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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도행 님의 서재입니다.

외계신공(外界神功)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무협

무도행
작품등록일 :
2023.10.09 16:36
최근연재일 :
2023.11.10 21:15
연재수 :
25 회
조회수 :
13,681
추천수 :
194
글자수 :
138,660

작성
23.10.23 07:15
조회
508
추천
8
글자
12쪽

11편 신물의 비밀 (3)

DUMMY

“으악!!!”


낙양 골동품상점 안채에서 탕명의 비명이 울려 퍼졌다.


양도가 탕명의 허벅지에 박힌 단검을 뽑자 단검이 박혔던 자리에서 피가 철철 흘렀다. 다행히 이류고수 양도는 지혈에는 능숙했다,


“검날이 녹슬지 않았으니 상처가 덧나는 일은 없을 것이다.”


단검을 뽑자 통증은 많이 줄었으나 탕명은 아직도 성질이 났다.


‘아! 이 엉터리 도사. 흉지기만 해봐!’


양도의 치료가 끝나자 노인은 가지고 있던 단검과 탕명의 현촉검을 나란히 들어 보였다.


“이거 보게나! 붉은 기운이 사라지니 어떤 게 자네의 현촉검인지 구별이 되지 않네.”


“으으. 제가 한번 볼게요!”


탕명이 두 개의 단검을 들고 살펴보니, 정말로 어떤 것이 탕명의 것인지 분간하기 어려울 만큼 똑같아졌다.


“희한하네요! 두 단검이 똑같아졌어요.”


“그렇지! 우리가 일단 성공한 것 같구나!”


노인은 오히려 흐뭇한 표정이었다.


“성공했다고요?”


“암만. 신물의 신비한 힘이 제대로 자네에게 흡수된 것 같네. 어때? 몸이 달라진 것 같지 않은가?”


“으······! 전 그냥 허벅지가 아플 뿐인데요?”


탕명은 생각보다 깊은 상처에 화가 치밀어 양도를 노려보았다.


“허허! 암튼 찬찬히 지켜보세.”


노인은 이렇게 말하고 은자 꾸러미 하나를 양도에게 건내 주었다.


“양도사! 이렇게 와주셔서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어르신.”


찰랑찰랑!


양도는 은자 꾸러미를 받아들고는 슬쩍 탕명의 눈치를 보며 말했다.


“흐흐흐! 네가 무공을 배워보려 한다며? 이것도 인연인데. 나한테 배워보지 않겠느냐? 네가 신비한 힘을 얻었는지 궁금하기도 한데.”


‘뭐라고? 이 돌팔이가!’


탕명의 처지가 아무리 급해도 이 돌팔이 도사를 스승으로 삼기에는 탕명의 자존심이 허락지 않았다.


“할아버지께서 성도에서 기다리십니다. 저는 성도에 가서 무공을 배워볼 생각입니다.”


“그래? 쩝.”


탕명이 단칼에 거절했음에도 양도는 다시 의외의 제안을 하였다.


“어쩔 수 없지. 그럼 내가 성도에서 무공을 가르치는 사형에게 소개장을 써줄 테니, 한번 찾아가 보겠느냐?”


‘아! 정말! 집요한 놈이군.’


탕명은 양도의 제안에 관심이 없었지만, 혹시나 해서 물었다.


“그분은 무공이 강한가요?”


탕명의 말에 기분이 상할 만도 했지만, 양도는 그저 껄껄 웃었다.


“하하하! 널 가르치기에는 충분하다. 소개장 써줄 테니 한번 가 볼테냐?”


‘날 가르치기에 충분하다고? 나 탕명이야!’ 양도의 말이 미덥지는 않지만, 당장 써먹을 무공이 필요한 탕명이다.


상대가 두 차례나 제안했으니 무작정 사양하면 예의가 아니다.


“뭐. 그러세요.”


전생에 많은 문파의 무공을 흡수했지만, 탕명이 제대로 배운 무공은 오직 사부님이 전수해준 숫타진경뿐이다.


탕명은 누군가 숫타음경의 내공 씨앗을 전수해줘야 내공을 키워나갈 수 있다. 전생에서는 사부님이 그 역할을 해 주셨다.


전생에 숫타음경의 요결들을 전부 전수 받은 것은 아니지만, 반 이상은 머릿속에 고스란히 남아있다.


일단 누군가로부터 내공 씨앗만 받는다면 혼자서도 충분히 일류 고수가 될 수 있다.


