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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뚜기 님의 서재입니다.

극한던전운영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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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뚜기
작품등록일 :
2019.04.10 15:51
최근연재일 :
2019.05.29 21:43
연재수 :
41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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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235,2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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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05.27 22: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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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쪽

파밍:쀼우-(5)

DUMMY

뚱뚱해져서 방향 전환이 힘들지? 방어력을 보강했지만 중장비를 착용해야 하기 때문에 무게 문제가 생겨버렸네!


두드드득! 달깍! 딸깍!


기분 내키는 대로 신나게 쏴재낄 때는 신났을 거다. 하지만 그 즐거움이 커질수록 반동이 되어 사수의 사망률이 늘어나는 아이러니가 생겨난다. 저거 봐! 공격 해달라고 아주 공식적으로 타이밍을 주잖아.


재장전! 저 부분만큼은 어떤 고풍스러운 화기를 장비하고 있더라도 피해갈 수 없는 법이다. 놈은 이제 재장전을 위한 시간이 간절할 거다. 하지만 내가 바보도 아니고 공격해 달라고 대놓고 타이밍을 주는데 멍 때리고 있을 이유가 없다. 외골격 슈트를 착용하기 전에는 그래도 이공간에서 다른 화기를 뽑아서 재장전의 틈을 넘겼지만 이제는 저 외골격 슈트를 땅에다 버릴 수도 없고 얌전히 재장전 동안 아무 일도 안 일어나길 기도할 수밖에 없을 테지.


이 상황에서 내가 취해야할 행동은 너무 명백하다. 당연히 이 틈을 노려 블링크를 연달아 시전하며 놈과의 거리를 삭제해나갔다. 놈은 탄약이 떨어진 것을 확인하고 처음에는 급히 재장전을 시도했으나, 내가 순식간에 거리를 좁혀오자 체념한 것 같았다.


호? 오히려 당당한데! 하지만 나는 그건 악수라고 생각해.


치이잉!


놈의 외골격 슈트가 벗겨지면서 변신 전으로 돌아가기 시작했다. 하지만 이미 충분히 거리는 좁혀진 상황. 물론 발사 준비 완료! 덕에 다시 탄약이 가득 찬 화기를 손에 쥐었겠지만, 그래서 뭐 어쩌라고?


내게는 베리어라는 훌륭한 방어수단이 있다. 물론 1초 버티면 용한 수준이긴 해도 그 1초면 나머지 거리를 좁힐 시간으로 충분하다.


다다다다다닥!


역시! 놈도 결국엔 쀼우 아니랄까봐 결정적인 순간 소프트웨어쪽의 문제를 일으킨다. 차라리 아까처럼 샷 건이나 RPN 같은 묵직한 한 방을 꺼냈다면 돌격 속도를 조금이나마 저지할 수라도 있었을 텐데!


마무리다. 나는 베리어를 믿고 밀고 들어갔다. 근거리에서 연사로 탄환이 꽂히자 배리어가 사르르 녹아내렸다. 여전히 놈은 연사로 갈기고 있는 상황!


하지만 놈도 자신이 위기라는 사실을 알고 있는 지 표정은 굳어있었다. 굳은 표정과는 다르게 놈의 조준은 소름끼치도록 나의 머리를 따라왔지만.


그러나 딱 거기까지 한계였다. 아무리 놈이 B+ 명사수 권능을 부여받았다고 한들 손 뻗으면 닿을 거리에서 빠르게 움직이는 표적의 머리를 맞추는 건 비현실의 영역이다. 헤이스트로 한층 빨라진 내가 스웨이 하면서 놈의 조준을 털어내자 점이었던 탄환 궤적은 순식간에 다수의 선으로 변했다.


결국 2M 지점에서 어깨에 한 발, 1M에서 다시 옆구리에 한 발 허용하고야 말았지만 급소에 맞는 건 어떻게든 피하는 데 성공했다. 이제 놈에게는 멋쟁이 지팡이가 머리위로 쏟아지는 걸 막을 수단이 더 이상 존재하지 않는다!


끝이다. 제법 고전했지만 성공적으로 킬러 임무를 달...?


