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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뚜기 님의 서재입니다.

극한던전운영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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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뚜기
작품등록일 :
2019.04.10 15:51
최근연재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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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수 :
41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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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4
글자수 :
235,2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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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04.30 14: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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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쪽

파밍:워커-(6)

DUMMY

두 손을 모아 기도한다. 신을 섬기는 행위.


종족값 덕분에 버릇이 된 익숙한 행동이지만 우리에게 있어서 이 행위의 진정한 의미는 따로 있다.


우린 신이 만든 창조물이다. 그리고 그 분을 섬기고 기도함으로서 그분이 행하는 ‘기적’의 자투리 안에서 살아가는 지극히 의존적인 존재다. 나에게 기도의 의미란 그런 것이다.


이거 해달라고 떼쓰는 일이랄까?


부우우우웅!


은은한 입자가 되어 주변을 맴돌고 있던 툴이 요동친다. 과연 제어마나는 순수마나처럼 똑같이 사용할 수 있는구나! 하고 느끼고 말았다.


곧이어 내 주의로 강렬한 빛이 모여들었다. 단순히 ‘창조’에 그치는 기적이었다면 이런 엄청난 마나의 증발이 얼어나지 않지만 아무래도 이번엔 진짜 ‘기적’의 범주 안에 있는 일을 권신들께 부탁해야 하기 때문인지 요란하기 그지없다.


시간이 흘러 점점 커져나간 빛이 다시 줄어들었고 툴의 요동도 멈춰버렸지만 아쉽게도 내가 생각하던 결과는 일어나지 않았다. 캐스민의 상태도 변하지 않았다. 적어도 당장은 말이다.


“내가 잘 한 거야? 이렇게 난이도가 높은 기적을 만들어 본적이 없어서 잘 모르겠어.”

“나도 모르겠수! 셀럽들이 기적을 만드는 걸 몇 번 본적은 있지만 보통은 즉시 효과가 나타나곤 했는데, 이번처럼 연출만 요란하고 아무 일도 안 일어나는 걸 내가 어찌 알겠수?”

“소인 역시 마찬 가지오. 이번 건은 오로지 랑카오 대협의 영역이니 달리 방법이 없소.”


뭐가 문제일까? 보통 창조와 기적은 규모에 따라 같은 범위로 보기도 하고 혹은 아예 별도의 행위로 분류되지만 그동안 생필품 창조 같은 작은 기적을 만들어 낼 때는 효과가 즉시 발현됬다.


이번처럼 죽어버린 누군가를 부활시키는, 격이 다른 기적을 만들어내야 하는 경우는 다른 점이 있을 테지만 일단 그동안의 창조처럼 마나의 유동도 느껴졌고 골렘 녀석의 말처럼 요란한 연출이 일어난 걸 보면 권신들에게 보내는 메시지가 발송되긴 했을 것이다.


쯧! 이런 답답한 수수께기 짓을 더 하기 싫어서 캐스민을 부군단장자리에 앉힌 것인데 정작 본인이 이렇게 싸늘한 주검이 되어버렸으니 갑갑하기 그지없는 일이다.


“쿠하핫! 너 진짜 군단장이었구나? 그럼 진짜로 내가 헛발질을 하게 된 건가?”


거의 반죽음 상태지만 꼴에 파편이라고 어찌 목숨 줄은 붙잡고 있는 타스라탄이 내뱉은 말이다.


“빌어먹을 도마뱀 새끼야, 너한테도 책임 있으니까 어서 해결책을 내놓는게 좋을거다. 너야 죽어도 부활해서 다시 마나를 쌓으면 그만이지만 우린 부군단장이 꼴까닥 했어. 만족스러운 해결책을 제시하지 못하면 널 소멸할 때까지 쫒아가서 죽여줄 생각이야. 빨리 아는 걸 토해내는 게 신상에 좋을 걸?”

“쉬익! 하나도 안 무섭지만 뭐, 내가 엄한데다가 헛발질 한 건 맞으니 하나 조언을 해주지. 쿨럭!”


놈은 타격 당한 손가락에서도 아직 다량의 피를 흘리고 있었고 붕붕붕! 스킬에 적중당한 상처도 치명상이나 다름 없어서 얼마안가 과다출혈로 죽을 것이다. 놈이 죽으면 정말 이대로 캐스민을 창조주의 품으로 떠나보내야만 할지도 모르니 아니꼽지만 일단은 살려놔야겠다.


“내가 할게. 더 필요하게 될지도 모르니깐 마나 아껴! 랑카오.”


호문클로뽕이 반 죽음 상태인 타스라탄을 치유했다. 확실히 전문 힐러라서 그런지 체계적으로 야무지게 힐을 박는다.


