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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러럭의 서재입니다.

휴대폰으로 세계정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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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찬
그림/삽화
버러럭
작품등록일 :
2017.06.26 10:05
최근연재일 :
2017.09.19 06:48
연재수 :
77 회
조회수 :
65,378
추천수 :
1,100
글자수 :
317,408

작성
17.07.05 08:48
조회
934
추천
17
글자
9쪽

로버트-성장 (2)

DUMMY

“마법사인 주제에, 그렇게 쉽게 거리를 허락하면 어쩌자는 거냐? 대마법전에 익숙한 전사를 만나면 캐스팅 한 번 제대로 못해보고 저세상으로 갈 거다.”


“매직미사일 사용이 너무 단조로워. 5개를 발사하면 뭐하나? 투척점이 같으니 맞으려는 순간 한 걸음만 옆으로 가도 자기들끼리 충돌해 소멸해 버릴걸?”


“넌 소환마법엔 젬병이구나? '검은촉수 소환'을 썼다고 들었는데···. 소환마법이 힘들면 적과 거리를 벌리기가 배는 어려워진다. 다시.”


그날부터 매일 노마법사는 로버트를 찾아왔다. 그는 혼자 마법을 익혀온 로버트의 이상하거나 나쁜 습관을 하나씩 하나씩 바로잡아 주었다. 가르침은 마법에 국한되지 않았다.


“여자랑 밤을 보내본 적이 없다고? 푸하하하하! 정말이냐?”


“······.”


다음 날 노마법사는 여자를 대동했다. 로버트는 목석처럼 굳었지만, 상대는 웃음을 흘리며 굳은 로버트를 녹였다. 로버트가 익숙해질 때 즈음 여자가 바뀌었다. 그렇게 로버트는 몇 명의 손을 거쳤다.


“남자가 여자를 잘 모르면 미인계에 쉬이 빠진다. 소중한 인재를 그따위 함정으로 잃을 수는 없지. 질리도록 해라.”


처음에는 노마법사의 이런 가르침에 그 의도를 의심했던 로버트였지만, 시간이 갈수록 몬스터와의 전투가 쉬워지는 것을 느끼곤 곧 마음을 열고 가르침을 받아들였다. 물론, 사람 그 자체는 믿지 않으려고 노력했다.


“클클클. 역시 네놈은 어설프다. 나의 가르침은 받아들이면서 나를 믿지 않는다는 게 말이나 되는 소리냐? 막말로, 내가 자살마법을 유용한 마법이라고 가르쳐주면, 어쩔 건데?”


“······.”


“네놈한테는 선택 항이 두 가지밖에 없어. 나를 믿고 내가 가르쳐주는 것을 받아들이던가, 아니면 둘 다 안 믿던가. 앞으로는 매일 눈을 떴을 때 그것부터 고민해야 할 게다.”


“···죽여야 할 대상을 강하게 만드는 것은 말이 되지 않습니다.”


“그러면 너는 이미 내가 너를 죽이지 않을 거라고 믿는다는 말이잖아. 그러니까 어설프다고.”


“······.”


아닌 게 아니라 로버트는 정말로 노마법사에게 마음을 열어버렸다. 어머니가 돌아가신 이후부터 지금까지 의지할 사람을 만나지 못했던 어린아이는 생애 두 번째로 만난 마음을 열 만한 사람에게 급격히 의지하기 시작했다. 노마법사 역시 그것이 그리 싫은 눈치는 아니었다.


“젊어서 조직에 들어와 내가 만난 사람은 나에게 명령을 내리는 사람 아니면 죽이거나 죽음과 유사한 상태로 만들 사람, 두 부류뿐이었다. 너는 그 어느 쪽도 아니구나.”


“···왜 이런 곳에 들어오셨습니까?”


“나? 금지된 연구를 자유롭게 하게 해준다고 하더군. 이 기회를 어떻게 놓쳐! 난 마법사라고!!”


금지된 연구···. 인체실험을 의미한다. 마법사의 시초로 알려진 대마법사 베일과 미첨은 후배 마법사들을 양성하며 딱 한 가지만 금지했다.


'인체는 연구할 수 없다. 살아있든지 죽어있든지.’


