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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뚜기 님의 서재입니다.

극한던전운영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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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뚜기
작품등록일 :
2019.04.10 15: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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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04.10 16: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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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쪽

뻔한 이야기의 시작-(1)

DUMMY

1. 흔한 이야기의 시작


너무 뻔한 클리셰의 전형이었다. 모험이나 투쟁과는 아무런 접점이 없던 나 같은 ‘애신족(愛神族)’에게 마치 당연히 예정 되어있던 일인 마냥 신탁(神託)이 내려지는 일 같은 건 말이다.


거창한 기적을 일으키거나 우연을 가정한 필연 조차 일어나지 않았다. 나는 갑자기 잠에 빠져들었고 꿈속에서 ‘그 곳’을 보았다. 그리고 하나의 목표를 주입받았다.


그 결과 느긋하고 단조로웠던 나의 일상은 격변을 피하지 못 할 운명에 처했다. 지금의 나에겐 꿈속에서 본 ‘그 곳’을 가야한다는 유일한 목표밖에 남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분이 부르셨고, 나는 가야 한다. 여기에는 어떠한 반론도 존재할 수 없다. 어이없게도 평온했던 일상이 부서진 것에 대한 억울함이나 갑자기 어처구니없는 요구를 해오는 그분에 대한 반항심마저 느낄 수 없었다. 내가 이런 뻔한 클리셰에 강한 반감을 가지고 있었고 절대 순순히 응하지 않을 것을 신념으로 삼고 살아왔음에도 불구하고 말이다.


음... 곰곰이 생각해 봤더니, 이 일련의 과정을 표현할 단어가 떠올랐다. 그렇다. 지금 내게 일어난 일은 하나의 ‘틀’이었다.


하나. 애신족은 신을 사랑한다.

둘. 신 또한 자신을 사랑해주는 애신족들을 사랑한다.

셋. 그럼으로 애신족이 위대한 자신의 신을 더욱 사랑 할 수밖에 없다.


이 무한한 사이클을 들고 도는 하나의 ‘틀’. 스스로를 합리적인 생물이라고 생각했던 내 자아가 이토록 빠르게 산산조각 난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한 일이었다. 자신의 신에 대한 만큼은 반론? 불복? 억울함? 이런 키워드 자체가 만들어 질 수 없게 설계된 생물이다, 애신족. 그러니까 나는.


고로 꿈에서 깨어나자마자 몸을 움직이기 시작했다. 사실 꿈속에서 본 ‘그 곳’이 어디인지는 모른다. 하지만 얼추 알 수 있을 것만 같다. 왜냐고? 다시 언급하지만, 지금 내게 일어난 일들은 너무나도 뻔한 클리셰의 전형이었으니까.


그럼 문제의 답은 간단하다. 모든 흔한 이야기의 시작이자 목표는 ‘위’로 올라가는 것이다. 이 꽉 막히고 칙칙해서 당장에 숨이 차오르는 던전을 짓누르고 있는 세계, 신계(神界)다. 일단 그곳으로 가야만 한다.


-----------


움직이면서 상념에 잠겼다. 목표가 정해졌으니 그 목표를 달성할 방법을 모색해야했다. 안타깝지만 신계로 가기 위한 여정은 절대 호락호락하지 않을 것이다. 부정적인 생각을 떨쳐내기 위해 호락호락 이라는 극히 순화된 표현을 사용했으나, 사실 현실에 대입해서 따져보면 신계로 가는 일은 거의 불가능에 가까운 고행(苦行)일 것이다.


괜히 흔한 소설이며 드라마며, 심지어 비현실을 잔뜩 첨가해 놓은 애니메이션조차 다들 앞에 장편이라는 타이틀을 붙이고 나오는 게 아니다. 갑자기 신탁을 전해 받은 애신족이 기연으로 만난 동료들과 함께 군단을 만들고 숱한 던전을 정복하며 강해져서 신계로 갈 수 있는 전세 던전의 주인이 되는 이야기를 어떻게 짧은 분량으로 표현할 수 있겠는가?


