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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것도 없는데 말입니다

죽고 나니 마왕이 되어 있었다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퓨전

Testable
그림/삽화
Zig
작품등록일 :
2019.02.24 00:11
최근연재일 :
2024.06.22 21:55
연재수 :
308 회
조회수 :
137,390
추천수 :
3,292
글자수 :
1,713,963

작성
22.03.25 1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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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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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글자
15쪽

환상을 부수는 번견

DUMMY

발판을 잃는다는 경고가 무슨 의미인지, 일레느와 나오키는 뼈저리게 느낄 수 있었다.


마치 작은 화산이 폭발하기라도 한 듯, 이 땅의 아주 깊은 곳에서 뿜어져 나온 뜨거운 용암이 빠른 속도로 지면을 침범한다.


섭씨 1000도에 육박하는 재해는 모든 것을 인정사정없이 불태우고, 집어삼켰다.


임시로 세워놓은 텐트에 불과한 막사는 아주 잠시도 버티지 못하고 금세 날름거리는 불길 사이로 사라져간다.


미처 피하지 못한 병사들의 몸이 순식간에 불길에 휩싸이고, 비명을 지를 새도 없이 생명의 불꽃이 꺼진다.


붉은 파도를 동반한 폭발은 맹렬했다. 마치 인간이 마주하려 하는 재해가 무엇인지 가르쳐주겠다는 것처럼.


일촉즉발의 상황에서 나오키가 재빨리 내린 판단은 용암이 닿지 않는 범위까지 후퇴하는 것.


나오키가 들쳐업듯 일레느를 돕지 않았더라면, 그녀는 갑자기 나타난 재해에 제대로 반응하기도 전에 일찌감치 용암 속으로 사라지고 말았을 것이다.


한번 분출한 이후에 움직이는 용암은 아쉽게도 적을 빠르게 덮칠 속도에 전혀 미치지 못하는 속도로 줄어든다.


멀찍이 물러난 둘을 빤히 바라보던 가름은 뭔가 생각난 듯 표정을 바꿨다.


“아차, 까먹고 있었네. 너무 부수면 안 된다고 했지...”


머리를 긁적이며 그렇게 말해도 그가 연방군에 끼친 피해는 이미 막심하다. 방금의 분출로 인해 주변에 있던 적병 수백 명이 흔적조차 남기지 못하고 사라진 것이다.


“그럼 어디 한번 가볼까.”


가볍게 땅을 차며 크게 뛰어오른 가름은 용암을 피해 꽤 멀리 후퇴한 2인조를 포착. 그대로 낙하했다.


쿠왕ㅡ


가름은 말그대로 지면을 부수며 착지했다.


그 충격에 애꿎은 적병들이 균형을 잃고 넘어지다, 가름의 모습을 확인하더니 안색을 바꾼다.


가름의 계급장에 눈이 뒤집혀, 적장의 목을 따내는 전과를 올리겠다고 무턱대고 움직이는 병사는 하나도 없었다.


오히려 자신들로는 도저히 상대가 안 되는 적임을 알기에 먼저 공격하려고는 하지 않는 모습이지만, 그렇다고 걸음아 나 살려라 도망치지도 않는다.


인간의 군대치고는 이상할 정도로 잘 훈련되어있다는 감상을 품고 있자, 일레느가 우물쭈물하는 병사들에게 나지막이 명령했다.


“빠져있어.”


“대위님, 하지만 저놈은ㅡ”


반론하려던 연방군 병사 하나가 일레느의 시선을 그대로 받더니, 어깨를 축 늘어뜨렸다.


“과연. 정예의 직속부대라는 말인가. 어쩐지 기강이 바로 잡혀있다 했어.”


가름은 어깨에 묻은 흙먼지를 털고, 군모를 고쳐 썼다.


일레느는 서둘러 후퇴하는 자신의 부하들에 잠시 눈길을 주더니, 가름에게 살짝 고개를 숙였다.


“저들이 끼어들어봤자 희생이 늘 뿐이죠. 이 싸움에 방해가 되지 않도록, 제 부하들이 이 자리를 벗어나는 걸 허락해주시길.”


이 금발 여자는 인간을 상대로 잔악무도한 실험을 아무렇지 않게 하는 미치광이라고 들었다.


그런 광인조차 상관의 의무를 다하려 하는 의외의 모습을 본 가름은 입으로 へ자를 만들었다.


“좋다, 허가하지.”


마음 같아선 착실한 군인이라고 칭찬해주고 싶지만, 저 여자의 눈은 확실히 미쳐있었다.


듣기로는 사로잡은 포로를 괴물로 변이시키고, 잘린 머리의 생명을 연장하는 짓까지 벌였다고 한다.


