 탕명과 닮았기에, 제갈언과 대화를 나눌수록 탕명은 제갈언이 자신에게 가장 소중한 절친이라 생각했다.


어느새 제갈언의 집 앞이다.


갑자기 훅 들어왔다.


쪽!


제갈언이 탕명의 볼에 입을 맞추는 것이 아닌가?


‘엥! 이것이 끼를 부리네? 왜 이러지?’


“탕명! 너 오늘 너무 멋졌어! 최고였어! 잘 가!”


“어···. 들어가!”


탕명은 갑작스러운 상황에 얼떨떨했지만, 기분은 좋았다.


탕명이 여느 남자였다면 예쁜 제갈언의 뽀뽀에 기분이 붕 뜨고 전율을 느꼈을 것이다. 하지만 탕명은 아직까지는 전생의 탕유였다.


‘이런! 아무튼, 묘한 기분이네.’


처음 느껴 본 부드러운 여인의 입술은 탕명에게 작은 충격을 주었다.


전생에 탕유가 아이를 낳았다지만, 그것은 일종의 사고였다.


탕명 아니 탕유 또한 남녀의 사랑에 대해 거의 무지했다.


집에 돌아온 탕명은 툇마루에 누워 별을 바라보며, 오늘의 승리를 되새겨 보았다.


“탕명! 너 오늘 엄청났었다며?”


팔봉이 한껏 들뜬 목소리로 들어왔다. 팔봉은 며칠 전 성도성 밖으로 등짐을 지고 나갔다가 이제야 돌아온 것이다.


“그래. 팔봉! 네가 꼭 봤어야 했는데.”


“아이고 되다! 시합 시간에 맞춰 돌아올 수 있을 줄 알았는데 일이 늦어졌어.”


“갔던 일은 잘됐어?”


“응. 잘됐어. 돌아오다 들었는데. 네가 무적이 얼굴을 메줏덩이처럼 짓이겨 놨다며?”


“흐흐! 그랬지.”


“무공을 배운지 두 달도 안 됐는데 그 정도라니. 너는 정말 무공을 배우기 위해 태어난 놈인가 봐?”


“흐흐. 아무래도 난 무공 천재인 것 같아.”


“뭐라고?”


“하하하!”


탕명이 팔봉에게 한차례 너스레를 떨고는 현촉검의 신비한 힘으로 상대의 무공을 흡수했던 일을 설명했다.


팔봉의 눈이 휘둥그레졌다.


“정말? 상대의 무공을 흡수한다고?”


“응.”


“와! 대박이다.”


그러나 탕명에게는 한 가지 의문점이 남아있었다.


상대방의 장법이나 신법은 흡수되었지만, 검법은 흡수할 수가 없었다. 이는 전생이나 이생이나 마찬가지였다.


“팔봉아! 그런데 아무리 생각해도 이상한 게 하나 있어!”


“뭐가 이상한데?”


“똑같이 검법, 신법, 장법을 배웠는데 검술은 실력이 영 늘지 않아. 그런데 장법은 바로 익혔거든. 난 그게 이해가 안 돼!”


“같은 사람한테 배웠는데 그런 거야?”


“응. 모두 작은 사부님한테 배웠지.”


“나한테 자세히 얘기해봐. 어떻게 배웠는지.”


탕명이 팔봉에게 그동안 검법, 신법, 장법을 배웠던 과정을 찬찬히 설명했다.


자초지종을 들은 팔봉이 희한한 소리를 했다.


“그거네!”


“뭐?”


“너의 신비한 힘은 맞으면서 배워야 작동하는 거야.”


“뭐라고?”


“그렇잖아. 검법이나 신법을 배울 때는 그저 보여주기만 한 거잖아?”


“그렇지!”


“그런데 장법을 배울 때는 주먹과 손바닥으로 너를 여러 번 때렸다며?”


“그랬지!”


“그러니까 너의 신비한 힘은 맞으면서 배워야 한다는 거지. 맷집도 좋은데 그냥 처맞아! 크크크!”


듣고 보니 일리가 있었다.


“그럼 검법을 배우려면 칼빵을 맞아야 한다는 거야?”


“흐흐흐! 그건 좀 곤란하겠네.”


“어휴···.”


팔봉이 머리를 긁적였지만, 팔봉의 말이 맞는 것도 같았다.


“좋아! 그럼 검술 배울 때 목검으로 때려달라고 해볼게!”


“뭐라고?”


“흐흐흐!”


“팔봉! 그런데 비단 공부는 잘돼 가고 있는 거야?”


“응. 네 말대로 비단 만드는 사람들을 수소문 해봤어. 비단 상인들이 선금을 주고 직조공들이 만들 비단을 선점하고, 그 비단을 사천당가에 넘기는 구조야!”


“그럼. 선금을 받지 않는 직조공을 찾으면 되겠네?”


