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4화. 조조의 한단 공략전 (3)
곽원이 이끄는 기마병 부대가 박락진 근처 남련현에 먼저 도달했다. 그때 이전군이 박락진에 나무로 다리를 놓고 건너갈 준비를 한창 하던중이었다. 그리고 그 소식은 곽원에게도 전달이 되었다.
뗏목을 여러겹으로 놓아 군량미가 지나갈 정도의 무게도 감당할 수 있는 다리를 튼튼한 목교를 지어야 했고, 후발대로 오는 조조군 역시 이 다리로 지나가야 했으므로 다리의 폭이 넓고 튼튼하게 지어야만 했다.
자칫하다가 조조라도 강에 빠진다면 그 책임은 이전의 탓이 될 터, 창정진을 건널 때에도 그 다리가 위험하게 지어져 아슬아슬 했었다고 하니 이전은 1만의 병사를 총 동원해서 빠르게 다리를 지어나갔다.
그렇게 이틀 후, 다리가 완공 되자 이전은 서둘러 병력들을 건너가게 했다. 먼저 이전과 함께 가는 8천의 보병과 나머지 2천의 궁병이 차례로 넘어가고 한창 정비를 하는데, 갑자기 서쪽 방면에서 땅 울림이 크게 일더니 멀리서 무수히 많은 기마병들이 이전군을 향해 달려왔다.
-두두두두두두두두!!!
"돌격!! 조조군을 처단하라!!"
이전은 침착하게 큰 방패를 쥔 병사들을 앞에 두고 궁병들에게 화살을 쏠 준비를 하게 한 후 기마병들이 가까이 오길 기다렸다. 그리고 어느정도 지척 거리가 되자 명령했다.
"화살을 쏴라!!! 적의 기마병을 정확히 조준하여 쏴라!!"
-피융피융피융피융!
-파밥바밥바바밥박!!
곽원과 함꼐 전방에서 달리던 기마병들은 신기하게도 오른손에 든 대도, 그리고 창이 들린 손에 팔꿈치까지 오는 작은 방패로 팔을 감싸고 있었는데 그들은 그것으로 화살을 막아내며 앞으로 달려왔다. 개중에 몇명은 운이 좋지 않게 다수의 화살을 피할 수 없어 맞아서 낙마했지만, 그들은 지극히 일부였다.
-와아아아아아아!!!!
-콰광쾅쾅쾅!!
-으아아아아악!!!
"버텨라!!!"
곽원과 기마병들은 엄청난 속도로 전열에 서 있는 방패병과 충돌을 하였고, 기마의 힘을 감당할 수 없던 방패병들은 방패와 함께 뒤로 벌러덩 넘어져 무수히 많은 기마병에 의해 압사를 당했다.
그리고 곽원은 무자비하게 이전군을 유린하며 앞으로 나아갔다.
이전의 1만군은 곽원군에 의해 무참히 반으로 나뉘어 좌우충돌 부딪혔고, 그에 사기가 꺾인 그들은 기마병들을 피해 도망가기 일쑤였다. 이전이 아무리 명령해도 돌아오지 않는 상황에까지 이르자, 이전은 호각을 불며 후퇴 명령을 내렸다.
-뿌우우우우우
"후퇴하라!! 후퇴!!!"
이전은 혼자 빠르게 다리를 향해 달렸는데, 그것을 본 곽원이 등에 짊어졌던 활을 꺼내어 화살을 두발 쥐더니 한발은 입에 물고 또 한발을 이전을 향해 겨누더니 힘껏 쏘았다. 그리고는 화살이 이전을 향해 날아가기 전에 입에 문 화살을 다시 시위에 놓고 겨누어 그의 말을 향해 쏘았다.
-슉 슉!
그 속도가 놀라울 정도로 빨랐으니 도망가느라 바빴던 이전은 무슨 일이 있는지 몰랐고, 첫발은 이전의 등에 또 한발은 말의 엉덩이에 맞았다.
-파바박!!
"으윽..!!"
이전은 비교적 멀리서 날아온 화살이라 등이 심하게 꿰뚫리지 않아 말을 타고 그대로 도망갈 생각이었지만, 뒤이어 날아온 화살이 말의 엉덩이를 명중시킨 바람에 놀란 말이 앞발을 크게 들어 이전을 낙마시켰고 그대로 도망가버렸다.
안그래도 등에 화살을 맞았는데, 그 상태로 떨어진 이전은 연이은 충격에 정신을 차리려 애썼고, 멀리서 달려온 곽원이 그의 머리를 날려버림으로써 이전은 허무하게 생을 마감했다.
"적장의 목을 베었다!!! 항복하는 병사에겐 자비를 베풀어주마!!"
