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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은선주 님의 서재입니다.

어쩌다 초능력자

웹소설 > 자유연재 > 현대판타지, 퓨전

신은선주
작품등록일 :
2022.05.11 22:45
최근연재일 :
2022.07.18 19:20
연재수 :
43 회
조회수 :
4,531
추천수 :
483
글자수 :
183,693

작성
22.06.22 21: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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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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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
글자
9쪽

언더 격투 (9) 입닥쳐 츠팔로마

어쩌다 초능력자




DUMMY

32화


인기척이 난다.

깨어보니 한의리가 운전석으로 들어온다.


“아, 깜박 잠이 들었네. 지금 몇 시지?”


“7시네요.”


“조금 있으면 어두워지겠구나. 펜션에서 일박하고 내일 새벽에 다시 오자.”


선생님들도 잠에서 깨어나자마자 한의리에게 묻는다.


“득음, 하였나?”


“네. 그런 거 같아요.”


“생각보다 빠르게 얻었군. 그러면 펜션에 들어가서 잠시 쉬었다가 발음 교정에 들어갑세.”


***


일요일, 저녁 8시. 인제군 북면의 한 펜션 안.


한의리가 샤워를 하는 동안 나는 먹을 것을 푼다.

선생님들은 쇼파에 앉아 tv를 시청하신다.

한의리가 샤워를 끝내고 나온다.


한의리가 선생님들에게 다가가며 걸걸한 목소리로 말한다.

“고맙습니다. 제가 득음을 할 수 있도록 물심양면으로 도와주셔서요.”


제용배 선생님이 한의리에게 말한다.

“대단하네. 불과 12시간만에 득음을 하다니 말이야. 소리꾼들도 몇 달 몇 년이 걸리는 일을 말이야.”


연영선 선생님이 한의리에게 말한다.

“옛날 소리꾼들은 똥물까지 먹어가면서 득음의 고행을 했다는데, 자네는 날달걀과 롯데껌으로 간단히 해결하다니 정말 대단하네.”


내가 한의리에게 말한다.

“이참에 판소리 다섯 마당 중 하나 골라서 완창해보는 것도 방법이라면 방법이야. 나는 수궁가 완창 가능하지.”


한의리가 내게 말한다.

“저도 관장님처럼 머리가 좋다면 시도해보겠지만 지금은 좀 무리죠. 하하.”


나는 한의리에게 말한다.

“걱정마. 초능력이 생기면 저절로 머리가 좋아져. 인간의 뇌는 보고 들은 것은 모두 저장시켜. 그런데도 인간이 그것을 기억 못하는 것은, 연결을 못 시켜서 그러는 거야. 커넥톰끼리의 연결을 말이야. 초능력이 생기면 그런 연결망이 저절로 자연스럽게 형성되니까 걱정하지 않아도 돼.”


한의리가 말한다.

“벌써부터 기대되는데요?”


제용배 선생님께서 말한다.

“자, 여기, 닭이나 실컷 뜯고 2라운드 진행해야지.”


우리는 아주 배불리 먹는다.

펜션에서 하는 저녁식사 치고는 아주 간소하지만 모두 만족스러워 한다.


연영선 선생님께서 말한다.

“여태까지는 기본 발성과 자네 주특기인 ‘칼치기’ 초능력 그리고 상대의 ‘욕설’ 초능력을 사전에 봉쇄하는 ‘입닥쳐’ 초능력을 연마하였네. ‘입닥쳐’ 초능력은 일종의 방어 초능력인 셈이 되지. 그러면 ‘욕설’ 공격 초능력도 한 두 개정도는 연마해야겠지. 그래야 확실한 대항마가 되겠지. 어떤가?”


한의리가 말한다.

“네. 준비하고 있습니다.”


연영선 선생님이 말한다.

“일단 ‘개새끼야’ 초능력을 먼저. ‘개새끼야!’ 따라 해보게. ‘개새끼야!’”


한의리가 따라 말한다.

“개떽끼야!”


연영선 선생님은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다시 말한다.

“‘개새끼야!’ 따라 해보게. ‘개새끼야!’”


한의리가 다시 따라 말한다.

