퀵바

.

인조 아들이 인조를 찢음

무료웹소설 > 작가연재 > 대체역사, 판타지

탈닌
작품등록일 :
2024.07.22 15:58
최근연재일 :
2024.09.02 18:00
연재수 :
46 회
조회수 :
167,888
추천수 :
7,261
글자수 :
247,660

작성
24.08.12 12:20
조회
3,674
추천
151
글자
16쪽

전쟁을 기다리며 (1)

DUMMY

강효원 등과 이후 더욱 구체적인 이야기를 나누고, 또 각자 맡은 바에 임하기 시작한 뒤, 나는 조선에서의 파병 소식을 기다리며 그사이 내가 할 일을 하나하나 처리하기 시작했다.


“호오오. 세상에. 이것이 진짜 조선 자기로군요!”


그리고 그중 하나로, 드디어 내 초대를 받고 도자기를 살피러 온 아지거의 눈은 전에 없이 반짝였다.


“역시 저하께서 나서시니 제대로 된 물건들이 떡하니 모습을 드러냅니다! 하하하하!”


도자기는 명분이고 실질은 나를, 훗날의 조선을 미리 사들이고자 하였다는 말이 오히려 가짜가 아닌가 싶은 생각이 드는 모습이었다.


“그럼 이것들이 전부 제 것입니까?”


“그러길 바라십니까?”


“이를 말이겠습니까?”


“허어, 이런.”


나는 한껏 기대에 부푼 아지거를 앞에 두고 장탄식을 했고, 이에 그의 표정에선 의문이 피어올랐다.


“그, 설마 값이 모자랐단 말입니까?”


“그렇다기보다는 이런 뜻이지요.”


설마 하는 표정을 짓는 아지거를 향해 미소를 띤 나는 슬슬 내 뜻을 펼치기 시작했다.


“이 모두의 값이 은자 1만 냥, 노예 수백인 것보다는 여기 이것 하나의 값이 그만한 것이 서로 이롭지 않겠는가 하는.”


나는 정뇌경이 분류해둔 것들 가운데 가장 상품으로 분류된 백자 하나를 집어 들며, 그렇게 운을 뗐다.


“군왕께서는 지난날 제가 드린 말씀을 기억하십니까?”


“그··· 값을 정하는 것은 그 물건을 구하는 자가 하는 것이다, 그 말씀 말입니까?”


“그렇습니다.”


“그는 이미 저하와 우리 형제들 사이의 관계를 정립하는 것으로···.”


“그다음 단계로 나아가는 과정에서도 여전히 의미가 있는 이야기지요.”


나는 말끝을 흐리며 어리둥절한 아지거를 향해 웃음과 함께 말을 이었다.


“곧 있을 명나라와의 전쟁에서 얻을 수 있는 재물로 어떤 것들이 있겠습니까? 군왕께서는 병자년 원정 때 군을 이끌어보셨으니 잘 아실 테지요?”


우리 조선이 청나라 앞에 무릎 꿇고 군신의 예를 맺게 되었던 그해, 명 역시 청나라에 의해 대대적인 약탈을 당했다.


그리고 그 지휘관으로 나선 자가 바로 아지거.

그가 대뜸 형제들을 데리고 심양관에 들이닥쳐서는 동생 도르곤이 말한 거금을 바로 댈 수 있었던 건 그 덕분이다.


“그야··· 포로, 곡식, 금은이나 귀물들이 있지요.”


“그럼 그 가운데 무엇이 가장 값이 나갑니까?”


“일단 포로는 예전이면 모를까, 지금은 오히려 입만 는다 여기는 자들도 많아 작금의 조선이 그러하듯 명에서 사사로이 쇄환을 바라며 흥정하는 경우가 아니고서는 돈이 되지 않지요.”


이전에 말했듯 청나라의 포로 사냥은 중세 유럽의 전쟁 사업과 유사하기에, 이들은 그 자체의 노동력보다는 명나라 사람들이 지불하는 속가에 더 의미가 있다.


