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쩌다 초능력자

언더 격투 (5) 빌런 주경민의 등장

어쩌다 초능력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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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화

평일 오후 1시. 체육관.

언더 격투 경기가 끝나고 며칠이 지난 후에야, 홍진성에게 전화가 왔다.

“야, 너 어떻게 사커 킥을 하고 스템핑 킥을 할 수가 있냐?”

“너가 사커 킥, 스템핑 킥 금지라고 알려주지 않았잖아.”

“아니, 홍주한테 어떻게 그런 킥을 날릴 수 있냐고? 친구잖아. 친구끼리 그런데 그런 위험한 킥을······.”

“친구? 경기잖아, 더군다나 2천만 원이나 배팅한. 근데 왜 금지시켰냐?”

“선수 보호 차원이지.”

“혹시 여기서 배팅하는 거 불법은 아니지? 설마 강남 한복판 호텔에서 하는 경기가 불법이겠냐만은······. 홍주녀석은 배팅, 얼마나 했다고 그러냐?”

“2,000.”

“2,000? 걔가 돈이 어디 있다고 2,000이나 배팅하냐?”

“걔가 한 800 있었대. 나머지 1,200은 누구한테 빌렸대. 주경민이라고. 너 혹시 주경민이라고 아냐?”

“제주도 소매치기? 그놈 깜빵 가지 않았나?”

“출소했대. 그나저나 홍주놈 8000 먹었으니 당분간 따땃하게 지내겠구나.”

“너한테 걸린 대가리 털었냐?”

“그 새끼 원래 8,000인데, 5,000으로 퉁 치더라구. 그놈 주경민이한테 1,500 털었을 거고. 최소 2,000은 주머니에 안전하게 있겠구나.”

“근데 주경민이는 뭘 보고 홍주한테 1,200이나 밀어줬대?”

“너 그것도 모르냐? 홍주가 주경민이 밑으로 들어갔잖아.”

“뭐? 주경민이가 서른 하나 아니냐?”

“도박판에, 돈이 장땡이지, 나이가 무슨 상관이냐?”

“그래도, 홍주같은 놈을 뭐가 있으니까 돈을 빌려주지, 그냥 빌려주지 않았을 거 같은데?”

“주경민이 그놈, 출소해서 애들 모으고 있어. 깜빵에서 사업 아이템 가지고 나왔대.”

“뭔대?”

“그건 모르지. 아마도 모르긴 몰라도 그놈 그래서 우리 애들도 몇 데리고 갔을 거야. 아, 조대훈이 그놈은, 이미 거기에 붙었어. 이름도 조태운으로 바꿔서 말이야.”

“벌써 이직했단 말이야?”

“거기 사영일이라고, 그놈과 절친이잖아. 죽마고우. 그놈과 한 배를 타겠대. 사영일이가 주경민이 망바리잖아. 그 새끼는 소매치기 타고났어. 어떻게 사팔뜨기로 태어나서 그렇게 주변 시선을 돌릴 수 있는 능력이 절묘하던지. 망바리, 바람잡이 겸직이지. 일타이매. 일석이조. 밤일낮장······. 예전에 주경민이 하고 사영일이 떳다 하면, 그 동네 지갑이라는 지갑은 죄다 휴지통에 들어가 있었다 하더라. 전설이지. 어쨌든 알았고. 선수도 선수지만 겜블러로도 참여 좀 해라. 주말마다 경기 있으니까. 너 오면, 와인은 서비스로 넣어 주마. 그리고 호텔 지하 2층에 클럽 개장했는데, 입장료가 3만 원이거든, 그것도 내가 무료로 넣어 줄게.”

“그건 그렇고. 너 아직도 룸싸롱 가서 여자한테 양주 뿌리고 채찍으로 때려가면서 술 먹냐?”

“야야야, 나 지금 바쁘니까 전화 끊자. 주말에 보자.”

홍진성은 자기 말만 하고 황급히 전화를 끊는다.

나는 전화를 천천히 끊는다.

‘이놈들 패가 둘로 갈라졌군. 분사分社인가? 양공작전인가?’

***

연이어 왕떡볶이에게 전화가 왔다.

이것들이 무척 바쁜가 보다.

“철아! 너 그 소식 들었냐? 주경민이가 출소했대. 주경민이가.”

“방금, 홍진성한테 전화로 들었어.”

“야, 너, 나 좀 도와줄 수 있냐?”

“뭘?”

“나, 주경민이 놈에게 5억 받을 것이 있거든.”

