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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사육사 님의 서재입니다.

아카데미의 수수께끼 전학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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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사육사
작품등록일 :
2021.10.24 15:11
최근연재일 :
2022.01.23 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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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4,37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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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12.18 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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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45화. 누구인지 물으신다면 -1-

DUMMY

새결은 샤쇠르의 손잡이를 강하게 틀어쥐고 간섭칼날을 띄웠다.


은은한 황금빛을 뿜는 두 자루의 간섭칼날이 새결의 적의에 반응하듯 위협적으로 치켜세워 졌다. 마치 주인 곁을 든든하게 지키는 맹견 같았다.

타이탄비스트를 쓰러트린 직후였지만 아직 아버지 다미앙 말레의 간섭력이 남아 있었다. 상대가 누구든 도저히 질 것 같지 않았다.


“흠, 거부하는 건가?”


무기를 들고 흉흉한 기세를 풍기는 새결을 향해 정체불명의 사내는 고개를 갸웃거렸다.


“보면 모르냐?”


인상을 구긴 새결이 날카롭게 쏘아붙였다.

새결 입장에서는 절대 죽어도 들어줄 수 없는 요구였다. 샤쇠르를 내놓으라는 말은 얼토당토않았다.

아버지의 유산이자 세상을 지킬 열쇠다. 빼앗길 바에 죽는 것이 나았다.


“네놈의 목숨에는 별로 관심이 없다. 무가치하거든. 그것보다는 빨리 이 지긋지긋한 실험을 끝내고 싶다. 아아, 10년이라는 세월이 낭비됐어.”


사내는 새결은 안중에도 없다는 듯 홀로 중얼거렸다. 아주 혼자만의 세상에 빠진 듯 거만한 태도였다.


“···빨리 성과를 내지 않으면 ‘그 분’들께서 화가 단단히 나실 거야. 그러니 알겠나? 쓸데없는 고집 부리지 말고 어서 내놓도록.”

“잠꼬대는 잘 때나 해!”


새결은 공중에 띄운 간섭칼날을 쏘았다. 동시에 새결도 남자에게 사납게 돌진했다.


“쯧, 이래서 하등한 놈들은 좋게 말해줘 봐야 소용이 없다니까.”


남자는 아무런 자세도 취하지 않은 채 무방비하게 서 있었다.

어떤 힘을 가지고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아무리 봐도 새결에게 압도적으로 유리했다. 무엇보다도 남자는 새결을 얕보며 방심한 상태였다.


-쉬이이이이익!


쏘아진 간섭칼날이 사내를 꿰뚫어 버릴 듯한 기세로 꽂혔다.

대물권총을 막아낸 타이탄비스트의 간섭효과 실드도 두부처럼 잘라낸 간섭칼날이다. 이미 이 일격으로 상황은 끝났다고 봐야 했다.


“후우, 정말이지 귀찮군.”


-끼이이이잉


그러나 간섭칼날은 남자에게 닿지 못했다.

간섭칼날은 두건을 쓴 남자의 얼굴 앞에 멈췄다. 칼날 끝에서 보이지 않는 무정형의 파문이 일어났다. 알 수 없는 힘에 의해 가로막힌 것이다.


‘간섭실드?’


아니다. 간섭칼날을 막은 역장에 도형이 잡혀 있지 않았다. 간섭실드는 돔형태이든 상자형태이든 표면이 매끈했다.

언뜻 보인 파문 형태로 보건데 어딘가 표면이 우둘투둘하고 살아있는 것처럼 박동쳤다. 회귀 전에도 보지 못한 힘이다.


‘공격을 멈춰선 안돼.’


새결은 복잡한 생각을 지웠다. 이미 싸움이 시작했을 때 망설여서는 안됐다.


“하아앗!”


새결은 가볍게 뛰어올라 샤쇠르를 내려쳤다. 간섭칼날도 남자의 등 뒤로 돌아가 내려쳤다. 세 개의 검광이 거의 동시에 번쩍였다.


-투칵 투카가각 투카각!


돌벽을 때리는 것과 같은 육중한 소리가 울려 퍼졌다. 이번에도 새결의 검은 남자에게 닿지 않았다. 휘두른 검이 다시금 표면이 거친 실드에 가로막혔다.

사내는 새결의 공격에도 눈 하나 깜짝 하지 않았다.