하지만 200년이 훌쩍 지난 지금. 어디서 숫타음경의 내공 씨앗을 받을 수 있겠는가?


‘그래. 일단 성에 차지 않지만, 허접한 무공이라도 익히자. 무공을 하나도 쓰지 못하니 이런 사기꾼 이류고수한테 의지하고 있잖아. 누군지는 모르지만, 그래도 명문 정파인 청성파라고 했으니 일단 찾아가 보자.’


노인이 붓과 양피지 한 장을 가져오자, 양도는 간단하게 탕명의 이름을 적고 소개장을 작성했다.


“이 소개장을 가지고 성도에 있는 현무관을 찾아가 봐라! 분명 너를 받아줄 것이다.”


“혹시, 현촉검 얘기도 쓰셨나요?”


“아니다. 그냥 아는 아이니 잘 부탁한다고만 썼다.”


“네. 그런데 무공을 배우려면 돈을 얼마나 내야 합니까?”


전생의 나의 사부님은 아무 대가 없이, 나를 먹여주고 입혀주고 무공까지 가르쳐 주셨다.


그러나 내가 당현자를 도와 성도에 당무관을 세웠을 때, 분명 제자들에게 돈을 받았으니 성도의 다른 무관들도 그럴 것이다.


한데, 양도의 대답은 의외였다.


“훗! 나의 사형은 돈을 벌기 위해 무공을 가르치는 분이 아니시다. 내가 소개한 것이니 현무관에서 네가 먹을 쌀값 정도? 딱 그 정도 성의만 표하면 될 것이다.”


‘그래? 이거 생각보다 좋은 조건인데?’


“감사합니다!”


양도가 나가려다 멈칫하더니 다시 탕명에게 돌아왔다.


“그러고 보니 사형의 형편이 썩 좋지 않다고 들었다. 아무래도 돈을 내고 제대로 배우는 것이 좋겠다.”


이렇게 말한 양도가 노인에게서 받은 은자를 탕명에게 내밀었다. 탕명은 양도가 내민 돈을 받아야 할지 어리둥절했다.


“오늘 내가 별로 한 것도 없이 은자를 받았구나. 이 은자를 너에게 줄 테니 무공 배우는 수험료로 쓰거라.”


노인도 어서 받으라고 탕명에게 눈짓했다.

“받아! 성도에 갈 일이 생기면 내가 찾아갈 것이니 열심히 수련하거라!”


‘호! 이 남자 뭐야?’


탕명이 다시 보니 이 양도란 도사는 나름 멋을 아는 사람이다.


그렇게 양도는 호탕하게 선심을 쓰고 사라졌고, 탕명은 노인의 집에서 요양하며 상처가 낫기를 기다렸다.


그런데 이틀이 지나자 신기하게도 탕명의 깊었던 상처가 빠르게 아물기 시작했다.


“역시. 신물의 힘이 움직이기 시작했어.”


노인은 눈에 띄게 빨리 상처가 치료되자, 모든 것이 놀랍고 신비로웠다.


나흘 만에 상처는 씻은 듯 사라졌고, 탕명이 우려했던 흉터도 남지 않았다.


노인이 탕명의 붕대를 풀어주며 못내 아쉬워했다.


“자네. 이제 성도로 돌아가는 건가?”


“그래야지요. 낙양에 오게 되면 꼭 찾아뵐게요.”


“쩝! 아쉽구먼. 꼭 찾아오게.”


탕명은 노인이 자기 일처럼 나서서 현촉검의 비밀을 풀어줬는데 막상 이렇게 떠나려니 아쉬운 마음이 들었다.


“어르신! 성함을 알려주세요.”


“그래. 내 이름은 노군자일세.”


그러고 보니 상점 명이 ‘군자’ 상점이었다. 노인의 선친이 상점 명을 아들 이름으로 지은 것이다.


“모든 것이 어르신 덕분입니다.”


“허허허. 나도 현촉검의 비밀을 풀게 되어 즐거웠네.”


군자 노인이 웃는 모습을 보니 성도에 계신 할아버지가 생각났다.


‘할아버지가 이 소식을 들으면 엄청 놀라시겠지?’


탕명은 할아버지의 놀라실 얼굴을 상상하며 장안으로 출발했다.


허벅지에 단검이 박혔었지만, 언제 그랬냐는 듯 온몸에 힘이 넘쳤다.


파란 하늘에 둥 둥 떠 있는 뭉게구름처럼 발걸음이 가벼웠다.


