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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도행 님의 서재입니다.

외계신공(外界神功)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무협

무도행
작품등록일 :
2023.10.09 16:36
최근연재일 :
2023.11.10 21:15
연재수 :
25 회
조회수 :
13,685
추천수 :
194
글자수 :
138,660

작성
23.11.08 1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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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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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글자
12쪽

23편 현촉검의 비밀 (2)

DUMMY

아미파 연무장에 희한한 일이 벌어지고 있었다.


장문 멸절이 찻잎을 사러 온 새파란 장사꾼 탕명과 비무를 하고 있는 것이다.


붕! 붕! 붕!


퍽! 퍽! 퍽!


멸절이 구음신장을 펼치자 탕명의 눈은 어질어질하였다. 하지만 이번에도 멸절은 2할의 공력만을 사용하였기에 탕명은 간신히 중심은 잡을 수 있었다.


‘으!!! 어지러워. 어디서 주먹이 날라오는지 감을 잡을 수가 없어.’


멸절이 새로운 장법을 펼치며 주먹과 손바닥으로 탕명의 몸을 강타하자 다시 탕명의 진기가 끓어오르기 시작했다.


우우웅!!!


복호장법이든 구음신장이든 탕명의 신비스러운 힘이 동작하는 데는 상관이 없었다. 수차례 공격을 받자 탕명은 자연스럽게 멸절의 구음신장도 펼칠 수 있게 되었다. 물론 탕명이 전생에 여자였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탕명이 자신의 구음신장마저 따라 하자, 멸절이 받은 충격은 단순한 놀라움을 넘어서 공포에 가까웠다.


“이럴 수가!”


퍽퍽퍽!


“윽!”


탕명의 신비한 능력에 놀란 멸절이 순간적으로 공력조절에 실패했고, 강한 내공이 실린 멸절의 장에 맞은 탕명은 그만 주저앉고 말았다.


아팠다. 숨을 쉬기 힘들 정도로 통증이 밀려왔다.


“이런!”


탕명이 쓰러지자 난감한 표정의 멸절이 자세를 풀었다.


“흐음. 내가 실수했다. 괜찮느냐?”


“으···. 괜찮습니다.”


엄청 아팠으나, 멸절의 복호장법과 구음신장을 흡수한 것은 탕명으로서는 생각지도 못한 큰 수확이었다.


“나를 따라오거라!”


멸절이 앞장서가자 매향이 멸절을 따라가며 탕명에게 따라오라 눈짓했다.


“탕명! 괜찮아?”


“으···. 괜찮아.”


탕명은 팔봉의 부축을 받으며 멸절을 따라갔다.


대청에 먼저 자리 잡고 앉은 멸절이, 탕명과 팔봉에게 자리를 내주었다.


멸절이 잠시 생각에 잠기더니 이윽고 물었다.


“내 무공수련에 평생을 바쳤지만, 오늘 같은 경우는 본적도 들은 적도 없네. 필히 남다른 내력이 있을 것인데, 내게 얘기해주겠나?”


멸절의 얼굴에는 궁금해 죽겠다는 표정이 역력했다.


“그게···.”


‘그래. 멸절이라면 현촉검의 신비한 힘을 사용하는 방법을 알아낼 수 있을지도 몰라. 게다가 내 아들을 걷어줬던 아미파가 아닌가? 환생한 얘기만 빼면 사실대로 말해도 될 것이야.’


이리 생각을 정리한 탕명은 낙양에서 현촉검을 허벅지에 박았던 일과, 현무관에서 무공을 배우던 일을 사실대로 얘기했다.


한참을 듣고 있던 멸절이 물었다.


“흐음. 그 현촉검이란 단검을 볼 수 있겠나?”


탕명은 늘 현촉검을 지니고 다녔기에 단검을 꺼내 멸절에게 건네주었다.


현촉검을 이리저리 살피던 멸절이 말했다.


“음. 참으로 훌륭한 청동검이군. 이미 천년 전부터 철검을 썼으니, 이 검은 분명 수천 년 전 검일 것이다.”


멸절의 식견은 정확했다.


“저희 할아버지도 같은 말씀을 하셨습니다. 이 검은 수천 년 전에 만들어진 검이 틀림없습니다.”


멸절이 고개를 갸웃하며 물었다.


“그런데 내가 이해가 되지 않는 것이 있네. 자네의 검법은 장법과 비교하면 어찌 그리 형편없는 것인가?”


“저도 그것이 이해가 되지 않습니다. 같은 시기에 배웠지만, 검술에는 별 진전이 없습니다.”