“나한테 ‘떼인 돈 받아드립니다’ 이런 거 시키는 거냐? 너가 직접 두들겨 패서 받아. 너가 그거가 전문이잖아.”

“근데 시발, 거기 표홍주가 붙었다잖아. 그 새끼가 옆에서 ‘으악’ 지를 텐데, 어떻게 받냐? 너 그때 경기 보니까, 홍주를 완전히 발로 밟더만, 너랑 같이 가면 홍주가 찍 소리 못 할 거 아니야?”

“그런데 어떻게 하다가 5억이나 빌려줬냐?”

“빌려준 것이 아니고, 그 새끼가 중간에서 5억 갖고 튀었어.”

“뭘 했는데?”

“내가 예전에 떡볶이 프랜차이즈 했었잖냐?”

“너, 그런 것도 했었냐? 그래서 너가 왕떡볶이인 거야?”

“아이템 기발했지. 방앗간에서 가래떡을 직접 뽑아서, 15센티 크기로 잘라서, 컵떡볶이 하나에 1,500원에 팔았지.”

“초등학교 앞에서?”

“컵떡볶이는 초등학교 앞. 즉석 떡볶이는 중고등학교 앞.”

“그런데 떡볶이떡을 그렇게 크게 뽑으면 간이 배냐? 소스 따로 떡 따로 먹게 되는 거 아니냐?”

“그래. 그래서 내가 기가 막힌 아이디어를 냈지. 떡볶이떡을 집게로 집어서 가위로 딱딱딱 잘라주는 퍼포먼스를 하는 거야. 그럼 손님은 퍼포먼스도 보면서 소스 밴 떡볶이도 먹으면서. 어떠냐? 기가 막히지?”

“하하. 그래 기가 막히다. 기가 막혀. 근데 그거 가지고 프랜차이즈를 한 거야?”

“프랜차이즈를 하려고 직영점 2개로 늘리고, 막 가맹점주들을 모으는 중이었는데, 그 새끼가 가맹점주들이 낸 계약금하고, 가게 공사비, 싹 가지고 튀었어.”

“공사비는 누구?”

“나하고 용태, 엄태.”

“동업했냐?”

“사업 아이템은 내가 내고 자본은 주경민이가 대고.”

“그럼 주경민이가 사장이잖아?”

“공동 사장으로 했지. 근데 그게 화근이 된 거지. 나는 사장, 그러면 좋은 건 줄 알고.”

“적어도 직영점 2개가 있어야 프랜차이즈 사업 허가를 내주니까, 너희한테는 가게 2개 공사비 떼먹었을 것이고, 그 사이 가맹점주 계약금을 받아서 날랐겠구만. 인테리어비만 받고 내주는 가맹점이라고 광고를 내서 가맹점주들을 모집한 거겠고. 너는 어쨌든 공동 대표이사니까 구상권 청구됐을 거고.”

“너, 어떻게 그렇게 잘 아냐?”

“법학이 부전공이야. 이제 표홍주 그놈은 너희하고 완전히 갈라설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되었네. 그러고 보면 주경민이가 머리가 좋은 놈이네.”

“머리가 좋긴? 두 놈, 악어와 악어새 관계지.”

“너는 프랜차이즈를 한 게 아니고, 플랜만 하다 만 거네. 근데 내가 너를 도와줄 수 있는 방법은 없고, 변호사를 찾아가봐. 그게 가장 현명한 방법이야.”

이럴 때 가족이 도와줘야 하는 건데, 왕떡볶이 아니 태영재가 아니 (찐)손영재이가 불쌍하다는 생각이 든다.

해결하는 방법을 오로지 폭력밖에 모르는 불쌍한 놈.

손춘서(손춘기)에게 증여받은 건물이라는 게 남의 건물. 곧 회수될 건물.

건물이 없으면, 선미라는 여자도 그놈에게서 곧 떠나갈 터인데.

손영재에게 곧 제거될지 모르는 가냘픈 생명을 가진 놈.

***

토요일, 오후 6시.

모세희우 호텔 지하 2층은 클럽이고,

지하 3층은 언더 격투 아레나이다.

나는 연영선 선생님과 제용배 선생님과 겜블러로서 격투장을 찾아간다.

모세희우 지하 2층으로 향하는 통로는 따로 있다.

보안요원의 입허를 받고 계단을 내려가면, 양쪽으로 갈라지는 길이 나오는데, 왼쪽이 클럽이고 오른쪽이 지하 3층 경기장으로 들어가는 입구이다.

