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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도행 님의 서재입니다.

외계신공(外界神功)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무협

무도행
작품등록일 :
2023.10.09 16:36
최근연재일 :
2023.11.10 21:15
연재수 :
25 회
조회수 :
13,668
추천수 :
194
글자수 :
138,660

작성
23.10.09 16: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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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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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
글자
12쪽

1편 청동 귀걸이 (1)

DUMMY

사천의 수도 성도 동북쪽에 자리 잡은 삼성산 자락에 검은 그림자들이 출렁이기 시작했다.


쉭쉭쉭!


다섯 명의 고수가 어둠 속을 뚫고 삼성산에 올랐다.


그들은 무당파가 자랑하는 무당오협이었다.


“대사형!”


삼제 막삼봉이 앞서 달리는 대사형 양일지의 오른쪽 장포를 잡았다. 하지만, 막삼봉의 손에 잡히는 것은 빈 소맷자락뿐이었다.


“엇!”


탕유에게 대사형의 손목이 잘려나간 것을 생각지 못한 막삼봉의 손이 민망해졌다.


머쓱해진 막삼봉이 얼른 움켜쥔 옷소매를 놓으며 말했다.


“대사형! 여기서 형산파를 기다려야 합니다. 우리만으로 탕유를 상대하는 것은 역부족입니다.”


대사형 양일지의 눈은 분노로 이글거렸다.


“막 사제! 수년 동안 탕유를 쫓았어! 이제야 겨우 숨은 곳을 알게 됐는데 시간을 늦출 수 없어!”


막내 왕오수도 막삼봉의 의견에 힘을 실었다.


“대사형! 그렇지만 우리만으론 역부족입니다. 만일 이번에도 실패한다면 다시는 기회가 없을 것입니다.”


“제기랄!”


막삼봉에 이어 왕오수마저 자신을 붙잡자 폭주하던 양일지도 한풀 꺾였다.


양일지는 욱신거리는 오른쪽 손목을 문지르며 어쩔 수 없이 걸음을 멈췄다.


밤이 깊으면 찬 기운이 돌아 잘려나간 손목이 더욱 욱신거렸다.


울창하게 들어찬 나무들 사이로 바람이 불어오니 주위는 더욱 스산했다.


쉭쉭쉭!


바람을 가르며 일단의 무리가 빠른 속도로 무당오협에게 접근해왔다.


형산파인가?


그랬다. 예상대로 형산파 장문 장표가 형산팔제를 거느리고 도착했다.


형산팔제는 원래 8명이었으나, 탕유에게 두 명이 죽은 후 지금은 여섯 명만 남아 사실상 형산육제였다.


연배는 비슷하나 한파의 장문인인 장표가 도착하자 양일지가 먼저 포권을 취했다.


“장 장문! 오랜만입니다.”


“양형! 우리가 좀 늦었소이다.”


무당오협과 형산육제 또한 서로 간에 포권을 취하며 긴장된 눈빛을 나누었다.


양일지는 형산파도 합세했으니 이제는 탕유를 제압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


양일지가 오른손을 들어 북쪽을 가리켰다.


“장 장문! 저쪽입니다.”


북쪽을 가리키는 양일지의 팔뚝 아래로 있어야 할 손이 보이지 않자 장표의 얼굴이 어두워졌다.


“양형! 잠시만. 곧 화산파도 도착할 것이오.”


장표의 말에 양일지의 눈이 커졌다.


“화···. 화산!”


상대는 탕유 한사람뿐이다.


여기. 무림 맹주인 무당파의 정예 무당오협이 출동했다. 게다가 옛 명성을 되찾고 있는 형산파는 장문이 직접 제자들을 이끌고 왔다.


그런데 화산파에 도움을 청했단 말인가?


아무리 탕유가 신출귀몰하고, 가공할 무공을 지녔더라도 한 사람을 잡기 위해 이렇듯 여러 문파가 나섰다는 것은 참으로 구차한 일이었다.


장표의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일단의 무림인들이 접근해왔다.


화산파 장문 엄안이 정예 고수 십여 명을 이끌고 도착했다.


“이런! 내가 한발 늦었소이다.”


엄안이 장표에게 포권을 취했다.


엄안과 장표는 모두 서른이 갓 넘은 나이에 화산과 형산의 장문이 되었다.


오늘, 젊은 장문 장표와 엄안이 합세해서 정파 무림의 공적인 탕유를 처단하고, 무림의 인정을 받고 싶음이다.


“끄으응······!”


화산파까지 도착하자 양일지의 속이 쓰려왔다.


