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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은선주 님의 서재입니다.

어쩌다 초능력자

웹소설 > 자유연재 > 현대판타지, 퓨전

신은선주
작품등록일 :
2022.05.11 22:45
최근연재일 :
2022.07.18 19:20
연재수 :
43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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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540
추천수 :
483
글자수 :
183,693

작성
22.06.21 2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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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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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0쪽

언더 격투 (8) 두선미 대항마 한의리

어쩌다 초능력자




DUMMY

31화


연영선 선생님, 제용배 선생님, 한의리 그리고 나.

모두들 서로 얼굴만 쳐다보고 있다.


경기 중 세컨의 응원은 당연한 거고, 시합에 방해가 되지 않게 정도껏 응원하는 것은 레프리의 판단 하에 어느 정도 인정해주는 것이라, 두선미의 욕설을 완전히 제재할 수는 없다.

설령 너무 심한 욕설과 경기에 방해가 되는 소란이라 하더라도, 주의, 경고, 퇴장 전에 ‘욕설’ 초능력으로 상대 선수의 멘탈을 붕괴시킬 수 있는 것이다.


경기 중 두선미가 ‘욕설’ 초능력으로 상대 선수의 멘탈을 붕괴시키기 전에 미리 막아야 한다.

또한 두선미의 ‘욕설’ 초능력에 내가 쓰러지지 않으려면, 내성이 생겨야 하는데, 나에게는 그럴 시간적 여유가 없다.


나는 말한다.

“대항마가 필요합니다.”


“······.”


제용배 선생님께서 잠시 뜸을 들였다 말씀하신다.

“두선미와 같은 능력을 가진 사람이 서로 ‘욕설’을 ‘욕설’로 상쇄시켜야 한단 말이지?”


나는 짧게 대답한다.

“네.”


연영선 선생님, 제용배 선생님 그리고 나는 한의리를 쳐다본다.


한의리는 모두 자신을 쳐다보는 시선이 무슨 의미인지 알았다는 듯이 말한다.

“저는 욕설을 못 해요. 예전에 강남역 지하상가에서도 난동은 피웠지만 욕설은 하지 않았어요. 그리고 그런 악초능력은 100만 번의 악행을 해야만 얻어지는 능력이어서 저와 안 맞고요. 그리고 그런 상스러운 초능력을 갖고 싶지 않아요.”


제용배 선생님께서 말한다.

“남에게 해코지할 목적이 아니기 때문에 악초능력이 아니네. 악을 분쇄하기 위한 초능력 옵션 중 하나일 뿐이지.”


연영선 선생님께서 제용배 선생님의 말을 이어 말한다.

“세계에서 우리나라가 욕설이 제일 발달했지. 어느 다큐를 보니까 부끄러운 현실이라고 보도하는데, 사실은 그게 아니네. 욕설이라는 것은 물리적인 행동을 가하기 전에 먼저 상대의 기선을 제압하려는 일종의 자기방어이기도 하지. 우리나라 남자들은 시비가 붙으면 마치 대단한 활극을 일으킬 것처럼 성질을 부리고 액션을 취하면서 욕설을 먼저 하기 시작하지. 서로에게 욕설을 하다 보면 화가 조금씩 풀리면서 상대를 이해하게 되고, 그러다 보면 맨 마지막에 서로 악수하고 그냥 끝내는 경우가 대부분이지. 구경꾼들에게는 시시할 수 있지. 그런데 일본 사무라이 놈들을 봐봐. 서로 무릎 꿇고 마주 앉아 조용히 차를 마시다가도 의견이 틀어지면, 시비가 붙자마자 먼저 칼을 뽑아 상대의 목을 베거나 눈을 베어버리지. 제정거합 1본, 2본이 그런 의미인 거야. 성급하지. 너무 성급해서 일을 그르치지. 그래서 잔인한 거지. 왜 그런 줄 아나? 욕설이 없는 민족이어서 그래.”


한의리가 말한다.

“그럼 두선미의 ‘욕설’ 초능력은 좋은 거네요?”


연영선 선생님께서 말한다.

