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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뚜기 님의 서재입니다.

극한던전운영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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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뚜기
작품등록일 :
2019.04.10 15:51
최근연재일 :
2019.05.29 21: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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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5,2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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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05.29 21: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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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파밍:쀼우-(6)

DUMMY

시간이 촉박하다. 1분 20여초 남짓을 모두 캐스팅과 룬어 배열하는데 사용해도 빠듯하다.


다다다다닥!


심상치 않음을 감지한 모양인지, 놈의 견제 사격이 날아왔다. 적잖게 당황했던 안색의 흔적을 찾아볼 세도 없이 이를 악문 듯 신들린 조준으로 내 머리를 노리고 탄환을 쏟아냈다.


탕탕탕!


세발 째에 더블 시전으로 자동 생성된 베리어가 박살이 났다. 다행히 제때 맞춰 엄폐물 뒤로 숨는데 성공했다. 이제부터 믿을 건 오직 엄폐물 밖에 없다. 플랜 B로 노선을 변경했기 때문에 앞으로는 통상적인 마법사용에 제약이 생긴다.


다른 거 다 재껴 놓고 흔히 말하는 ‘한방’ 마법을 위해 온 신경을 집중해야 해서 다른 마법을 시전 할 여유가 없다. 높은 승률을 점쳤음에도 불구하고 플랜 B를 처음부터 이행하지 않은 이유이기도 하다. 법사임에도 각인 마법을 제외한 마법은 쓰지 못하는 패널티를 견뎌내야 하기에 불확실성이 너무 컸다.


특히나 결투 초반 서로 화력이 충만할 때 이런 짓을 벌였다가는 얄짤없이 총알구멍이 났을 거다. 아님 폭발류 화기를 맞고 통구이가 되었거나.


한방이 완성될 때까지 얌전히 엄폐물 끼고 수그릴 생각이다. 다행히 마법을 쓰지 못하는 페널티가 좋게 작용하는 점도 있다.


사실 이제 공격 행위 자체가 필요 없다. 그 어떤 상호작용도 필요치 않다. 이제부터 쟤랑은 아예 다른 차원에서 놀 생각이다.


플랜 B는 스스로 왕따가 되어야하는 전술이다. 족장 놈이 뭘 하든 뭔 상관인가? 그냥 필요한 마법 한방만 장전하는데 성공하면 내가 이긴다. 그렇기에 이대로 X나 버틸 생각이다.


게다가 딱 보니깐 놈의 밑천도 바닥이 났다. 아까처럼 엄폐물을 통째로 박살내는 화기는 진즉 다 썼을 테지. 섹션 문제 때문에라도 여기서 무엇인가 더 튀어나오는 건 불가능하다. 이공간 용량만큼은 타고난다고 해결되는 문제가 아니다.


필시 남아 있는 화기는 소총류가 고작일 테지. 그동안은 워낙 권능 빨로 사기 쳤던 거고, 사실 저게 딱 총든 놈 표준 화력이다. 맨 몸으로 감당하기에는 치명적이지만 엄폐물 낀 상대에게는 애매해진다.


즉! 이대로 신나게 존버해도 문제없다는 뜻이다.


“치사하다! 나와서 정정당당히 싸워라. 쀼우!”


까고 있네! 지금까지 정면에서 잘만 싸웠거든? 전투 내용 자체도 고유스킬 때문에 비벼진 거지, 내가 이긴 거나 다름없다. 소환 시간만 아니었으면 이런 짓 하지도 않는다.


“거기 딱 기다려라! 쀼우! 아주 근거리에서 머리에 박아주겠다.”


오메. 놈도 어지간히 다급했는지 총 들고 나를 향해 뛰어오기 시작했다. 전투가 시작될 때였다면 쌍수를 들고 반겼을 테지만 지금은 상황이 바뀌었다. 귀찮은 엄폐물의 방해도 없고 애매한 화력도 멀리 있을 때나 걸리는 문제지 근거리에서 연사로 갈기면 버려지는 탄환 없이 죄다 맞게 되어 못 버틴다.


큰 거 한방을 준비하고 있는 지금, 근접전은 오히려 내게 독이 된다. 그렇다고 룬어 배열을 멈추고 통상 전투로 돌아가자니 소환 시간 때문에 더 불안하다.


못 오게 견제라도 하고 싶지만 각인도 안 되어 있는 공격 마법을 시전하면 현재 배열에 집중하고 있는 한방의 준비가 그대로 멈춰버린다.


시간은 얼마나 남았지?


