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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것도 없는데 말입니다

죽고 나니 마왕이 되어 있었다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퓨전

Testable
그림/삽화
Zig
작품등록일 :
2019.02.24 00:11
최근연재일 :
2024.06.22 21:55
연재수 :
308 회
조회수 :
137,387
추천수 :
3,292
글자수 :
1,713,963

작성
21.02.07 01:15
조회
184
추천
4
글자
16쪽

마왕의 방문

DUMMY

아일란즈 공국에 도착한 한 장의 편지.


그 발신처를 확인하고 소국은 발칵 뒤집혔다.


멋들어진 글씨로 짤막하게 쓰인 본문의 내용은 바로 마왕이 직접 공국에 방문하겠다고 선언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몰래 스파세니예 연방에게 구원요청을 보낸 게 들통난 것인가.


공국에 군이라고 한들, 공작가를 지키는 기사단과 국경을 겨우 막을 수 있는 1개 사단 규모의 국방군뿐이다.


앞서 차례차례 쓰러져간 강국들의 모습을 봤을 때, 무력으로 저항했다간 공국의 운명이 어떻게 될 것인지는 불 보듯 뻔했다.


수많은 회의와 밤잠 못 이루는 날이 이어진 후, 홀슈타인 공작은 이리 결론을 내렸다.


공국이 가진 모든 것으로 마왕을 환대하라, 라고.


인류의 적에게 굴복하는 거냐며 그 결정에 반발한 일부의 급진파를 제외하고는 대부분의 관리가 공작의 말에 동의했다.


황국에게 그 끔찍한 일이 벌어진 지 어언 한 달이 넘게 흘렀다.


용을 짐꾼으로 부린다, 전설 속의 마수를 부하로 삼았다, 혼자서 수십만의 군을 몰살시켰다는 등, 마왕에 대한 소문은 무성했다.


다 큰 어른이라면 그런 게 말이 돼, 하며 웃어넘길 이야기도 제대로 된 증거가 있으면 결코 무시할 수 없다.


비록 황국을 제외하고는 국가체제가 완전히 무너지는 피해는 없었다고는 하나, 정황상 제국과 왕국은 체제가 마왕의 손아귀에 넘어가 버리고 말았다.


마왕과 그의 군은 이젠 뚜렷하고 확실한 위협이었다.


황국이 그 꼴이 난 이상, 소재도 불분명한 용사에 기댈 수도 없다.


공작은 천벽인광이 데리러 간 스파세니예 연방의 지원군이 올 때까지 어떻게든 버텨보자는 각오로 마왕의 환대에 임했다.


슬슬 마왕이 도착하겠다고 예고한 시각.


홀슈타인 공작은 중앙도시에 머무르지 않고, 국경과 제일 가까운 성채에 다른 관리들과 함께 올라와 있었다.


“공작님, 전방에 마차가 보입니다!”


홀슈타인 공작은 심호흡하며 옷매무새를 고쳤다.


확실히 보였다.


그 주인의 이명처럼, 칠흑의 색을 띠고 빠른 속도로 성문에 접근해오는 마차 다섯 대가.


하지만 그가 미처 예상 못 한 것은 그 뒤에서 흙먼지를 일으키며 나타난 거대한 군세다.


“아니, 이건···”


관리들의 입이 점점 벌어졌다.


지평선 너머로 계속해서 늘어나는 군세.


그게 어림잡아 공국이 동원 가능한 총병력과 비슷한 정도라는 생각까지 이르렀을 때, 공작의 머리는 어질어질해졌다.


“마왕 놈... 방문이 아니라 침략한다는 거였나!”


같이 그 광경을 보고 있던 고위 관리 하나가 중얼거렸다.


“공작님, 당장 국방군을 소집해야 합니다. 나라가 쓰러지는 한이 있더라도 저런 놈들에게 공짜로 나라를 내줘서는 안 됩니다!”


“부탁이니까 조용히 있어 주게.”


공작은 입술을 질끈 깨물었다.


“아직 섣부른 행동은 하지 말고, 상대의 행동을 관망하겠다.”


“그런... 제정신이십니까? 상대는 저만한 군을 끌고 왔습니다. 화평의 생각은 전혀ㅡ”


“자네야말로 제정신인가!”


공작의 일갈에 소란스럽던 장내가 조용해졌다.


“저들이 마음만 먹는다면 우리나라쯤 지도에서 깔끔히 지워버리는 것도 일도 아니란 말이다! 죽음을 바라는 것까진 좋지만, 죽고 싶다면 혼자 죽든지 하게!”


공작은 목이 타서 옆의 병사에게서 수통을 빼앗아 들고 물을 벌컥벌컥 마셨다.