그런 그녀의 행적을 생각하면 타인의 목숨을 소중히 할 거라고는 도저히 생각되지 않았다.


“광기의 과학자라고 해도 인성까지 파탄 나지는 않은 건가.”


가름이 의문을 담아 그리 말하자, 끔찍한 웃음이 돌아왔다.


“선의라고 생각하면 곤란한데요, 지휘관으로서의 합리적인 판단이라고 생각해주시죠.”


일레느는 대충 걸친 백의 주머니에 손을 찔러넣은 채 가름을 직시했다.


“저는 과학의 진보에 대한 열망이 있을 뿐. 확실히 생물의 안을 열어보는 건 좋아하지만, 저들은 제 손과 발입니다. 귀중한 인력이 개죽음당하게 둘 정도로 멍청하진 않으니까요.”


“합리적인 광기라, 더 오싹한걸.”


아마 그녀는 과학의 진보, 라는 자신의 목적에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기에 잔혹하면서도, 자기 뜻에 동의해서 따라주는 이들을 헛되이 희생시키지는 않는 부류겠지.


자신의 아군과 적군을 확실히 구분하며 제대로 된 성과를 내기에, 일부 사람들이 믿고 따를 수 있는 것이다.


가름은 어디서 저런 부류의 인간을 또 보았지, 생각해보다가 금세 떨쳐버렸다.


어느새 이미 주변에 적병들은 다 자리를 피하고, 그들 셋만 남아있었던 것이다.


그는 첫 번째 공격을 양보해주겠다는 듯, 어서 공격해오라는 손짓을 했다.


그 즉시, 나오키의 전격이 날아왔다.


인간쯤은 금방 태워버릴 위력이며 가공할만한 속도였지만, 가름은 실드를 발동하여 그것을 흘려버렸다.


제대로 받아내려 한다면 실드에 큰 무리가 갔을 전격을 일부러 비껴 맞은 것이다.


무영창으로 발동하는 마법은 대부분의 경우에서 그 위력과 효과가 감소한다. 그렇다고 해서 태평히 마법을 영창하고 있을 시간이 없으니 처음부터 정면으로 공격을 받아내지 않는다는 가름의 전법은 성공적이었다.


그가 손을 올리자 화염의 채찍이 생겨났다.


마치 살아있는 듯 요동치는 그것을, 가름은 앞으로 내리쳤다.


큰 파괴음을 내며 채찍이 지면을 가르고, 그 선상에 있던 나오키가 날렵하게 옆으로 피한다.


재차 전격이 날아들었지만, 가름은 방금처럼 실드를 쓰지 않았다.


그 정도 방어마법으로 막을 수 없는 것이 온다고, 직감으로 이해했다.


가름이 발로 땅에 선을 긋자, 그곳에 거대한 불기둥이 솟아오르며 나오키의 전격을 막았다.


원래라면 불로 전기를 막는 건 무리가 있겠지만, 가름이 다루는 화염은 그의 마나 그 자체. 잠깐이지만 임시방어막의 기능을 할 수 있다.


“ㅡ!”


제대로 전격을 막아내긴 했지만, 상상하지 못했던 엄청난 반동에 가름은 눈썹을 올렸다.


이 위력은 그가 알고 있는 상위 공격 마법과도 동급의 위력을 가졌거나, 혹은 그를 능가하고 있었다.


제대로 풀캐스트ㅡ실드를 썼더라도 끝까지 버티지 못하고 마법이 깨져버렸을 것이다. 경계 레벨을 올렸을 텐데도, 그의 예상을 아득히 상회하고 있다.


아무리 인간이라도 연방의 정예. 그렇게 호락호락하지 않다는 것이다.


“하지만.”


다음 순간, 가름은 나오키의 뒤에 서 있었다.


전이 마법이 있는 한, 그는 언제나 유리한 위치를 선점할 수 있었다. 적이 마법에 능통했다면 전이를 방해하는 공작을 할 수도 있겠지만, 연방에 마법은 없다.


“그래봤자 인간ㅡ”


힘차게 나오키를 날려 보내려고 발을 올린 가름은, 뭔가 깨닫고 고개를 들었다.


활활 타는 거대한 운석이 그를 향해 낙하하고 있었다.


태양을 가린 운석 덕분에 주변이 어두워진 가운데, 사납게 불타고 있는 저것만이 하늘을 밝히고 있었다.


가브리엘이 쓸 수 있는 신의 기적 중에서도 강력한 편에 속하는 메테오 스트라이크를 방불케 했다.