[멋쟁이 지팡이 소환 해제 잔여 시간:0:37]


별수 있나? 마법을 못 쓰니, 법사의 품격이 팔려나가더라도 두 발로 X 빠지게 뛰어야지! 그리고 원래 성전사 법사들은 코스트 문제 때문에라도 육탄전을 종종 벌이기 마련이다. 나야 이 쪽이 오히려 주특기지. 빤스런만큼은 자신있다.


35초. 나를 향해 돌진해오는 족장 놈의 대각 방향으로 튀어나갔다. 놈에게서 시선을 거두지 않고 주위의 엄폐물을 이용하면서 놈과의 거리를 유지한다는 느낌으로 달렸다.


25초. 윽! 무조준 난사에 재수 없게 다리에 한 방 허용하고 말았다. 당장 위급하니 일단 각인 블링크를 사용해 거리를 벌렸다.


20초. 블링크로 거리를 벌려서 잠깐 안심하던 찰나, RNG가 날아와 폭발했다. 미친! 느낌이 싸해서 미리 각인 베리어를 준비해놓지 않았다면 튄 파편에 맞아 곤죽이 될 뻔했다. 그나저나 고급화기를 다 사용했던 게 아니였어? 설마 각을 재고 있었다는 거냐?!


10초. 후우! 놈의 사격이 좀 뜸하다 싶었는데, 그 새를 못 참고 대물저격탄이 한 발이 아슬아슬하게 머리 위로 지나가면서 몸을 숨기고 있던 엄폐물이 박살났다. 제기랄! 이제 시간이 없어서 각인 마법조차 사용하지 못 한다!


쪽팔리지만 머리에 바람구멍 나는 것 보단 낫을 테지. 나는 최대한 땅바닥에 딱 붙게 엎드린 후 기어서 남아있는 엄폐물 잔해에 몸을 숨겼다. 그리고 모든 정신을 집중해 남은 룬어 배열을 완성해나갔다.


위기 상황에 잠재력이 개방된 걸까? 실제로는 5초 남짓의 시간이었지만 족히 1분은 걸린 것처럼 시간이 느리게 흘러가는 느낌이 들었다.


천천히 시간이 흐른 덕분에 그토록 원하던 ‘한방’이 마치 구원자라도 된 마냥 완성되어 양 손에 강한 마나의 소용돌이가 모여들었다.


참고로 요 녀석의 계열은 어둠, 소모 마나는 약 18000, 등급은 아뎁투스로서 지금까지 펼친 그 어떤 마법보다 거대한 사이즈를 자랑하는 녀석이다.


술식명은 ‘공평한 죽음!’


양손에 모여진 마나 소용돌이는 모든 것을 집어삼키는 어둠 그 자체였다. 급박한 상황이라 정확히 조준하여 날리기는 불가능하다. 뭐, 이 친구는 조준이 필요 없기도 하고.


아뎁투스급 이상의 마법들은 딱히 명중률에 영향을 받지 않는다. 원체 범위나 위력이 어마무시하기 때문에 사용한 그 즉시 목표로 하는 대상과 그 주변 전부를 범위 안에 두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그냥 아무렇게나 내던졌다.


시꺼먼 어둠이 허공에서 운동 에너지를 잃자 빠르게 사방으로 흩뿌려졌다. 배열에 시간과 마나를 잔뜩 투자한 것을 생각하면 거대한 운석이 떨어진다거나 100만 볼트짜리 라이트닝이 공간을 뚫어 버리는 현상이 발현 되도 이상하지 않을 상황이건만, 어둠은 그런 거창한 일에는 관심 없는 듯싶다. 대신 쭉쭉 뻗어나가며 걸리는 모든 것들을 집어삼켰다.


공평한 죽음의 손꼽히는 장점 중 하나다. 타격 범위를 ‘파괴’ 한 다기 보다는 타격 범위 안의 대상을 ‘죽음’으로 귀결시키는 데 최적화 되어 있는 마법이다. 고위 마법 특유의 조금은 과도한 공격 범위와 확실한 살상력을 그대로 지니고 있지만 쓸데없는 파괴행위가 발생하지 않는다. 그래서 코스트도 저렴하지.


단지 일체의 차별 없이 평방 5KM 내의 생명체가 공평하게 다 뒤지는 일이 일어날 뿐이다. 한 마디로 이름 값 제대로 하는 녀석이라고 보면 된다.


아! 물론 걸어 다니는 유틸 능력 종합체인 ‘법사’들만은 빼고 말이다. 무슨 자폭기술 마냥 뒷감당 생각 없이 날리는 마법은 아니란 말씀.


