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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은선주 님의 서재입니다.

어쩌다 초능력자

웹소설 > 자유연재 > 현대판타지, 퓨전

신은선주
작품등록일 :
2022.05.11 22:45
최근연재일 :
2022.07.18 19:20
연재수 :
43 회
조회수 :
4,578
추천수 :
483
글자수 :
183,693

작성
22.06.17 16: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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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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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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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쪽

언더 격투 (7) 두선미의 악초능력

어쩌다 초능력자




DUMMY

30화


이 사람들 정말 뇌가 없어 보인다.

이게 삶의 기회를 주는 거라니.

시합에 졌다고 해서 손목을 자르고, 팔뚝을 자르고, 팔을 자르고······.


그런데 손목을 자르는 사람은 무슨 이득이 있지?

처음에 손목을 자르겠다는 말로, 극한의 경기를 치르게 할 동기부여로 끝나면 되는 거 아닌가?

오히려 전투력이 상실되어 격투가의 자원이 고갈될 수도 있는 문제인데······.


순간, 번득이는 게 있다. 그래서 장수덕수 외팔이 선수에게 묻는다.


“매치를 잡아주는 분이 공장 지하실을 빌려줘서 거기서 운동하신다고 하셨죠? 혹시 매치를 잡아주는 분이 당염용 씨 아닌가요?”


“맞아요. 어떻게 아셨어요?”


“저도 작년에 그분을 통해서 대전료를 받았죠. 에이전시도 하면서 무슨 공장도 한다고 하시던데······.”


“아, 제본소요.”


“혹시, 뭘로 자르나요? 프레스인가요?”


“아니요. 프레스기를 쓴다면 눌려지지 잘라지나요? 절단기로 잘라요. 거기 공장에 커다란 커팅기가 있어요. 아주 깔끔하게 짤려 나가요.”


“헉. 깔끔······. 근데 공장 지하실에서 운동하신다고 하셨는데, 운동하고 나서 쉴 곳은 있나요?”


“방이 있어요. 피곤하면 거기서 자기도 하고, 공기는 안 좋지만, 흥새는 거기서 먹고 자고 해요.”


“아, 제 2경기 뛰신 분이요.”


“네.”


“혹시, 세 분 다 거기 직원인가요?”


“아니오, 근데 거기서 잠깐씩 일을 도와주곤 해요. 그러면 당염용이가 무슨 세금 같은 걸 대신 내주죠. 그걸로 퉁 치는 거죠. 아! 가라로 썼던 거 같아요. 무슨 계약서. 그럼 직원인가? 아니 어쩌다가 종이 뭉텅이를 날라주는 것 뿐인데, 운동공간을 만들어줬으면 그 정도는 해줘야지 인간적으로. 당염용이가 우리에게 해준 게 얼만데. 손모가지를 자를 때는 밉긴 하지만. 뭐 그것도 약속인데 남자가 지켜야지······.”


이렇게 횡설수설하는 장수덕수를 빤히 쳐다보고 있다가, 나는 고개를 돌려 연영선 선생님, 제용배 선생님에게 말한다.

“이제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 알 거 같아요.”


앞뒤 경위를 맞춰보면, 이것은 사업주 당염용의 보험사기이다.

이렇게 단순한 사람들을 이용하여 의무적으로 가입해야 하는 산업재해보상보험을 대리로 타 먹는 수법을 쓰는 것이다. 아마 다른 보험도 여러 개 들어 수급자 명의를 자신으로 했을 것이다.

아직도 이런 거에 속는 순진한 사람들이 있다니······.


나는 연영선 선생님과 제용배 선생님께 경기장에 다시 들어가 나머지 경기를 보러 가자고 했다.

두 분 선생님께서는 동의하셨고, 우리는 자리에서 일어났다.

우리는 세 외팔이 선수들에게 명함을 주고, 시간이 되면 한번 찾아오라 하며 인사를 했다.

그들에게는 무언가 잡아야 할 끈이 필요해 보였다.


***


토요일 저녁 8시. 테헤란로 거리.


나는 선생님들께 말한다.

“이거 보험사기에요. 아마 당염용이라는 놈이 그 순진한 사람들을 자기 회사 직원으로 등록시켜 놓고, 산업재해보험과 기타 다른 보험을 들어서 자신을 수급자로 했을 거에요.”


연영선 선생님이 말한다.

“나도 아까 얘기를 듣고 그런 생각을 했어.”


제용배 선생님이 말한다.