가뿐한 마음으로 장안에 도착하니 짐꾼들이 저잣거리에 삼삼오오 모여있었다. 짐꾼을 보니 탁부 노인이 했던 말이 생각났다.


‘그래. 꿩 먹고 알 먹고라고 했지. 짐꾼을 구하는 곳에 가보자! 이왕이면 돈도 벌고 좋잖아! 돈 벌어서 할아버지 드리고, 팔봉이 장사밑천에 보태야겠다.’


탕명이 짐꾼들을 따라 이리저리 돌아다니다 보니 반가운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바로 탁부 노인이었다.


‘어? 아직 성도로 출발하지 않으셨나?’


반가운 마음에 손을 흔들며 소리쳐 불렀다.


“어르신. 탁부 어르신!”


“오! 장안엔 언제 왔지? 자네도 성도로 가는 일거리 찾는 중인가?”


“네. 어르신이 말씀하신 게 생각나서, 혹시나 해서 와 봤어요.”


“허허! 그럼 이번엔 내가 자네에게 일거리를 구해줄 차례군. 마침 잘됐네! 내가 장안에서 성도로 가는 일거리를 잡아놨으니 날 따라오게.”


“흐흐! 고맙습니다. 옮기는 물건이 뭐에요?”


“사천표국에서 산호수인지 산호초인지를 성도까지 옮기는데, 짐꾼이 더 필요하다고 하네.”


“산호수가 뭔데요?”


“나도 얘기만 들었는데 나뭇가지 모양으로 생긴 산호라고 하네.”


“산호가 뭔데요?”


“바다에서 사는 나무라는데, 나도 본 적은 없네. 사람들이 황금보다 귀하다고 하더군. 암튼 이번에 눈 호강하게 생겼어.”


탁부 노인을 따라가 보니 산호수는 이미 나무 상자에 넣어 수레에 실려있었다. 그리고 산호석이라는 희한하게 생긴 돌덩어리도 마차에 실려있었다.


사천표국이 장안에서 산호수 수십 개를 성도로 옮기는데, 모두 사천당가가 특별히 주문한 물건이라고 했다.


‘또 사천당가야? 암튼 인연이야 인연!’


탁부 노인과 탕명이 할 일은 산호수를 직접 옮기는 것은 아니고, 산호수를 전시할 받침대와 각종 장식품을 짊어지는 것이었다.


물론 틈틈이 사천표국 표사들을 위해 허드렛일도 해야 했다.


사천표국은 사천에서 가장 큰 표국으로 자신들이 특별히 제작한 마차를 사용했다.


사천 표국 마차는 말 두 마리가 일렬로 끄는 마차다.


폭이 좁은 대신에 많은 짐을 실을 수 있게 위로 높게 만들어서, 높고 험준한 좁은 사천 지방의 길에 맞게 특수 제작한 짐 마차다.


다섯 대의 마차가 앞장서 출발하자, 탕명과 탁부 노인도 한 짐씩 짊어지고, 마차를 따라 이동하기 시작했다.


귀한 산호수를 실은 마차는 천천히 움직였기에, 탕명은 탁부 노인 옆에 붙어 낙양에서 겪은 일을 들려주었다.


“허허! 그것참 신기한 일이군.”


탕명의 이야기를 듣던 탁부 노인은 현촉검을 허벅지에 꽂자, 현촉검의 붉은 기운이 탕명의 몸속으로 흡수되었다는 대목에서 눈이 휘둥그레지며 놀라워했다.


“암튼 내가 보기에 자네는 행운을 타고난 것 같네. 앞으로 분명 큰 인물이 될 것이야!”


“정말로요? 헤헤헤! 저도 그리됐으면 좋겠습니다.”


퍽!


“아야!”


갑자기 누군가 탕명의 뒤통수를 강타했다.


“야! 이 자식아! 우리가 놀러 가는 줄 알아? 일렬로 가! 그리고 잡담 금지야!”


칼을 찬 표사 한 놈이 눈을 부라리며 탕명을 노려봤다.


“네. 어···. 어르신!”


‘제기랄! 나중에 큰 인물이 되면 뭐 하냐? 맨날 이렇게 줘 터지기만 하는데.’


‘그래. 지금은 참자. 나한테는 현촉검이 있잖아! 한놈 한놈 기억해뒀다가 반드시 자근자근 밟아주겠다!’


탕명은 무공을 되찾을 미래의 모습을 상상하니 오히려 마음이 편해졌고, 찌푸렸던 얼굴도 펴졌다.


비단을 지고 장안에 갈 때보다 시간은 더 걸렸지만, 잔심부름시키는 얄미운 당소소가 없어서인지 몸은 한결 편했다.