분명 괴롭고 험난한 장기전이 될 것이다. 하지만 두렵거나 걱정이 앞서지는 않는 게 지금의 심정이다. 어차피 내게 다른 선택지는 이미 사라졌고, 역경에 부딪혀서 쓰러지거나 절망에 굴복당여 심신이 산산조각이 날 지언정 당장 살아있는 한 기어서라도 전력을 다해 앞으로 나아가야 하는 것이다.


정말 다행스럽게도 나 같은 애신족을 위한 준비는 어느 정도 갖추어져 있다. 시대는 바야흐로 대성전(大聖戰)의 시대다. 실제로 던전계에 쳐박혀 빌어먹던 애신족들은 내 세대에 와서는 반격의 깃발을 휘날리기 시작했고 그에 호응하여 각종 대중매체는 물론이거니와 이야기라고 분류 될 수 있는 대부분의 창작물은 던전 관련 상품이 지배하고 있다. 하다못해 지나가는 코흘리개 꼬마의 장래희망 조차 군단장(軍團長)일 정도니, 정치, 경제, 교육 등등이 모든 사회의 포커스는 신계 탈환에 맞추어져 있다고 보면 된다.


즉. 시기는 잘 타고난 것이다. 나의 동료가 될 애신족들은 무수히 많을 것이고 군단 운영을 위한 편의나 지원 역시 차고 넘친다. 심지어 나처럼 뜬금없이 신탁을 받은 군단 지망생을 위한 뻔하디 뻔한 클리셰를 마구 퍼트려 놓지 않았던가? 바보가 아닌 이상 당장 무엇부터 어떻게 시작할지 정도는 알 수 있다. 고로 내가 꿈에서 깨자마자 자연스럽게 발걸음을 향한 곳은 던전일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목표도 분명하고 그걸 위해 당장 해야 할 수단도 얼추 알고 있음에도 상념에 잠긴 이유는 조금 민망하다.


사실 던전에 가야하는 사실은 잘 알겠는데 가는 수단이 만만치 않았다.


방금 내 입으로 대성전에 시대며, 편의와 지원이 차고 넘친다고 해놓고 정작 던전에 들어갈 수단을 찾고 있으려니 조금 민망하지만... 너무 어이없어 하지말길 바란다! 진지하니까.


그게 뭔 소리냐고 묻는다면 나로선 억울하다. 각 종 이야기의 주인공들 대부분이 나처럼 신탁을 받자마자 다른 것은 다 내팽겨 치고 던전으로 직진하곤 한다. 하지만 대부분의 이야기에서 던전으로 가는 ‘과정’ 자체는 생략된다. 당연하겠지. 유아 교육과정에서나 나올 법한 주제니까. 하지만 나는 조금 특이한 경우라서 그게 조금 곤란하다.


아쉽게도 나를 길러주신 부모님은 무슨 이유인지는 모르겠지만 은연중에 나를 군단이나 던전 같은 모험에서 격리했던 것 같다. 또 신탁을 받기 전의 나에게는 그게 당연한 것이었다. 비록 주변에는 성전에 대한 지대한 관심으로 들끓었지만 정작 주변과 상관없이 스스로는 딱히 던전이나 군단 같은 것들을 썩 좋아하진 않았다.


이건 부자연스러운 일이다. 지금 생각해보면 의심이 갈 법한 일이였고 얼마안가 스스로 깨달았어야 정상인데... 쯧! 그만큼 교육이라는 게 무서운 것이겠지.


그런고로 나는 유치원생들도 알고 있는 간단한 방법조차 제대로 된 교육을 받지 못했다. 그래도 던전으로 갈 수 있는 방법이 있는 위치 정도는 알고 있기 때문에 일단 발을 옮기고 있는 중인 것이다.


목적지는 자체는 얼마가지 않아 도착했다. 과연 시대의 화두인 만큼 주변이 인파로 북적인 걸 보니 엉뚱한 곳에서 헤매지 않고 제대로 찾아온 것 같다. 문제는 지금부터다.


