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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도행 님의 서재입니다.

외계신공(外界神功)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무협

무도행
작품등록일 :
2023.10.09 16:36
최근연재일 :
2023.11.10 21:15
연재수 :
25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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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677
추천수 :
194
글자수 :
138,660

작성
23.10.24 10: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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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7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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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
글자
12쪽

12편 현무관 (1)

DUMMY

탕명이 사천당가에 두 번째 와보았지만, 안채로 들어온 것은 이번이 처음이었다.


높이 솟은 담장을 따라 은행나무가 심어져 있고, 청석돌로 만들어진 계단 주변을 따라 아름다운 꽃들이 피어있었다.


역시 성도 제일 부자라는 명성에 어울리게 저택은 크고 화려했다.


그중에서도 당소소의 처소는 장식품 하나하나가 예술품처럼 고상하고 생전 처음 보는 물건들로 가득 차 있었다.


‘으리으리하군! 나도 이런 대저택에서 살아볼 수 있을까?’


당소소는 집 구경에 얼이 빠져있는 탕명과 탁부 노인에게 잠시 자신의 왕궁을 구경할 시간을 주었다.


“흠흠. 자! 상자는 저기에 내려놔!”


상자를 내려놓자 당소소가 직접 상자의 뚜껑을 열었다.


“호! 나의 아가야. 역시 아름다워. 탕명! 이거 저 탁자 위에 올려놔!”


값비싼 사치품에 기분이 좋았는지 당소소가 별명 대신 탕명의 이름을 불렀다.


탕명은 상상 속에서 그려본 산호수가 어떻게 생겨 먹었는지 무척 궁금했기에 얼른 상자 안의 산호수를 꺼내 보았다.


짜잔!


‘아! 이게 산호수구나.’


산호수는 나뭇가지처럼 생겼는데, 하얀색 바탕에 알록달록한 뭔가가 잔뜩 붙어있었다.


아무튼, 예쁘고 화려하고 멋있는 느낌은 알겠는데, 황금보다 귀하다는 것에는 동의할 수 없다.


‘먹고 사는데 걱정이 없으니 이런 것에 돈을 쓰는구나! 당현자와 당웅은 사치와는 거리가 먼 사람들이었는데. 후손들은 이렇게 사치스럽게 살다니.’


강산이 수십 번 바뀌어 200년의 세월이 흘렀다. 당씨 집안사람들은 가문을 일으켜 떵떵거리며 잘살고 있는데, 탕씨 집안은 후손들조차 찾아보기 어렵다니!


‘환장하네! 좋아! 나 탕유 아니 탕명이 탕씨 가문을 일으키겠다!’


탕명이 산호수를 들고 넋이 나간 듯 생각에 빠져있자, 탁부 노인이 산호수를 받아 당소소가 가리킨 탁자 위에 살며시 내려놓았다.


“됐어!”


만족스러운 눈빛으로 산호수를 바라보던 당소소가 고개를 돌리며 물었다.


“탕명! 그런데 너 이제야 성도에 돌아온 거야?”


“응.”


“응?”


“왜?”


“왜?”


당소소가 팔짱을 끼더니 눈꼬리를 치켜세웠다.


“너 내가 누군지 몰라?”


“알지! 당소소.”


“뭐 잘못 먹었냐?”

“왜? 뭐가 문제야?”


“어쭈! 왕눈이! 말이 짧다. 아씨라고 존대해야지?”


“아씨? 내가 왜?”


‘웃기시네. 너뿐만 아니라 지금의 사천당가도 내가 없었으면 존재하지도 못했어!’


전생을 회상하니 속이 뒤집혔다. 탕명은 자신이 어떻게 당무관을 세웠는지 까발리고 싶은 심정이다.


탕명이 눈썹을 꿈틀대며 말하자 당소소가 어이없다는 표정이다.


“왜라니? 어이없네.”


“난 짐꾼이지 너희 집 종이 아니야! 그리고, 이제 짐도 다 날랐으니 짐꾼도 아니지.”


“뭐라?”


당소소의 눈꼬리가 올라가자 탁부 노인은 탕명의 옆구리를 쿡 찌르며 안절부절못했다.


“호호호!”


당소소는 한바탕 웃더니 고개를 비스듬히 하며 고개를 끄덕였다.


“좋아! 내가 오늘은 기분이 좋아서 봐준다. 가봐!”


한바탕 곤욕을 치를 것으로 생각했던 탁부 노인은 당소소가 가보라 하자, 얼른 허리를 굽히며 탕명을 끌고 당소소의 처소를 빠져나왔다.