하지만 명은 조선과 달리 청에 머리를 숙이지 않은 상태.

당연히 국가가 주도하는 쇄환은 없고, 국경에서의 은밀한 거래 역시 쉽지 않다.


물론 그렇다고 해도 원정을 맡은 장수로서는 본인 공적을 위해서라도 일단 그 수를 최대한 늘릴 수밖에 없다.

마치 제국주의 시절 서양 열강들이 식민지 관리가 부담스러운 지경에 다다랐음에도 정복을 멈추지 않은 것과 비슷하다.


“그리고 곡식이야 항시 부족하기에 부르는 것이 값이긴 하나, 민간에 내다 팔 것이 있다면 팔기 군사들과 백성들부터 챙겨야 할 상황이지요.”


마찬가지로 이전에 말했듯 청은 현재 식량난에 봉착한 상태.

약탈을 통해 확보하는 곡식은 돈벌이에 쓸 정도의 잉여물을 남기지 못한다.


좀 더 정확히 말하자면, 돈벌이에 쓰면 황족이고 나발이고 저자에 매달자고 날뛰는 자들이 생길 가능성이 크다.

부족하면 사람이 죽을 수도 있는 걸 가지고 장난치는 것이니.


“그럼 결국 군비를 갖추고 위신 세우는 데 쓰일 수 있는 재물이라 하면 금은과 귀물뿐이 아닙니까?”


“그렇지요.”


“그리고 금은, 특히 은은 명에서 쓰는 것을 그대로 빼앗아 실상 거래수단으로 쓰이고 있으니, 값을 측정하는 데 쓰이는 것 그 자체의 가치를 멋대로 하려 하다간 큰 화가 미칠 수 있습니다.”


우리가 논하는 금은은 사실상 화폐다.

따라서 이 경우는 사실상 인플레이션과 디플레이션을 논하는 게 되며, 이걸 건드리는 건 앞서 말한 곡식 가격 같은 걸 건드리는 거나 다름없다.

이게 심양의 일반 백성들은 물론이고 홍타이지의 역린까지 건드릴 수 있다는 건 불 보듯 뻔한 일이다.


혹자는 이런 귀금속은 고위층, 그리고 고액 거래에서나 쓰일 뿐인데 무슨 민간 경제를 말하냐고 할 수도 있겠다.

하지만 조선은 화폐유통 자체에도 어려움을 겪는 이 시기에 이미 명은 세금을 은으로 내게 할 정도로 은 사용이 일반화되어 있었다.

그리고 그들이 쓰는 걸 그대로 약탈해서 쓰는 청 역시 비슷하다.


“결국 가치의 정도를 바로 알 수 없는, 그렇기에 부풀릴 수 있는 것은 귀물, 사치품들뿐이지요. 그런데 그 구체적인 가치가 작금의 청에선 어찌 결정됩니까?”


“그야···.”


“언변, 또는 지위. 그렇지 않습니까?”


가치 판단이 그 사용가치에 있는 물건이라면 철저히 수요와 공급에 따라 가격이 결정되기 마련이다.

물론 현대와는 달리 신분, 그리고 거래 당사자가 보유한 폭력이 실제 거래에 영향을 줄 수 있기에 경우에 따라 다를 순 있지만 말이다.


그런데 이 사치품이란 것들의 사용가치가 무엇인가?

아지거가 내게 요구한 이 도자기들을 예로 들자면, 그가 여기에 밥이나 술을 담아 먹으려고 하는 건 아닐 것 아닌가?


그 가치는 보통 그 자체가 주는 심미적 만족감, 그리고 이를 외부에 드러냄으로써 얻는 우월감에 있다.

멋지다, 대단하다, 이런 것까지는 직관적으로 알 수 있을지 몰라도, 그래서 얼마의 가격을 매겨야 할지는 종잡을 수 없단 말이다.


현대라면 사회에 통용되는 유행, 그리고 그에 따라 형성된 브랜드 가치, 명품 사업을 주도하는 공급자들의 가격 설정 등이 작용할 테지만, 청에 그런 게 있던가?