저런 걸 맞는다면 아무리 가름이라 해도 무사할 순 없다. 당장 운석을 파괴할 공격을 날리든지, 이 자리를 피하는 게 정답이겠지.


하지만 무슨 이유에서일까, 가름은 코웃음을 치더니 볼 것 없다는 듯 그대로 나오키를 발로 차서 저만치 날려 보냈다.


힘없이 날아가는 나오키의 모습도 이상하다. 가름이 보인 짧은 틈 사이에 회피기동을 보이지 못하는 실력이 아니었을 텐데.


이미 무엇이 일어났는지 깨닫고 옅은 미소를 띤 가름은 매 순간 가까워져 오는 운석을 피하려고 하지 않았다.


자포자기하고 백기를 든 것이 아니다.


사실은 처음부터 저것이 없는 것을 알기에ㅡ


“너네들, 지난번에는 이쪽 천사랑 한바탕했다지. 그래서 저장된 전투기록을 좀 들여다봤는데 말이야.”


가름은 태연하게 입을 열었다.


가브리엘이 처음에는 꽤 고전했다는 연방군 기지 전투기록을 보니, 그녀가 묘사한 싸움과는 전혀 다른 양상이 펼쳐져 있었다.


천사는 적의 위치가 뻔히 보이는데도 엉뚱한 곳에 공격을 퍼부었고, 아무런 외상도 없을 터인데 적에게 당한 것 같은 반응을 보였다.


무엇보다, 그 전투의 이상성을 입증한 건 리우였다.


전투가 마왕군의 승리로 끝난 후, 일레느의 공격에 절단되었어야 했을 왼팔이 멀쩡하게 붙어있던 것이다.


정보부가 그 문제에 대해 추궁하자 그녀는 확실히 전투 도중 왼팔을 잃었다고 증언했으며, 아픔도 확실하게 느껴졌다고 했다.


앞뒤가 맞지 않는 증언과 기록.


모든 가능성을 고려한 마왕군 정보부는 하나의 결론에 도달했다. 그건 바로ㅡ


“이것도, 저것도 실재하지 않는다. 전부 가짜야.”


가름이 씨익 웃으며 말했다.


“거기 금발, 네 마도는 적에게 환상을 보여주는 거잖아?”


정곡을 찔렸는지, 일레느가 일그러진 웃음을 지었다.


“짐승치고는 이해가 빠르네요. 아니, 이전에 이미 들켰던 건가요.”


그녀의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하늘에서 우레와 같은 소리를 내며 그들을 덮쳐오던 운석이 갑자기 사라졌다.


가름이 방금 날려 보낸 것으로 기억하는 나오키는 멀쩡한 몸으로 전혀 다른 위치에 서 있었다.


일레느의 마도인 ‘환상’이 걷히고 드러난 현실일까, 아니면 한 꺼풀 더 덮인 환상인 걸까.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달라지는 건 없죠.”


일레느가 입꼬리를 올렸다.


허세도, 연기도 아니다. 라그나로크의 마수가 상대라도 쉽게 패배하지는 않을 거라는 자신감이 느껴졌다.


“단지 보여줄 뿐이 아닙니다. 이건 당신의 귀로 듣고, 피부로 느끼고, 코로 냄새를 맡을 수 있는 위협입니다. 대부분 인간들은 그걸 철석같이 믿은 채 죽어갔죠.”


“확실히 위협적이야, 그건 인정해도 좋지.”


가름은 순순히 고개를 끄덕였다.


가브리엘의 조우전이 먼저 있지 않았다면, 아무리 가름이라 해도 일레느의 손바닥 위에 놀아났을 것이다. 무엇이 진짜고 가짜인지 의심할 필요조차 느끼지 못했겠지.


현실에는 아무런 영향이 없다는 것만 제하면 일레느의 마도는 현실개변이나 마찬가지다.


이것이 단지 환상이라는 위화감 없이 자신이 원하는 현실을 보여줘서 마도에 걸린 대상을 마음대로 농락할 수 있었다.


리우에게 그랬던 것처럼 적이 치명적인 상처를 입었다고 착각하게 할 수도 있고, 아예 정신을 어둠 속에 가둬놓을 수도 있다.


위치정보를 덧씌워 아군끼리 싸우게 하는 것도 충분히 가능하겠지.


손 하나 움직이지도 않고 적을 전멸시킬 수 있는, 사기적인 능력이라고 할 수 있었다.


이 마도는 방어마법을 뚫고 작동하는 능력인 걸까, 뭔가 수작을 부리려 한다고 눈치채기도 전에 가름도 예외 없이 걸리고 말았다.