“어휴. 난 경을 치는 줄 알았네.”


“제가 뭘 잘못했나요?”


“어휴. 됐네. 얼른 돈이나 받아 가세.”


탁부 노인은 창고 책임자에게 지난번 비단을 싣고 낙양에 갔었던 품삯을 요청했다.


책임자는 찬찬히 장부에서 탁부 노인의 이름을 찾기 시작했다.


“흠. 어디 보자. 탁부라. 옳지 여기 있군.”


“저도요. 저는 탕명입니다.”


“탕명이라?”


창고 책임자는 두 사람의 손도장을 받고 두둑한 품삯을 내주었다.


찰랑! 찰랑!


두 사람은 품삯을 챙겨 사천 당가에서 나온 후 사천 표국에 가서도 품삯을 받았다.


찰랑! 찰랑!


탕명의 주머니가 이렇게 두둑한 건 전생과 이번 생 통틀어 처음이었다.


“어르신! 우리 부자 됐어요.”


“허허! 다 자네 덕일세! 한데, 자네 이제 짐꾼 일은 안 하겠다고?”


“네. 저는 무공을 배울 겁니다.”


“그럼. 가끔 지나가다 만나면 탁주라도 한잔하세.”


“그럼요. 어르신. 건강하세요!”


“그래. 잘 가게.”


탕명은 탕군 할아버지와 군자 어르신, 그리고 탁부 어르신처럼 노인과 궁합이 잘 맞았다. 사실 200살이 넘은 탕명이니 뭔가 통하는 것이 있었으리라.


탕명은 주머니가 두둑했기에 먼저 닭 세 마리를 샀다. 두 마리면 충분하지만, 당소소가 사치스럽게 사는 것을 본 터라 왠지 사치를 부리고 싶었다.


“할아버지!”


탕명이 소리치며 들어가자 탕군이 맨발로 뛰어나왔다.


“명아! 그래 우리 손자. 어디 다친 곳은 없느냐?”


“네. 건강하게 돌아왔습니다.”


그런데 할아버지 뒤를 따라 팔봉이 싱글싱글 웃으며 따라 나오는 게 아닌가.


“흐흐! 탕명. 나 왔어!”


“어? 팔봉! 언제 왔어?”


“흐흐! 어제 왔어!”


팔봉이 결국 어머니를 설득하고 성도로 온 것이다.


“탕명! 정말 낙양에 갔다 온 거야?”


“그럼!”


탕명은 신이 나서 이번 여행에서 겪었던 일을 찬찬히 풀어놓기 시작했다.


협곡에서 사룡방이 기습하여 뱀을 풀어 놓아 짐꾼들이 물렸다는 이야기를 하자 탕군은 놀라서 눈이 휘둥그레졌다.


다시 낙양에서 허벅지에 단검을 꽂는 이야기에 두 눈이 튀어나올 듯이 긴장하시다가 곧 안도의 한숨을 쉬셨다.


그러나 팔봉은 현촉검이 뭔지 몰랐기에 탕명이 하는 말을 듣는 둥 마는 둥 닭 다리만 뜯어댔다.


“헤헤헤! 할아버지! 낙양에 간 것은 정말 신의 한 수였어요.”


“그렇구나. 나도 일이 이렇게 될 줄 상상도 못 했다. 그래. 이제 어쩔 거냐? 그 현무관이란 데를 가볼 테냐?”


“네. 저는 무공을 배우고 싶어요.”


“명아! 현촉검에 대해서 함부로 발설하면 안 된다. 팔봉아! 너도 다른 사람에게 절대 얘기하지 말아라.”


“쩝쩝. 네. 할아버지.”


찰랑!


역시 돈이 좋다!


탕명이 품삯으로 받은 꾸러미를 할아버지께 드리자, 집안에 풍요의 미소가 가득해졌다.


탕명은 이제 탕군을 자신의 친할아버지로 받아들였고, 난생처음 효도라는 것도 한 것이다.


사실, 20살에 죽은 전생이나 17살로 환생한 이생이나 어찌 보면 피장파장이다.


그리고 기쁨을 나눌 수 있는 가족과 친구가 있다는 것은 탕명이 이 생애 받은 복이다.


“흐흐흐! 탕명. 이것 좀 먹어봐.” 팔봉이 내 입에 닭 다리를 욱여넣었다.


“그래.”


이제 입도 털 만큼 털었으니 배를 채울 때다.