“처음 불을 발견한 유인원이 세상 두려운 줄 모르고 설치는 꼴이로구나. 아니지, 불은 문명의 근간이 됐으니 고작 간섭력 따위와 비교해서는 안 되지.”


남자는 느긋하게 아무런 동작도 취하지 않으며 입만 놀렸다.

상황이 이상하게 흘러가고 있었다.


‘뭔지 모를 이 역장 방어막을 부숴야 한다.’


대타이탄전 뿐만 아니라 각성자간의 전투도 항상 상대방의 방어막을 어떤 식으로 무효화시키느냐가 전투의 실마리였다.

새결은 세 자루의 검을 미친 듯이 휘두르며 공격을 퍼부었다. 무거운 돌덩이가 부딛치는 소리만 시끄럽게 울려 퍼졌다.

남자는 한심하다는 듯 한숨을 푹 내쉬었다.


“지루하구나. 네놈들이 그 대단하다고 주장하는 간섭력으로 하는 짓이 고작 베고 찌르는 것뿐인가? 통하지 않는다면 슬슬 다른 것을 시도해봐야지.”

“닥쳐!”


고함소리와 함께 새결은 허리춤에 숨겨둔 연막탄을 던졌다.

매캐한 연기가 놈의 시야를 가린 사이, 새결은 소리없이 사내의 등 뒤로 돌아갔다.

사내는 여전히 꼼짝도 하지 않았다.


새결은 혹시 모를 대인전을 위해 숨겨뒀던 마지막 무기를 꺼냈다. 암시장에서 사들인 백린 수류탄이었다.


짧은 호를 그리고 날아간 백린탄이 허연 연기를 내뿜었다. 앞서 던진 연막과도 비슷했지만, 저건 닿기만 해도 타들어가는 치명적인 연기였다.

게다가 조금이라도 연기를 흡입했다간 강력한 중독을 일으킨다.


덩치가 너무 크거나, 재생력이 강한 상대에겐 효과가 반감됐지만, 인간에겐 더할 나위 없이 치명적인 공격이었다.


"네놈은 실드를 너무 믿었어."


제아무리 실드라도 열 전도까지 막을 수는 없으리라. 괴인이 자신의 방심을 눈치챘을 땐 불탄 시체가 된 다음일 것이다.


"저열한 원숭이 답게 기대이하의 행동만 보여주는군."

"아닛?"

"놀랐나? 제대로 구축한 억지력 실드는 물리영역뿐 아니라 화학적인 작용도 차단하지."


사내는 자신을 둘러싼 고열의 연기에도 아랑곳하지 않았다. 실제로 그의 옷깃조차 그을린 흔적이 없었다.


"본인의 수준이 낮다고 상대방까지 그러리라 믿으면 쓰나."


처음 남자의 도발에 반응조차 하지 않았던 새결도 더 이상 참을 수 없었다.

자신의 모든 행동이 읽히고 있었기 때문이다. 놀아나고 있다고 느껴지니 머리가 뜨거워졌다.

새결은 잠시 뒤로 물러나서 간섭칼날을 샤쇠르의 검날에 모았다. 뿐만 아니라 가지고 있는 모든 간섭력을 끌어 올렸다.


-후우우우우웅


샤쇠르가 위협적인 기세로 빛을 뿜어냈다. 새결의 간섭력에 반응한 검날이 점차 두터워지며 길게 늘어났다.

새결은 자신의 양손에 검이 아닌 거대한 대포가 들려 있는 듯한 착각을 느꼈다. 뭐, 그리 틀린 생각도 아니었다.

이 정도의 출력이면 위협급이 아니라 그 윗단계인 참사급도 쓰러트릴 수 있을 정도였다.


허나 지켜보던 남자는 여전히 심드렁했다.


“모자란 힘을 하나로 응축시킨다고 해봐야 도토리 키 재기다. 설마 네놈, 간단한 산수조차 모르는 건가?”

“해보지 않고는 모르지!”


새결은 거칠게 기합을 지르며 한일자로 샤쇠르를 휘둘렀다. 이에 호응하듯 간섭력으로 만들어진 칼날이 수직으로 베어졌다. 그러자 두 검날이 교차되며 거대한 열십자가 새겨졌다.


허공을 가르는 황금빛 십자선이 사내의 머리 위로 떨어져 내렸다.


아주 짧은 순간이었지만 사내의 눈에 이채가 어렸다. 허나 그뿐이었다.