‘제기랄! 밥상 차려놨더니 오만가지 놈들이 다 달려드는군.’


사실 양일지는 오로지 탕유의 목숨만을 노리고 온 것은 아니었다. 수년 전 무림에 등장한 탕유는 청동 귀걸이 하나로 무림을 뒤흔들었다. 그것은 바로 탕유의 청동 귀걸이가 신비한 능력을 가졌기 때문이다.


양일지는 청동 귀걸이를 얻어 오른쪽 손목이 없는 자신의 약점을 보완하고 싶었다. 그래야 차기 무당 장문의 자리를 노려볼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 일단 탕유의 목줄부터 끊어놓고 기회를 엿봐야겠다.’


양일지는 화산파까지 합세한 것이 영 마음에 들지 않았으나, 상대는 화산과 형산의 장문인들이다.


대놓고 함부로 불쾌함을 표시할 수는 없었다. 하지만, 엄연히 무림 맹주의 지위는 무당이 가지고 있었다.


‘그렇지! 나는 무당의 대사형이다! 내가 이번 사태를 지휘하는 게 당연한 거 아닌가?’


양일지는 어깨를 으쓱하고, 거짓 웃음을 띠며 엄안에게 포권을 취했다.


“무당 양일지입니다. 무당이 앞장서겠습니다.”


양일지는 별다른 교류가 없었던 엄안에게 무림의 예에 따라 공손히 인사를 했다.


“좋소. 무당이 앞장서시오.”


자신이 공손히 대접을 해줬지만, 엄안이 자신을 사냥개처럼 앞장세우자 양의지의 속이 뒤틀렸다.


‘젊은 놈이 장문이 됐다고 위세를 부리는군.’


화를 누른 양일지가 앞장서 산을 오르자 형산파와 화산파가 뒤를 따라 오르기 시작했다.


서서히 동이 트는 고요한 새벽녘. 오직 고수들의 경쾌한 발걸음 소리만이 허공을 갈랐다.


한참을 오르던 고수들 앞을 깎아질 듯한 절벽이 가로막았고, 절벽 위에 홀로 외로이 서 있는 작은 토담집 하나가 눈에 들어왔다.


“장문! 저기입니다.”


사천의 산세는 험하기로 유명한데 그중에도 이곳 삼성산 협곡은 그 깊이를 가늠할 수 없을 정도로 높고 깊었다.


절벽 아래로는 거센 강물이 세차게 굽이쳐 흐르고 있었다.


후드득! 후드득!


어느새 굵은 빗방울이 얼굴을 때리기 시작했다.


“음······!”


장표가 무심히 비를 쏟아붓는 하늘을 한번 쳐다보고는 손을 들어 신호를 보냈다.


쉭쉭쉭!


삼십여 명의 고수가 움막을 에워싸기 시작했다.


후드득! 후드득!


빗소리 탓인지 불청객이 왔음을 모르는지 움막 안에는 초롱불 하나만 고요히 빛을 뿜어내고 있었다.


삼면이 가파른 절벽이고, 절벽 아래로는 세찬 강물이 흐르고 있었기에 사실 한쪽만 막으면 도주할 길은 없었다.


퇴로를 완전히 차단했다고 생각한 장표가 움막을 향해 소리쳤다.


“탕유! 형산파 장표가 왔다.”


명색이 정파였기에 차마 암습 할 수는 없었다.


심후한 내공을 담은 장표의 음성을 못 들었을 리 없을 텐데도 움막에서는 한동안 아무런 반응이 없었다.


후드득! 후드득!


꽈르르릉!


번쩍!


빗줄기는 더욱 거세졌다. 거기다 천둥과 번개까지 치자 홀로 서 있는 움막주위는 짙은 살기로 뒤덮이며 분위기는 더욱 스산해졌다.


그렇게 얼마의 시간이 지났다.


“탕유! 화산파 엄안이 왔다.”


장표에 이어 성질 급한 엄안이 소리치자 드디어 방문이 열렸다.


끼이익!


젊은 여인이 어린 남자아이를 왼손으로 안고 모습을 드러냈다.


큰 키의 여인은 허리에 검 한 자루를 차고 있었고, 오른손에는 청동가면을 들고 있었다.


찰랑!


여인의 귀에 걸려있던 청동 귀걸이가 낭랑한 소리를 내며 부딪히자 사람들의 시선은 자연스럽게 청동 귀걸이에 쏠렸다.


“청동 귀걸이다!”


툇마루에 선 여인은 비에 흠뻑 젖은 채 서 있는 30여 명의 사내를 일견하다 장표에게 시선을 고정했다.