“그렇지. ‘강조’라고. 비단 만드는 사람을 한 명 찾았는데. 문제가 있어.”


“뭔데?”


“내가 비단을 구해서 성도 성 밖으로 가지고 나간다고 해도, 사천당가에 걸리면 죽을 수 있다는 거야!”


“뭐라고? 비단을 가지고 나가면 죽을 수도 있다고?”


“그래. 그래서 생각해 봤는데.”


“생각해 봤는데?”


“비단 말고, 사천에서 낙양으로 가는 특산품이 또 있어!”


“그게 뭔데?”


“차!”


“아! 그렇지! 그럼 비단 대신 차를 가져다 팔려고?”


“아니. 차를 취급하는 사람들은 엄청 많아. 그래서 대량으로 하지 않으면 큰 이윤을 남길 수가 없어.”


“그럼. 어떡하냐?”


팔봉이 주위를 살피고 목소리를 낮추며 말했다.


“비단을 차로 위장한다면 사천당가의 눈을 피할 수 있을 것 같아.”


“어떻게?”


“커다란 등짐을 만들 때 겉에는 차를, 속에는 비단을 넣는 거지. 그럼 눈을 피할 수 있어.”


“오호! 팔봉. 똑똑한데.”


“그런데 문제가 있어!”


“아, 또 무슨 문제?”


“한사람이 등짐 지기에는 너무 무거워진다는 거지.”


“음. 너무 무겁다고?”


탕명은 팔봉의 말에 잠시 생각에 잠겼다.


“팔봉! 얼마나 무거운지 일단 한번 해보자! 내가 지난번에 낙양 다녀와서 돈 벌었잖아. 그걸로 비단을 사면 돼!”


팔봉의 눈이 빛났다.


“정말? 그 돈을 빌려줄 거야?”


“그래. 할아버지께서 가지고 계신 데 말씀드리면 내주실 거야.”


“흐흐! 난 짐꾼 노릇 해서 언제 비단 살 돈을 마련하나 걱정했는데. 고마워! 탕명.”


“고맙긴. 나중에 갚아!”


“좋았어!”


“비무 대회가 끝나서 며칠간 수련을 쉬기로 했어. 내일 비단과 차를 사서 등짐을 만들어 보자!”


“응. 흐흐흐! 명아. 내가 돈을 엄청나게 벌면, 제일 먼저 뭘 하고 싶은지 알아?”


“글쎄···. 집 살래?”


“멋진 마차를 사고 싶어.”


“마차는 왜?”


“흐흐! 멋진 마차를 타고 이쁜 아가씨와 연애하는 게 내 꿈이야!”


“으이구··· 미친놈아.”


탕명은 제갈언을 멋진 마차에 태우고, 둘이서 소풍 가는 상상을 해보았다. 팔봉처럼 남녀 관계 말고, 절친한 친구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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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 25편 청동가면과 현촉쌍검 (1) 23.11.10 314 7 12쪽
24 24편 현촉검의 비밀 (3) 23.11.09 330 6 13쪽
23 23편 현촉검의 비밀 (2) 23.11.08 313 7 12쪽
22 22편 현촉검의 비밀 (1) 23.11.07 339 6 12쪽
21 21편 새장에 갇힌 제갈언 (4) 23.11.06 327 6 12쪽
20 20편 새장에 갇힌 제갈언 (3) 23.11.03 344 6 12쪽
19 19편 새장에 갇힌 제갈언 (2) 23.11.02 361 7 12쪽
18 18편 새장에 갇힌 제갈언 (1) 23.11.01 380 7 13쪽
» 17편 비무 대회 (3) 23.10.31 382 7 12쪽
16 16편 비무 대회 (2) 23.10.30 386 8 11쪽
15 15편 비무 대회 (1) 23.10.27 401 8 12쪽
14 14편 현무관 (3) 23.10.26 424 9 12쪽
13 13편 현무관 (2) 23.10.25 435 7 11쪽
12 12편 현무관 (1) 23.10.24 476 9 12쪽
11 11편 신물의 비밀 (3) 23.10.23 508 8 12쪽
10 10편 신물의 비밀 (2) 23.10.20 488 9 12쪽
9 9편 신물의 비밀 (1) 23.10.19 494 8 11쪽
8 8편 사천당가 (2) 23.10.18 524 6 12쪽
7 7편 사천당가 (1) 23.10.17 591 6 13쪽
6 6편 석굴 속 신물 (2) 23.10.16 654 7 13쪽
5 5편 석굴 속 신물 (1) 23.10.13 696 8 12쪽
4 4편 내 이름은 탕명 (2) 23.10.12 795 7 14쪽
3 3편 내 이름은 탕명 (1) 23.10.11 976 9 12쪽
2 2편 청동 귀걸이 (2) 23.10.10 1,082 10 14쪽
1 1편 청동 귀걸이 (1) +2 23.10.09 1,660 16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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