“커억! 잘 먹었다.”


탕명은 배도 불렀기에 시원한 밤공기를 마시러 팔봉과 산책을 나섰다.


“너무 배불러.” 팔봉이 배를 두드렸다.


“팔봉아. 내가 비단을 가지고 낙양에 가봤어. 네 말대로 성도 비단은 엄청난 가격에 팔리고 있고, 구하기도 어렵더라.”


“정말? 아, 아쉽네! 함께 성도에 왔다면 나도 낙양에 가볼 수 있었을 텐데. 암튼 내일부터 금리에서 짐꾼 일을 해야겠어. 비단 공부도 하고.”


“팔봉아! 내가 생각하기에는 비단을 만드는 직조공들을 알아봐야 할 것 같아.”


“직조공? 그건 왜?”


“성도에서 만드는 비단을 사천 당가가 싹쓸이하고 있어. 만일 네가 직조공이 만든 비단을 낙양으로 직접 가져가 팔 수만 있다면 큰돈을 벌 거야.”


“오! 탕명. 좋은 생각이야.”


“그럼 내일 나랑 함께 가보자! 나랑 며칠 일하면서 직조공을 찾아보자!”


“어? 너는 무공 배우러 간다며?”


“흐흐! 며칠 늦게 가도 괜찮아. 너하고 나하고 같이 일하면 좋잖아.”


“나야 네가 함께 가주면 좋지.”


“흐흐흐!”



다음날 탕명과 팔봉은 금리 마을에서 짐꾼 노릇을 시작했다.


첫날은 팔봉과 짐꾼 일만 했지만, 둘째 날부터는 비단 상점에 비단이 어떻게 들어오는지를 알아봤다.


상점 뒤쪽. 마을 곳곳에서 비단이 만들어지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


삼 일째 아침.


탕명이 나서려는데, 팔봉이 탕명의 팔을 잡았다.


“탕명! 이제 나 혼자 갈 테니 너는 현무관으로 가!”


“팔봉···.”


“괜찮아! 우리 각자의 길에서 최선을 다해 성공하자!”


“좋았어!”


서로 다른 새 출발을 응원하며 팔봉은 금리 마을로 가고, 탕명은 현무관을 찾아 나섰다.


성도에는 무공을 가르치는 대표 무관이 두 곳이 있는데, 그중 사천 당가의 당무관과 탕명이 찾아가려는 현무관이 있었다.


성도 사람치고 현무관을 모르는 사람이 없기에 현무관을 찾는 것은 어렵지 않았다.


당무관은 사천 당가가 어린 제자들을 무사로 키워내는 곳이었고, 현무관은 낙양에서 만난 양도 도사의 말처럼 청성파 속가 고수가 관장이라고 했다.


두둥!


현무관 정문에 도착했다.


‘어라?’


쩍쩍 갈라진 초라한 문은 반쯤 열려 있었고, 그 흔한 문지기조차 없었다.


끼이이익!


안으로 들어가자 생각보다 고요하여 적막한 느낌마저 들었다.


부푼 희망을 품고 찾아간 현무관은 낡고 초라했다.


‘아침이라 그런가? 왜 이리 조용하지?’


탕명은 자신이 제대로 찾아왔나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현무관은 조용했다. 심호흡을 한 번 하고는 탕명이 조심조심 안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계세요?”


“........”


“계세요?”


“계시다!”


깜짝 놀라 돌아보니, 허름한 차림의 중년 남자가 빗자루를 들고 서 있었다.


빗자루를 들고 있는 남자가 물었다.


“넌 누구냐?”


“저···. 저는 탕명이라 합니다. 관장님을 뵈러 왔습니다.”


“내가 관장인데?”


“네?”


세월이 흘러 강산이 바뀌어도 변하지 않는 것이 있다.


현무관의 관장이라면 당연히 무공 고수이고, 고수라면 적어도 낙양에서 만났던 양도만큼의 풍모를 갖췄을 것으로 상상했었다.


그런데 앞에 빗자루를 들고 서 있는 남자의 풍채는 일반인과 별로 달라 보이지 않았고, 고수의 향기도 전혀 나지 않았다.


전생의 선우 무도 사부님은 영웅의 풍모를 지녔었다.


‘아···. 너무 비교된다. 이런 사람을 내가 사부로 모셔야 하나?’


눈을 비비며 다시 찬찬히 훑어보았지만, 탕명의 눈에는 그저 평범한 이류고수였다.