“개떽끼야!”


제용배 선생님이 이어 말한다.

“‘욕설’ 초능력은 상대방에게 비수처럼 꽂혀야 하는 것인데, 옆에 있는 나도 웃기니. 어떡한담.”


연영선 선생님은 진지한 표정으로 다시 말한다.

“‘개새끼야!’ 따라 해보게. ‘개새끼야!’”


한의리가 다시 따라 말한다.

“개떽끼야!”


이거 큰일이다. 이렇게 웃겨 가지고서는 상대방에게 기세를 발산할 수 없다.

선천적으로 발음이 안 되는 사람들이 있다. 이것을 어거지로 끼워 맞추려다 보면 아무런 능률없이 시간만 소모될 뿐이다.


연영선 선생님이 다시 말한다.

“그럼 ‘씹새끼야!’ 따라 해보게. ‘씹새끼야!’”


한의리가 따라 말한다.

“씹떽끼야!”


발음이 안 되면 전달능력이 떨어진다. 그렇게 되면 아예 초능력이 작동하지 않게 되는 것이다.

우리는 모두 심각한 얼굴을 하고 있다.


이때 제용배 선생님이 한의리에게 말한다.

“그러면 ‘츠팔로마’ 해보시게.”


나는 제용배 선생님에게 묻는다.

“‘츠팔로마’는 ‘밥먹었니?’라는 뜻 아닌가요?”


제용배 선생님이 나에게 말한다.

“기표가 기의를 규정한다고 말하는 언어학자도 있지만, 사실 기표와 기의가 항상 같지는 않아. 그래서 기표가 기의를 규정한다는 말은 굉장히 제한된 영역에서 적용되는 사례일 뿐이야.”


제용배 선생님이 한의리에게 다시 말한다.

“‘츠팔로마’ 해보시게.”


한의리가 따라 말한다.

“츠팔로마”


성공적이다. 우리는 모두 만면에 화색을 띤다.

심지어 연영선 선생님께서는 박수까지 치신다.

이렇게 한의리의 초능력은 정해졌다. 갈고 닦아 전문성을 가지면 된다.

‘칼치기’, ‘입닥쳐!’, ‘츠팔로마!’.


***


월요일, 새벽 4시. 대승폭포 앞.


한의리가 롯데껌 열 통을 까서 입 안에 욱여넣는다.

그리고는 천천히 폭포 중턱에 올라가, 어제처럼 참장공 자세를 취하고 목청을 돋운다.

“칼치기! 입닥쳐! 츠팔로마!”


멀리서 ‘아아아아아’ 하는 타잔 목소리가 들리는 것 같다.

멀리서 ‘칼치기!’ 하는 비수처럼 날카로운 소리가 들리는 것 같다.

멀리서 ‘입닥쳐!’ 하는 헤머처럼 묵직한 소리가 들리는 것 같다.

멀리서 ‘츠팔로마!’ 하는 드릴처럼 후벼파는 소리가 들리는 것 같다.

한의리는 이렇게 일곱 시간을 더 수련했다.


오전 11시쯤 되자, 폭포수에서 이상한 현상이 일어났다.


갑자기 물줄기가 국수처럼 갈라지기도 하고,

물줄기에 큰 홀이 생기기도 하고,

물줄기 앞으로 드릴날이 발사되기도 한다.

한의리에 의해 물줄기가 자유자재로 변화되는 것이다.

한의리의 초능력이 드디어 완성된 것이다.


우리 모두 숙연해졌다.


***


서울로 돌아가는데, 한의리의 칼치기 운전실력이 한층 더 놀라워졌음을 알 수 있었다.

속독계는 아까 같은 120, 160, 200, 240이지만, ‘칼치기’ 초능력에 퀀텀점프가 장착된 것이다.

장수대 휴게소에서 체육관까지 25분만에 주파해버렸다.


***


월요일, 오후 1시. 체육관.


모두 모여있다.

서경순 선생님, 연영선 선생님, 제용배 선생님, 나, 김민선, 유미, 배아사코, 이억기, 한의리, 까메오, 사이먼, 가평클.


한의리가 1박2일 동안 수련했던 초능력 시범을 보인다.