그러자 깜짝 놀란 이전군의 병사들은 자신의 목숨들을 지키기 위해 항복하였고, 그 숫자는 데려온 인원의 절반인 5천여명 정도였다. 그들의 무기를 전부 회수하고, 부장에게 기병 2천을 주면서 한단으로 데려가게 하였으며, 자신의 승전보로 전공을 세운 이전의 수급을 같이 원상에게 보냈다.
그리고 곽원 자신은 강을 건너 또 어디론가 사라졌다.
한편, 열인현쪽에서 뗏목으로 상륙작전을 개시하던 우금군은 강 건너에 적들이 있는 것을 보고는 방심하면 안되겠다 싶어, 뗏목을 한데 모아 묶어서 한번에 많은 병사들을 보내기로 했다.
그러면서 1백의 보병과 1백의 궁병씩 보내기 시작했고, 도착하는 즉시 병사들을 한데 뭉쳐 다음에 올라오는 아군들이 올라올 공간을 마련하도록 했다.
그러나 우금의 예상과는 다르게 여광과 여상이 이끄는 1만 5천의 부대들은 그간 엄청난 전투를 거친 정예병들이었고, 뗏목에서 넘어오는 족족이 화살비의 밥이 되거나, 땅에 상륙해도 둘러쌓여 강으로 밀려났다.
그것을 본 우금은 생각을 달리하기로 했다. 뗏목으로 부표를 놓아 강 건너 적들이 주둔 한 곳까지 닿게끔 한 후에, 화살을 쏘아 올라서는 아군들을 지켜주기로.
그러나 그것도 쉽지 않았다. 양측에서 비슷한 숫자의 병사들이 연신 화살을 쏘아대니, 양측의 사상자가 말도 못하게 늘어났다. 우금은 뒤에서 지휘만 할 것이 아니라 자신도 앞으로 나서야 겠다고 생각했다.
그리고는 뗏목을 타고 건너가 적들과 맞서 싸우기 시작했다. 2만의 보병 중 3천이 청주병이었는데, 그들은 우금의 직속으로 조조가 직접 하사한 청주출신 황건적 이었는데, 우금이 그들을 이끌고 선봉에 서기 시작하면서 원소의 정예들과 비등비등한 싸움을 이어나갈 수 있게 되었다.
그 모습을 본 여상은 여광에게 말했다.
"저쪽에서 우리 병사들을 베고 있는 장수가 저쪽의 대장인듯 한데 제법 칼질을 하는 거 같소."
"음, 내가 보기에도 그렇군. 허나 우리가 저쪽에 간다고 하여 저 자를 이길꺼 같진 않구려. 열인현에서 어느정도 성과를 거두었으나 뒤로 물러 역양현에서 다시 승부를 보는게 좋을꺼 같은데 어떻게 생각하시오?"
"그것 또한 나쁘지 않을 것 같습니다."
여광과 여상은 우금군에게 어느정도 피해를 주었다고 생각하였고, 좀 더 자신들의 진영 쪽으로 끌어들여 싸우는 것이 더 유리하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그것은 큰 오산이었고 우금은 후퇴하는 여광과 여상을 놔줄 생각이 없었다.
"후퇴하라!!!"
"후열도 천천히 적들을 막아가면서 물러날것이다!!"
"이 우 문칙이 선봉에 선 이상 네 놈들은 쉽게 후퇴하기 힘들것이다!! 전군 돌격!! 후열에 선 궁병부대는 보병부대를 바짝 뒤 쫓으면서 화살을 쏘아라!! 우리가 평야에선 저들보다 더 잘 싸운다는 것을 보여주어라!!"
-우와아아아아아!!!
여광이 후방을 맡으면서 우금군을 막는데, 그들의 기세가 너무나도 대단했다. 특히 자신과 얼마 떨어지지 않는 거리에서 아군을 마구 베어넘기는 저 장수가 자신과 붙는다면 자신은 필패 할 것이라 생각하였다.
여광이 그런 생각을 할 쯤에 우금이 여광을 발견했는지, 정확히 그의 두 눈과 눈을 마주쳤고 화들짝 놀란 여광은 우금을 피해 병사들 속으로 들어갔다. 이 모습을 본 우금은 혀를 낼름거리며 아쉽다는 듯이 그 곳을 주시하다가 다른 곳으로 가 여광의 병사들을 도륙했다.
그렇게 후퇴도 제대로 진행하지 못한 여광군은 강을 건너오던 우금군의 피해보다 더 많은 피해를 입으면서 역양현까지 밀려났다. 우금 역시 그들을 어느정도 추격하다가 한단과 지척인 광양군 곡량현에 서서 자신의 주군인 조조를 기다리기로 했다.
- 작가의말
조금 게을러져서 죄송합니다.. 내일은 늦지 않게 올리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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