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쩌다 초능력자

언더 격투 (15) 뚝섬유원지 대전투

어쩌다 초능력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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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8화

얼마 있으면 나는 표홍주와 경기를 할 텐데,

저들은 대회 공식 글러브라며 원격조종 가능한 오픈핑거글러브를 내밀 테고,

세컨에서는 두선미가 ‘욕설’ 초능력을 사용할 것이다.

저들의 원격조종을 통한 승부조작은 이억기가 알아서 잘 막아내겠지만,

두선미의 ‘욕설’ 초능력을 막아내려던 한의리가 지푸라기 인형 저주를 받고 나니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다.

이억기가 말한다.

“관장님. 관장님 스스로 두선미의 ‘욕설’ 초능력을 막아낼 방법은 없으신가요?”

나는 말한다.

“두선미의 ‘욕설’ 초능력을 튕겨낼 만한 공력은 가지고 있지만, 두선미를 상대하다 보면 경기에 집중이 안 되거든. 두선미를 상대하려는 순간, 표홍주에게 카운터 맞을 수도 있고······.”

제용배 선생님이 말한다.

“두선미가 아예 경기장에 나오지 못하게 하면 어떨까?”

나는 말한다.

“어떻게요?”

제용배 선생님이 말한다.

“두선미와 한의리를 경기장 밖에서 결투하게 만드는 거지.”

이억기가 말한다.

“그럴려면 두선미의 지푸라기 인형 저주를 받아낼 공력이나 그것을 상대할 초능력이 있어야 하는데, 가능할까요?”

우리는 모두 곰곰이 생각한다.

“······.”

이때 김민선이 말한다.

“있을 거 같아요. 가야시 초능력과 사이다 초능력이요.”

그렇다.

가야시 초능력은 피규어, 프라모델, 미니카를 집결시키는 초능력이고,

사이다 초능력은 방어진과 공격진을 만들어 상대와 대결하는 초능력이다.

지푸라기 인형과 피규어를 대전시키면 되겠다.

김민선이 말한다.

“한의리 님이 두선미의 ‘욕설’ 초능력을 막아내고, 제가 두선미의 지푸라기 인형 저주를 막아내면 될 거 같아요.”

연영선 선생님이 말한다.

“그래요. 김민선과 한의리가 팀웍을 발휘해서 두선미의 사악함을 막아보세요. 그런데 민철 관장이 경기하기 전에 치러야 하는데 대전을 어디서 해야 하나?”

김민선이 말한다.

“뚝섬유원지에 주말마다 중고마당이 생겨나는데 거기서 하면 어떨까요?”

한의리가 말한다.

“뚝섬유원지, 중고마당이요? 민간인들 피해가 없고 공간이 넓어서 대전을 치르기 좋은 곳이긴 한데, 거기로 두선미를 유인하는 방법이 있어야 하지 않을까요?”

김민선이 말한다.

“당근마켓을 활용하는 거에요.”

다들 김민선의 말을 주의 깊게 듣는다.

“당근마켓이라······.”

김민선이 이어 말한다.

“두선미가 지푸라기 인형, 하나만 있지 않을 거에요.”

한의리가 말한다.

“그렇겠지. 우리 팀 인원이 12명인데, 적어도 12개 이상은 구입했겠지. 두선미의 적이 우리만 있는 게 아닐 테니까. 아, 주경민이라는 두선미의 옛 남편도 적이겠구만.”

내가 말한다.

“두선미와 도박한 녀석들은 다 두선미 적일 걸요?”

김민선이 말한다.

“그래서 말인데요. 인터넷 쇼핑 들어가 보니까 개당 8,000원에 판매하고 있더라구요, 그래서 우리가 중고 지푸라기 인형을 구매한다고 업로드시키는 거에요. 그것을 두선미가 본다면 자기가 사용하고 남은 거 판매한다고 할 거에요. 그렇게 자연스럽게 거래하겠다고 하고, 약속 거래 장소를 뚝섬유원지로 유도할게요.”

나는 말한다.

“성수동에서 뚝섬유원지는 그래도 꽤 먼 거리인데, 두선미가 거기까지 가서 거래를 하려고 할까?”

김민선이 말한다.

“거기서 주말마다 중고마당이 열리잖아요. 겸사겸사 들르는 게 여자들의 심리죠.”

나는 말한다.

“그래. 그럼 당근마켓에 ‘중고 지푸라기 인형 삽니다, 저주했던 인형 환영’이라고 글 올리고, 가야시 초능력, 사이다 초능력 연습을 더 하자.”

김민선이 말한다.