달그락. 달그락.


히히힝!


드디어 사천당가에 도착했다.


사천표국 표사들은 산호초가 들어있는 커다란 나무 상자들을 조심스럽게 내려놓았다.


탕명은 한 달 동안 산호수가 어찌 생겨 먹었는지 궁금해서 미칠 지경이었다.


‘드디어 오늘 산호수를 구경할 수 있겠지?’


탕명이 잔뜩 기대하며 상자들이 열리기를 기다렸다.


“됐다! 짐꾼들은 이제 돌아가거라!”


‘엥! 뭐야? 잔뜩 기대했는데? 산호수 구경도 못 했는데?’


탕명이 실망하고 있는데, 붉은 비단 치마를 입은 소녀가 이쪽으로 걸어오며 명령했다.


“내 산호수부터 처소로 옮겨줘!”


그녀는 지난번 낙양길에 탕명에게 온갖 심부름을 시켰던 바로 그 당소소였다.


그때는 늘 남장을 했었는데, 지금은 곱게 치마를 차려입고 화장을 하니 어여쁜 아씨의 모습이었다.


‘호! 이것 봐라?’


새로운 모습으로 변신한 당소소가 자신이 알던 그 못된 당소소가 맞는지, 탕명은 자신의 눈을 의심했다.


전생에 탕명은 당소소처럼 곱게 치장해 본 적이 없었다.


17살까지 저잣거리에서 거지나 다름없이 살았고, 사부님을 만난 후에도 사내아이들과 섞여 무공 수련만 했다.


‘아, 나도 저런 비단옷을 차려입었으면 예뻤을 텐데. 난 입술연지조차 발라본 적이 없는데.’


당소소는 자신을 넋 놓고 바라보는 탕명을 발견하더니 야릇하게 웃으며 다가왔다.


“훗! 왕눈이! 또 만났네? 잘됐다! 네가 내 산호수 들고 따라와!”


“어?”


당소소는 산호수 상자 중에 가장 작은 상자를 손가락으로 가리켰다.


“뭐해? 어서!”


옆에 있던 탁부 노인이 잽싸게 당소소가 가리킨 산호수 상자를 들기 위해 탕명의 손을 끌었다.


“자! 내가 이쪽을 들 테니 자네는 반대쪽을 들게.”


탕명과 탁부 노인은 산호수 상자를 들고 당소소를 따라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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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 25편 청동가면과 현촉쌍검 (1) 23.11.10 314 7 12쪽
24 24편 현촉검의 비밀 (3) 23.11.09 330 6 13쪽
23 23편 현촉검의 비밀 (2) 23.11.08 313 7 12쪽
22 22편 현촉검의 비밀 (1) 23.11.07 339 6 12쪽
21 21편 새장에 갇힌 제갈언 (4) 23.11.06 327 6 12쪽
20 20편 새장에 갇힌 제갈언 (3) 23.11.03 344 6 12쪽
19 19편 새장에 갇힌 제갈언 (2) 23.11.02 361 7 12쪽
18 18편 새장에 갇힌 제갈언 (1) 23.11.01 380 7 13쪽
17 17편 비무 대회 (3) 23.10.31 382 7 12쪽
16 16편 비무 대회 (2) 23.10.30 386 8 11쪽
15 15편 비무 대회 (1) 23.10.27 401 8 12쪽
14 14편 현무관 (3) 23.10.26 424 9 12쪽
13 13편 현무관 (2) 23.10.25 435 7 11쪽
12 12편 현무관 (1) 23.10.24 476 9 12쪽
» 11편 신물의 비밀 (3) 23.10.23 509 8 12쪽
10 10편 신물의 비밀 (2) 23.10.20 488 9 12쪽
9 9편 신물의 비밀 (1) 23.10.19 494 8 11쪽
8 8편 사천당가 (2) 23.10.18 524 6 12쪽
7 7편 사천당가 (1) 23.10.17 591 6 13쪽
6 6편 석굴 속 신물 (2) 23.10.16 655 7 13쪽
5 5편 석굴 속 신물 (1) 23.10.13 696 8 12쪽
4 4편 내 이름은 탕명 (2) 23.10.12 795 7 14쪽
3 3편 내 이름은 탕명 (1) 23.10.11 976 9 12쪽
2 2편 청동 귀걸이 (2) 23.10.10 1,082 10 14쪽
1 1편 청동 귀걸이 (1) +2 23.10.09 1,660 16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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