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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가린버터 님의 서재입니다.

대공가의 소드마스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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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가렛
작품등록일 :
2024.07.19 13:39
최근연재일 :
2024.09.10 06: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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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8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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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8.10 2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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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쪽

두 번째 보금자리 4

DUMMY

검기를 피워올리는 건 어렵지 않았다.


이미 2위계의 경지에 오른지 꽤나 시간이 흘렀다. 1위계 중반부터 검기를 자유자재로 사용했던 리안이었다. 그간 검기를 자제하고 있었던 건 이질적인 자신의 마나를 버텨줄 검이 없었기 때문이지, 리안의 재능이 부진해서가 아니었다.


체력은 한계였으나 그게 마나를 운용하는데 있어 장애물이 되지는 않았다. 리안에게 있어 마나는 마리가 죽은 후 늘 함께해오던 친구이자 동반자였다. 지친 육체는 휴식을 갈구했지만 정신만은 더없이 또렷했다. 마나에 의한 오감과 신체 강화는 상당한 정신력을 필요로 했지만 검기를 사용하는 지금만큼은 도리어 반갑게 느껴졌다.


리안은 쥐고있던 칼자루를 다잡았다.


손안에 자줏빛 광채가 있었다. 늘 그랬듯이 더없이 익숙한.


“검기...?”


“잠깐, 검기라고? 그냥 1위계 마법사가 아니었어?”


웅성거림이 커졌다. 직전까지 고요했던 연무장이었기에 그 변화가 더욱 두드러졌다. 그만큼 소년의 손안에서 타오르는 보라색 빛깔은 파격적이었다. 한순간 태양의 존재마저 지워버릴 정도로.


“에반, 보고 있어? 딱 봐도 한두번 해본 솜씨가 아닌데?”


“저건 1위계의 빛이 아니다. 못해도 2위계의 초입이다.”


“이건 지는게 당연했네. 애초에 상대조차 안 되는 게임이었어. 오히려 봐줘서 고맙다고 감사 인사를 해야겠는데.”


“.......”


조금 떨어진 곳에서 견습 기사인 두 소년이 이야기하는 동안 리안에게 가장 먼저 달려들었던 검은 머리의 소년이 입을 꾹 다물었다. 애써 보지 않는 척 정면을 흘기니 고개를 살짝 들어올린 리안이 건너편의 케이드를 똑바로 응시하고 있었다.


리안의 의식이 차갑게 가라앉았다. 표정도 수세에 밀려 다채로웠던 전과는 달리 고요했다. 꼭 무언가에 몰입한 것만 같이.


상대는 브라알라스에서 한손에 꼽히는 기사이자 3위계 워커다. 지는 게 당연하다.


부끄러운 일도 아니었다. 애초에 이길 생각으로 건 대결도 아니다.


그래서?


“이제야 제대로 할 마음이 생겼냐?”


카가가각.


이가 나간 칼날 위로 갈려나간 철의 파편이 새빨간 불티를 내뱉었다. 마나를 불어넣었기만 했는데도 이 꼴이다.


반면 케이드는 리안과 달리 여전히 여유로웠다. 이 정도는 아무것도 아니라는 것처럼.


“설렁설렁 하지 말고 똑바로 해. 두번은 없으니까.”


“설렁설렁 한 적 없어요.”


“그래? 그럼 이번에는 죽일 각오로 와라. 안 그러면 한달간은 환자 신세를 면치 못할 테니까.”


“.......”


마나를 사용하진 않지만 그렇다고 해서 쌓아올린 검술이 녹스는 건 아니었다. 리안이 검기를 꺼내든 시점에서 케이드는 이전까지처럼 봐줄 생각이 없었다.


리안도 웃는 낯빛 안에 숨겨진 케이드의 눈동자를 읽었기에 대꾸하지 않고 검식을 취했다. 데릭에게 배웠던 기초 검술 외에는 제대로 된 교습이라곤 받은 적 없는 리안이었지만, 숱한 실전으로 몸에 새겨진 자신만의 검식이 몇개 있었다.


지금 자신에게 필요한 건 속도다.


