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0억 마피아 게임

설득

떨린다. 기생오라비 같이 생긴 5번 플레이어를 무슨 방법으로 설득해야할까? 뭐라고 말해야 그가 정체모를 진태인 10번 플레이어를 투표할까?

기생오라비 같이 생긴 5번 플레이어에게 다가가 그에게 인사를 한다. 그의 투표가 오늘 투표의 행방을 결정하기에 중요하다.

“안녕하세요. 5번 플레이어님. 반갑습니다.”

“아 반갑습니다. 무슨 일로 찾아오셨나요?”

기생오라비 같이 생긴 5번 플레이어가 나의 인사를 받아준다. 이제 무슨 말을 해야할까?

평소라면 다른 말을 하다가 본론으로 들어갔겠지만, 지금은 시간이 없다.

“오늘 낮 턴에 누구 투표할건지 궁금해서 찾아왔습니다. 혹시 누구를 투표할지 정하셨나요?”

“네. 2번 플레이어님과 10번 플레이어님이 6번 플레이어를 뽑자고 해서 6번 플레이어 뽑으려고요. 그녀가 마피아인지 시민인지 확실하지는 않지만, 어제 낮 턴에 저를 투표한 것을 보면 마피아일 가능성이 높다고 생각해요. 설령 아니라고 하더라도 밤턴에 마피아를 검거할 가능성이 높아지고요.”

최악의 상황이다. 지금 투표를 실시한다면 키작은 정중한 6번 플레이어는 처형당하게 된다. 정체모를 진태인 10번 플레이어를 오늘 낮 턴에 처형시키지는 못하더라도, 나에게 모든 것을 알려준 키작은 정중한 6번 플레이어는 살려야한다. 최악은 피하자.

그나저나 기생오라비 같은 5번 플레이어는 왜 정체모를 진태인 10번 플레이어를 믿는걸까? 이해가 되지 않는다.

“그렇지만 무고한 시민이 죽는거면요? 그러다 마피아 팀이 이기면 어쩌죠?”

어차피 확률 싸움이다. 오늘 낮 턴 투표에서 마피아를 죽일 가능성은 1/2이다. 나와 정체모를 진태인 10번 플레이어와 키작은 정중한 6번 플레이어를 제외한 어떤 플레이어도 백프로 내가 투표하는 플레이어가 마피아라고 확신하지 못할 것이다.

그래서 기생오라비 같은 5번 플레이어 입장에서는 누구를 뽑던 상관없을 것이다. 4명 중에 1명 뽑는데 자기를 도와주는 세력이 있으면 더 좋다고 생각할 수도 있다.

그래도 키작은 정중한 6번 플레이어를 향한 화살을 돌려야하기에 논리가 이상해도 답을 했다.

“어쩔 수 없잖아요. 이번 낮 턴에 시민이 죽어도 이길 수 있어요. 그리고 제가 6번 플레이어 안 뽑아서 표가 흩어지면 결국 제가 오늘 낮 턴에 최다득표자가 될 수 있어요. 그러다가 자칫 잘못해서 제가 처형당하면 어쩌죠? 경찰이 죽으면 시민은 진거나 다름없어요.”

예상한대로 답변이 돌아왔다.

“그건 그렇네요. 그렇지만 6번 플레이어는 아무리 봐도 시민인 것 같아서요.”

키작은 정중한 6번 플레이어를 옹호하며 화살을 방향을 정체모를 진태인 10번 플레이어쪽으로 틀어야한다.

“전 6번 플레이어가 마피아 같아요. 그러니까 9번 플레이어님도 같이 6번 플레이어 투표해주실 수 있나요?”

기생오라비 같이 생긴 5번 플레이어가 강하게 나온다. 예상에서 벗어난 답변이다. 실패한건가.

이왕 이렇게 된거 나도 강하게 나가야겠다. 어차피 시간도 없으니까.

“저는 10번 플레이어가 마피아 같아서 10번 플레이어 뽑으려고요. 아무리 봐도 6번 플레이어는 시민이예요. 그녀가 마피아였으면 오늘 3번 플레이어처럼 5번 플레이어를 뽑으려 했겠지요.”