‘그렇지! 혹시 절정고수? 절정고수는 오히려 평범한 법이지.’


보이는 것이 다가 아니다. 혹시나 하여 다시 찬찬히 살펴보았으나 낙양에서 만났던 양도보다 조금 나은. 딱 그 정도였다.


“내가 현무관 관장 염강이다. 무엇 때문에 왔느냐?”


염강의 풍채에 다소 실망했지만, 달리 대안이 없는 탕명이다.


“무공을 배우러 왔습니다.”


탕명은 심호흡을 한 번 하고 양도가 써준 소개장과 은자 꾸러미를 내밀었다.


툭.


염강은 은자 꾸러미는 거들떠보지 않고, 툇마루에 앉아 소개장을 펼쳐 보았다.


양도의 말로는 염강 역시 청성파의 속가제자라고 했다.


양도의 사형이라는 염강은 척 보기에 양도보다 20살 정도 많은 50세가량으로 보였다. 염강은 글자가 잘 안 보이는지 편지를 멀찍이 떨어트려 놓고 읽었다.


편지를 읽은 염강이 눈을 가늘게 뜨고 물었다.


“무공은 왜 배우려고 하느냐?”


중요한 순간이다. 진지한 태도로 답해야 한다.


“제가 생각하기에 무공은 사람의 신분을 가리지 않는 것으로 생각됩니다. 그래서 도전해보고 싶습니다.”


탕명이 나름 씩씩하게 대답하고 관장의 눈치를 살폈다.


다행이었다. 탕명을 지긋이 바라보던 염강이 웃었다.


“좋다! 내 너를 제자로 받아주겠다.”


보기보다 화끈한 성격이다.


“감사합니다. 스승님!”


청성파라면 무림 문파 중 일류는 아니지만 9대 문파에 들어가니 창피한 정도는 아니다.


탕명이 넙죽 큰절을 올리자 염강이 탕명을 데리고 현무관 이곳저곳을 안내해주었다.


현무관은 낡았지만, 염강이 빗자루를 달고 살아서 그런지 생각보다 깔끔하고, 단정하게 유지되고 있었다.


이미 십여 명의 제자들이 이곳에서 무공을 배우고 있었는데, 모두 오후나 돼야 수련장에 온다고 했다.


탕명의 생각보다 제자들의 수는 많지 않았다. 그러나 그것이 무슨 문제인가?


이제 탕명도 바라던 무공을 배우게 된 것이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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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 25편 청동가면과 현촉쌍검 (1) 23.11.10 314 7 12쪽
24 24편 현촉검의 비밀 (3) 23.11.09 330 6 13쪽
23 23편 현촉검의 비밀 (2) 23.11.08 313 7 12쪽
22 22편 현촉검의 비밀 (1) 23.11.07 339 6 12쪽
21 21편 새장에 갇힌 제갈언 (4) 23.11.06 327 6 12쪽
20 20편 새장에 갇힌 제갈언 (3) 23.11.03 344 6 12쪽
19 19편 새장에 갇힌 제갈언 (2) 23.11.02 361 7 12쪽
18 18편 새장에 갇힌 제갈언 (1) 23.11.01 380 7 13쪽
17 17편 비무 대회 (3) 23.10.31 381 7 12쪽
16 16편 비무 대회 (2) 23.10.30 386 8 11쪽
15 15편 비무 대회 (1) 23.10.27 401 8 12쪽
14 14편 현무관 (3) 23.10.26 424 9 12쪽
13 13편 현무관 (2) 23.10.25 435 7 11쪽
» 12편 현무관 (1) 23.10.24 476 9 12쪽
11 11편 신물의 비밀 (3) 23.10.23 508 8 12쪽
10 10편 신물의 비밀 (2) 23.10.20 488 9 12쪽
9 9편 신물의 비밀 (1) 23.10.19 494 8 11쪽
8 8편 사천당가 (2) 23.10.18 524 6 12쪽
7 7편 사천당가 (1) 23.10.17 590 6 13쪽
6 6편 석굴 속 신물 (2) 23.10.16 654 7 13쪽
5 5편 석굴 속 신물 (1) 23.10.13 696 8 12쪽
4 4편 내 이름은 탕명 (2) 23.10.12 795 7 14쪽
3 3편 내 이름은 탕명 (1) 23.10.11 976 9 12쪽
2 2편 청동 귀걸이 (2) 23.10.10 1,082 10 14쪽
1 1편 청동 귀걸이 (1) +2 23.10.09 1,660 16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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