3위계 워커라는 벽을 잠깐이라도 넘을 수 있는, 이전과는 차원이 다른 그런 속도를.


리안은 몸을 최대한 숙였다. 어떤 검술을 사용할지도 이미 정해 두었다. 검날을 위로 향하게 해 어깨에 비스듬히 뉘였다. 그건 일반적인 워커의 검식이라기 보다는 사냥을 코앞에 둔 맹수의 그것과 비슷했다.


급변한 리안의 분위기를 감지한 건지 케이드는 더이상 웃지 않았다. 찰나의 순간 리안은 연무장에 들어서서 처음으로 진지한 케이드의 얼굴을 본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


뚫을 수 있을까?


할 수 있어.


리안의 마나는 모든 것을 절단한다. 스타 시커들의 마나는 보통의 마법사들과는 궤를 달리했으므로. 승산은 충분하다는 얘기였다. 허를 찌른다면 이길 수 있다.


다짐과 동시에 흙먼지가 피어올랐다. 잘 관리된 연무장은 약간의 눈도 존재하지 않았다. 풍경이 길게 늘어지고 기사들의 웅성거림이 스치는 바람 소리로 가득 메워질 무렵, 리안은 쥐고 있던 검을 비틀었다.


목표로 한 끝에 이쪽을 향해 달려오는 무언가가 있었다.


저 멀리 물결치는 환한 금색의 파도.


그것이 자신과 또래인 소녀의 머리카락이라는 걸 인지한 순간, 리안의 세상이 검게 물들었다.


***


정신을 차리고 보니 리안은 푹신한 침대에 누워 있었다.


“.......”


멍하니 천장을 올려다보던 리안은 침대 옆으로 처진 커튼의 레이스를 시야에 담고 나서야 누워있는 곳이 자신의 방이 아니라는 걸 깨달았다. 집사장인 한스가 내어준 리안의 방은 일개 여관방과 비교하면 궁전이나 다름없지만 지금 누운 이곳은 그보다 더했다.


등에 맞닿은 침대의 부드러운 감촉, 코끝을 간질이는 한번 맡아본 향기.


리안의 침대는 충분히 고급품이었지만 이 정도는 아니었다. 저런 거추장스런 커튼이 달려있지도 않았다. 거기까지 생각이 미치자 리안은 자신의 처지를 돌아볼 수 있었다.


아, 나 케이드와 대결을 하고 있었지.


기억은 칼로 자른 듯 뚝 끊어져 있었으나 승패는 불보듯 뻔했다. 대결 도중에 의식이 끊겼고, 눈을 떠보니 침대 위다. 리안은 저도 모르게 빈 오른손을 들어 안면을 쓸어내렸다. 다 이길 것처럼 굴어놓고 기절하다니, 이보다 더 부끄러울 수가 없었다.


가장 중요한 순간에 검이 흔들렸다. 난데없는 불청객의 난입으로 집중이 흐트러졌다는 변명조차 하지 못할 깔끔한 패배였다. 시야 끝에서 물결치는 금색 파도와 그를 뒤따르는 당황한 시종들이 리안의 마지막 기억이었다. 정작 케이드의 검은 보지도 못했는데.


리안은 누워있는 채로 고개를 돌려 햇살이 넘어드는 창을 바라보았다. 다이어울프의 변종 때도 그렇고 최근 유달리 의식을 잃는 일이 많은 것 같았다. 용병으로서 홀로 활동할 때에는 전혀 없던 일이었기에 더 생소했다. 제국과의 휴전 협정 이전엔 사방에 도적떼가 넘실댔고, 기절은 곧 죽음으로 이어졌으니까.


“일어났니?”


설마 또 케이드에 의해 안겨온 건 아니겠지. 상념이 꼬리에 꼬리를 무는 와중 부드러운 목소리가 울렸다. 이미 이 침대의 주인이 누구인지 알고 있었기에 리안은 소리의 발원지를 향해 조용히 시선을 돌렸다.


“카를린 님....”