마차를 끄는 건 평범한 말이ㅡ 아니, 생물조차 아니었다.


뼈만 앙상하게 남은 말들이 달리는 걸 본 이들 사이에서 놀라움과 탄식이 터져 나왔다.


언데드는 마족 중에서도 인간에 제일 적대적이라고 하는 괴물이다.


수면도 필요 없고, 절대 지치지도 않는 몸으로 인간의 생명을 빼앗기 위해 움직임을 멈추지 않는다.

그런 끔찍한 괴물에게 마차를 끌게 하다니, 인간인 그로서는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광경이었다.


하지만 더 끔찍한 건 언데드가 아니라, 그것이 끌고 있는 대상이겠지.


저 마차에 타고 있는 것이다. 명실상부한 인류의 적이.


홀슈타인 공작은 두근거리는 심장을 진정시키려고 애쓰며 마차가 서서히 멈추는 걸 지켜보았다. 그가 손에 든 망원경이 떨렸다.


중앙의 마차에서 먼저 내린 건 푸른 머리칼의 마족 여성.


동물의 것으로 보이는 귀가 솟은 것으로 보아 수인이라고 공작은 짐작했다.


그녀가 입고 있는 군복은 멀리서 보는 것임에도 불구하고, 공국에서 만드는 의류보다 한없이 높은 질이라는 걸 알 수 있었다.


마차들 뒤로 잔뜩 늘어선 마왕군의 색이 다 같은 것으로 미루어보아 저런 군복을 병사들에게 전원 지급한 것이겠지.


햇빛을 받고 빛나는 자가 보이지 않았기에 갑옷을 입은 병사는 없는 것 같지만, 그조차도 뭔가 이유가 있을 거라고 공작은 짐작했다.


호위 역할이거나 심복일 인원들이 앞뒤 마차에서 잔뜩 내린 뒤 남은 건 제일 중앙에 있었던 마차다.


아마도 저 안에 마왕이 있는 것이겠지.


인류를 두려움에 떨게 한 공포의 대명사ㅡ칠흑의 마왕이.


푸른 머리칼의 마족이 정중하게 마차의 문을 여는 게 공작에겐 10년처럼 느껴졌다.


그는 작은 디테일 하나라도 놓치지 않겠다는 것처럼 그걸 예의주시했다.


눈 하나 깜박하지 않고 일국을 멸망시키는 자는 도대체 얼마나 흉악하게 생겼을까. 머리에 거대한 뿔 따위가 나 있을지도 모른다. 아니면 악마의 날개가 등에 달려 있다든지.


마차에서 슬림한 체구의 소년 하나가 내리는 걸 보며 마왕은 언제쯤 내릴까, 생각하던 홀슈타인 공작은 한 박자 늦게 저 소년이 바로 마왕이라는 것을 깨달았다.


마왕은 그가 익히 전해 들은 악행과 절대 매치되지 않는 겉모습이었다.


그는 검은 코트를 걸치고 있었으며, 안에는 부하가 입은 것과 같은 군복을 착용하고 있었다.


아무리 뜯어봐도 별다른 마족의 특징도 없고, 그냥 봐서는 어느 귀족 집안의 아이 같았지만, 홀슈타인 공작은 그런 무른 생각을 서둘러 지워버렸다.


“저게 마왕...?”


“저런 소년이 말인가?”


“도저히 그렇게 보이지는ㅡ”


수군대는 관리들은 제일 중요한 한 가지 사실을 망각하고 있다. 바로 마족은 절대 겉모습으로 판단하면 안 된다는 점이다.


“공작님, 어쩔까요. 저희가 마중 나갑니까?”


제대로 존대를 하는 것도 잊고 투박하게 물어온 가신은 아일란즈 국방군의 1연대장이다.


공작은 그에 대답하려다, 불현듯 안 좋은 예감이 들어 다시 마차 쪽을 보았다.


소년이 검지로 앞을 가리키며 뭔가 속삭인 것 같았다.


우지직, 쿠웅ㅡ


모두를 당황하게 할 만큼 큰 소리가 났다.


“뭐지! 뭐가 일어난 거냐!”


“마왕 놈, 공격해온 건가?!”


조용히 밑을 내려다본 공작은 고개를 저었다.


“아니, 그게 아니다···”


끼이이이이ㅡ


“성문이, 열리고 있다···”


공작을 따라 밑을 본 관리들이 말을 잃었다.


그의 말대로였다.


외적의 공격에 대응하기 위해 귀한 철을 대량으로 쏟아 넣어 보강한 성문이, 아일란즈 공국의 방패가 활짝 열리고 있었다.