“^%@#$”


최후에 순간, 놈의 입술이 움직였다. 무엇인가 말하려고 하는 것 같은데 움직이는 입모양으로 봐선... 더 이상? 더 이상 뭐가 어떻게 된다는 거지?


띠띠띠!


경보가 울린다. 툴에 내장되어 있는 기능 중 하나로서 정말 위험한 순간이나 전투의 판을 변화시킬 만한 큰 변화가 있을 때 울리곤 한다. 특히 백과에 적의 중요 정보가 수정되었을 때가 가장 대표적인 경우로 꼽을 수 있겠다.


물론 평상시의 전투에서도 시시때때로 울리는 경보이기에 경보가 울리는 일 자체는 대수로운 일이 아니다. 그러나 그 경보가 울리는 상황이 결투가 거의 마무리 되어가는 지금의 상황이라면 무시할 수 없다. 도대체 이 상황에서 어떤 중요 정보가 수정될 수 있다는 걸까?


뭐, 별 일 생기겠나? 멋쟁이 지팡이가 놈의 머리를 곤죽으로 만들면 모든 상황이 종료될 터인데! 바로 이렇게!


꽈직!


........

........

........


으윽! 무슨 일이 일어난 거지? 라는 생각이 들자마자 코앞에서 탄환이 날아오고 있다는 것을 나는 미약하게나마 인지 할 수 있었다.


다다다닥!


털석!


다행히 아직 흐릿한 머릿속을 정리하지 못했음에도 불구하고 몸만큼은 날아오는 탄환을 피하기 위한 회피 동작을 취하는데 성공했다. 옆으로 크게 구른 후 엄폐물 뒤로 몸을 숨기고 나서야, 내가 현재 위험한 상황에 몰려 있음을 깨달았다.


“우리는 X밥이 아니다! 쀼우!”


가장 먼저 뇌리에 떠오른 한 마디였다. 놈이 자신이 주먹에 종족의 운명이 걸려있다는 듯, 비장한 각오와 함께 올려 뻗은 일 권. 아니, 원 펀치 스매시! 그것에 당했다. 아마도 맞자마자 즉사했던 것 같다.


크큭! 너무나도 뜬금없이 찾아온 첫 경험이었지만 얻은 것은 있었다.


‘캐스민의 잔소리를 절대 흘려듣지 말자!’ 첫 죽음으로부터 확실하게 가르침을 받았다.


사실 내가 지금 이렇게 다시 숨을 쉴 수 있는 이유는 전적으로 그녀의 주입식 교육 덕분이다. 이번 전투를 위한 전략을 세우면서 캐스민에게 귀에 딱지가 들릴 정도로 들은 그 잔소리 덕에 내 성전은 아직 지속되고 있는 것이다.


“명심하세요! 제어 마나가 모이면 놀리지 말고 ‘더블’부터 사용하는 것이에요? 제발 좀 흘려듣지 말고요!”


라는 소리를 몇 번이고 반복했었지. 그리고 생각보다 저 조취가 효과가 있던 것이, 약 하루 남짓 되는 사이에 100번 이상 같은 패턴에 같은 톤으로 잔소리를 듣다보니, 짜증이 어마어마하게 나지만서도 나도 모르게 세뇌가 되어 있더라고.


말 그대로 주입된 거다. 툴을 열어 잔여 제어 마나를 확인 할 마다 14800! 딱 그 숫자에만 꽂혀서 14800을 넘었나, 못 넘었나를 습관적으로 확인하게 되어버렸다.


결국 놈이 외골격 슈트로 변신했을 때 돌려 깎으면서 차곡차곡 제어 마나가 세이브 되더니 14800을 넘는 걸 확인하자마자 ‘더블’부터 사용했다.


캐스민 왈.


“마법사들은 TV나 소설 속에서 드러나는 이미지와는 다르게 생각보다 정직하게 싸워요. 현대 마법 자체가 동료들에게 보호받다가 특대급 위력의 마법을 완성해서 한방 꽝! 하는 식으로 진화하다보니 원체 꼼수를 부릴 수 있는 틈이 없답니다. 하지만 그런 마법사들이 유일하게 사기 치는 짓거리가 하나 있는데 그게 바로 ‘더블’이예요! 알겠어요? 그 좋은 걸 안 쓰면 도저히 법사라 할 수 없는 것이에요.”