브레일 가문의 안주인은 리안이 누워있는 침대 옆 의자에 앉아 있었다. 왠지 모르게 일전의 일이 떠올라 낯이 간지러워진 리안은 눈을 내리깔았다. 그런 리안의 심정을 아는지 모르는지 카를린은 읽고 있던 책을 덮었다. 근처 협탁에 올려두는 몸가짐마저 우아했다.


“일어나지 마렴, 아가. 아직 휴식을 취해야 하니까.”


“아니요, 괜찮습니다. 이 정도는....”


“그러니?”


리안은 느릿하게 상체를 일으켰다. 몸이 찌뿌둥하긴 했으나 케이드가 봐준건지 큰 외상이나 내상은 없었다.


“네. 그보다 제가 얼마나 누워 있었습니까?”


“하루가 꼬박 지났단다. 이제 오후가 되었으니.”


“하루요?”


리안의 눈이 조금 커졌다.


“그래, 하루. 아까 가문의 주치의가 다녀갔단다. 어려서 그런지 몸의 회복이 빨라서 다행이야. 그래도 다음부터는 이런 짓은 자제하렴. 성장기에 육체를 혹사시키는 건 좋지 않아. 특히나 변종 몬스터를 상대로 무리한지 얼마 되지 않았잖니.”


걱정하는 카를린의 어조에 묘하게 질책이 섞여 있었다. 리안은 대꾸할 말을 찾지 못하고 그녀의 눈길을 애써 피했다. 케이드를 상대로는 잘만 대드는 주제에, 이상하게 안주인인 그녀는 상대하기 껄끄러웠다.


어머니를 닮은 외모 때문인지, 아니면 대가없는 호의가 익숙치 않아서인지.


“그 아이도 문제야. 이미 한번 경고를 주었지만, 이번에는 제대로 혼을 내야겠구나. 첫 종자라 마음이 들뜬 건 알겠지만 너무 과해. 확실히 직접 몸으로 체험하는 쪽이 좋을 떄도 있지만, 이럴 때일수록 더 친절하게 가르쳐야 하는 법인데....”


“.......”


리안은 뭐라 대답하지 못하고 입을 다물었다. 브레일 백작과 마찬가지로 가문의 적자이자 엘도르 기사단의 단장인 케이드를 애 취급 하다니. 역시 3위계 워커는 다르다는 걸까. 실은 백작보다 더한 가문의 실세가 아닐까.


그런 쓸데없는 사고를 이어나가는 와중에 리안은 미약하게 반항하듯이 말했다.


“그보다 저는 종자가 아닙니다. 그러니까....”


“내기를 하지 않았니? 내가 들은 바로는 그랬는데.”


“네. 하지만 그건 제가 이겼을 때 이야기고....”


“솔직하지 못하구나. 그 아이도, 너도.”


“.......”


리안은 대답할 말을 찾아 입을 우물거리다 결국 시선을 돌려버렸다. 때마침 눈길이 향한 곳에 기대어진 검이 있었다. 리안은 검집째로 검을 들어 무릎에 올려두었다. 케이드와 대결하기 전처럼 멀끔한 검은 겉으로 보기에는 아무런 이상도 없어 보였다.


하지만 그건 겉모습일 뿐. 조심스레 칼자루를 잡아당기자 평소와는 달리 공허한 무게감이 느껴졌다. 엉망진창으로 이가 나가버린 검신은 칼자루와 그 위 가드로부터 얼마 떨어지지 않은 곳에서 뚝 부러져 있었다. 예상은 했지만 직접 눈으로 보니 절로 탄식이 흘러나왔다.


“아....”


“조만간 검도 새로 마련해야겠구나. 옷이랑 같이.”


옆을 돌아보니 카를린이 처음과 같은 부드러운 미소로 리안을 바라보고 있었다. 리안은 다시금 부러진 검을 내려다보았다. 검집 안으로 잘린 나머지 반쪽의 검날이 들어 있었는데, 달그락거리는 소리가 애처롭기 짝이 없었다.


“오, 리안 님. 일어나셨습니까?”


두어번의 노크 소리와 함께 문이 열린 것도 그때였다.


“한스.”


“아, 마님. 계셨군요.”


“무슨 일이 있나요? 이렇게 손수 찾아오고.”