큐어, 재생, 급속 치유 같은 힐 마법은 물론이거니와 간단한 외과 시술까지 곁들여 출혈이 재발하지 않게 상처를 완전 봉합했다.


그러고 나서야 타스라탄 놈이 쉬익 거리며 정보를 뱉어냈다.


“보아하니 이런 큰 기적은 처음 만들어 보는 것 같은데, 맞지? 그럼 당연히 반응이 없거나 늦지. 기적이란 게 말이야, 요지는 권신들한테 이거 만큼은 꼭 해달라고 부탁하는 거라고. 그래서 비싼 마나를 써 가면서 신계에다가 기도문을 보내는 것이란 말이지.”

“그래서 방금 기도를 드렸잖아? 다 알고 있는 내용 말하라고 너를 살려놓은 게 아닌 것쯤은 잘 알 텐데?”

“워워, 잘 들어봐. 최대한 줄여서 말해주지. 일단 권신들이 너 같은 셀럽을 아끼는 건 확실해. 하지만 그렇다고 하인 마냥 네 기도문을 듣기 위해서 종일 대기를 하고 있는 것은 아닐 거란 거지. 쉬익! 게다가 권신들이 거느린 신도가 어디 한 둘이야? 조금 쪼잔해 보이겠지만 그분들도 다 우선순위가 있어서 평소 주목하고 있는 자식들 위주로 지켜보다보면 다른 기도에는 신경쓰지 못 하는 일이 생길 수 도 있는 거라고.”


음. 듣고 보니 그럴 수도 있겠군.


“또 알다시피 너희 애신족들이 여기 던전계에 쳐박힌 뒤로는 거리상의 문제로 너희들이 권신들에게 직접적으로 고하는 건 거의 불가능해졌어. 상황을 정리해보라고. 직접 찾아뵙고 부탁하는 것도 아니고, 심지어 말로 부탁하는 것도 아닌 꼴랑 ‘요놈이 이런 기도를 했었구나!’ 이런 정보만으로 처음 보는 신도의 기도를 들어주겠냔 말이야!”

“그래서 결론은?”

“쉬익! 성격 한번 급하네. 그래서 하고 싶은 말은 '어그로'를 끌라는 거다, 어그로를! 그 분들께서 네게 관심을 가지고 지켜볼 수 있도록 확실한 임펙트를 뿌려제껴야 잠깐이라도 우선순위가 높아지는 거라고. 원래는 그냥 성전을 잘 해나가면 자연스럽게 주목을 받을 수 있겠지만 지금으로선 이루어놓은 게 없으니 억지로라도 볼 수 있게 추잡한 재롱이라도 부려야만 기적이 빨리 효과를 발휘할 수 있는 거란 말씀이지.”


쯧! 그럼 그렇다고 빨리 요점만 말할 것이지 빙빙 돌려 말하기는.


그래도 다른 설명이 덕지덕지 붙어서 그런지 왜 기적이 발현되지 않았는지 충분히 납득할 수 있었다. 음. 놈이 요점만 말했으면 저 도마뱀 새끼가 뱀 소리나 지껄인다고 믿지 않았을테지.


각설하고 이제 해결 방법은 알았는데 다른 문제가 생겼다.


무슨 수로 어그로를 끌지?


신분상의 문제로 온실의 화초처럼 자랐고 일탈은 오직 넷에서만 가끔 저질렀던 나에게 누군가의 관심을 끌어야 한다! 라는 미션은 보통 어렵게 들리는 게 아니었다. 애초에 그냥 서있기만 해도 누가 뒤에서 숙덕거리는 어그로 종결자인 내가 굳이 더 격한 관심을 끌 방법을 생각이나 해봤겠는가?


그나마 최근에 있었던 일 중에 세상을 쇼킹에 빠뜨릴 만한 일이...


아! 있구나.


벗어제꼈었지. 그건 진짜 쇼킹할 만한 행동이었다. 만약 우리 아버지가 내가 벌인 짓이라는 것을 알기라도 하면 자칫 호적에서 파일 수도 있다.


당장 눈앞에 벌어진 일들을 수습하기 위해서는 벗는 게 최선이긴 할 것이다. 물론 아주 많이, 매우매우 추잡해지겠지만 그만큼 확실하게 어그로를 끌 수 있으리라.


역시... 할 수밖에 없는 건가? 라고 고민할 여유도 이젠 없다.


충분히 시간은 지체되었다. 당장 캐스민을 살려낼 기적을 만들어 내지 않으면 그녀는 창조주의 품으로 영영 떠나버릴 거다.


오케이. 할 게. 한다고!!