상위 정신계 방어마법을 사전에 전개해놓았다면 막아낼 수 있었을지도 모르겠지만, 가름은 아쉽게도 그쪽 계열 마법에 소질이 별로 없었다.


칠흑의 마왕ㅡ그의 보스라면 쉽게 저항해낼지도.


잠시 생각하던 가름은 이내 고개를 저었다. 해야 할 일에는 변함이 없었던 것이다.


“하지만 아무리 강대한 힘이라 해도, 인간의 육체는 한계가 있다고. 속임수를 덮어씌워봤자 그게 나를 굴복시킬 것 같아? 환영이고 뭐고 한꺼번에 불태워버리면 그만이다.”


결국 인간으로는 마에 대항하는 게 한계가 있다ㅡ뼈가 있는 가름의 선언에, 일레느가 눈웃음을 지었다.


“설령 제 마도의 효과를 짐작하고 있다고 해도, 환상과 현실의 분간을 할 수 있을까요? 어쩌면 당신의 고유능력을 쓰게 몰아붙일지도 모르죠.”


“아니, 한 번 한 약속은 어기지 않아. 내 '눈'은 쓰지 않는다. 하지만 처음부터 그럴 필요조차 없었던 것 같군.”


묘하게 일렁이며 가름의 몸을 덮는 건 고도로 응축된 마나. 마치 거대한 개가 도사린 것 같은 모습에 나오키가 마른침을 삼켰다.


하지만 가름은 생각 없이 바로 달려들지는 않았다. 그는 이미 일레느의 마도에 걸려든 상태인 것이다.


저게 정말 적의 위치인지도 모른다.


자신이 정말 공격을 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자신이 움직이는 신체가 정말 움직이는 건지도 모른다.


자신이 보는 현실이 진짜인지 거짓인지 믿을 수 없게 된 것이다.


모든 게 불확실하기에 아무것도 믿을 수 없는 상황에서, 가름은 그의 주인을 따라 한다는 대담한 전법을 택했다.


그의 주인은 언제나 고유스킬을 발동할 때마다 비슷한 처지에 놓여있었다.


이 세계의 모든 정보를 거부한 상태에서, 오로지 탐지마법으로만 제한된 정보를 받아들이는 것이다.


환상의 마도는 분명 까다롭지만, 마찬가지로 같은 탐지마법으로 기록한 영상에는 조작되지 아니하고 날것 그대로인 현실이 펼쳐져 있었다.


그렇다면 저 가슴 큰 금발의 능력은 상대의 인지능력 자체에 일시적으로 개입하는 것.


거짓된 정보에 휘둘리지 않는 방법은 알고 보면 간단했다.


그의 눈, 그의 귀, 그의 코, 그의 피부, 그의 혀로부터 받아들이는 정보를 원천차단해버리는 것이다.


상대가 보내오는 거짓된 정보가 비집고 들어갈 틈이 없게, 완전히 감각을 닫아버렸다.


깜깜한 어둠 속에 갇힌 가름은 마치 태초에 있었던 본인의 죽음을 보는 것 같다는 생각에 조금 움츠러들며, 고유스킬을 쓸 때는 언제나 이런 공간을 받아들이는 주인에 대한 존경심을 한층 높였다.


감각을 차단하기 전에 깔아둔 탐지마법이 적의 위치를 보내오고 있었다.


가름은 망설이지 않고 바로 도약했다.


발에는 물론 아무런 느낌도ㅡ애초에 발이 달려있다는 것도 이젠 느껴지지 않았지만, 제삼자의 시선으로 그의 모습을 바라보며 인형을 다루듯 자신의 몸을 움직였다.


전격이 그의 진로를 방해하려고 날아들지만, 이미 늦었다. 적에게 접근한 그를 막을 수는 없었다.


전격을 쓰는 꼬맹이도 같은 편을 상대로 그런 공격을 하고 싶진 않겠지. 스치기만 해도 치명상인 전격이니 말이다.


그가 손을 뻗으려는 찰나, 그의 몸이 양단되었다는 끔찍한 정보가 전해져왔다.


엄청난 아픔이 그 정보를 동반했지만, 가름의 표정은 미동도 하지 않았다.


신체를 통해 받아들이는 정보는 이미 차단해둔 것이다.


팔이 잘리든, 몸이 잘리든, 머리가 부서지든 이미 차단한 정보는 가름의 정신에는 닿지 못한다. 오로지 의지하는 건 탐지마법이 보내오는, 오염되지 않은 정보 뿐이다.


가브리엘은 영문도 모르고 당했지만, 그 비밀과 공략법을 안 이상 가름에게 이 마도는 위협적이지 않았다.


적을 내리꽂고 나서야 가름은 단절시켰던 자신의 감각을 복구했다.