“일이라기 보다는 도련님의 전언이 있었습니다. 마침 리안님도 일어나신 참이니 잘 되었군요.”


노인의 말이 끝나기 무섭게 문 너머로 삐져나온 금색 머리카락이 있었다. 노인의 등 뒤로 살랑거리던 그것은 곧 푸른 눈동자를 빼꼼 내밀었다.


“너는...?”


리안의 눈꺼풀이 천천히 올라갔다.


“일어났어?”


카를린을 똑 닮은 백금발의 소녀가 말했다.


“삼촌이 깨어나면 바로 집무실로 찾아오래. 이것저것 할 얘기가 있다고.”


***


저택의 복도를 걸어가면서 리안은 케이드의 말을 떠올렸다. 브레일 백작가의 말괄량이 실세 아가씨. 그 정체가 눈앞의 소녀라는 걸 깨닫기까지는 얼마 걸리지 않았다.


“용케도 일어났구나? 한방에 나가떨어지길래 며칠은 더 걸릴 줄 알았는데.”


“.......”


“그래도 대단했어. 나랑 같은 나이에 마나를 사용하는 마법사는 처음 봤거든. 삼촌이 괜히 데려온 게 아니네. 나랑 비슷한 나이대로 보이는데.”


몇 살이야? 이름은?


그때 쓴 보라색 마나, 검기 맞지? 설마 2위계 마법사야? 그것도 스타 시커?


리안의 앞에서 걸어나가는 소녀는 이래도 되나 싶을 정도로 말이 많았다. 케이드의 안내 덕분에 어느정도 저택의 구조가 눈에 익었는데도 불구하고 억지로 그의 집무실이 있는 병영까지 데려다 주겠다고 떼를 쓰는 바람에 거절하기도 어려웠다.


쉬지 않고 몰아치는 질문의 파도 속에서 리안은 건성으로 대답했다. 더 정확하게는 정신이 없었다. 괜찮다 여겼던 몸이 다시 아파오는 기분이었다. 특히 머리 부분이.


“아, 맞다. 내 소개를 안 했네.”


계단을 내려가면서 소녀가 말했다.


“세레나 브레일. 내 이름이야. 우리 집에서 브레일이라는 성을 쓰는 여자애는 나 하나뿐이니까, 따로 말 안해도 알겠지?”


“.......”


“내 소개는 다 했고... 이제 네 이름 좀 알려줄래?”


지나가는 사용인들이 두 소년소녀를 힐끗거렸다. 세레나는 그런 시선이 익숙한 듯 신경쓰는 기색이 아니었다.


덕분에 슬며시 주변 눈치를 보던 리안도 이내 편안하게 발을 옮겼다. 갑작스런 상황에 당황한 것도 찰나였다. 나들이라도 가는 것마냥 신이 난 손짓 발짓을 따라 환한 금발이 나풀거렸다. 하나뿐인 브레일가의 후계자 답다고 할지 막아서는 사람이 없었다.


빠르게 판단을 내린 리안이 입을 열었다.


정중하게, 그러나 자신을 너무 낮추지는 않으면서.


“리안입니다. 내년이면 13살이 됩니다.”


“리안? 따로 성은 없고?”


“네.”


“거짓말. 12살에 검기를 사용하는 마법사는 들어본 적도 없어. 나도 너랑 동갑인데 아직 마나는 커녕 이론만 공부한단 말이야. 그런데 검기를 쓸 줄 알면서 성이 없다니, 옛날 동화 이야기 속 주인공도 아니고 그런 뻔한 거짓말을 누가 믿어?”


“.......”


리안은 침묵했다. 뒤를 흘깃한 세레나가 선심쓰듯 말했다.


“그래도 이번 한번만 믿어줄게. 누구나 숨기고 싶은 얘기 한둘쯤은 있는 법이니까.”


근데 들을수록 가관이었다. 말괄량이 아가씨라는게 정말 사실일 줄이야.


“그린힐에서 용병으로 활동했다고 했지? 페리아에 온 건 처음이고. 나중에 시간나면 내가 직접 도시 구경을 시켜줄게.”


“도시 구경이요?”