“장표! 정말 그악스럽구나! 여기까지 찾아오다니.”


30여 명이 되는 고수가 자신을 노리고 있음에도 여인의 표정은 담담했다.


언제 그랬냐는 듯이 퍼붓던 비가 멈췄고, 눈부시게 청명한 아침 햇살이 반짝이기 시작했다.


꿀꺽!


침을 삼킨 양일지가 자신의 존재감을 내세우려 한발 나섰다.


“탕유! 니년이 임신했다는 소문이 돌더니 그 말이 사실이었구나!”


“훗! 양일지.” 양일지를 경멸하는 표정이 탕유의 얼굴에 가득했다.


“저년이!”


양일지는 화산파 장문 엄안의 얼굴을 한번 쳐다보고는 탕유를 향해 비열하게 웃었다.


“흐흐! 탕유! 소문대로 정말 사부의 씨를 훔친 것이냐?”


양일지가 이렇게 말한 이유는 탕유가 사부와 내통하여 임신했다고 화산파가 소문을 냈기 때문이다.


탕유의 눈꼬리가 치솟았다.


“양일지! 오늘처럼 궂은날은 네 놈의 손목이 간질간질할 거야?”


“이···. 미친년이!”


“입만 나불대는 놈. 오늘 남은 손목마저 날려주마!”


번쩍!


꽈르르릉!


다시 벼락이 치자 탕유의 눈은 어느새 붉게 물들어 있었다.


“헉!”


한차례 탕유에게 호되게 당했었던 양일지는 붉게 변한 탕유의 눈빛에 오금이 지려 자신도 모르게 한걸음 뒷걸음질 쳤다.


그러나 이내 형산파와 화산파가 자신의 뒤를 받치고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아니지! 우리는 30명이 넘잖아.’


두려웠던 마음을 추수린 양일지가 검을 뽑았다.


스르릉.


“요망한 년! 오늘 끝장내주겠다.”


“훗! 지겨운 것들.”


살짝 찡그린 탕유가 천천히 손에 들고 있던 청동가면을 썼다. 이 청동 가면을 쓰고 무림을 진동시켰던 탕유였다.


그녀가 일단 청동 가면을 쓰면 피의 살육은 시작된 것이다.


꽈르르릉!


번쩍!


이제 타협은 없다. 오직 강한 자만이 살아남을 뿐이다. 정파 고수들 또한 이 사실을 잘 알고 있었다.


“형제들이여! 대사형과 팔제의 복수를 하자!”


형산파가 일제히 검을 뽑고, 대사형 장풍운과 팔제 곽막서를 죽인 탕유에게 복수를 다짐했다.


수십 명의 무사가 탕유를 향해 검을 뽑아 들자 탕유의 아들 탕명은 겁을 먹고 엄마의 품속으로 파고들었다.


“으앙! 엄마. 무서워···.”


“명아! 무서워하지 마! 엄마가 전부 죽여버릴 테니.”


어린 아들을 다독거린 탕유의 눈빛이 먹잇감을 고르듯 주위를 훑었다.


“음······!”


탕유의 말은 헛소리가 아니다. 그녀는 그럴 능력이 있는 초고수였기에 삼대 문파의 고수들은 잔뜩 긴장한 표정으로 검을 다잡았다.


상대는 여인 하나. 게다가 어린아이와 함께 있다.


명문 정파를 자처하는 무당파, 화산파, 형산파가 합세하여 이런 상황에서 검을 들면 반칙 아닌가? 그러나. 오히려 그들의 표정이 더 어둡고 공포에 물들어 있었다.


꽈르르릉!


번쩍!


순간, 큰 키의 탕유가 아들을 옆구리에 끼고, 번개처럼 신형을 움직였다.


그녀의 몸놀림은 놀랄 만큼 빠르고 가벼웠다.


스슥.


싹둑!


“으악!!!”


양일지의 비명이 허공에 울렸다.


그야말로 눈 깜짝할 사이에 벌어진 일이다.


수년 전 탕유에게 잘렸던 양일지의 오른쪽 팔이 다시 한번 잘려나갔다. 이번에는 어깨 바로 아래였다.


양일지의 피가 콸콸 쏟아지며 핏물과 빗물이 바닥에서 뒤섞였다.


“대사형!”


“으······!”


팔이 또다시 잘려나가자 양일지는 공포와 분노로 치를 떨었다.


“저···. 저 미친년이! 더···. 강해졌다!”