더군다나 청나라 만주족은 오랜 기간 사치품을 명이나 조선에서 구하던 자들이다.

자체적인 수공업 증진을 시도하기 시작한 군주가 바로 지금의 황제인 홍타이지인데, 여기 어느 누가 사치품에 가치를 매기고 관철할 예술적 권위를 가지고 있겠는가?


따라서 현재 청나라 사치품의 가격은 이를 독점하고 있는 황족들과 일부 고위층이, 그것도 미적 가치가 아니라 소유자의 정치적 권위에 따라 가늠하고 있다.


“저는 그 부분에 묘가 있을 듯해서 말입니다.”


“허허, 저하께서 이번에 들여오신 물건 중 가장 상품인 것을, 이 아지거가 은자 1만 냥 이상의 가치로 매겨주었다고 소문이라도 내실 작정이십니까?”


“예, 정확히는 문물이 번화한 조선의 세자가 그리 주창하였고, 군왕께서는 이를 오히려 기꺼워하셨다고 말이지요.”


“심양에서 재물을 논하자면 제일 먼저 이 아지거를 떠올리니, 제가 그랬다면 다른 자들도 그런가 하긴 하겠지요. 그리하여 심양관 재정에 보태실 바를 잠시 후하게 하실 수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그것이 이번 원정 성과와 무슨 관계가 있습니까?”


“조선의 최상품이 은자 1만 냥이면, 명에서 가져온 상품은 얼마여야겠습니까?”


애국심, 자존심, 이런 것들을 빼고 객관적으로 생각하면, 이 중화 세계에서 사치품은 명나라산이 1등급, 조선산이 2등급이다.

내가 가져온 것으로 조선 포로 수백을 구할 수 있다면, 이번 원정에 종군하여 분배받는 물건으로는 수천을 구할 수도 있을 것이다.


“그 뜻은 잘 알겠습니다만, 저하께서도 아시지 않습니까? 왜 제가 조선 자기와 칠기들을 구하고자 하였는지. 원정에서 명나라 것을 온전한 형태로 막사까지 가져오는 게 보통 일이 아닙니다.”


그러자 이번엔 명나라산 사치품 수급 가능성 자체에 의문을 표하는 아지거였다.


아무래도 일단 외양상 멋이 느껴져야 위신으로 값을 올려칠 수 있는 만큼 최대한 손상 없이 챙겨야 하는데, 약탈이란 행위 자체가 그리 부드럽게 이뤄질 수 없으니까.

격년으로 정기 행사라도 되는 것처럼 명나라 약탈에 나서는 청나라 황족이 조선 사치품에 눈독을 들인 이유는 다 이 때문이다.


“걱정하실 필요 없습니다. 이번 원정에서 얻을 바는 군왕께서 나서셨을 때와 다를 것이니.”


하지만 이는 내게 문제 되지 않는다.

이미 헌책을 통해 홍타이지의 허가를 받은 수급 방법이 있으니까.


“하여 저는 지금 군왕께 그것들을 가지고 심양의, 정확히는 앞으로 우리가 힘을 합쳐 쟁패할 다른 군왕, 친왕들의 금은과 곡식을 빨아들이자 하는 것입니다.”


뒤이어 나는 이로써 벌일 사업이 나만의 이익이 아니라 함께하는 이익임을 강조하기 시작했다.


“이번 원정의 대장은 바로 예친왕이니, 제가 명나라 물건의 수를 크게 늘릴 수 있다면 곧 예친왕의, 그리고 여러분 형제 모두의 이익이 되겠지요.”


이번 원정의 총사령관은 바로 도르곤.

내가 사치품 가격을 가지고 장난칠 수 있게 된다면, 그 이익은 그 분배를 논하게 될 도르곤에게도 돌아가기 마련이다.


“그리고 저는 이를 고작 한때의 일로 그칠 생각이 없습니다.”


“달리 구상하신 바가 있으십니까?”