검술을 흡수하지 못한 것은 전생에서도 마찬가지였다. 하지만 전생의 탕명은 선우 무도에게 그림자검술을 배웠기에 검술 실력도 일류였다. 다만 그림자검술을 펼치려면 숫타음경의 내공이 필요한 것이 안타까울 뿐이었다.


탕명의 마음을 아는지 모르는지 멸절은 현촉검에 온 정신이 팔려있었다.


“그것참. 내가 이 단검을 좀 더 살펴보고 내일 돌려주겠네. 어떤가?”


“그리하십시오.”


탕명은 어쩌면 멸절이 새로운 해답을 줄 수 있을 거라 기대하며 팔봉과 객잔으로 돌아왔다.



“탕명. 그럼 오늘 멸절 장문의 무공을 네가 배운 거야?”


“응. 그런 셈이지.”


“호! 그럼 무공을 도둑질한 거네?”


“도둑질?”


“그렇잖아! 상대방은 무공을 가르쳐 줄 생각도 없었는데, 네가 대련하면서 네 맘대로 훔친 거잖아?”


“나는 그럴 의도가 없는데 훔친 게 되나?”


“남의 것을 허락 없이 가져왔으면 훔친 거지.”


“뭐. 그렇기는 하네. 그런데 왜 검법은 훔쳐지지 않는 거지? 오늘 아미파 제자에게 목검으로 맞았지만, 아무것도 배우지 못했어.”


“그래? 이상하네. 난 네가 목검으로 맞으면 검술을 깨우칠 줄 알았는데. 어휴···. 모르겠다. 멸절 장문이 해답을 찾아내겠지.”


“그래. 나도 그랬으면 좋겠다.”




다음날.


잘 말려진 찻잎을 잔뜩 넣어 커다랗게 두 짐을 만들었다. 한참을 기다리니 매향이 탕명을 불렀다.


“대사매! 장문께서 해답을 찾으셨나요?”


“나도 모르겠소. 일단 따라오시오!”


그런데 오늘도 매향이 탕명을 연무장으로 데리고 갔다.


‘또 대련하려나?’


역시나 이번에도 멸절이 연무장 한쪽에 앉아 탕명을 기다리고 있었고, 어제 탕명과 대련했던 아미파 제자가 목검을 들고 연무장에 서 있었다.


매향이 멸절에게서 받은 현촉검을 탕명에게 건네주며 말했다.


“오늘은 이 단검을 들고 대련해 보라 하셨소. 아미제자가 사용할 검법은 소청검법(小淸劍法)이라 하네.”


탕명은 그제야 멸절의 의도를 알 수 있었다.


‘그렇구나. 현촉검을 가지고 수련을 하면 뭔가 달라질 수도 있겠구나. 내가 왜 그 생각을 못 했을까?’


탕명은 멸절의 한 수가 효과가 있기를 기대하며 현촉검을 들고 연무장에 섰다.


탕명이 쓸 수 있는 검법은 오로지 청풍검법 하나다. 탕명은 현촉검으로 청풍검법을 펼치며 상대와 대결했다.


탁! 탁! 탁!


몇 차례 서로의 검이 부딪쳤으나 별다른 몸의 변화를 느낄 수 없었다.


‘아, 역시 안 되나?’


팔봉 역시 눈짓으로 탕명의 상태를 물었지만, 탕명은 그저 고개를 저었다.


팍! 팍!


“윽!”


탕명이 잠시 방심하는 사이 아미제자의 날카로운 목검이 허리를 강타했다.


탕명의 검법 실력은 어제와 별반 다르지 않았기에 역시 아미제자에게는 역부족이었다.


“아이씨···.”


어제는 장법을 사용하여 되갚아 주었지만, 오늘은 그럴 수도 없었다.


그때 멸절의 음성이 들려왔다.


“진검을 사용하거라!”


“네!”


아미제자가 목검을 놔두고 진검을 손에 쥐었다.


“헉!”


‘진검이라고? 잘못하다간 손목 잘리겠네?’


탕명이 당황한 표정으로 멸절을 바라봤으나 멸절은 그저 고개를 한번 끄덕일 뿐이었다.


‘그래. 어차피 시도는 해봐야겠지.’


아미제자는 눈꼬리를 치켜뜨며 진검을 들어 올렸다. 결코, 적당히 할 생각이 아닌 것이다. 탕명은 마음을 단단히 먹고 집중해야 아미제자의 진검을 받을 수 있다.