[멋쟁이 소환 해제 잔여 시간:0:01]

[잔여 제어마나: 2300]


후! 생각보다 더 아슬아슬 했군? 제어마나는 순수마나를 끌어다 와서 쓰면 그만이지만 멋쟁이 지팡이의 소환 시간이 끝나서 해제가 되어버렸다면 그때는 나도 꼼작 없이 공평한 죽음 이란 이름값의 산재물이 되었을 거다.


슈웅!


텔레포트를 시전하기 바로 직전, 마지막으로 놈의 상태를 확인했다.


“참 허망하구나! 가능성은 낮지 않다고 생각했다. 쀼우. 최근에 들어선 쀼우가 선대와는 다른 길을 걸으리란 확신도 생겼었단 말이다. 쀼우우.”


녀석은 그렇게 주절거리며 체념한 표정으로 급격히 팽창하는 어둠을 지켜보고 있었다.


그래. 아마 놈이 그리고 있던 미래는 현실성을 갖춘 제법 희망찬 경치였을 거다. 솔직히 정도로 강한 영웅이 탄생했는데 부흥기가 찾아오지 않는다면 그것도 조금 이상하지 않은가? 이대로 계속 마나를 축적해 조각이 되고 휘하의 부하들까지 강해질 수 있다면 던전의 생태계를 뒤바꿀 수 있는 세력으로 성장했으리라.


그러나 던전계는 강자존이 아닌 생자강의 세계다. 짧지만 직접 경험해본 내가 느낀 바로는 말이다.


놈은 강자가 될 자질은 충분히 가지고 있었다. 다만 아직은 열매가 맺기에는 이른 시기에 운이 없게도 나의 군단과 마주쳐버렸다. 그 불운의 결과가 오늘 나와 놈이 벌인 결투로서 귀결된 것이겠지.


----------------


츠르르르르륵!


“참호로 돌아가! MH 계열 기관총이다! 방패든 방어구든 다 갈려나간다고!

“크흑. 나는 여기까지다. 너흰 포인트 획득해서 꼭 마수를 뽑기 바란다. 자식들아.”


아아! 역시 쉽지 않습니다. 미리 소환한 고기 방패 조들은 첫 돌격 시에 거의 전멸해버렸고 이제부턴 주력 공격수들이 몸으로 받아내며 접근해야 하는데...


수십 미터 남짓인 거리가 참 멀게 느껴지네요. 그래도 고기 방패조의 희생을 통해 전진 참호를 건설하는 데 성공해서 망정이지 아니였으면 그나마 좁힌 거리도 쓸모가 없어졌을 것이에요.


희생을 감수하고 돌격해서 붙는데 성공하면 비벼질 법도 한데, 쀼우의 화력이 워낙 세다 보니 쉽게 결정할 수 있는 사항은 아니게 되어버렸어요.


“뾰족한 수가 없을까요?”

“지금 최선을 다해 생각하고 있습니다. 수야 만들면 만들 수 있지만 단순히 아군을 갈아넣어 제압하는 건 의미가 없으니 신중해야합니다.”


제가 하고 싶은 말이 바로 딱 저거예요. 거리를 좁혀야 승부가 나는데 그 거리를 좁히는데 반드시 희생이 필요한 구조인데다 득보다는 실이 많아요.


사실 이 모든 답답함을 해결할 방법은 있습니다. 기발한 방법을 생각할 필요 없이 여기 까지 당도한 방법을 그대로 되풀이 하면 되요. 제어 마나 이용해서 고기 방패조를 다시 만들어 계속 들이받다 보면 놈들의 탄창은 언젠가 마를 테니 말이에요.


미리 이 일대의 구역은 모두 정리해놨기 때문에 다른 구역 파편의 관섭도 없을 테고 쀼우들이 복사 소환이 가능한 저를 직접적으로 타격할 방법이 없다면 느리지만 확실한 방법이죠.


성전사식 전투가 다소 치사해보일 수도 있지만 목숨과 신명을 걸고 불멸자인 파편들과 싸우고 있는 마당에 조금 치사한 걸로 욕먹어서 기분 나빠할 애신족들은 단연코 단 한 명도 없을 것이에요.


그러나 지금은 그럴 수가 없어요. 현재 아군의 제어 마나 생산의 가동률의 99.9%는 성전 개시 이례 최강 호적수를 상대하고 있는 랑카오를 위해 사용되어지고 있으니까요.


물론 0.1%을 담당하고 있는 저도 지금도 열심히 제어 마나를 모으고는 있다만, 꼴랑 5~6분 모은 것으로는 소모전을 벌이기 힘든 양입니다.