“그러면, 이거 승부조작이잖아. 복주헌, 유흥새, 장수덕수. 이들이 이기면 4,000만 원을 줘야 하고 이들이 지면 보험금을 타먹을 수 있으니, 당연히 이들보다 월등한 실력을 가진 사람들과 붙였을 거 아니야. 그럼 이거 깜깜이 경기가 아니군. 실질적인 배팅은 다른 데서 하고, 경기장에서 경기를 관람하는 사람들은 들러리일 가능성이 높아. 유튜브에서 배팅하는 사람들은 완전히 들러리인 거고.”


나는 선생님들께 말한다.

“경기 얼마 남지 않은 거 같은데 빨리 들어가서 관람하시죠.”


***


저녁 8시 20분. 모세희우 호텔 지하 3층 경기장 안.


우리는 서둘러 경기장으로 다시 들어갔다.

아까 우리가 앉았던 자리는 그대로 비어있었다.


마지막 경기, 제 8경기가 시작된다.


청코너 선수가 입장하고 있다.

숏컷 스타일을 한 날렵하게 생긴 여자이다.

경호원이 앞장서고 선수 뒤로 두선미와 두선영이 세컨으로 따라 들어간다.

제 8경기, 마지막 경기는 여자부 경기인 것 같다.


홍코너 선수가 입장한다.

레게머리를 한 아주 다부지게 생긴 흑인 여자이다.


갑자기 전광판에 배당률 변동폭이 크게 일어난다.

경기 전까지, 장내 아나운서가 선수소개를 하기 전까지는 배팅이 가능하기 때문에 경기장에 관람하러 온 사람들이 추가 배팅을 하는 것이다.

유튜브 시청으로 배팅하는 겜블러들은, 무슨 일이 벌어지는 모르는 것이 당연하다.

우리는 이 경기에 배팅을 하지 않았다.


장내 아나운서가 선수소개를 하고 경기가 시작된다.


숏컷머리의 여자보다 레게머리를 한 흑인여자가 훨씬 덩치가 커 보인다.

같은 체급끼리의 시합이 아닌, 계약 체중 시합인 것이다.


숏컷머리 여자의 밸런스가 아주 좋다. 레게머리 흑인여자의 밸런스는 더 좋다.

기본적인 자세만 봐도, 둘 다 기본기를 탄탄히 익힌 정상급 선수임이 분명하다.

역시 정식 시합에서 정상급 대전료를 받을 만한 기본기가 있다.


서로 탐색을 하면서 함부로 공격하지 않는다.

레게머리 흑인여자가 돌진하려 하면 숏컷머리 여자가 로우킥을 차고 사이드 스텝을 빠진다.

둘 다 한방이 있어 보이고, 그래서 쉽게 들어가지 못한다.


레게머리 흑인여자가 작전을 바꿨다. 좌우 스텝을 밟으며 숏컷머리 여자를 케이지 벽 쪽으로 몬다.

숏컷머리 여자는 위빙을 하면서 몸을 회전, 케이지 벽에서 빠져 나온다.


현재까지의 상황을 보면, 숏컷머리 여자가 아웃파이터이고 레게머리 흑인여자가 인파이터다.


다시 레게머리 흑인여자가 좌우 스텝을 밟으며 전진해 온다.

이때 숏컷머리 여자가 원투훅어퍼원투킥, 무차별 공격을 해온다.

레게머리 흑인여자는 커버링을 하고 위빙을 하면서 같이 원투훅투어퍼로 맞받아친다.

난타전이 일어난 것이다.


이때, 숏컷머리 여자 세컨에서 황당한 응원 목소리가 들린다. 두선미이다.


“저 쌍년을 존나 까! 아구창에 주먹을 꽂아 넣어!”


세컨에서 시끄럽게 하면 레프리는 주의, 경고, 퇴장을 줄 수 있다.

그런데도, 두선미는 아랑곳 않고 계속 욕설로 응원하고 있다.


“저, 씨발년을 존나 까!”


순간, 황당한 일이 일어났다.

분명, 정타로 가격하지 않았다.

숏컷머리 여자의 훅이 레게머리 흑인여자의 관자놀이를 살짝 스쳤을 뿐인데, 레게머리 여자는 그대로 고꾸라져 버린 것이다. 그리고 그대로 기절해 널브러져 버린 것이다.

아무리 급소라고 하지만 그렇게 살짝 지나치듯 스쳐서는 넉다운이 되지 않는다.

격투기의 문외한이 보아도 이것은 쇼라는 것을 금방 알 수 있다.


승부조작 같다.

숏컷머리 여자, 청코너에게 배팅한 배당률이 7.6배인 것을 보면 누구라도 의심할 수 있다.