“허, 웃기는구만.”


가름은 상대의 목을 한 손으로 옥죈 상태로, 금발 여자가 있어야 할 자리에 다른 게 있는 것에 너털웃음을 터뜨렸다.


말도 안 되는 상황이지만, 그의 앞에는 린이 있었다.


푸른 머리가 헝클어진 채 당황한 눈으로 그를 올려다보는 건 틀림없는 펜리르, 그의 누님이다. 절대 착각할 수 없는 모습이다.


“너, 뭔가 착각을 하고 있는 모양인데.”


그의 가족이나 다름없는, 과거 라그나로크를 이끌었던 늑대의 모습에 가름이 자기도 모르고 멈칫ㅡ한다는 일은 결국 일어나지 않았다.


“우리 누님은 말이야, 나 따위랑은 비교도 안 될 만큼 강하다고.”


가름이 이를 빠득 갈며 읊조렸다.


“알겠냐? 고작 이런 거에 당할 누님이 아니니, 설령 진짜라고 해도 손대중할 필요는 없단 말이야.”


“일레ㅡ”


나오키가 다급하게 외치지만, 가름의 주먹은 기세를 죽이는 일 없이, 목표에 내리꽂혔다.


작가의말

쓴 건 많은데 분량을 조절하다 늦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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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1 황혼의 다짐 +2 22.06.14 111 5 19쪽
210 쿠데타 +4 22.06.04 127 5 18쪽
209 그리고, 또다시 작별 +2 22.05.28 126 5 21쪽
208 빛 바랜 재회 +2 22.05.13 113 6 17쪽
207 스비엣, 첫 번째 불꽃의 예찬자 +1 22.04.12 127 6 18쪽
206 흉조의 완성 +1 22.03.30 123 5 19쪽
» 환상을 부수는 번견 +1 22.03.25 124 4 15쪽
204 의지는 얼어붙지 않는다 +1 22.03.03 123 5 18쪽
203 격돌 +1 22.02.22 114 4 17쪽
202 집결 +1 22.02.08 111 5 17쪽
201 아주 오래전의 이야기 +2 22.01.15 116 5 18쪽
200 패배, 그리고 지켜보는 눈 +1 21.12.31 124 4 18쪽
199 카디널 보이드 +2 21.12.24 123 4 17쪽
198 마도 vs 마법 +3 21.12.08 130 3 18쪽
197 망설임을 잠재우지 않으면 +1 21.11.29 125 3 16쪽
196 어둠은 호시탐탐 기회를 노린다 +1 21.11.16 119 5 18쪽
195 엔딩의 서막 +3 21.11.02 127 7 16쪽
194 시계 바늘은 천천히, 하지만 확실하게 돌아간다 +3 21.10.17 132 5 18쪽
193 예카테리나 페르바크 중위 +1 21.09.28 103 5 18쪽
192 이곳은 죽음이 백색을 띠고 있다 +1 21.09.03 105 5 19쪽
191 하늘에서, 하늘로 쏟아지는 파괴 +2 21.08.01 118 3 17쪽
190 여름 바다, 휴가 +2 21.07.24 112 4 16쪽
189 소녀는 절대 잊지 않는다 +5 21.07.11 120 4 17쪽
188 스멀스멀 피어오르는 전란 +3 21.07.05 129 5 19쪽
187 동전의 뒷면은 온도가 다르다 +2 21.06.21 121 6 1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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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4 광기의 과학자 +3 21.05.15 139 5 1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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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8 인페르노 +1 21.03.11 148 4 1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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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6 겨울 비가 오기 전에 +3 21.02.21 168 8 14쪽
175 밤에 물들어버린 빛 +5 21.02.15 196 9 15쪽
174 손님 맞이 +2 21.02.12 169 7 17쪽
173 어둠은 꽈리를 틀었다 +4 21.02.10 180 7 15쪽
172 마왕의 방문 +3 21.02.07 185 4 16쪽
171 연방 +2 21.02.04 161 6 19쪽
170 기다리는 건 죽음 +3 21.02.02 179 6 16쪽
169 엑스트라는 엑스트라답게 퇴장한다 +5 21.01.31 163 7 17쪽
168 바람은 방향을 바꾼다 +3 21.01.27 149 7 14쪽
167 인과응보 혹은 불의 +5 21.01.25 167 7 1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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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5 우연은 필연의 모습을 하고 있다 +5 21.01.16 167 6 14쪽
164 차가운 운명의 굴레는 오늘도 +1 21.01.14 158 6 16쪽
163 모든 게 얼어붙은 나라 +2 21.01.11 192 6 1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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