“이 심양관을 청의 황족들과 사족들이 오가며 귀한 물건들을 살피고 거래하는 장으로 만들고자 합니다. 제가 중화문물에 조예가 깊은 자로서 주재하며 가치 흥정을 돕고, 그 차익을 남기는 것이지요. 오늘의 이 거래, 그리고 원정 이후의 명나라 물건 거래는 그 시발점이 되고.”


오늘 이후로 심양관은 청나라 제일의 명품 거래 플랫폼이 되는 것이다.


“그럼 그 권위를 한껏 실어드리고, 또 귀한 이들이 수시로 오가게 만들어드리는 것은 역시 그쪽으로 조예가 깊은 저여야겠고요?”


“그에 대한 은사는 당연히 우리의 정만큼 깊겠지요.”


“하하하하. 이것 참 더없이 즐거운 이야기입니다.”


이익과 관련해선 머리가 빠르게 돌아가는 아지거인 만큼, 여기서 충분히 수익을 내고 이를 나눌 수 있다는 판단이 서자마자 호탕한 웃음을 터뜨렸다.


“그런데 아무리 넉넉히 들여올 수 있다고 해도 하나하나를 귀하게 만들면 거래가 잦기 어렵습니다. 반면에 심양관을 그런 거래가 모이는 장으로 만들자면 상시 부귀한 이들이 오가게 해야 할 것인데, 제가 수시로 초대하려 해도 그만한 무언가가 있어야 하지 않겠습니까?”


플랫폼이 성공하기 위해선 일단 트래픽이 많아야 하는 법이다.

하지만 고가품을 다루는 곳은 그러기가 쉽지 않으니, 별도로 상시 관심을 끌 무언가가 있어야 한다는 말이다.


하지만 엄연히 번국 세자의 거처로 쓰이고 있는 심양관을 술 팔고 웃음 파는 곳으로 만들 수도 없는 일.

따라서 퇴폐로 인지되지는 않으면서 관심은 끌 만한 컨텐츠가 필요한 건 사실이었다.


“하여 나름대로 생각해둔 것이 있는데, 이게 그에 걸맞을지 모르겠습니다.”


그렇게 운을 뗀 나는 가지런히 정렬된 도자기들 가운데 단지 하나를 집어 덮개를 열었다.


“오호, 설마 남령초입니까?”


“그렇습니다. 작금의 심양에서는 구하기 어려운 물건이 되었으니, 제가 군왕의 손님들에게 예를 갖춰 대접한다 할 때 그리 성의가 없다고 말하진 않으리라 여깁니다만.”


그 안에 든 것은 바로 담뱃잎.

홍타이지가 청나라 사람들의 재물이 조선으로 빨려 들어간다며 수입을 금지한 물건이었다.


“이거라면 이미 땅에 묻힌 망굴타이나 여전히 유배지에 묶인 아민도 불러올 수 있을 것 같군요.”


아지거는 말도 안 되는 소릴 농담으로 던지며 활짝 웃었다.


“지속하여 들여오실 순 있는 거겠지요?”


“폐하께서 금하신 것은 재물을 주고 조선에서 구하는 것이지, 조선 사절들이 저를 생각해서 심양관에 물건 대는 걸 금하신 게 아닙니다. 실상 무상으로 공유하는 것인데, 흠이 되겠습니까?”


내가 이렇게 들여온 것도 수입, 그것도 밀수 아니냐고 할 수도 있지만, 돈을 받고 파는 게 아니라 손님들에게 대접하는 거라면 얘기가 다르지 않은가?


이건 그냥 우리 심양관 사람들의 기호를 위해 들여온 것뿐이다.

내가 이걸 가지고 이문을 남겨서 그 일부라도 압록강 너머로 보낸다면, 그때 잡아가라고.


“그렇지요. 지당하신 말씀입니다. 혹 쓸데없는 말을 붙이는 자가 있다면, 이 아지거가 기꺼이 나서드리지요.”


“하하, 참으로 감사한 말씀입니다.”


“그럼 말씀하신 대로, 제 몫은 딱 이것으로 하지요.”