“피규어, 프라모델, 미니카도 좋지만 이제 드론이 대세인 거 같은데, 드론으로 수련하면 어때요?”

아. 왜 이 생각을 못했을까? 드론은 자체 비행능력이 있어서 가야시, 사이다 초능력을 쓸 때 체력이 좀 덜 소모될 텐데.

나는 말한다.

“그래, 드론 수련 병행하자.”

연영선 선생님이 말한다.

“당근마켓 중고 거래는, 반드시 민철 관장 시합 전날 하는 걸로 잡고, 그날 한의리와 김민선은 협심해서 두선미의 ‘욕설’ 초능력과 지푸라기 인형 저주를 사전에 봉쇄할 작전을 좀 짜고. 작전에 맞게 초능력 수련하고······.”

연영선 선생님께서 말을 마치는가 싶더니,

검지손가락을 위로 들어올려 뱅글뱅글 돌린다.

이때 초능력 연구실에 장식되어있던 피규어들이,

복도를 지나, 초능력 실험실을 지나, 중앙통제실로 들어온다.

연영선 선생님이 손바닥을 펴자,

그 피규어들은 연영선 선생님 머리 위에 멈춰, 그대로 떠 있다.

연영선 선생님이 검지손가락으로 대형 스크린을 가리키자,

피규어들이 대형 스크린 속으로 빨려 들어간다.

예전에 초능력 연구실에서 연영선 선생님의 초능력을 잠시 본 적이 있다.

그때는 몬드리안 그림 속으로 모두 빨려들어갔고,

그리고 초능력 연구실 장식장, 원래 있던 자리에 다시 나타났다.

모두들 놀란다.

이억기가 묻는다.

“이게 어떻게 된 건가요? 피규어들이 스크린 속으로 들어갔네요.”

연영선 선생님이 말한다.

“지금쯤 장식장 자기 자리에 찾아 들어갔을 걸세. 아주 간단한 공간이동이지.”

나는 연영선 선생님께 조심스레 묻는다.

“선생님 혹시, 그럼, 피규어들이 스크린에서 나오게 할 수도 있나요?”

연영선 선생님께서 웃으면 말한다.

“그걸 가르쳐 주려고 간단한 시범을 보인 거야.”

연영선 선생님이 스크린을 향해 두 손바닥을 펴더니, 손가락을 구부리고 두 팔로 마치 무언가 잡아끄는 듯한 모션을 취한다.

그랬더니, 스크린에서 아까 그 피규어들이 튀어나와 뱅글 돌더니 연영선 선생님 머리 위에 멈춰선다.

연영선 선생님이 말한다.

“현재 우리가 규정하고 있는 2차원 평면이라고 생각되는 것은 어느 것이나, 가능하네. 가령 액자라든가, 스크린이라든가, LED화면이라든가, 옥양목이라든가, 광목이라든가.”

한의리가 묻는다.

“선생님 그러면, 사람도 공간이동이 가능한가요?”

연영선 선생님이 답한다.

“이동은 가능한데, 생명을 보장할 수 없네. 원 상태가 되기 불가능하다는 얘기네. 스크린에 들어가는 순간, 원자구조로 바꾸어서 퀀텀점프 시키는 일이네. 그냥 피규어 같은 무생물만 가능하다고 보면 되네.”

김민선이 말한다.

“선생님께서 피규어들을 공간이동시키는 방법을 알려주려고 하시는 이유를 알 것 같아요. 그 많은 피규어들을 뚝섬유원지까지 들고 갈 수도 없고, 뚝섬유원지에서 홍익동에 있는 피규어들을 가야시시키기에는 에너지 소모가 너무 많고, 또 공중으로 날라가는 피규어들을 보는 민간인들이 아찔해 할 거 같고, 뉴스에 나올 거 같고······.”

연영선 선생님께서 배시시 웃는다.

“빙고.”

우리의 계획은 이렇다.

두선미에게 얼굴이 알려진 사람들은 뚝섬유원지에 가지 않는다.

아니 김민선과 한의리를 제외한 나머지 팀원 모두 중앙통제실에서 대전을 지켜보기로 한다.

두선미는 김민선의 얼굴을 모를 테고, 그러면 김민선은 거래를 하는 척하면서 두선미가 가지고 있는 지푸라기 인형들을 모두 없앤다.

또한 피규어들을 공간이동시켜 두선미의 집에 있는 지푸라기 인형을 모두 없앤다.

이때 화장실에 있던 한의리가 나타나서 두선미와 대전을 펼친다.

두선미가 욕설 초능력을 쓰지 못하게 그 여자의 입을 봉쇄한다.

간단할 거 같지만 치밀한 작전이 필요하다.