듣고, 보고, 대리 체험을 해봤던 게 하도 많아서 던전에 들어가는 방법의 큰 줄기는 나도 알고 있다. 당장 TV만 틀어도 주인공이 들락날락 하니깐 말이다. 던전에 들어가는 방법은 크게 두 가지다.


첫째는 마나를 지불하고 지정된 위치의 던전으로 전이(轉移)하는 방법이고. 둘째는 기도대에서 기도를 들여 ‘성전의 기적’을 부여받는 방법이다. 소설이나 드라마에서 흔히 묘사하는 바에 의하면 말이다.


내가 고민하는 것은 둘 다 나에게는 해당되지 않는 다는 점이었다. 우선 마나를 지불하고 지정된 위치에 전이 하는 법은 일단 원하는 장소에 마킹을 해놓아야 한다. 그리고 이 마킹은 어릴 적 학교에서 소풍을 가야 한다 싶으면 주요 마킹 포인트로 놀러가서는 출석체크 하듯이 찍고 오는, 살아가는데 필연적으로 거치는 일이라서 정규 교육 과정을 아예 거치지 못한 나로선 당연히 찍혀있는 마크 따윈 없었다. 기본적인 일이라 누가 설명해주려 하지도 않을 거고 도와주는 사람도 없을 것이다.


즉. 첫 번째 방법을 직접 실행하는 것은 지금으로선 불가능하다. 그럼 두 번째 방법이 남았는데 이 방법도 만만치 않다. 기도대를 찾는 것 자체는 한 눈에 알 수 있을 만큼 떡하니 자리 잡고 있기 때문에 어렵지 않다. 내가 알기로는 기도를 드려서 ‘성전의 기적’을 부여 받는 것도 어렵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이 성전의 기적을 통해서 갈 수 있는 던전은 나의 형편성을 고려하지 않는 던전일 게 뻔하기 때문에 방법을 알고 있어도 쉽게 행동에 옮길 수는 없다. 생전 던전하고는 벽을 치고 살았던 내가 공략할 수 있는 수준이 아닐 확률이 매우 높았다.


쉽게 말해서 최소한 초보자용은 아니라는 것이다. 적어도 군단원 자격에 준하는 수준 정도의 전력을 갖춰야만 성전의 기적으로 배당받은 던전을 공략할 수 있다는 정도는 나도 알고 있다.


첫 번째, 두 번째 방법도 영 마땅치 않으니 다른 수단을 모색해야 하는데 기초 지식이 없는 나로선 도저히 계산이 서지 않았다. 뭐... 어쩔 수 없지. 모를 땐 눈치 보며 시간 버리기보다는 일단 아무나 붙잡고 물어봐야하는 것이 정석이다.


나는 기도대 주변에서 서성이고 있는 일행 하나를 붙잡고 말을 걸었다.


“이봐! 던전에 가고 싶다. 어떻게 해야 하지?”


내가 말을 건 일행은 처음에는 인상을 구기며 내 쪽으로 시선을 돌렸지만 곧이어 나를 보더니 구긴 인상을 펴고는 조심스러운 태도를 취했다. 이런! 무심코 평소의 말투가 나와 버렸다. 내가 물어보는 입장인 만큼 정중했어야 했는데.


“무슨 말씀입니까? 보시다시피 특별한 통행 제한은 없는 걸로 아는데요.”

“그러니까... 이걸 뭐라고 설명해야하나? 어쨌든 던전에 가야만 하는 데 방법을 모르겠소. 자네들이 좀 도와줬으면 좋겠네.”


내가 말해놓고도 좀 어처구니없는 생떼였다. 하지만 내 사정을 풀어 설명하기에는 너무 길어지고 복잡해져버린다. 그럴 바엔 차라리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방법을 알려줄 대상을 찾는 게 더 빠를 것이다. 이렇게 많은 인파가 있는데 설마 호의를 베풀어 줄 동족이 없겠는가? 나쁜 짓 하러 가는 것도 아니고 성전에 임하는 일인데.


내 어처구니없는 요구를 들은 일행은 자신들끼리 상의를 하더니 얼마 지나지 않아 의견을 정리 한 것 같았다. 그들 중 한 명이 웃으며 내게 물었다.