내 화답을 들은 아지거는 내가 처음 그에게 보였던 조선 왕실 최상품만을 챙겨 들었다.


“그럼 조선 그릇의 대단함을 논하는 일, 그리고 사람 불러모으는 일은 제게 맡기시고, 사람 맞을 만한 때가 이르면 알려주십시오.”


“그러겠습니다.”


“그럼 이는 이쯤하고, 슬슬 가시지요. 원정의 군략을 논하는 자리에 저하께서도 드셔야 하니.”


이어 내가 해야 할 일은 조선 군사 5천을 이끌 한 사람의 지휘관으로서 도르곤이 주도하는 회의에 참여하는 일이었다.

이를 알아서 먼저 권해준 아지거에 웃음으로 화답하고, 나는 곧장 채비를 갖춰 심양관 밖으로 나섰다.


***


회의를 위해 내가 찾아간 곳은 바로 도르곤의 예친왕부.

다행히 시간에 늦지는 않아 별 탈 없이 회의에 임할 수 있었다.


“우리 군은 크게 둘로 나눠 차례로 청산관을 넘을 것입니다.”


역시 도르곤의 입에서 나온 계획의 큰 틀은 내가 홍타이지의 앞에서 살짝 언급한 바와 다르지 않았다.


“선봉으로 관을 넘는 것은 우익, 북경을 위협하는 길목을 점하면 바로 본군이 그 뒤를 따라 합류할 것입니다. 이후 군을 여덟 갈래로 나눠 병자년에 파괴한 강역을 다시 도모할 것이고, 이를 갈무리한 후엔 다시 동쪽으로 움직인 뒤 운하를 따라 산동 제남까지 내려갈 계획입니다.”


그야말로 산발적으로 진격하며 화북 일대를 그물처럼 싹 훑는 전략.

이는 누가 봐도 점령이 아닌 약탈을 목적으로 하는 구상이었다.


“그리고 우익은 패륵 요토와 양무장군 두두가 맡을 것입니다.”


도르곤의 지목을 받은 두 사람, 먼저 요토는 사패륵 가운데 유일하게 아직까지도 건재한 다이샨의 맏아들이다.

따라서 홍타이지에게는 견제의 대상이 될 수도 있는 존재이지만, 그는 현재 아버지와 반목하여 홍타이지를 더 따르는 와중이다.

언뜻 나와 인조의 관계와도 유사하니, 그 덕에 오히려 홍타이지의 상당한 신뢰를 사고 있다.


다음으로 두두는 선대 누르하치의 장손자.

즉, 조선식으로 따지자면 계승 순위 1위에 있어야 할 존재다.


하지만 그는 현재 일개 황족, 심지어는 기주조차 아니다.

그 이유는 바로 그의 아버지, 누르하치의 장자였던 추연이 역모 혐의로 사망했기 때문이다.


아버지가 비극적으로 사망했기에 당연히 계승 순위에서 멀어진 비운의 황손.

하지만 그런 덕분에 홍타이지 치하에서 신변의 위협은 느끼지 않는 새옹지마와 같은 삶을 사는 인물이었다.


“그리고 좌익은 제가 직접 이끌 것이니, 이후 폐하께서 본군을 이끌고 나서시기 전까지 여러분은 모두 제 부장으로서···.”


“그럼 저기 조선 세자가 동원해낸 조선군은 어찌 움직입니까? 분명 수군을 동원한다 하지 않았습니까?”


작전의 큰 틀에 대한 도르곤의 설명이 채 끝나지도 않았건만, 이번 원정군의 주장에 대한 존경심은 조금도 느껴지지 않는 목소리가 그 말을 끊었다.


“말씀해주시지요. 숙부님.”


도르곤을 숙부라 말하며 입꼬리를 올리는 이 인사의 이름은 바로 아이신기오로 호거.

현재는 숙친왕(肅親王)의 지위에 있으며 홍타이지가 망굴타이를 숙청하고 빼앗은 정람기(正藍旗)를 관장하고 있었다.