양일지뿐만 아니라 30여 명의 고수는 탕유의 엄청난 신법에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눈 깜짝할 사이에 벌어진 일이었고, 탕유는 아무런 일도 없었던 것처럼 원래의 자리로 돌아가 있었다.


지금 펼친 신법은 탕유가 마공에게 흡수한 천마신법으로 빠르게 상대를 기습할 때 적격이었다.


탕유는 사부에게 최상의 신법인 화엽비술을 배웠지만, 청동귀걸이의 힘으로 마공의 천마신법을 흡수한 이후로는 적을 공격할 때 항상 천마신법을 사용했다.


탕유는 서촉지방 전설의 고대국가 고촉국의 후예이다.


그녀는 고촉국의 신물인 청동 귀걸이를 얻은 후 상대의 무공을 흡수하는 신비한 능력이 생겼고 이후 무림 정파들을 차례로 격파하며 많은 고수를 죽였다.


문제는 탕유가 사람만 해친 것이 아니라는 것이다. 흡수한 무공으로 다른 문파의 고수들을 죽여 무림에 큰 파문을 일으켰다.


화산파의 무공으로 청성파 고수를 죽였고, 청성파의 무공으로 종남파의 고수를 죽였다. 그러니 청성파와 종남파 그리고 화산파 간에 큰 오해가 생길 수밖에 없었다.


탕유로 인해 무림은 크고 작은 원한과 은원이 얽히며 엄청난 혼란 속에 빠졌고, 서로 죽이고 또 죽였다.


하지만, 탕유가 무작정 상대를 죽인 것은 아니었다.


탕유가 여자라 얕잡아 본 상대들이 먼저 그녀를 핍박하였고, 싸움을 도발한 것도 늘 상대방이었다.


탕유는 자신이 사내로 태어났다면 상황이 달랐을 것이라 생각했다. 그럴수록 탕유의 반발심은 커졌고, 결코 먼저 수그리고 들어가지 않았다.


그녀는 무인의 길을 걸었을 뿐이지만, 그녀가 상대의 무공을 흡수하면서 파문은 걷잡을 수 없이 커졌다.


결국, 모든 원인은 탕유에게서 비롯된 것이고, 탕유의 능력은 그녀의 청동 귀걸이에서 나온다는 것이 무림인들에게 알려지게 되었다.


오늘 정파 무림의 대표 문파인 무당파, 형산파, 화산파가 합세해 승리를 예상했지만, 그들의 예상과 달리 탕유의 무공은 예전보다 월등해져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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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 25편 청동가면과 현촉쌍검 (1) 23.11.10 313 7 12쪽
24 24편 현촉검의 비밀 (3) 23.11.09 330 6 13쪽
23 23편 현촉검의 비밀 (2) 23.11.08 313 7 12쪽
22 22편 현촉검의 비밀 (1) 23.11.07 338 6 12쪽
21 21편 새장에 갇힌 제갈언 (4) 23.11.06 326 6 12쪽
20 20편 새장에 갇힌 제갈언 (3) 23.11.03 344 6 12쪽
19 19편 새장에 갇힌 제갈언 (2) 23.11.02 360 7 12쪽
18 18편 새장에 갇힌 제갈언 (1) 23.11.01 379 7 13쪽
17 17편 비무 대회 (3) 23.10.31 381 7 12쪽
16 16편 비무 대회 (2) 23.10.30 385 8 11쪽
15 15편 비무 대회 (1) 23.10.27 401 8 12쪽
14 14편 현무관 (3) 23.10.26 424 9 12쪽
13 13편 현무관 (2) 23.10.25 435 7 11쪽
12 12편 현무관 (1) 23.10.24 475 9 12쪽
11 11편 신물의 비밀 (3) 23.10.23 508 8 12쪽
10 10편 신물의 비밀 (2) 23.10.20 487 9 12쪽
9 9편 신물의 비밀 (1) 23.10.19 494 8 11쪽
8 8편 사천당가 (2) 23.10.18 524 6 12쪽
7 7편 사천당가 (1) 23.10.17 590 6 13쪽
6 6편 석굴 속 신물 (2) 23.10.16 654 7 13쪽
5 5편 석굴 속 신물 (1) 23.10.13 696 8 12쪽
4 4편 내 이름은 탕명 (2) 23.10.12 794 7 14쪽
3 3편 내 이름은 탕명 (1) 23.10.11 976 9 12쪽
2 2편 청동 귀걸이 (2) 23.10.10 1,082 10 14쪽
» 1편 청동 귀걸이 (1) +2 23.10.09 1,660 16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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