“혹시 산책을 목적으로 나왔는데 깜박하고 ‘툴’을 가지고 오지 않으신 겁니까? 그런 일이라면 저희를 따라 가볍게 올라가시죠. 모시게 되서 영광입니다.”


바로 그거다. 어째 한 번에 해결되어버리니깐 허탈할 정도로 일이 잘 풀렸다. 이제 산책 나온 척 연기 해주면서 이 일행과 함께 동행하다보면 눈동량으로 던전 공략 어떻게 돌아가는지도 느낄 수 있을 테고 여차여차 가까운 마킹 포인트에 가서 마킹까지 할 수 있게 된다면 금상첨화일 것이다.


“그렇네. 대신이라고 하긴 뭐 하지만 전이에 지불할 마나는 내가 해결하겠네.”

“정말이십니까? 그럼 저희야 감사할 따름이죠. 저희는 원래 ‘마이더스의 손가락’ 던전 5층부터 천천히 올라가는 목적이었습니다만. 귀하신 분이 산책으로 가기에는 조금 멀겠군요. 2층 정도면 산책하는 데는 지장이 없으실 겁니다.”

“말이 통하는군. 말 나온 김에 바로 가지.”


이제 저 일행들의 입장에서도 손해 볼 건 없을 것이다. 내 말을 듣고 일행 중 하나가 재빨리 기도대 옆의 탈리스만에 다가가 던전 전이용 이용권을 끊는 걸 보니 잘 해결 될 분위기였다. 그런데... 보통 던전 전이의 이용 요금은 얼마정도 하는 것일까?


나는 계산을 해야 하는 입장이니 이용권을 끊는 모습을 곁눈질로 슥 살폈다.


비, 비싼데? 두당 2000마나면 너무 폭리 아닌가? 나는 체통을 지키는 한에서 빠르게 일행들의 인원수를 살피었다. 다행히 당장 가지고 있는 마나로도 계산을 할 수는 있었지만. 딱 떨어진다. 즉. 돌아올 때는 걸어서 오거나 혹은 던전에서 마나를 충당해야만 텔레포트 시설을 이용할 수 있는 것이다.


솔직히 용돈 받는 입장에서 말하기 뭐하지만, 나는 제법 풍족하게 살아왔다. 일행들의 태도에서부터 예상할 수 있겠지만 내 신분은 애신족 중에서도 제법 고고한 신분이고 경제적으로 문제를 겪은 적은 약 200던전년 조금 넘는 세월을 살아왔던 중에 단 한 번도 없었다.


내가 당장 소지하고 있는 마나도 웬만한 내 또래 애신족의 한 달 산출량 정도로서 절대 적은 양이 아니었다. 그런데 그걸 꼴랑 2층에 8명을 보내기 위해서 거덜 냈으니. 군단이나 모험가들의 생태에 대해 잘은 모르지만 내 입장에서는 명백한 폭리였다.


쯧! 하지만 어쩔 수 없다. 이제 임전무퇴의 마음가짐으로 돌진하는 수밖에.


아무리 성황리라 인파로 북적거린다 해도 이곳의 모든 애신족들이 던전에 가려고 모여 있는 건 아니기에 기도대의 대기 줄은 금방금방 줄어들었다. 또 요즘은 기술이 좋아서 전이의 대기 시간이 많이 줄었다고 하더니 우리의 차례는 금방 찾아왔다.


전이. 흔히들 말하는 텔레포트 자체는 일상에서도 많이 사용하기에 이용에 문제가 되지 않을 테고 이제 정말로 평온한 나날들과의 작별만이 남은 셈이다.


기도대가 마나를 머금고 강력한 에너지를 방출하였다. 일상에서의 텔레포트와는 다르게 던전으로 텔레포트를 하기 위해선 기도대가 반드시 필요 한다는 기사를 스쳐가듯 읽었던 기억이 떠올랐다. 아마 이용료가 비싼 이유는 그것과 관련이 있으리라.