관람객들이 다 들 아우성이다.

우리들은 서로의 얼굴을 쳐다본다.


***


토요일 밤 10시. 체육관 관장실.


나는 선생님들께 말한다.

“모세희우 호텔에서 하는 경기. 조직적으로 승부조작이 일어나는 거 같아요. 마지막 제 8경기는 정말 황당했어요. 누가 봐도 흑인여자가 맞지 않았다구요. 지금 유튜브에 그 짤이 여기저기 돌아다녀요.”


제용배 선생님이 말한다.

“글세. 승부조작이라고 단정적으로 말할 수 없네.”


연영선 선생님께서 말한다.

“승부조작이라 하더라도 주최 측에서의 승부조작은 아닌 거 같아. 주최측이 누군가?”


나는 말한다

“모세희우 호텔에서 주최를 한 것은 맞는데요. 어디다가 위탁을 한 거 같아요. 행사 위탁을 한 곳은 어디인지 알겠는데요. 배당률 프로그램 개발사는 어디인지 모르겠어요.”


제용배 선생님이 말한다.

“아무리 위탁을 한다 하더라도 모세희우 호텔에서 개입을 안 할 수 없지. 실제 거액의 배팅이 일어나는 장소는 호텔 객실일 테니.”


연영선 선생님이 말한다.

“아까 보니 태영재가 배팅단말기를 들고 다니더만······.”


나는 말한다.

“근데 손영재가 아직 나타나지 않는 거 보면 좀 이상해요.”


연영선 선생님이 말한다.

“손춘기 그 영감 옆에서 보좌하고 있겠지. 객실 어딘가에서. 그들만의 리그가 따로 있을 거야.”


밤늦게 한의리가 체육관으로 들어온다.


나는 한의리에게 말한다.

“어쩐 일이냐? 토요일 이 시간에?”


한의리가 말한다.

“아, 대리운전하고 지나는 길인데, 체육관 불이 켜져 있어서, 들어와 봤어요.”


나는 한의리에게 말한다.

“여기 있다가 또 콜 잡으러 갈 건가?”


한으리가 말한다.

“아니오. 오늘은 토요일이라 더 이상 콜이 없네요. 강남 가는 콜 있으면 잡고, 그 길로 집에 들어가면 되는데요. 아마 없을 거에요. 그냥 체육관에서 자려고 왔어요.”


나는 한의리에게 말한다.

“그래 잘 왔어. 여기서 커피 한잔 해도 되고, 아니면 4층 올라가서 링 위에서 매트리스 깔고 자도 되고.”


한의리가 쇼파에 앉으면서 말한다.

“네 커피 한잔해야죠. 근데 관장님 아까 대리하다가 뒷자리 손님들 얘기들었는데요. 모세희우 호텔에서 무슨 파이터 도박 게임기를 개발한다고 들었어요. 그 유대묘인가 뭔가 하는 예전에 저한테 폭행을 했던 그 도박오락실 사장놈이요. 그놈하고 조대운인가 뭔가 하는 놈하고 파이터 도박 게임기를 개발한다고 하더라구요.”


연영선 선생님이 말한다.

“모세희우 호텔에서 파이터 도박 게임기를? 음, 역시······.”


제용배 선생님과 나와 한의리는 모두 궁금한 표정으로 연영선 선생님을 바라본다.


연영선 선생님이 말하신다.

“아까, 경기장에서 두선미가 욕설 응원한 거. 그거였어.”


“······.”


연영선 선생님이 말하신다.

“두선미 그 여자 초능력자네. 악초능력자. 그 여자의 욕설이 그 흑인여자의 멘탈을 붕괴시킨 거야. 그래서 그 욕설을 듣고 흑인여자는 스스로 넉다운이 된 거고. 아마 그 흑인여자 휴유증이 오래 갈 거야.”


파이터 도박 게임기와 두선미의 욕설과 흑인여자의 기절.

이 세 가지가 상관관계가 있나 보다.




빈부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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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 언더 격투 (17) 리벤지 매치 +16 22.07.11 47 8 10쪽
39 언더 격투 (16) 두선미 욕설 봉인 +15 22.07.07 69 7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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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2 언더 격투 (9) 입닥쳐 츠팔로마 +12 22.06.22 49 8 9쪽
31 언더 격투 (8) 두선미 대항마 한의리 +9 22.06.21 44 8 10쪽
» 언더 격투 (7) 두선미의 악초능력 +10 22.06.17 69 11 10쪽
29 언더 격투 (6) 외팔이 선수의 비밀 +13 22.06.16 59 13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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