로버트의 얼굴에는 그 즉시 혐오감이 나타났다. 어쩔 수 없었다. 그게 사람으로서의 본성이니까. 그런 로버트를 보며 노마법사가 말했다.


“내가 그 사람을 죽이든, 죽인 다음 실험을 하든, 살려서 실험하든, 그 치한테는 똑같잖아. 죽으면 어차피 아무것도 아닌 건데···. 살려서 실험하는 것도 난 인도적이야. 고통과 의식은 없애주고 시작하거든.”


로버트에겐 그 말이 몹시 설득력 있었다. 그래, 어차피 살인과 다를 게 무어냐···. 이 문답으로 자기 안의 무언가가 변해버린 로버트는 그렇게 만든 노마법사 앞에 무릎을 꿇었다.


“스승님이라고 부르고 싶습니다.”


“······.”


“허락해주세요.”


로버트는 울면서 몇 번 더 그렇게 청했고 노마법사는 자신의 이름을 가르쳐줬다. 그렇게 그는 점점 노마법사의 사상에 동화되어갔다.



***



마법.


세상에 퍼져있는 마나를 소모하여 자신의 의지를 세상에 실현하는 기술이다. 세상의 에너지를 끌어다 쓸 뿐, 그것은 온전히 마법사 자신의 능력이다. 그런 면에서 신의 힘을 빌려 사용하는 성직자의 권능과는 다르다. 그래서 권능은 '발현'이라고 하고 마법은 '시현' 혹은 '시전'한다고 표현한다.


권능은 그 모두가 신의 힘이기에 사실 구별이 필요치 않다. 다만 성직자의 직분에 따라, 직분이 낮으면 쓸 수 없는 권능이 존재하기에 그것을 그냥 '레벨'이라는 개념으로 정리해두었을 뿐이다. 반면 마법의 경지를 표현하는 '써클'은 '레벨' 같은 개념적 정의가 아니라 실질적인 구분이다. 써클은 마법사가 다룰 수 있는 마나의 양을 표시하는 유일한 지표이다.


마법을 시전할 때 마법사의 손바닥 바로 앞에는 둥그런 형태의 마나 뭉치가 형성된다. 이 마나 뭉치를 회전시킬 때 발생하는 에너지에 시전자의 의지를 수식화하여 반영하는 것이 마법의 원리다. 에너지의 원천인 마나 뭉치를 1초에 한 바퀴 돌리면 그것이 1써클이다. 1초에 9번을 돌릴 수 있으면 그것이 9써클이다.


1써클 마법사가 9써클 스크롤을 소모해 9써클 마법을 시전할 수 있는 이유는 스크롤 안에 그 스크롤을 발동시킬 수 있는 에너지 일부분이 들어있기 때문이다. 스크롤을 찢으면, 스크롤 자체에서 마나 뭉치를 회전시키는 에너지가 '한시적'으로 발생한다. 예를 들어 9써클 스크롤을 찢으면 1/9초 동안 마나뭉치를 초당 9회전 시키는 에너지가 발생해 마법을 시전할 수 있게 해준다. 나머지 부족한 에너지원은 스크롤을 찢은 시전자를 통해 얻어간다. 하지만 시전자가 그 에너지원을 줄 수 없을 때는 주어진 에너지만으로 마법이 실현되고, 그 위력은 한없이 작아진다.(일설에서는 속도의 제곱수 단위로 그 위력이 결정되기 때문에 1써클 마법사가 시전하는 9써클 마법의 위력은 본래의 1/81에 불과하다고 한다.)


마나 뭉치를 돌리는 힘, 즉 마력은 사용하면 할수록 강해진다. 마법의 시초인 베일과 미첨을 제외하고 인류 역사상 유일하게 9써클에 올랐던 2대 마탑주 크리스피는 이 마력의 성장을 근육에 비유했다. 견습기사가 무거운 검을 자유자재로 다루기 위해 반복적으로 무거운 것을 들어가며 근육을 단련시키는 것처럼, 마력 또한 같은 방식으로 성장한다고 말이다.