도르곤이 숙부이긴 하나 나이는 그보다 세 살이나 어리니, 실상 그의 눈엔 도르곤이 한 세대 위가 아니라 비슷한 연배의 경쟁자로 보일 게 자명했다.


실제로 원 역사에서도 홍타이지 사후 도르곤과 권력을 다투었던 자.

이미 그는 도르곤과 반목하고 있었다.


그리고 나는 그런 도르곤과 이미 연을 맺었다.

홍타이지가 친히 황실 인사들 모두의 환대 속에 심양으로 들게 한, 청나라 정치판의 당당한 한 사람의 플레이어다.


따라서 그에게 있어 나란 존재는, 한마디로 정의하자면 이렇다.


정적.


나는 바라든 바라지 않든, 처음으로 여기 심양에서 나를 적으로 간주하는 자와 마주 앉은 것이다.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11

  • 작성자
    Lv.64 빠가사이
    작성일
    24.08.12 12:35
    No. 1

    조선의 근대화는 나중에 나오나요?
    나온다면 네덜란드와 접촉하나요?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7 n7******..
    작성일
    24.08.12 12:57
    No. 2

    소현세자가 조선을 빠르게 근대화를 꿈꾼다면 최대한 청에게 지속적인 부를 얻어소 조선에 투자하면서 큰 시장인 명에게 지속적인 물품을 팔아서 하는게 가장 빠름. 물론 그전에 청과 명이 얼마나 묵인 해주는 지에 따라 바뀌겠지만...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30 잡초샐러드
    작성일
    24.08.12 13:11
    No. 3

    잘보고 갑니다!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99 as*****
    작성일
    24.08.12 13:13
    No. 4

    잘보고갑니다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76 새누
    작성일
    24.08.12 13:27
    No. 5

    호거는 ㅎ.... 근대화는 너무 빠른 애기 아닌지

    찬성: 1 | 반대: 1

  • 작성자
    Lv.44 rb******..
    작성일
    24.08.12 13:48
    No. 6

    이번화도 정말 재미있네요. 청에서 소현세자가 맞서싸워야 하는 정적이 등장하니 흥미진진합니다.

    찬성: 6 | 반대: 0

  • 작성자
    Lv.66 제르미스
    작성일
    24.08.12 14:13
    No. 7

    홍타이지 사후 황위 계승전에 개입 가능해지면
    이것도 위험하긴 해도 이득 많이 볼 듯.

    찬성: 5 | 반대: 0

  • 작성자
    Lv.54 g646_luf..
    작성일
    24.08.12 17:39
    No. 8

    탈님니 작품 분위기나 퀄리티에 비해 제목이 너무 가벼운 느낌입니다.

    찬성: 1 | 반대: 2

  • 답글
    작성자
    Lv.31 탈닌
    작성일
    24.08.12 19:02
    No. 9

    작품의 유입 증가를 바라며 시도해보는 바라 현재는 최종적으로는 기존 제목을 활용할 생각입니다 ㅎㅎ

    찬성: 2 | 반대: 0

  • 작성자
    Lv.58 무한유희
    작성일
    24.08.12 18:31
    No. 10

    지금 정도 전력이면 대만 먹을 수 있지 않을까요? 당장 정복이 힘들면 항구만 먼저 얻어내고, 이후에 차츰 실효지배하는 식으로...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91 나이넙
    작성일
    24.08.15 03:13
    No. 11

    무책임하게 작가에게 제목이 가볍게 논하지들 마시오들 작가는 속이 끓다 못해 너덜너덜 할테니, 쯧 거 가벼운거 아니냐 툭 한 마디 던지고 엣헴 하기 보다 추천글 하나 쓰는게 나을 거임 아니면 조용히 응원하며 글 보고