챙! 챙! 카강!


역시 진검은 소리부터가 달랐다.


몇 차례 간신히 진검을 받아내자 목검으로 겨룰 때와는 다르게, 서서히 단전의 진기가 요동치기 시작했다.


우우웅!!!


‘어라! 이것 봐라?’


현촉검에 붉은 기운이 돌자 혹시나 한 탕명이 현촉검을 더욱 다잡았다.


챙! 챙! 카강!


우우웅!!!


몇 차례 진검과 부딪치자 현촉검이 ‘우우웅’하는 소리를 냈다. 그리고 서서히 붉은 기운을 띄기 시작했다.


“음······!”


멸절은 호기심이 가득한 표정으로, 탕명과 제자의 비무를 지켜보고 있었다.


‘아까 목검으로 겨룰 때와는 확실히 달라졌군···.’


그것만이 아니었다. 갑자기 탕명의 두 눈에서 서서히 붉은 기운이 뿜어져 나왔다.


‘저건 뭐지? 어제 나의 장법을 흡수할 때는 저렇게 눈이 붉어지지는 않았는데.’


그렇다. 탕명이 어제 멸절 사태의 복호장법과 구음신장을 흡수할 때와는 달리 아미파의 소청검법을 흡수하자, 탕명의 두 눈이 붉게 변한 것이다.


그러나 정작 탕명은 그 변화를 느끼지 못했다.


탕명은 현촉검이 붉게 변하고 온몸의 진기가 끓어오르며 소청검법을 흡수하자, 그것이 신기하고 기뻐 신나게 현촉검을 휘둘러댔다.


챙! 챙! 카강!


반면 탕명의 눈이 무섭게 변하며 자신에게 달려들자 날카롭던 아미제자의 눈은 공포로 휘둥그레졌다.


몇 차례 접전이 반복되자 탕명은 비로소 소청검법을 제대로 펼칠 수 있게 되었다. 그리되니 이제는 서로의 검술 실력이 비슷해져서 꽤나 볼만한 비무가 진행되었다.


“됐다!”


한참 신나게 소청검법을 펼치고 있는데, 멸절이 비무를 중단시켰다.


‘아이. 한참 신났었는데...’


이렇게 아쉬워하고 있는데, 멸절이 비무장으로 걸어 나오며 자신의 멸절검을 뽑아 들었다.


스르릉.


“몸이 상하게는 하지 않을 것이니 내 검을 받아보게.”


“헉!”


멸절의 검에서 시퍼런 검광이 뿜어져 나오자 탕명은 자신도 모르게 온몸의 피가 끓어 오르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전사였던 전생의 탕유가 잠에서 깨어나는 듯했다.


멸절의 검광이 탕명의 몸속에 잠재돼있던 전사의 기질을 깨운 것일까?


쉭쉭!


마음을 굳게 먹은 탕명이 방금 배운 소청검법의 자세를 취하였다.


“호!”


짧은 감탄사와 함께 멸절의 검이 날아들기 시작했다.


챙! 챙! 카강!


멸절의 검은 정확히 탕명의 현촉검을 향해 날아왔고, 자석처럼 멸절검과 현촉검은 부딪쳐 돌기 시작했다.


챙! 챙! 카강!


수차례 멸절의 검과 현촉검이 하나가 되어 돌았다.


우우웅!!!


역시나 이번에도 탕명의 진기가 끓어오르기 시작했다. 그러나 이번에는 달랐다.


“욱!!!”


아무도 예상치 못 한 일이 벌어졌다.


하늘이 노랗게 변했다.


탕명의 기혈이 뒤집히며 눈앞에 별이 보이기 시작했고, 곧 엄청난 고통이 밀려왔다.


“우웩!”


피를 한 모금 쏟아낸 탕명은 그만 기절하고 말았다.




********


“................!”


얼마나 지났을까.


눈을 떠보니 침상이었다.


팔봉이 근심스러운 표정으로 탕명을 바라보며 물었다.


“괜찮아?”


“으······! 여기가 어디야?”


“어디긴 아미파 객방이지. 멸절 장문과 비무 중에 기절했었잖아!”


“그···. 그랬었지.”


“탕명! 그런데 어떻게 된 거야? 피 토하고 쓰러져서 난 네가 죽는 줄 알았어.”


“그러게. 나도 뭐가 뭔지 모르겠어. 어제 장법으로 무예를 겨룰 때와는 전혀 달랐어.”


“검술을 훔치기는 한 거야?”