근육이 강해질수록 더 발전시키기 위해서는 더 무거운 것을 들어야 한다. 예를 들어 20키로그램 무게의 검을 들기 위해 1키로그램 무게의 아령을 드는 것은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 이것 역시 마력도 같다. 단, 마력의 경우 근육과는 다르게 '더 무거운 것'을 구하기가 쉽지 않다. 마력을 단련시키는 것은 '더 무거운 마법'일 텐데, 더 무거운 마법을 사용하려면 수식이 곱절로 복잡해지기 때문이다. 즉, 수식을 이해할 수 없다면 더 무거운 마법을 '들 수 없고', 마력은 정체된다. 태반의 마법사가 5써클을 넘지 못하는 이유는 바로 6써클 마법의 수식을 이해할 수 없어서이다. 인류가 크리스피를 마지막으로 지난 일천 년 동안 9써클에 도달하지 못한 이유도 이와 같다.


현시대 최강의 마법사는 마탑주 가민 소피아, 8써클 마법사로 알려져 있다. 바로 아래인 7써클 마법사라고 알려진 이도 세 명뿐. 그런 의미에서 작금에 와서는 7써클 이상의 마법사는 대마법사라고 칭해지고 있다. 그래서 로버트는 경악했다.


“···7···7써클이시라고요?”


“클클클클.”


“어···. 어떻게 그런···.”


“뭘 그리 놀라느냐? 네 놈을 데려온 이가 누구인지 모르느냐?”


“······.”


“클···. 그는 오러마스터다.”


로버트는 경악했다. 오러마스터라면···, 대륙에 단 다섯 명 밖에 존재하지 않는 이 시대 최강의 전사다. 하지만 그 다섯 명 중 이름이 다니엘 피트인 사람은 없었다.


“도대체··· 이 조직···은 뭡니까? 누구를··· 무엇을 위한 조직입니까?”


오러마스터와 7써클 마법사를 동시에 보유했다고 알려진 국가는 제국을 제외하면 강소국으로 알려진 오라클 왕국뿐이었다. 그 정도의 전력을, 그것도 세상에 드러내지 않은 채 보유하고 있는 조직은 어떤 곳인가. 로버트는 자신이 속하게 된 이 조직에 관해 묻지 않을 수 없었다. 하지만 거의 모든 것을 답해주던 그의 스승도 조직에 대해서는 함구했다. 자연스레 알게 될 것이라는 말만 해줄 뿐이었다.


그렇게 스승을 만난 지 2년, 로버트는 6써클 마법사가 되었다.


작가의말

첫글의 조회수는 조금씩 올라가고 있지만 최근 글의 조회수는 크게 변화가 없습니다. 제가 생각했던 것보다 제 글이 재미가 없구나.. 하고 깨달았습니다. ㅜㅜ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2

  • 작성자
    Lv.67 dooong
    작성일
    17.07.30 08:19
    No. 1

    제 경우는 제목이 주는 가벼움?에 처음 이 작품을 봤을땐 거부감이 들더군요. 그래도 쭉 읽다보니 재밌어서 정주행중입니다. 화이팅^^

    찬성: 0 | 반대: 0

  • 답글
    작성자
    Lv.44 형찬
    작성일
    17.07.30 08:37
    No. 2

    제게 있어서는 최고의 칭찬을 해주셨네요. 감사합니다. 제목은 얼마 전에 조언받은 것도 해서 고민 좀 더해봐야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찬성: 0 | 반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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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3 피사&로버트-습격 (8) +2 17.07.17 666 16 8쪽
32 피사&로버트-습격 (7) +1 17.07.16 703 13 9쪽
31 피사&로버트-습격 (6) 17.07.15 717 14 8쪽
30 피사&로버트-습격 (5) +1 17.07.14 728 15 11쪽
29 피사&로버트-습격 (4) 17.07.13 783 13 10쪽
28 피사&로버트-습격 (3) 17.07.12 743 16 8쪽
27 피사&로버트-습격 (2) +2 17.07.11 752 13 8쪽
26 피사&로버트-습격 (1) 17.07.10 792 13 10쪽
25 피사&로버트-조우 (4) 17.07.09 808 16 12쪽
24 피사&로버트-조우 (3) 17.07.08 829 12 9쪽
23 피사&로버트-조우 (2) 17.07.07 856 15 10쪽
22 피사&로버트-조우 (1) 17.07.06 925 19 7쪽
21 로버트-성장 (3) 17.07.06 872 13 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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