그 육중한 문이 가벼운 나무문처럼 아무 저항 없이 열린다.


누가 성문을 강제로 열었는지 추궁하는 이는 없었다.


이쯤 되면 누가 그런 일을 할 수 있는지는 명백해져 있었던 것이다.


마차 뒤의 마왕군에 움직임이 생긴 건 그때였다.


“공작님, 마왕군이 진군해옵니다!”


본대는 남아있고 얼추 2개 중대 규모의 군이 마왕의 양옆으로 갈라지듯 성문에 접근했다.


말을 타고 제일 선두를 이끄는 건 늠름한 하이오크였고, 그 뒤를 바짝 쫓아오는 보병들은 큼지막한 깃발처럼 보이는 것을 들고 있었다.


“궁병에게 지시를ㅡ”


“아니, 당장 국방군과 기사단 모두에게 전해라!”


저들이 뭘 하려는지 유추한 공작은 서둘러 말했다.


“절대 막지 말라고! 무슨 일이 있어도 절대 무기를 겨누지 마라! 그들의 진입을 전력으로 허용하는 거다!”


사색이 된 공작이 단단히 이른 덕분에 마왕군은 아무런 저항 없이 공국의 성문을 통과했다. 저항이 있었다 하더라도 결과는 뻔했겠지만.


척, 척, 척.


완벽한 제식으로 발맞추어 성문을 통과하는 마왕군의 모습은 장관이었으나, 홀슈타인 공작은 그것에 감탄하고 있을 여유가 없었다.


마족이 군복을 맞춰있는 것도 낯설었지만, 마왕군 병사가 등에 메고 있는 이상한 철제 막대가 신경 쓰였다. 저게 저들의 무기라도 된다는 것인가.


마왕군이 마왕보다 앞서 공국에 들어온 이유는 곧 명백해졌다.


걸으면서 자연스럽게 거리를 두며 두 줄로 나뉜 그들은 미리 약속이라도 한 것처럼, 한 명씩 멈추며 서로를 마주 보고 섰다.


눈 깜짝할 사이에 네댓 명 정도가 동시에 걸을 수 있는 길이 만들어졌다.


그 길을 걷는 게 허락된 건 분명 그들의 주인이겠지.


엄숙한 표정을 한 병사들은 차렷 자세를 유지했다.


홀슈타인 공작은 자신을 안심시킬 수 있는 단점을 찾으려 했지만, 그들의 모습에 흔히 마왕군 하면 떠올리는 난잡한 위계질서는 찾아볼 수 없었다.


하이오크는 군더더기 없는 행진로가 조성된 걸 확인하더니, 다시 말을 타고 마차가 있는 곳으로 복귀했다.


공작은 그걸 보고 서둘러 성채에서 내려왔다.


타국(?)의 손님이 방문하는 것이다.


원래 같았으면 제일 안쪽에 있는 성에서 손님맞이를 하겠지만, 그가 예상했던 것처럼 아무래도 마왕은 그 성까지 직접 행차할 생각은 없는 모양이었다.


이렇게 군대를 들여보내 사열한 것 자체가, 어서 고개를 낮추고 왕을 영접하라고 말하는 것과 다름없었다.


공작은 마왕군이 만든 길 끝에서 믿을만한 가신들을 데리고 마왕을 기다렸다.


소년의 모습을 한 마왕과, 마왕군에서도 높은 간부일 것으로 추정되는 부하들이 도열한 병사들 사이를 걸었다.


공작이 앞서 확인한 아인, 그리고 하이오크 외에도 정령과 붉은 머리를 한 소녀가 있었다.


그는 가슴을 졸이며 마왕과 그 부하들을 기다렸다.


이래 봬도 홀슈타인 공작은 제대로 작위를 승계받기 전까지는 모험자로 알트레아 왕국에서 왕성하게 활동했었다.


젊은 피를 주체하지 못해 승산이 없는 상대에게 덤비고 죽을 고비를 겨우 넘기고 난 뒤부터는, 절대 건드리면 안 되는 강자들이 누구인지 알아보는 눈을 가지게 되었다고 자부하는 바다.


그런 그가 지금 느끼는 건, 당장 도망쳐서 이곳을 벗어나고 싶다는 매우 비이성적인 충동.


머리로 이해하기도 전에, 저들 하나하나가 엄청난 힘을 가졌다고 몸이 깨달았다.


하이오크는 오크의 상위종으로, 보통 숙련된 파티가 있어야 하나를 겨우 토벌할 수 있다.