    찬성: 2 | 반대: 0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인조 아들이 인조를 찢음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공지 제목변경 공지입니다. +4 24.08.21 371 0 -
공지 8월 15일부터 연재 시간을 매일 오후 6시로 변경합니다. +3 24.08.04 2,794 0 -
46 연재 종료 공지입니다. +56 24.09.02 2,625 75 1쪽
45 새로운 시대로 (完) +11 24.09.02 1,881 86 14쪽
44 여인들의 절의 +5 24.09.02 1,583 86 16쪽
43 꼿꼿한 사대부의 쓸모 +14 24.09.01 2,215 130 16쪽
42 김상헌(金尙憲) +14 24.08.31 2,344 119 14쪽
41 있어야 할 곳으로 돌아가는 길 +13 24.08.30 2,431 132 15쪽
40 심기원의 난 +23 24.08.29 2,592 150 15쪽
39 천명이 무너졌다 (4) +17 24.08.28 2,637 130 14쪽
38 천명이 무너졌다 (3) +12 24.08.27 2,551 127 13쪽
37 천명이 무너졌다 (2) +22 24.08.26 2,641 141 17쪽
36 천명이 무너졌다 (1) +14 24.08.25 2,774 140 17쪽
35 신사년의 밀담 (2) +11 24.08.24 2,648 118 13쪽
34 신사년의 밀담 (1) +15 24.08.23 2,751 141 17쪽
33 세자의 사람들 (2) +9 24.08.22 2,872 125 13쪽
32 세자의 사람들 (1) +15 24.08.21 2,936 129 13쪽
31 명-청 책봉 경쟁 (2) +19 24.08.20 3,007 132 16쪽
30 명-청 책봉 경쟁 (1) +13 24.08.19 3,034 136 16쪽
29 무인사변(戊寅事變) (5) +15 24.08.18 3,127 145 14쪽
28 무인사변(戊寅事變) (4) +9 24.08.17 3,019 131 13쪽
27 무인사변(戊寅事變) (3) +9 24.08.16 3,012 137 14쪽
26 무인사변(戊寅事變) (2) +8 24.08.15 3,206 135 13쪽
25 무인사변(戊寅事變) (1) +8 24.08.14 3,496 143 13쪽
24 전쟁을 기다리며 (2) +11 24.08.13 3,480 154 20쪽
» 전쟁을 기다리며 (1) +11 24.08.12 3,675 151 16쪽
22 복귀 (2) +16 24.08.11 3,765 155 16쪽
21 복귀 (1) +12 24.08.10 3,893 167 14쪽
20 아버지와 아들 (4) +11 24.08.09 3,894 171 14쪽
19 아버지와 아들 (3) +13 24.08.08 3,825 174 15쪽
18 아버지와 아들 (2) +15 24.08.07 3,902 164 15쪽
17 아버지와 아들 (1) +22 24.08.06 4,024 195 14쪽
16 충성스러운 애국노 (2) +12 24.08.05 3,952 170 16쪽
15 충성스러운 애국노 (1) +10 24.08.04 3,979 166 13쪽
14 더러움을 논할 자격 (2) +15 24.08.04 4,085 171 15쪽
13 더러움을 논할 자격 (1) +16 24.08.03 4,132 188 15쪽
12 조선으로 (2) +15 24.08.02 4,170 174 13쪽
11 조선으로 (1) +9 24.08.01 4,276 181 15쪽
10 빚 (2) +13 24.07.31 4,275 192 14쪽
9 빚 (1) +8 24.07.30 4,673 179 15쪽
8 아바하이의 아들들 (2) +5 24.07.29 4,797 193 14쪽
7 아바하이의 아들들 (1) +6 24.07.28 5,056 190 12쪽
6 권력은 부자간에도 나눌 수 없는 것 (2) +6 24.07.27 5,183 199 15쪽
5 권력은 부자간에도 나눌 수 없는 것 (1) +11 24.07.26 5,314 211 13쪽
4 연회 +8 24.07.25 5,268 219 14쪽
3 굴마훈 +10 24.07.24 5,577 231 13쪽
2 누굴 잠 못 들게 할 것인가 +8 24.07.24 6,154 228 12쪽
1 회귀 +25 24.07.24 7,058 250 8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비밀번호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