“응. 여기 페리아가 칼로스 왕국의 서쪽을 지키는 방패기는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볼 거리가 완전히 없는 건 아니거든. 당장 밖의 상점가만 가도 구경할게 엄청 많고, 도서관이나 시계탑 위에서 바라보는 경치도 엄청 좋아.”


확실히 그랬다. 페리아 브라알라스에서도 가장 번성한 도시인 엘리시온만큼은 아니어도 그에 버금가는 몇 없는 대도시였다.


“그것 참 흥미가 동하네요.”


“그렇지? 영광으로 여겨도 좋아. 내 시간은 특히 비싸니까. 매일 이것저것 할게 많아서....”


어쩐지 부연하듯 덧붙인 끝말은 약간 힘이 없었다. 대충 눈앞의 소녀가 이 백작가에서 어떻게 살아왔을지 짐작이 갈 즈음이었다.


리안은 처음으로 세레나의 등에 대고 먼저 말을 걸었다.


“그보다도, 아가씨.”


“아가씨? 지금 나 부른 거야?”


저택 밖으로 나오자 안그래도 밝은 머리카락이 더 환하게 보였다. 리안을 돌아보는 푸른 눈동자가 짓궂게 휘어졌다.


“네, 아가씨. 혹시 이렇게 부르는 게 불편하십니까?”


“아니, 음... 뭐 괜찮겠지. 초면에 이름으로 부르는 것도 조금 그렇고....”


“그럼 상관없겠군요. 혹시 실례가 아니라면 그 삼촌이라는 분께서 왜 저를 불렀는지 알려주실 수 있겠습니까?”


케이드라던가. 케이드 님이라던가.


왠지 모르게 그 말만큼은 입밖으로 나오질 않아서 리안은 그렇게 물었다. 눈동자를 위로 향한 채 인상을 미약하게 찡그리던 세레나가 잠시 뜸을 들이다 대답했다.


“몰라.”


“모른다구요?”


“응. 제대로 안 알려줬거든. 그냥 일어나면 자기가 있는 집무실로 오라고 전해달래. 앞으로의 처우라던가, 여러가지 할게 많다고.”


고개를 끄덕인 리안은 전에 기절했던 커다란 연무장을 지나 병영으로 사용하는 건물의 안으로 들어갔다. 한두번 와본것이 아닌지 케이드의 집무실을 향하는 그녀의 발걸음은 거침이 없었다.


그렇게 케이드의 집무실을 코앞에 두었을 때였다.


“아니, 단장님! 지금 그게 말이나 되는 소리입니까?”


문을 뚫고 넘어오는 어린 소년의 고함 소리에 리안과 세레나는 서로를 돌아보았다. 하지만 그것도 잠깐, 가만히 기다릴 수도 없는 노릇이라 조용히 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갔다.


방 안에는 네명의 사람이 있었다.


평소의 시큰둥한 표정을 하고 집무실 책상에 앉아있는 케이드.


그리고 그 앞에 서 있는 세 명의 소년들.


“아가씨?”


가장 눈치가 빠른 소년이 뒤를 돌아보고는 놀란 눈을 했다. 연갈색 머리에 연약한 인상을 가진 소년은 이전의 리안과의 대련에서 앞선 두 소년이 쓰러지자 빠르게 항복했던 남은 한 소년이었다.


“너, 너가 왜 여길....”


뒤늦게 리안을 알아본 검은 머리의 소년이 경악했다. 마지막 덩치 큰 소년은 리안을 보고선 호기심 어린 눈길을 보내고 있었다.


케이드가 심드렁한 어투로 리안에게 말했다.


“어, 왔냐?”


“.......”


“내가 웬 사내놈 병문안까지 가야하나 고민하던 참이었다. 받아라.”


책상에 앉아있던 케이드가 난데없이 주머니 하나를 던졌다. 포물선을 그리며 날아오는 주머니를 받아낸 리안이 안을 확인했다.


“이건?”


어안이 벙벙해진 리안이 반사적으로 물었다.


“가서 검이나 바꿔와라. 금액 상관 없이 최대한 튼튼한 놈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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