기생오라비 같이 생긴 5번 플레이어가 물기 좋은 미끼를 던진다. 이 미끼는 정체모를 진태인 10번 플레이어를 향하지는 않지만, 키작은 정중한 6번 플레이어로 향한 화살을 거둘 수 있게 해준다.

“거절이군요. 알겠습니다. 그리고 3번 플레이어는 마피아라고 생각하시나요?”

기생오라비 같이 생긴 5번 플레이어가 미끼를 물었다. 키작은 정중한 6번 플레이어에게로 향한 화살을 키작은 미성년자인 3번 플레이어에게로 돌릴수 있을 것 같다.

“네. 3번 플레이어는 마피아 같은데요. 아까 대화할 때랑 생각이 달라져서요. 3번 플레이어랑 10번 플레이어가 마피아 같아요.”

거짓말을 했다. 정체모를 진태인 10번 플레이어는 의사다. 하지만 정체모를 진태인 10번 플레이어가 의사라는 사실을 알면, 기생오라비 같이 생긴 5번 플레이어는 그를 뽑지 않을 뿐 아니라 그를 전적으로 신뢰하게 될거다.

“그러면 3번 플레이어를 뽑는다면 협력하실건가요?”

“네. 할수있죠.”

속으로 환호를 했다. 기생오라비 같이 생긴 5번 플레이어가 거의 다 넘어왔다.

“알겠어요. 그럼 10번 플레이어랑 대화해보고 3번 플레이어를 뽑는 걸로 해보죠. 그녀도 마피아 같으니까요.”

“10번 플레이어가 협력하지 않으면요? 그는 마피아일거니 협력하지 않을거예요.”

정체모를 진태인 10번 플레이어는 협력하지 않을 것이다. 낮 턴에 연이어 마피아가 둘이나 죽는다면, 시민은 압도적인 승리를 하게 될 가능성이 크다. 그러면 그는 상금을 독차지하거나 절반을 갖지 못한다.

“그럴 리가 없어요. 그가 3번 플레이어도 마피아일 것 같다고 했거든요. 그래서 오늘 밤턴에 조사해보라고 말했고요. 그러니 동의할겁니다.”

기생오라비 같이 생긴 5번 플레이어의 말이 사실이라면, 정체모를 진태인 10번 플레이어는 거절할 수가 없다. 정체모를 진태인 10번 플레이어는 자신의 말로 인해 함정에 빠지게 된 것이다.

“알겠습니다. 그러면 3번 플레이어를 뽑기로 한 플레이어가 이미 과반수가 되었네요. 2번 플레이어랑 10번 플레이어는 같이 움직이니까요.”

정체모를 진태인 10번 플레이어를 처형시키겠다는 목표달성은 실패했지만, 최악은 면했기에 나름 선방했다고 볼 수 있다. 이 기쁜소식을 키작은 정중한 6번 플레이어에게 전달하러 가야겠다.

“네. 그리고 마피아에게 3번 플레이어를 투표하겠다는 소식이 들어가면 안되니 저희 넷을 제외한 다른 플레이어들에게는 절대 말해서는 안됩니다. 9번 플레이어님과 친한 것 같은 6번 플레이어님과도 마찬가지고요.”

기생오라비 같이 생긴 5번 플레이어가 말로 내 발목을 잡는다.

“알겠습니다. 6번 플레이어님에게 비밀로 하겠습니다. 그녀는 10번 플레이어를 뽑는다고하네요. 그래도 친선관계니 대화는 할게요. 그녀와 대화를 하지 않으면 그녀가 나를 배신자로 생각할수도 있거든요.”

“그정도야 상관없죠.”

기생오라비 같이 생긴 5번 플레이어는 후하다. 매력적인 2번 플레이어처럼 누구와 대화하지 말라는 식의 말을 하지는 않는다.

“9번 플레이어 오빠. 나랑 약속 어겼네? 오늘 낮턴에 기대해.”

키작은 정중한 6번 플레이어에게로 향하던 길을 매력적인 2번 플레이어가 가로막고 나에게 위협을 가했다.

작가의말

올해를 잘 갈무리하고 내년을 희망차게 시작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