이럴 줄 예상 못 했냐고요? 전술을 짤 때부터 이럴 거라고 예상했죠. 당연히!


그래서 이쪽의 방침은 랑카오가 무사히 결투에서 승리하고 돌아올 때까지 놈들과 대치하는 ‘현상 유지’를 기본 베이스로 깔고 작전을 세웠답니다.


사실 우리가 이 전투에서 이겨도 랑카오의 결투에는 전혀 관여할 수 없어요. 자기 부하들이 눈앞에서 직접적인 전투를 벌이고 있는데도 특별한 수단을 내놓기보다는 신중을 가하는 카스코이의 느긋함도 그가 이 전투의 목적에 대한 인식을 확실하게 가지고 있기 때문에 나오는 현상이죠.


또 픽미업 텔레포트란 마법 자체가 정확한 위치에 떨어지는 마법이 아니기에 현재 랑카오가 어디에서 결투를 벌이고 있는 지도 파악되지 않은 실정이에요.


미리 다 알고 있었기에 머리로는 이해하고있지만 초조해지는 걸 막을 수는 없군요. 혼자서는 아무것도 못 하는 반쪽짜리 신세가 오랜만이라서 그런가봐요. 이런 무력함이 길고 긴 백조시절을 겪게 만든 거대한 벽이기도 해서 더 뼈아프게 느껴집니다.


띠링!


[예약 타이머 만료.]


쯧! 정말 한 게 아무것도 없는데 약속한 시간이 되었습니다. 그보다! 올 시간이 된 것 같은데?!


슈우웅!


휴우! 간 떨려라. 안 오는 줄 알았잖아요!


툴에 마킹 해놓았던 텔레포트 마법진이 활성화 되며 흐릿한 전이 현상이 나타났고 시간이 흐름에 따라 선명해지기 시작했어요.


누구냐고요? 왕자님이요. 아직은 각성이 한창인 바보 왕자님이랄까요?


작가의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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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파밍:쀼우-(6) 19.05.29 56 0 12쪽
40 파밍:쀼우-(5) 19.05.27 66 0 11쪽
39 파밍:쀼우-(4) 19.05.25 49 1 11쪽
38 파밍:쀼우-(3) 19.05.22 64 1 15쪽
37 파밍:쀼우-(2) 19.05.20 62 1 10쪽
36 파밍:쀼우-(1) 19.05.18 133 1 12쪽
35 파밍:짐꾼-(8) 19.05.16 60 1 12쪽
34 파밍:짐꾼-(7) 19.05.14 78 1 11쪽
33 파밍:짐꾼-(6) 19.05.10 84 1 13쪽
32 파밍:짐꾼-(5) 19.05.09 65 1 15쪽
31 파밍:짐꾼-(4) 19.05.08 78 1 14쪽
30 파밍:짐꾼-(3) 19.05.07 100 1 14쪽
29 파밍:짐꾼-(2) 19.05.06 78 1 10쪽
28 파밍:짐꾼-(1) 19.05.03 79 1 10쪽
27 파밍:워커-(8) 19.05.02 65 1 10쪽
26 파밍:워커-(7) 19.05.01 76 1 9쪽
25 파밍:워커-(6) 19.04.30 85 1 11쪽
24 파밍:워커-(5) 19.04.29 85 1 10쪽
23 파밍:워커-(4) 19.04.27 78 1 13쪽
22 파밍:워커-(3) 19.04.26 87 1 13쪽
21 파밍:워커-(2) 19.04.25 55 1 14쪽
20 파밍:워커-(1) 19.04.24 65 1 14쪽
19 너, 나이가 많은 이유가 있구나?-(4) 19.04.23 54 1 15쪽
18 너, 나이가 많은 이유가 있구나?-(3) 19.04.22 62 1 13쪽
17 너, 나이가 많은 이유가 있구나?-(2) +1 19.04.20 59 1 12쪽
16 너, 나이가 많은 이유가 있구나?-(1) 19.04.19 102 1 15쪽
15 성전사식 전투는 무에서 유를 만들어 내는 게 포인트랍니다!-(2) 19.04.18 77 1 13쪽
14 성전사식 전투는 무에서 유를 만들어 내는 게 포인트랍니다!-(1) 19.04.18 63 1 12쪽
13 백마 탄 왕자님이 바보 미소년이라면?-(2) 19.04.17 57 1 12쪽
12 백마 탄 왕자님이 바보 미소년이라면?-(1) 19.04.17 82 1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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