한의리로부터 10보 떨어진 탁자 위에 수박과 와인잔이 놓여져 있고 그 옆에 샌드백이 매달아져 있다.


한의리가 내공을 모은다. 두 손을 단전 앞에서부터 명치 앞까지 끌어올리더니 갑자기 앞으로 뻗으면서 외친다.

“칼치기!”

순간, 탁자 위에 놓여있던 수박이 16조각으로 쪼개진다.


이번에도 두 손을 단전 앞에서부터 명치 앞까지 끌어올리더니 갑자기 앞으로 뻗으면서 외친다.

“츠팔로마!”

순간, 탁자 위에 놓여있던 와인잔이 심한 진동을 일으키더니 산산 조각난다.


마지막으로 두 손을 단전 앞에서부터 명치 앞까지 끌어올리더니 갑자기 앞으로 뻗으면서 외친다.

“입닥쳐!”

순간, 천정에 매달린 샌드백이 팡, 하는 소리와 함께 반으로 접히더니 앞뒤로 흔들린다.


우리는 모두 박수를 친다.

한의리는 기진맥진한다.


초능력을 한번 쓰는데 어마어마한 에너지가 소모된다.

이번을 계기로 초능력 트레이닝의 새로운 프로그램이 짜여졌다.

모든 운동경기의 80%가 체력에서 결정되듯이 초능력도 80%가 체력에서 결정된다.

당분간 죽어라 체력운동을 중심으로 초능력 트레이닝 프로그램을 짰다.


운동 후에는 반드시 잘 먹고, 잘 싸고, 잘 자서 체력을 비축해야 한다.

나는 4층 체육관 공간의 일부를 바꿔 주방시설로 꾸몄다.

내가 직접 건강식단을 만들어 주기 위해서다.

쌀밥은 무조건 현미콩밥으로 바꾸고, 닭가슴살과 등푸른생선 위주의 재료를 가지고 레시피를 개발했다.

야채는 무조건 1인당 400g씩 강제 섭식, 우유는 가급적 DHA가 함유된 제품으로 선별하여 보급했다.


***


나는 한의리와 장보러 간다.

건널목을 지나 시장 입구로 들어서려는데, 시장 입구 한쪽에서 ‘불우이웃돕기 사랑의 바자회’를 하고 있다.

아침마다 건널목에서 교통정리하는 녹색어머니회에서 주관하는 불우이웃돕기 행사다.

무언가 강매를 당해야만 올바른 삶을 살고 있는 것 같은 착각이 막 드는 순간, 두선미를 보았다. 두선미는 초등학생 학부모이고 녹색어머니회 회원이시며 성동구 착한엄마카페 정회원인 것이다.

밑장빼기의 달인, ‘욕설’ 초능력의 창시자, 이런 악마 같은 여자가 자원봉사를 하고 있으니 참으로 가소로웠다.

내가 두선미를 보고 고개를 돌려 피식 웃자, 나의 행동을 본 두선미가 인상을 쓰며 소리를 친다.


“뭘 웃어! 씨발롬아!”


두선미 욕설의 음파는 가공되지 않은, 쉽게 말해서 온몸의 기를 끌어모아 입으로 내뿜는 음파가 아니라, 오로지 순수 두선미의 입냄새로만 이루어진 더러운 음파이다.

이때 한의리가 나를 밀치며 두선미의 ‘욕설’을 그대로 받는다.

한의리도 역시 두선미에게 초능력을 발사한다.


“입닥쳐!”


시장입구 바자회 행사장 앞에서,

두선미의 “씨발롬”과 한의리의 “입닥쳐” 음파가 서로 부딪혀, 진도 4.2의 진동을 만들어낸다.


“파파파파팍. 콰쾅.”


시장 상점 유리창이 쩍, 갈라졌고, 두선미의 주댕이가 뻘겋게 뭉개졌다.

두선미가 천천히, 아주 천천히 쌍코피를 흘린다.




빈부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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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 언더 격투 (17) 리벤지 매치 +16 22.07.11 46 8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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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언더 격투 (9) 입닥쳐 츠팔로마 +12 22.06.22 49 8 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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