지하 3층은 아무나 들어가는 곳이 아니다. 적어도 손춘서(손춘기) 회장의 싸인이 들어가 있는 아이디 카드가 있어야 한다. 그 아이디 카드는 모세희우 호텔 어디서나 사용 가능하나, 사용자에 따라 등급이 매겨져 있다.

나와 연영선 선생님, 제용배 선생님은 모두 vvvip이다.

3층 경기장으로 들어가려는데 갑자기 앞에서 떼창이 들린다.

“안녕하십니까, 형님. 오랜만이십니다, 형님. 아무쪼록 만수무강하십쇼, 형님.”

왼쪽 라인에 서동찬, 한이제, 우차상.

오른쪽 라인에 양재떨이(양재호), 감은식, 이광팔.

헐렁한 검은색 양복을 앞으로 쏟으며 깍두기 인사를 한다.

홍진성이 얼른 나와 우리를 맞이한다.

뒤이어 랜턴을 든 두선미가 우리에게 좌석 안내하고 인사를 꾸벅하고 간다.

자리는 원형 쇼파였고, 앞에는 널찍한 쇼파 테이블이 있다.

우리의 자리는 8각 케이지의 중간, 그러니까 홍코너와 청코너의 중간이어서 관람할 수 있는 최적의 자리이다.

또한 우리 정면에서 보이는 대형 스크린이 있고, 그 옆 전광판에는 1경기부터 8경기까지 각 코너별 현재 배팅 현황, 배당률이 상세히 기록되어 있다.

나비넥타이를 한 사용태와 사엄태가 정중하게 걸어와서 인사를 꾸벅한다.

그러더니 오른손에 든 트레이를 쇼파테이블에 내려 놓고, 양주 얼음 언더럭스잔 스트레이트잔을 세팅한다.

그리고 인사를 꾸벅하고 간다.

그러고 보니 경기장 입구에서부터 우리를 연이어 맞이한 홍진성, 두선미, 사용태, 사엄태가 말은 없고 인사만 꾸벅한다.

왕떡볶이가 단말기를 들고 우리에게 슬며시 다가온다.

아이디 카드를 단말기에 꽂고, 배팅금액을 선택하라는 시늉을 한다.

배팅 방법은 쉽다.

확률이 1/2인 원매치 경기와

확률이 1/16인 4경기 연속매치 경기에 배팅을 하라는 얘기이다.

나는 제 1경기 원매치에 홍코너 1,000.

연영선 선생님은 제 2경기 원매치에 청코너 1,000.

제용배 선생님은 제 3경기 원매치에 홍코너 1,000.

그리고 내가 또 4경기연속매치에 청,홍,청,홍코너 100을 배팅한다.

단말기에 배팅을 하자마자, 전광판에 배당률이 나타난다.

원매치의 배당률은 1.6배이고

4경기 연속매치의 배당률은 8배이다.

제 1경기가 시작된다.

모든 불이 꺼지고, 장내 음악이 흐른다.

선수 입장곡이 처음 듣는 음악이다.

1경기 첫 선수가 경호원의 에스코트를 받으며 케이지를 한 바퀴 돌고, 세컨드들과 청코너에 들어간다.

가운을 벗고 몸을 들어낸다.

헉! 팔목이 없는 외팔이 선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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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부작가

[한시야]

외팔이...
사는 동안 많은 불편함을 겪게 되겠네요.
가슴이 아픈 인물이네요.
오늘도 재미있게 읽고 갑니다. ㅎㅎ
꾸욱 누르고 가요

[신은선주]

감사합니다..^^
외팔이.. 다음 편에 계속..

[정원교]

작가님 잘 읽고 갑니다..^^..

[스팀펑크]

외팔이. 왕우 이래로 계속 매력있는 캐릭터 입니다.

[주정원]

작가님 진짜 베팅하시는거 아니에요? ㅎㅎㅎ

그리고..외팔이...상디 처럼 강한 인물 일 것 같다는. ㅎㅎ 건강 조심하세요^^

[신은선주]

슬픈 외팔이 선수에요

[꿀짜장]

곧 공모전 마감이 다가오네요..
작가님의 열정이 빛을 밣휘하여 좋은 결과로 이어지길 원해요 ^^

[신은선주]

감사합니다.^^

[꿀짜장]

감사합니다... 항상 더욱 노력하는 작가가 되겠습니다. ^^

[뾰족이언니]

찰진 대사!!

떡볶이...츄릅...

재밌게 읽고 있습니다. ㅊ.ㅊ)/

[수연..]

몰아 보기 중~~^^

[룰루랄라7]

그 동안 고생 많으셨어요! 오늘도 잘 보고 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