------------


출퇴근이 가능해야 해서 실력에 비해 수준이 낮은 던전을 골랐긴 했지만 그걸 감안하더라도 너무 쉽게 이겨버렸네요.


음. 이렇게 있으려니 살짝 양심에 가책이 생깁니다. 하지만 본 군단이 적들을 너무 쉽게 이겨버린 게 제 잘못은 아니잖아요? 후후! 따지고 보면 저와 랑카오의 권능 궁합은 딱히 계획 없이 결성한 것 치고는 훌륭한 것일 지도 모르겠어요.


랑카오가 찍어내는 어마무시한 산출량! 그리고 그렇게 찍혀져 나오는 제어 마나를 제한 없이 소환에 사용 할 수 있게 만드는 저의 군단화!


풍족한 생산과 막힘없는 소비가 합을 이룬 찰떡궁합 콤비네이션이 만들어 낸 결과가 이레귤러전 이후 요 몇 번의 전투라고 볼 수 있겠죠.


룰루~!


요즘은 저도 보는 눈이 생겨서 군단장이 어떤 생각을 가지고 전투에 임하는 지 조금은 이해가 되기 시작했어요. 랑카오에 움직임에 제 자신을 대입해서 대리 체험을 해보고 있다고나 할까요?


물론 할 짓이 없어서 시간 때우는 용도로만 소비하는 건 아니에요. 제 나름대로 연구를 위한 목적을 두고 구경하고 있는 것이니까요. 자고로 지피지기는 백전백승이라고, 본 군단의 최고 전력인 랑카오의 전투 방식을 잘 알고 있어야만 앞으로 군단을 운영할 빅 플랜을 만들 수 있어요.


벌러덩!


미리 경고해두는데, 제가 이렇게 드러누어도 계급장을 붙여놓은 이상 본 군단은 알아서 잘 굴러가니까 너무 풀어졌다며 괜한 걱정은 하지 않으셨으면 좋겠어요. 랑카오가 조금이라도 위험해진다 싶으면 군단원들이 개입해서 전투를 마무리 지을 테니 아무 문제 없답니다.


흠? 하지만 의외로 서로 대치 중인 상태네요. 보통 제가 드러누었다 싶을 때 쯤이면 군단장도 상대 보스격 파편을 거세게 밀어붙이고 있기 마련인데, 확실히 꼴에 네임드라고 뻐팅기는 솜씨는 있나보군요.


그래봤자 랑카오가 이겨요. 쟤는 전생에 미스릴에 파묻혀 죽었는 모양인지 이생에선 손가락 마디마디까지 미스릴 바르고 태어난 게 틀림없거든요.


물론 그게 다 권능빨로 거저먹은 느낌이 아예 없다고는 장담 할 수 없지만, 보는 눈이 생긴 이후 쭉 지켜본 결과! 아직도 만족하지 못하고 랑카오의 실력이 꾸준하게 고고해지고 있다는 걸 저도 알 수 있었어요.


결과적으로 고전이냐 낙승이냐를 결정하는 가장 영향력 있는 천칭의 추는 항상 뽑기 운 이었는데, 이번에는 꽝은 안 뽑았잖아요?


그럼 이길 거예요. 에이, 우리 군단장이라고 치켜세우는 게 아니라니까요?


저거 보세요, 저거! 타스라탄 녀석, 싸우다 말고 딴청피우는 걸 보니 질 것 같으니까 치사하게 꼼수나 쓰는 걸...?


다닥!


반사적으로 몸을 일으켰습니다. 왠지 한 번 겪어봤던 상황이여서요. 무의식적으로 놈의 권능에 대한 정보가 떠올랐습니다.


분명 처음 확인할 때만 해도 아! 얘는 권능만큼은 좀 조심해야겠다. 특별히 나는 더 조심해야 해! 하고 다짐했던 걸로 기억이 나는데, 회전에서 너무 쉽게 이긴 것이 방심을 불러일으킨 것 같아요.


처음 죽었을 때도 딱 이런 상황이었.. 윽!


켁켁! 진짜 이렇게 죽는다고요? 아무리 저항력이라곤 찾아볼 수 없는 1랭크짜리 몸뚱아리라도 이건 너무 순삭이잖아욧!!


작가의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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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파밍:워커-(6) 19.04.30 85 1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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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 파밍:워커-(3) 19.04.26 87 1 13쪽
21 파밍:워커-(2) 19.04.25 55 1 14쪽
20 파밍:워커-(1) 19.04.24 65 1 1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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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 너, 나이가 많은 이유가 있구나?-(3) 19.04.22 62 1 13쪽
17 너, 나이가 많은 이유가 있구나?-(2) +1 19.04.20 59 1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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