사내는 조용히 기형의 팔을 뻗었다. 그러자 그의 손바닥으로부터 스파이크가 돋아난 검보라빛 구체가 나타났다.


“‘해보지 않고는 모른다’라. 원숭아, 넌 죽어봐야 죽음의 공포를 알겠구나.”


사내가 발사한 스파이크 구체가 새결의 참격과 정면충돌했다. 두 기술은 잠시 서로를 밀어내며 힘싸움을 벌였지만 먼저 사그라진 것은 새결의 참격이었다.

구겨지다 깨져버린 참격은 수많은 황금빛 입자가 되어 사라졌다.

새결의 승산도 사그러지고 있었다.


"빌어먹을."


시간을 거슬러온 소년의 두 눈이 분노로 일그러졌다.

승리에서 제일 중요한 것은 왕성한 전투의지다. 하지만 차가운 이성이 이를 뒷받침해줘야 한다.

새결은 균형의 저울이 항상 전투의지 쪽으로 기울어 있었다. 이번에는 특히나 조절하기가 어려웠다.


‘어째서 안 통하는 거지? 어째서···?!’


샤쇠르를 되찾고 전에 없던 간섭력을 각성한 상태다. 방금 전 까지만 해도 마침내 세상을 구할 힘을 얻었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고작 이런 적 하나를 쓰러트리지 못한다고?


새결은 건방진 말을 씨부리는 정체불명의 남자보다, 샤쇠르를 얻고도 여전히 부족한 자기 자신에게 화가 났다.


“호오, 그래도 아주 싹수가 없는 녀석은 아니로구나. 자기혐오야 말로 인간을 발전시키는 원동력이지.”

“닥쳐어어어어어어어!”


발악하듯 샤쇠르가 공기를 갈랐다. 새결이 간섭력을 쥐어짜 만든 황금빛 검날이 어둠을 가르며 남자의 역장 방어막을 때렸다.


-까아아앙!


소용없었다.

오히려 새결의 간섭칼날이 산산조각 나버렸다. 황금빛 가루가 사방에 흩날렸다.


“말도 안 돼···.”


새결이 허망하게 중얼거렸다.

방금 전 일격으로 다미앙 말레의 힘을 모두 소진해버렸다. 지금은 새결이 아무리 애를 써봐야 간섭칼날 한 자루밖에 뽑아 낼 수 없었다.

십자참도, 이번 일격도 적어도 3랭크 수준의 간섭력이 담긴 공격이었다. 베테랑급, 아니 마스터급 헌터라 하더라도 쉽사리 막을 수 있는 공격이 아니었다.

허나 모두 허무하게 가로막혔다.


‘이놈, 적어도 마스터급, 어쩌면 뱅가드급이야.’


절망스러웠다.

엄청난 실력 차이다.

회귀 전 시절의 힘을 가지고 있어도 도저히 상대를 쓰러트릴 수 있을 것 같지 않았다.


“그만, 지루해져서 죽고 싶어졌다.”


좌절한 새결을 지켜보던 남자가 발을 땠다. 그는 거리낌 없이 새결을 향해 저벅저벅 걸어왔다.


“네놈에게는 ‘진정한 힘’을 보여줄 가치도 없다.”


아무런 적의도 느껴지지 않는 움직임에 새결은 멍하니 지켜봐야만 했다.

그 순간 새결의 눈앞까지 다가온 남자의 팔이 움직였다. 새결은 재빨리 남아있는 모든 간섭력을 끌어올려서 간섭실드를 펼쳤다.

남자가 기괴하게 솟아오른 어깨를 들어올렸다. 그러자 보이지 않았던 팔이 드러났다.


“이거면 되겠군.”


인간의 팔이 아니다.

피부가 있어야 할 자리에 나무껍질처럼 뒤틀린 근육결이 드러나 있었다. 손은 검게 광택이 나는 금속성의 것으로 뒤덮여 있었다.

확실히 위협적인 신체구조다. 하지만 아무리 그래도 맨손으로 공격한다고? 무시해도 정도가 있다.

그렇게 생각한 사이 남자의 주먹이 휘둘러졌다. 단순히 주먹으로 간섭실드를 후려친 것밖에 되지 않았다.


-꽈아아아앙!


“컥···!”


간섭실드가 박살나며 남자의 주먹이 새결의 복부에 꽂혔다.