곧이어 포탈마저 형성되어 던전일 것으로 예상되는 저편의 광경이 은은하게 포탈 중앙에서부터 비쳐졌다. 모험가 일행들은 거리낌 없이 포탈 건너로 나아갔고 나 또한 당당하게 포탈을 향해 나아갔다. 하지만 마지막 한 걸음을 내딛기 전에 멈춰서야만 했다. 이유는 딱히 없었다. 내 내부적인 문제였을 뿐.


항상 평온했던 일상에 대한 애환이라고 해야 할까? 아니면 막막할 게 뻔한 미래에 대한 두려움? 하여튼 지금까지는 찍소리도 못하고 짓눌렸던 뭔지 모를 녀석이 최후의 저항을 펼치고 있음이 틀림없으리라. 결국 마지막 한 발자국을 남기고 습관처럼 생각에 빠졌다.


지금 이렇게 준비도 없이 떠나는 게 잘하고 있는 것일까? 준비는커녕 제대로 아는 것 하나 없는 내가 혼자 힘으로 할 수 있을 만큼 던전은 만만한 곳이 아닐지도 몰라. 이 짓이 내가 생각한 것보다 더 안일한 판단일 가능성은 제법 높겠지.


또 이렇게 갑작스럽게 떠난다면 어머니와 아버지는 순순히 납득하시지 않을 거다. 물론 아마 그분들은 내가 언젠가는 모험을 떠날 걸 예상하셨을 것이다. 그러니까 최소한 그걸 늦춰보기 위한 노력을 하셨지만 노력만 하셨을 뿐 완전히 차단하지는 않으셨던 거야.


짧은 시간동안 여러 가지 생각이 교차했다. 하지만 당연하게도 승리하는 쪽은 정해져있었다. 나는 어떻게 되었던 던전에 갈 운명이다. 이미 신탁을 받은 순간 다른 선택지가 승리할 가능성 따윈 남아 있지 않았다. 나의 정체성이 그렇게 설계되어있다는 것도 확실히 이해했다. 결국은 시간의 차이일 뿐 결과가 달라지진 않는다.


자연스레 지금 떠날 것인가, 혹은 가지 않고 미래를 준비 할 것인가. 두 가지 선택의 득실을 비교할 수밖에 없었다. 그리고 나는 이 선택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칠 확실한 사실이 떠올랐다.


지금 떠나지 않으면 분명 질질 끌게 될 것이라는 것. 부모님. 특히 어머니는 날 붙잡아두기 위해 귀찮은 짓을 벌일 것이다. 지금이야 돌발적으로 던전행을 결정했기 때문에 막기는커녕 내가 여기 있다는 조차 모르실 것이다. 하지만 모험을 위한 준비를 시작하면 얼마 안 가서 눈치를 채실 테고 그렇게 되면 매우 매우 귀찮아질 것이 뻔했다. 거기까지 생각이 미치자 득실도 확실해졌다.


나는 뒤돌아서 내가 살아왔던 거주 던전 ‘에타이어 모퉁이’를 바라보았다. 지금쯤 그분들은 내가 그래왔던 것처럼 평온한 일상을 즐기시고 게시겠지. 그런 일상이 매우 어울리는 분들이시니 내가 떠난다 해도 여전히 평온한 체로 남아있을 것이다. 애간장이 타긴 할 테지만 나를 찾기 위해 위험을 무릅쓰지는 않을 분들이다.


그래서 이렇게 홀연히 떠나야 하는 상황에서도 그분들 걱정이 들지 않은 건 불효라면 불효다. 아마 시간이 흘러 재회할 때에 욕을 한 바가지로 먹을 건 각오해야 할 테지만.


욕을 야무지게 퍼붓는 아버지의 모습을 상상하니 씩하고 미소가 지어졌다.


잘 계십쇼. 멀쩡히 갔다 올 테니까, 그 때 봅시다.


잡념들을 뒤로 한 체 마지막 한 걸음을 내딛었다.


작가의말


극한던전운영기는 작년 공모전때 1권 분량(약 15만자) 정도 연재된 작품입니다.

이번 공모전 목표는 저번 공모전 기간 끝날 때 까지 기존 1권분량에 다시 1권 분량을 더해 약 30만자를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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