하지만 하이오크는 그런 파티가 아무리 있어도 쓰러뜨리는 게 과연 가능하기는 할까 싶은 의심이 들 정도로 강한 공기를 두르고 있다.


아인이라고 생각했던 마족은 그가 몇 번인가 본 적 있는, 동물의 특징을 조금 가진 것 말고는 인간과 다름없는 종족이 아니었다.


그녀와 눈이 마주쳤을 때, 공작은 온 나라가 푸른 화염에 휩싸인 환상을 보았다. 인간 따위는 순식간에 태워버리는 겁화의 모습을.


그는 확신했다. 분명 소녀의 모습을 하고 있음에도, 느껴지는 무게감은 소녀의 것이 아니다.


정령은 아마도 바람의 정령. 날카로운 바람으로 인간 따위는 쉽게 찢어발길 수 있는 위험종이다.


싱글벙글 웃으며 촐랑이며 걷는 소녀는 무슨 종족인지 알 수 없었지만, 그조차도 뭔가 그의 현실과 동떨어져 있는 감각을 주었다.


그리고 무엇보다, 제일 그를 작아지게 하는 건 바로 이들을 이끄는 한 소년이었다.


여유롭게 걸음을 옮기는 그는 일견 인간과 다를 것이 없어 보이지만, 검고 추악한 마나가 그의 몸을 소용돌이치고 있었다.


인간이 저런 끔찍한 마나를 다룰 수 있을 리가 없다.


단 하나의 마법으로 제국군 수십만을 궤멸시켰다는 것도 지금이라면 한 치의 의심 없이 믿을 수 있다.


공작은 덜덜 떨리는 손을 숨겼다.


아무리 뻔한 연극이라 해도, 공국의 대표인 그가 약한 모습을 보여선 안 된다.


드디어 이야기를 나눌 수 있을 정도로 가까워진 마왕은 걸음을 멈췄다.


공작이 한 걸음 앞으로 나오며 고개를 숙였다.


“어서 오십시오, 마왕. 제가 아일란즈 공국의 공작, 렘브란트 홀슈타인입니다.”


“무례하군.”


그걸 보며 하이오크가 눈을 찡그렸다.


딱!


그가 손가락을 튕기는 것과 동시에, 그 광경을 지켜보고 있던 모든 인간들은 공작을 포함해서 지면에 처박혔다.


자신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한치의 예외 없이.


“이, 이게 무슨···”


있는 힘껏 몸을 일으키려고 하지만, 마치 지면이 그의 몸을 잡아당기기라도 하는 것처럼 소용이 없었다.


“어전이다. 고개가 너무 높구나, 인간.”


하이오크가 굵은 목소리로 질타했다.


뼈가 부서지는 것 같은 아픔이 온몸을 스쳤다. 이대로라면 지면에 그대로 바스러진다.


“엘로이. 그쯤 해둬라. 이들은 그저 무지할 뿐, 죄는 없으니.”


마왕의 목소리가 들리고, 몸을 짓누르던 정체불명의 힘이 사라졌다.


얼얼한 어깨를 만지며 일어서는 공작의 눈엔 공손하게 고개를 숙이는 하이오크의 모습과, 어쩔 수 없다는 듯 웃는 마왕이 보였다.


“양해해주기 바란다. 이쪽의 부하는 조금 격식에 까다로워서 말이지.”


공작을 뒤따라 일어선 관리들의 눈에는 확연한 공포가 있었다.


무리도 아니다.


문자 그대로 손가락 하나로 그들의 목숨을 쥐고 있는 자가 마왕의 부하로서 이곳에 와있는 것이다. 이성적인 판단이 불가능한 지경이겠지.


하지만 공작은 애써 공포를 떨치고, 마왕에게 말을 걸었다.


“괜찮습니다... 이런 먼 곳까지 오시게 만들어서 죄송할 따름입니다.”


“그래. 이쪽도 성문을 무리하게 열어버려서 미안하게 됐군.”


전혀 미안한 기색이 없는 말투였지만, 공작은 고개를 저었다.


“그러실 필요 없습니다. 그런 사소한 건 제쳐두고, 제 성으로 이동하시겠습니까? 이것저것 준비해놓았으나 공국의 음식이 입에 맞으실지 모르겠습니다.”


마왕은 의견을 구하는 것처럼 푸른 머리칼의 여자를 쳐다보았다.


“저는 찬성입니다. 그가 열과 성을 다해서 준비했다면 허락하는 것이 맞겠지요.”


“린도 그렇다고 하니, 사양 없이 기꺼이 받아들이기로 하지. 성은 어디쯤 있나?”


“여기에서 마차를 타고 4시간 정도 걸립니다.”


마왕은 순간 곤란한 표정을 만들었다.