새결의 상체가 기역자로 꺾였다. 새결은 엄청난 격통에 숨을 쉬지 못했다. 내뱉는 숨에 피가 섞여 튀어 나왔다.


“정말이지··· 조잡해. 인간의 몸은 너무나도 나약하구나.”


남자는 연속적으로 주먹을 뻗었다.

기교가 섞이지 않은 단순한 주먹질이다. 태어나서 한 번도 사람을 때려본 적 없는 샌님이 휘두르는 주먹 같았다.

하지만 새결은 반항도 한번 하지 못하고 그대로 얻어맞아야 했다.


-퍽 퍽 퍽!


“크허억.”


명치, 안면, 옆구리. 새결은 묵직한 펀치를 얻어맞으며 피를 토했다. 한방 한방에 뼈가 몇 개씩 부러졌다.

새결은 공격을 방어하기 위해 몸을 움직였지만 소용없었다.

분명 막거나 흘려냈다고 생각했는데 공격은 비집고 들어왔다. 원래 맞아야 했던 결과가 먼저 작용한 것처럼 불합리했다.


“크하아아아악!”

“하하하, 비명 하나는 제법 듣기 좋구나. 간만에 스트레스가 좀 풀려. 이런 식으로 몸을 좀 움직여줘야 하는군. 그래도 좋은 것을 알려주는 구나, 버러지야.”


이미 새결은 남자의 말소리가 들리지 않았다. 의식이 끊어질 것 같았다.

남자는 목을 긁는 웃음을 흘리며 새결의 머리채를 잡아 쥐었다. 이미 흰자위를 드러낸 새결은 힘없이 몸을 축 하고 늘어트렸다.

하지만 여전히 샤쇠르는 손에 쥐고 있었다.


“흐음, 아집인가 집념인가. 내 눈에는 어리석기 짝이 없구나. 그만 죽어라.”


남자의 주먹이 새결의 머리통을 부수려는 기세로 내려쳐졌다.


-텁!


남자의 주먹은 새결을 때리지 못했다.

누군가가 그의 손목을 붙잡았기 때문이다.


“으음?”


순간 남자는 놀라움에 가득 차 고개를 들렸다.

그의 눈앞에는 보랏빛 머리에 오드아이를 한 소년이 있었다.

바로 성운이었다.


“누, 누구냐!”


남자는 전에 없던 당황함을 보이며 말을 더듬었다. 새결을 상대하면서 잘도 나불거렸던 혀가 굳기라도 한 듯 어버버거린다.


그런 남자를 보며 성운이 씨익 웃었다.


“수수깨끼의 전학생이올시다.”


-뻐억!


성운의 주먹이 그대로 남자의 안면에 꽂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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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2 61화. 모양 빠지게 걸어 갈 수는 없잖아? 22.01.16 112 3 11쪽
61 60화. 위기에서 개같이 부활 -3- 22.01.15 107 3 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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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9 58화. 위기에서 개같이 부활 -1- +1 22.01.09 124 4 10쪽
58 57화. 재주 많은 매는 발톱을 감춘다 -2- +1 22.01.08 121 9 10쪽
57 56화. 재주 많은 매는 발톱을 감춘다 -1- +1 22.01.07 150 8 10쪽
56 55화. 위험한 산책 +2 22.01.01 201 9 13쪽
55 54화. 패널티의 정체 21.12.31 190 11 12쪽
54 53화. 사회적 거리두기 회의 21.12.30 188 10 15쪽
53 52화. 식인아귀호 오버드라이브 -2- +2 21.12.28 242 12 10쪽
52 51화. 식인아귀호 오버드라이브 -1- +1 21.12.27 245 11 11쪽
51 50화. 로렐라이의 노래 -3- 21.12.25 280 12 12쪽
50 49화. 로렐라이의 노래 -2- 21.12.24 241 11 11쪽
49 48화. 로렐라이의 노래 -1- +1 21.12.23 283 10 12쪽
48 47화. 그래서 뭐 어쩌라고? +3 21.12.21 307 14 14쪽
47 46화. 누구인지 물으신다면 -2- +1 21.12.20 287 14 11쪽
» 45화. 누구인지 물으신다면 -1- +1 21.12.18 295 14 12쪽
45 44화. 타임어택은 언제나 즐거워 +1 21.12.17 302 13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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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2 41화. 아버지의 이름으로 -10- +4 21.12.13 352 14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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