“거짓말에는 선의의 거짓말, 자기방어를 위한 거짓말, 재미로 하는 거짓말, 상대에게서 이익을 얻기 위한 거짓말, 상대를 해코지하기 위한 거짓말, 이렇게 다섯 종류가 있지. 비슷하게도 욕설에는 즐거운 욕설, 동료애의 욕설, 자기방어를 위한 욕설, 가스라이팅 욕설, 해코지의 욕설이 있지. 두선미의 욕설은 가스라이팅과 해코지의 욕설이야. 반면에 자네가 수련해야 하는 욕설은 자기방어를 위한 욕설에서 우리방어를 위한 욕설로 한 단계 업그레이드되어야 하네. 그럴려면 자네의 내성에 있는 선의지에서 비롯되어야 해. 그래야 자네가 수련하는 초능력에 옵션이 붙어 그 수련 능력이 배가되는 거거든. 이것은 원투스트레이트를 잘 치기 위해서 야구배트나 골프채를 휘두르는 것과 같은 이치거든. 자네 초능력 수련 전공이 뭔가?”


한의리가 대답한다.

“‘칼치기’입니다.”


연영선 선생님께서 말한다.

“그렇군. 자, 어떤가? ‘선욕설’ 초능력자가 되기 위한 수련을 하겠는가?”


한의리는 머리를 긁적거린다.


***


일요일 새벽 5시. 체육관 앞.


우리 넷은 어제 체육관에서 대충 자고, 오늘 새벽 컵라면으로 대충 끼니를 때웠다.

강원도 인제군 북면 한계리에 가기 위해서다.


우리는 간단한 세면도구만 챙기고 승용차에 탑승한다.

나는 운전석에, 연영선 선생님과 제용배 선생님은 뒷좌석에 탑승한다.

나는 차에 시동을 걸어놓고 음악을 틀어놓고, 똥을 누고 오겠다던 한의리를 기다린다.

한의리가 편의점에서 문을 열고 나온다.

한의리는 양손에 날달걀 1판과 롯데껌 스무 통을 들고 와 이마로 운전석 창문을 두드리며 내게 말한다.

“관장님, 운전은 제가 해야죠.”


“피곤하지 않아? 오늘 수련하려면 체력을 좀 비축해야 하지 않겠어?”


“운전도 수련이에요.”


나는 한의리에게 날달걀 한 판과 롯데껌 스무통을 넘겨받고 운전대를 넘겨준다.

역시 한의리는 운전을 잘한다. 정말 깔끔하고 부드럽다. 운행 중인 차라는 사실을 못 느낄 정도로 편안하다.


지하도를 지나, 막 무학여고를 지나는데 갑자기 차가 막힌다.

무슨 새벽부터 차가 막히나 의아해했는데, 응봉교 진입로에 무슨 상판을 교체하는 중이라 한다.

오늘 새벽 0시부터 하던 작업이라 하는데 아직 끝나지 않은 모양이다.

응봉삼거리에서는 차가 더 쌓이기 시작한다.


제용배 선생님이 말한다.

“이러다 제시간에 못 가겠는데, 걸어 올라가는 시간도 있는데······.”


한의리가 말한다.

“여기 병목 지대만 지나면, 날라갑니다.”


응봉교를 지나자, 한의리 말대로 차가 날아가는 것 같다.

차간 거리에 조금이라도 틈이 있으면 비집고 들어가는 칼치기 운전으로 다른 차량을 추월하기 시작한다.

칼치기, 칼치기, 칼빠빠. 칼치기, 칼치기, 칼빠빠.

한의리의 읊조리는 소리가 들린다.


올림픽대로로 진입하자, 한의리는 가속페달을 들입다 밟는다.

속도 제한구역에서는 규정속도를 딱딱 맞추지만 나머지 도로에서는 120, 160, 200, 240으로 쎄레 밟으며 앞차를 추월한다.

서울에서 장수대 휴게소까지 165km를 45분만에 주파한다.


우리는 장수대 휴게소에서 내려, 1인당 5개씩 날달걀을 까서 빨아먹는다.

간단한 스트레칭을 마치고 날아가듯 대승폭포로 향한다.


제용배 선생님께서는 날달걀 10개를 양손에 나눠 들고 경공술로 올라간다.

영연선 선생님께서는 롯데껌 스무 통을 양손에 나눠 들고 축지법으로 올라간다.