“응. 아미제자의 소청검법은 배운 것 같은데. 멸절 장문의 검법은 배우지 못한 것 같아.”


“그래? 그것참 이상하네. 무슨 차이가 있어서 그럴까?”


스르륵.


“깨어났구나!”


어느새 멸절이 방에 들어와 있었다.


멸절이 탕명의 맥을 짚어 보더니 말했다.


“큰 내상을 입은 것은 아니네. 내 생각에는 나와 자네의 내력 차이가 커서 이렇게 된 것 같네.”


“내력 차이가 커서 그렇다고요?”


탕명이 이해되지 않는다는 표정을 짓자 멸절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지. 나는 수십 년 내공과 검술을 익혔으니 어찌 자네의 내공과 비교가 되겠는가? 당연히 차이가 클 수밖에 없지. 자네가 내 멸절 검법을 흡수하려다 감당이 안 되어 탈이 난 것이라 생각되네.”


“그럼. 고수의 무공은 흡수할 수 없단 말인가요?”


“꼭 그렇지만은 않겠지. 자네의 공력이 지금 1단계라면. 2단계나 3단계의 상대와 겨뤄야 할 거야. 그렇게 자네의 공력이 차츰 높아지면, 언젠가는 나의 무공도 흡수할 수 있을 것이네.”


납득이 간다 납득이. 멸절이 맥락을 제대로 짚었다.


전생에는 워낙 고강한 숫타진경을 전수 받아서, 흡수하지 못할 상대를 만난 적이 없었다. 하지만 지금 탕명의 내공 수준은 형편없다.


‘모든 것이 내공이 부족해서 생긴 일이군.’


방법은 하나뿐이다. 하루빨리 숫타음경 내공 씨앗을 찾아야 했다.


멸절에 가늘게 뜬 눈이 날카롭게 빛났다.


“그런데 내가 이해할 수 없는 것이 있네. 어제와 달리 오늘은 자네의 두 눈이 붉게 변해서, 마치 이승의 사람이 아닌 듯 보였네. 나로서도 무시무시했었지.”


“그래. 탕명! 나도 네 얼굴 보니까 오줌 지리겠더라! 왜 눈이 붉게 변하는 거야?”


팔봉이 목에 핏대를 세우며 끼어들었다.


멸절과 팔봉의 말이 거짓은 아닐 것이다.


전생에서도 그랬다. 상대의 무공을 흡수할 때 왜 눈이 붉게 변하는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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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 25편 청동가면과 현촉쌍검 (1) 23.11.10 314 7 12쪽
24 24편 현촉검의 비밀 (3) 23.11.09 330 6 13쪽
» 23편 현촉검의 비밀 (2) 23.11.08 314 7 12쪽
22 22편 현촉검의 비밀 (1) 23.11.07 339 6 12쪽
21 21편 새장에 갇힌 제갈언 (4) 23.11.06 327 6 12쪽
20 20편 새장에 갇힌 제갈언 (3) 23.11.03 344 6 12쪽
19 19편 새장에 갇힌 제갈언 (2) 23.11.02 361 7 12쪽
18 18편 새장에 갇힌 제갈언 (1) 23.11.01 380 7 13쪽
17 17편 비무 대회 (3) 23.10.31 382 7 12쪽
16 16편 비무 대회 (2) 23.10.30 386 8 11쪽
15 15편 비무 대회 (1) 23.10.27 402 8 12쪽
14 14편 현무관 (3) 23.10.26 425 9 12쪽
13 13편 현무관 (2) 23.10.25 435 7 11쪽
12 12편 현무관 (1) 23.10.24 476 9 12쪽
11 11편 신물의 비밀 (3) 23.10.23 509 8 12쪽
10 10편 신물의 비밀 (2) 23.10.20 488 9 12쪽
9 9편 신물의 비밀 (1) 23.10.19 494 8 11쪽
8 8편 사천당가 (2) 23.10.18 525 6 12쪽
7 7편 사천당가 (1) 23.10.17 591 6 13쪽
6 6편 석굴 속 신물 (2) 23.10.16 655 7 13쪽
5 5편 석굴 속 신물 (1) 23.10.13 696 8 12쪽
4 4편 내 이름은 탕명 (2) 23.10.12 795 7 14쪽
3 3편 내 이름은 탕명 (1) 23.10.11 976 9 12쪽
2 2편 청동 귀걸이 (2) 23.10.10 1,082 10 14쪽
1 1편 청동 귀걸이 (1) +2 23.10.09 1,660 16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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