“너무 먼 거리군. 그렇다고는 해도 가본 적이 없으니 전이는 쓸 수 없으니···”


그가 공국의 풍경에 잔뜩 호기심을 보이고 있는 붉은 머리의 소녀에게 눈짓한다.


“로그.”


“알았어~”


이름을 불린 것에 고개를 크게 끄덕이고, 바로 위로 펄쩍 뛴 소녀의 모습이 갑자기 일그러지며 변화했다.


몸집이 훨씬 커지며 밑에 그늘을 드리우고, 사랑스러운 청록색 눈은 파충류의 것으로 바뀌었다.


피부 또한 단단해 보이는 비늘을 잔뜩 덮은 것으로 변모했다.


공작은 소리를 지르려는 그의 입을 겨우 막았다.


순식간에 그들 머리 위에서 붉은 드래곤이 저공비행하고 있었던 것이다.


여기저기서 사람들의 비명소리가 들려왔다. 갑자기 드래곤이 나타났으니 불타 죽는 거로 생각하고 패닉에 빠진 것이겠지.


드래곤은 한번 숨결을 뱉는 것으로 수백 명을 순살할 수 있는 괴물이다. 여느 무기로는 생채기조차 나지 않는 단단한 피부를 갖고 있고, 신의 은총을 직접 받은 용사가 아니라면 맞설 수가 없는 것이다.


“이젠 다 죽었어! 신이시여!”


머리를 감싸 쥐고 땅에 엎드리며 울부짖는 관리가 하나.


그게 들리지도 않는 것인지, 마왕은 아무렇지도 않게 말했다.


“그럼 슬슬 출발하지.”


작가의말

이세계 주민 입장에서 마왕 일행을 바라보면 얼마나 무서울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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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1 황혼의 다짐 +2 22.06.14 111 5 19쪽
210 쿠데타 +4 22.06.04 126 5 18쪽
209 그리고, 또다시 작별 +2 22.05.28 126 5 21쪽
208 빛 바랜 재회 +2 22.05.13 113 6 17쪽
207 스비엣, 첫 번째 불꽃의 예찬자 +1 22.04.12 127 6 18쪽
206 흉조의 완성 +1 22.03.30 123 5 19쪽
205 환상을 부수는 번견 +1 22.03.25 123 4 15쪽
204 의지는 얼어붙지 않는다 +1 22.03.03 123 5 18쪽
203 격돌 +1 22.02.22 114 4 17쪽
202 집결 +1 22.02.08 111 5 17쪽
201 아주 오래전의 이야기 +2 22.01.15 116 5 18쪽
200 패배, 그리고 지켜보는 눈 +1 21.12.31 124 4 18쪽
199 카디널 보이드 +2 21.12.24 123 4 17쪽
198 마도 vs 마법 +3 21.12.08 130 3 18쪽
197 망설임을 잠재우지 않으면 +1 21.11.29 125 3 16쪽
196 어둠은 호시탐탐 기회를 노린다 +1 21.11.16 119 5 18쪽
195 엔딩의 서막 +3 21.11.02 127 7 16쪽
194 시계 바늘은 천천히, 하지만 확실하게 돌아간다 +3 21.10.17 132 5 18쪽
193 예카테리나 페르바크 중위 +1 21.09.28 103 5 18쪽
192 이곳은 죽음이 백색을 띠고 있다 +1 21.09.03 105 5 19쪽
191 하늘에서, 하늘로 쏟아지는 파괴 +2 21.08.01 118 3 17쪽
190 여름 바다, 휴가 +2 21.07.24 112 4 16쪽
189 소녀는 절대 잊지 않는다 +5 21.07.11 120 4 17쪽
188 스멀스멀 피어오르는 전란 +3 21.07.05 129 5 19쪽
187 동전의 뒷면은 온도가 다르다 +2 21.06.21 121 6 17쪽
186 전쟁은 아직 시작에 불과했다 +1 21.06.07 128 4 1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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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4 광기의 과학자 +3 21.05.15 139 5 18쪽
183 표지가 새로 나왔습니다 +3 21.04.27 133 5 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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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3 어둠은 꽈리를 틀었다 +4 21.02.10 180 7 15쪽
» 마왕의 방문 +3 21.02.07 185 4 1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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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0 기다리는 건 죽음 +3 21.02.02 179 6 1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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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5 우연은 필연의 모습을 하고 있다 +5 21.01.16 167 6 14쪽
164 차가운 운명의 굴레는 오늘도 +1 21.01.14 158 6 16쪽
163 모든 게 얼어붙은 나라 +2 21.01.11 192 6 1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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