***

평일, 아침 7시. 지하 2층 초능력 실험실.

나는 김민선과 함께 드론과 피규어들을 공간이동시키는 훈련을 한다.

예전에도 설명했지만, 초능력 실험실은 이런 구조다.

초능력 연구실에서 복도를 따라 왼쪽 문을 열면 초능력 실험실인데,

사방에 옥양목과 광목을 매달아 놓았다.

옥양목과 광목의 용도가

예전에는 피규어들이 공중으로 날아다니며

공격진과 방어진을 펼치는 훈련 중 벽에 부딪혀

망가지지 않게 하기가 목적이었는데,

지금은 옥양목과 광목을 통해서 공간이동을 시키는 훈련을 하는 것이다.

내가 피규어들을 광목을 통해 출현시켜 가야시시키면,

김민선은 그 피규어들을 옥양목으로 들여보낸다.

또 옥양목으로 들어간 피규어들을

내가 광목을 통해서 출현시킨다.

또 광목을 통해 출현된 피규어들을

김민선이 옥양목으로 들여보낸다.

내가 출현시키면 김민선은 입장시키고,

그 반대로 김민선이 출현시키면 내가 입장시킨다.

이러한 수련이 자연스럽게 연계동작이 이루어질 때까지

계속 반복수련을 한다.

***

우리는 중앙통제실 대형 스크린을 통해,

김민선이 두선미와 중고 지푸라기 인형을 거래하는 장면을 본다.

토요일, 오후 6시. 뚝섬유원지.

간이화장실 옆, 가로등 아래에서 지푸라기 인형을 들고 있는 두선미.

김민선이 두선미에게 다가간다.

서로 인사를 한다.

이때 두선미가 김민선의 얼굴을 찬찬히 훑어보더니 묻는다.

“근데 낯이 익어요. 우리 어디서 본 적이 있지 않나요?”

김민선이 당황하며 말한다.

“아니오. 처음 뵙는데요.”

두선미가 고개를 갸우뚱거리다가 무엇인가 눈치챈 듯 말한다.

“잠깐. 우리 3화에서 본 적 있잖아요. 그때 민철 관장과 같이 있었던 그 여자. 강남역. 클럽밀집지역.”

김민선이 적지 않게 당황하며 말한다.

“아니오. 저, FUN클럽 간 적 없는데요?”

두선미 얼굴이 변하면서 말한다.

“나는 클럽이 어딘지 구체적으로 말한 적 없는데, 왜 이렇게 당황하실까?”

김민선이 당황하여 말한다.

“아뇨. 저 민철 관장님. 몰라요.”

두선미가 비아냥거리며 웃으며 말하다가 갑자기 돌변하여 인상쓰며 소리친다.

“민철 관장님? 하하. 정감있게 말하시네. ······. 이 쌍년이 어디서 구라를 쳐!”

순간 두선미가 김민선에게 ‘욕설’ 초능력을 쏜다.

파바바박 파악.

뚝섬유원지에 약간의 진동이 인다.

가로등이 깨진다.

김민선이 두선미의 ‘욕설’을 듣고 쓰러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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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부작가

[뾰족이언니]

앗!! ㅋㅋㅋㅋ 작가님 오늘 너무 웃겨서..웃음부터..적게 되네요. ㅎㅎ 두선미는 적도 많고...예리 하군요! 관장님! 이런×￦××**××! ㅎㅎㅎ여자의 심리에서 빵 터졌어요.
재미있게 읽고 갑니다. ㅊ.ㅊ)/꾸욱.

[신은선주]

감사해요... 진정한 독자이시네요...^^

[룰루랄라7]

김민선ㅋㅋㅋㅋㅋ 거짓말 진짜 못 하는게 마치 저 같군요... 하아...;ㅁ;
오늘도 잘 보고 가요, 작가님~

[신은선주]

나중에 김민선이 최고의 초능력자로 등극하게 되는데,
그것도 같은가요?^^

[수연..]

오늘도 추천 꾹 잘 읽고 갑니다. ~~^^

[신은선주]

감사합니다.^^

[남해검객]

한의리 뭐하냐? 두선미에게 샷 더 마우스 초능력을 썼어야지.

[신은선주]

오! 예견.. 다음화에 등장합니다..^^

[주정원]

욕설, 가야시, 사이다 초능력...ㅎㅎㅎ 작가님의 재치에 박수를~ㅎㅎ
근데 두선미 욕설이 초능력치고는 너무 약한데요 제가 더 썔 것 같은..ㅎㅎㅎㅎ^^:;;

[신은선주]

더 세게도 쓸 수 있지만,
19금 소설이 아니기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