인정한다. 술식명 하나는 기가 막히게 지었다. 원 코인을 투 코인으로 바꿔주는 일이잖아? 사기 치는 성능 맞다.


하여튼 첫 경험의 씁쓸한 감정을 뒤로하고 우선 백과를 조작했다. 내가 무엇에 당했는지는 알아야 이후의 전략을 수정할 수 있기 때문이다.


[*발견 된 정보*]

[쀼우족 족장-고유 스킬:(미제)]

[미제: 종족의 운명을 어깨에 짊어진 어느 한 쀼우가 내뻗는 최후의 일격이다.]


아! 이 텍스트를 보니 대강 기억이 났다. 족장 녀석의 물컹물컹한 머리가 뽀개지기 바로 직전에 벌어진 일이었다.


육안으로 구분도 안 되는 허리를 비틀며 모든 힘을 담은 궁극의 스매쉬 어퍼! 최후의 순간에서 꺼낸 비장의 수단치고는 동작이 너무 커서 어렵지 않게 피해내고 그대로 마무리까지 끝마칠 수 있을 법한 일격이었다.


여타 다른 쀼우처럼 원거리 사격 특화되어 있는 만큼 근접전 전용 스킬 따위는 별 것 아니라고 생각했거든. 실제로 나는 놈의 느려터진 최후의 일격에 맞춰 회피 동작을 펼치며 가볍게 피해냈다.


분명 성공했어야 했지만... 놈의 작은 주먹이 허공을 때리자마자, 그 순간 내 턱은 깔끔하게 박살이 나고 뇌수를 흩뿌렸다.


직접 얻어맞고 죽었기에 알 수 있다. 놈의 어퍼는 형용할 수 없는 강한 집념이 담긴 일격이었다. 집념이 기연을 얻어 고유한 스킬로서 재탄생 했을 정도니 말 다했다. 쀼우의 한계를 벗어나기 위해 부단히도 몸부림을 쳤겠지. 종족의 운명이 걸린 처절한 노력의 결과물이었을까?


그렇게 얻은 고유 스킬은 쀼우 최악의 약점을 오히려 최고의 살상 기회로 만들었다.


쀼우=원거리 사격 특화=근거리 교전에서의 약점을 노린다. 라는 전투에서 증명된 대 쀼우 필승 전략을 순순히 따라가던 나는 결국 놈이 파 놓은 함정에 걸려 허무하게 첫 죽음을 경험하고야 말았다.


띠링!


[갱신된 정보]

[고유 스킬 – 미제: 종족의 운명을 어깨에 짊어진 어느 한 쀼우가 내지른 최후의 일격이다.]

[미제(S): 필중(必中), 즉사(卽死). 스킬 랭크 이하의 모든 방어 수단에 적용된다.]


필중에 즉사라. 한 마디로 막거나 피해서는 안 된다는 소리군. 아예 범위 밖으로 벗어나거나 더 고위의 방어수단이나 공격을 통해 스킬 자체를 깨뜨려야만 방어할 수 있겠지.


다행히 한 번은 몰라서 당했지만 고유스킬의 공략법은 명백하다. 동작이 워낙 크기 때문에 타이밍을 못 잡는 일은 발생하지 않을 테고 그저 크게 빽 스텝을 밟아서 유효 범위에서 벗어나기만 하면 안전하다. 아마 유효 범위도 쀼우가 내지르는 어퍼, 딱 그 수준의 범위일 것이다.


나는 놈의 안색을 살폈다. 당연하게도 놈은 지금 무척이나 당황하고 있다. 계획대로라면 방금 전의 일격으로 승자는 정해졌어야 했을 거다. 하지만 비장의 카드에 얻어맞아 한 번 죽었던 내가 멀쩡히 부활하여 자신을 노려보고 있으니 당황할 수밖에.