나와 한의리는 선생님들 뒤를 쫓아 헉헉거리며 올라간다.


대승폭포에 다다르니, 아직 물이 많다.

우리는 간단히 목을 축이고 날달걀 하나씩 더 까먹고 발성연습을 시작한다.


제용배 선생님께서 지휘하신다.

“자, 도레미파솔. 아아아아아, 시작!”


“아아아아아.”


“한 옥타브 올려서!”


“아아아아아.”


“한 옥타브 더 올려서!”


“아아아아아.”


“한 옥타브 더 올려서!”


“아아아아아.”


“그만!”


제용배 선생님께서 말씀하신다.

“이제 한의리는 산 중턱 폭포 뒤쪽으로 가서 발성연습을 하시게. 자네의 목소리가 저 폭포를 뚫어야 하네.”


한의리가 제용배 선생님에게 묻는다.

“기표는 뭘로 할까요?”


제용배 선생님께서 답한다.

“처음에는 ‘아아아아아’, 그다음은 ‘칼치기!’ 그다음은 ‘입닥쳐!’”


한의리가 10여 미터쯤 되는 산 중턱으로 올라간다.

그리고는 폭포수 뒤로 돌아가, 발은 어깨 넓이로 벌리고 무릎은 살짝 굽혀 온몸에 힘을 뺀 모양으로 선다.

그리고는 실눈을 뜨고 팔은 항아리를 안은 것 같은 모양을 한다.

참장공이다.


원래 참장공 수련은 긴 시간을 요하지만, 폭포수 상대로 한다면 그 수련시간을 앞당길 수 있다.

참장공 수련 도중 폭포수가 들리지 않아야 물아일체의 경지에 도달하게 되고 그 상태에서 수련을 해야 온몸의 신경세포를 자극시켜 제대로 된 초능력 배양이 되는 것이다.

이런 수련은 체육관과 연구실에서 하는 수련과 반드시 병행하여야 한다.


멀리서 ‘아아아아아’ 하는 타잔 목소리가 들리는 것 같다.

멀리서 ‘칼치기!’ 하는 비수처럼 날카로운 소리가 들리는 것 같다.

멀리서 ‘입닥쳐!’ 하는 헤머처럼 묵직한 소리가 들리는 것 같다.

한의리는 이렇게 여덟 시간을 수련했다.


제용배 선생님께서 한의리를 부른다.

“한의리 자네 이제 내려와서 잠시 쉬게.”


제용배 선생님의 목소리. 크지도 않은 그 목소리가 폭포수를 뚫고 한의리에게 전달된다. 마치 폭포수가 세로로 갈라지더니 한의리에게 전달하는 시각적 착각마저 일으킨다.


한의리가 기진맥진하여 내려온다.

나는 펄펄 끓는 한의리의 젖은 몸을 타월로 닦아준다.

연영선 선생님은 날달걀 나머지 6개를 컵에 깨서 한의리에게 준다.

제용배 선생님은 롯데껌 열 통을 모두 까서 한의리에게 준다.


제용배 선생님이 말한다.

“자, 이제 조금만 더 수련하면 득음할 거 같으니, 힘 내시게.”


한의리가 말한다.

“일단 득음을 하면 끝나는 건가요?”


제용배 선생님이 말한다.

“득음을 하면 80%는 성공했다 봐야지.”


한의리가 말한다.

“수련과정이 또 있군요.”


제용배 선생님이 말한다.

“득음을 하고 자네의 목소리에 기를 불어 넣어야 해. 과학적으로 말하면 소리의 크기와 주파수의 높낮이에 따라 작동하는 범위가 달라. 자네가 사용하고자 하는 그 내용에 맞는 소리와 주파수를 찾아 넣어야 하네. ······. 어라. 벌써 오후 3시가 되었네. 시간이 없으니 서두르게.”


한의리는 날달걀 6개를 꿀꺽꿀꺽 삼키고, 롯데껌 열 통을 입 속에 욱여넣는다.

그리고는 폭포수 뒤에서, 득음을 위해서, 힘껏, 목청을 돋운다.


연영선 선생님, 제용배 선생님 그리고 나는, 차 안에서 한의리의 수련과정을 지켜보다가 그대로 잠이 들고 만다.




빈부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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