공략법이 명백하게 나온 상황이다. 이대로 계속 전투를 속행하면 더 이상 깔 패가 남아있지 않은 놈보다야 시간이 조금만 주어져도 투 코인이 되는 내 쪽이 훨씬 유리하다. 캐스민이 분석한 내용 그대로 파워에서는 몰라도 유틸 면에서 압도적인 우위가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내 쪽도 치명적인 위험 요인이 생겨서 이 이상 길게 싸우는 것은 불가능하다. 곧 멋쟁이 지팡이의 소환이 해제되걸랑. 그렇다. 문제는 시간이다!


툴을 조작해 타이머를 살폈다.


[멋쟁이 지팡이 소환 해제 잔여 시간:1:23]


1분 23초. 쯧! 이래서야 뭘 해볼 수도 없겠어.


플랜 A나 플랜 C로 전투를 속행하기에는 잔여시간이 너무 촉박하다. 결과적으로 남은 건 플랜 B. 이제는 선택의 여지가 없다.


다행인 점은 캐스민은 이 플랜 B의 승률을 제일 높게 쳤다. 플랜 B를 요약하자면 현대 마법의 특유의 특대급 화력으로 상대가 살아날 가능성 자체를 삭제시켜버리는 수법이란다. 원래 이게 정석적인 ‘마법사’들의 전투 방식이기도 한다나뭐래나.


[잔여 제어마나: 10900]


방침을 정하자마자 잔여 마나를 확인한 나는 살짝 눈살이 찌푸려졌다. 이건 100퍼센트 적자를 피하지 못 할 사이즈다. 안 그래도 출퇴근을 하며 모아놨던 마나는 최근의 지속적인 과소비로 인해 거의 소진된 상황이기에 군단 재정 상황이 빡빡하게 운영되고 있는 실정이다.


그래도 아끼다가 멋쟁이 지팡이의 소환이 해제되고 진짜 X되는 경우보다야 나을 터이니 곧 바로 플랜 B를 이행했다.


작가의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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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9 파밍:쀼우-(4) 19.05.25 46 1 11쪽
38 파밍:쀼우-(3) 19.05.22 60 1 1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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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6 파밍:쀼우-(1) 19.05.18 131 1 12쪽
35 파밍:짐꾼-(8) 19.05.16 57 1 12쪽
34 파밍:짐꾼-(7) 19.05.14 73 1 11쪽
33 파밍:짐꾼-(6) 19.05.10 78 1 13쪽
32 파밍:짐꾼-(5) 19.05.09 62 1 15쪽
31 파밍:짐꾼-(4) 19.05.08 75 1 14쪽
30 파밍:짐꾼-(3) 19.05.07 95 1 14쪽
29 파밍:짐꾼-(2) 19.05.06 75 1 10쪽
28 파밍:짐꾼-(1) 19.05.03 78 1 10쪽
27 파밍:워커-(8) 19.05.02 62 1 10쪽
26 파밍:워커-(7) 19.05.01 72 1 9쪽
25 파밍:워커-(6) 19.04.30 82 1 11쪽
24 파밍:워커-(5) 19.04.29 82 1 10쪽
23 파밍:워커-(4) 19.04.27 75 1 13쪽
22 파밍:워커-(3) 19.04.26 85 1 13쪽
21 파밍:워커-(2) 19.04.25 51 1 14쪽
20 파밍:워커-(1) 19.04.24 61 1 14쪽
19 너, 나이가 많은 이유가 있구나?-(4) 19.04.23 50 1 15쪽
18 너, 나이가 많은 이유가 있구나?-(3) 19.04.22 54 1 13쪽
17 너, 나이가 많은 이유가 있구나?-(2) +1 19.04.20 57 1 12쪽
16 너, 나이가 많은 이유가 있구나?-(1) 19.04.19 99 1 15쪽
15 성전사식 전투는 무에서 유를 만들어 내는 게 포인트랍니다!-(2) 19.04.18 75 1 13쪽
14 성전사식 전투는 무에서 유를 만들어 내는 게 포인트랍니다!-(1) 19.04.18 58 1 12쪽
13 백마 탄 왕자님이 바보 미소년이라면?-(2) 19.04.17 54 1 12쪽
12 백마 탄 왕자님이 바보 미소년이라면?-(1) 19.04.17 80 1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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