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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찬
그림/삽화
버러럭
작품등록일 :
2017.06.26 10:05
최근연재일 :
2017.09.19 06:48
연재수 :
77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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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5,3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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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317,408

작성
17.07.10 13: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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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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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
글자
10쪽

피사&로버트-습격 (1)

DUMMY

다니엘 피트는 볼드윈 공작가로 들어섰다. 눈 앞에는 아담하지만 조화로운 아름다운 정원이 펼쳐져 있었다. 아주 오래전에 살았던 어느 유명한 시인은 이 정원을 ’ 제국의 3대 정원’으로 꼽았을 정도였다. 아침 햇살로 치장한 정원은 평소보다 더 아름다웠지만, 다니엘 피트는 그것을 즐길 여유가 없었다. 그는 걸음을 빨리하며 정원 한구석에 있는 장미를 기르는 비닐하우스로 들어갔다.



***



“······.”


“······.”


“···게라한 그 친구 말이야. 조직에 들어온 지 얼마나 됐었지?”


“제가 조직에 들어온 그다음 해에 들어왔으니, 24년쯤 된 것 같습니다.”


“···24년이라. 오래도 함께 했구먼.”


“······.”


“수습책을 들어볼까?”


“연구를 위해 파견한 조직원 중 돌아온 이는 없습니다. 현장에 가보니 시체가 하나 비더군요. 게라한이 제자로 키우던 아이입니다. 기억하십니까? 몇 년 전에, 제가 가문으로 휴가 갔다가 진귀한 녀석이라고 데려왔던···.”


공작은 잠시 생각하더니 박수를 한 번 치며 말했다.


“말라 백작가 서자 말이지? 4써클 마법사라는···.”


“네, 그의 시체는 보이지 않았습니다.”


“흠, 게라한을 죽일만한 적의 손에서 스스로 벗어나기는 힘들었을 테니···, 게라한이 피신시켜 준 것이군.”


“제 생각도 같습니다. 게라한 그는, 아닌 척 해도 정이 많은 자였으니까요.”


“그게 그의 약점이었지, 쯧쯧.”


잠시 혀를 차던 공작이 말을 이었다.


“오랫동안 우리와 함께해온 게라한이었으니, 아마 알았을 거야. 자신이 은퇴해봤자, 곧 죽을 거라는 사실을···.”


“······.”


“그러니 분명, 숨을 굴을 파놓았을 거야. 그걸 한번 찾···”


“이미 찾았습니다.”


다니엘의 대답에 케사릭 볼드윈은 고개를 들어 그를 쳐다보았다. 함께 해온 이십여 년 간, 그가 이렇게 자기 말을 끊은 적은 많지 않았다. 그만큼 지금 그는 몹시 격앙된 상태였다. 쭈그려 앉아있던 볼드윈 공작이 일어나 허리를 펴며 기지개를 켰다. 에구구 하며 허리를 좀 두드리던 그가 다니엘의 어깨에 손을 얹었다.


“진정해.”


“······.”


“그렇게 흥분한 모습, 오랜만에 봐서 반갑긴 하지만 자네한테는 어울리지 않아.”


“······.”


다니엘 피트는 크게 한숨을 내쉬었고, 곧 다시 고개를 들었다. 그의 눈빛이 평소대로 돌아온 것을 본 공작은 만족해하며 어깨에서 손을 내렸다.


“게라한이 준비했던 안전가옥은 이미 확보해 두었습니다. 그 아이도 얼마 전 6써클에 올랐다는 이야기를 들었기에, 확실하게 처리하려면 저나 보윈 정도가 직접 가야 할 것 같습니다.”


“6써클이라···. 그 아이 지금 나이가 어떻게 되지? 아니, 아니야. 한 번 배신한 아이는 다시 배신할 수 있으니, 그냥 죽여.”


“네. 웬만하면 제가 그쪽으로 가려고 하지만 하나 걸리는 게 있습니다.”


“뭔데?”


“게라한의 사체 말입니다. 상반신의 반이 날아가 과다출혈로 죽었습니다. 7써클 마법사라면 아무리 연구 중이라도 기본적인 방어마법은 사용한 상태였을 텐데···. 기습을 했다 하더라도 거기까지 다가가 모든 방어마법을 깨뜨리고 그만한 상처를 내려면, 적도 오러마스터이거나 그에 근접한 실력을 갖춘 암살자 정도는 되어야 합니다.”


평온한 표정을 유지하던 공작의 표정에 균열이 일어났다. 공작은 한쪽 눈만 찡그리며 다니엘 피트에게 되물었다.


“오러마스터? ···혹 움직인 자가 있나?”


“다섯 명 모두 별다른 움직임은 없었습니다. 마탑주나 부탑주도 제자리였고···, 새로운 자입니다.”


“······.”


공작은 고개를 숙이고 뒷짐을 지었다. 비닐하우스 안의 좁은 통로를 서성거리던 그는 고개를 들어 다니엘을 바라보았다.


“세상은 넓어. 이래서 내가 이 나이 되도록 아직 은퇴도 못하고 이러고 있는거지.”


“······.”


“자네가 오러마스터 쪽으로 가. 6써클 아이에게는 보윈과 이세벨을 보내고.”


“···이세벨까지 말입니까?”


보윈은 게라한과 같은 7써클 마법사다. 이세벨은 완숙의 경지의 오러유저로, 향후 수년 내에 오러마스터가 될 가능성이 엿보이는 제우스 기사단의 40대 여성 팀장이었다.


“확실하게 해야지. 그곳에는 게라한이 걸어둔 보호마법도 즐비할 텐데. 그보다, 침입자에 대한 정보는?”


“얼마 전 베볼 백작이 직접 찾아왔습니다. 재미있는 이야기를 하더군요.”


“아! 재미있는 이야기를 듣기 전에, 게라한을 위해 건배하세. 성녀가 계속 제국에 머물렀다면 초청해 염이라도 부탁했을 텐데···.”


공작은 빈 잔이 와인을 가득 채우며 말했다.



***



로버트는 울었다. 어렸을 때부터 눈물이 많던 그였지만, 그 어느 때보다 많이 울었다. 어머니를 여의었을 때보다 많이 울었다. 마지막으로 본 스승의 처참한 모습이 잊혀지지 않았다. 목놓아 울던 그가 그나마 정신을 차릴 수 있었던 것은 스승의 마지막 눈빛 덕분이었다. 따뜻하고 포근한 눈빛. 올곧고 고집스러운 눈에 그런 것이 숨어있는 줄은 몰랐다. 왜 진작 알지 못했을까···. 아쉬워서 다시 눈물이 났지만 로버트는 참았다.


“조직으로 돌아가지 말고, 숨으라고 하셨어.”


스승이 준비해둔 집 안에는 한 사람이 몇 년은 넉넉히 살 수 있는 모든 것이 갖추어져 있었다. 책상이 놓여있는 벽에는 대륙전도가 붙어있었고, 제국영토 중앙에 붉은색 동그라미가 칠해져 있었다. 이곳의 위치를 표시해 놓은 것 같았다.


이곳도 안전하진 않다. 로버트는 스승의 마지막 말을 통해 그렇게 유추했다. 정신을 차린 그는 곧바로 여장을 챙겼다. 벽에 붙어있던 지도를 떼어내어 가방에 접어 넣었다. 동서남북 어디든 국경까지의 거리는 같았다. 즉, 그는 어느 방향으로든 갈 수 있었다. 추적자가 있다면 전 방향의 흔적을 모두 살펴야 하리라. 스승의 배려에 로버트는 다시 한번 눈물을 훔쳤다.



***



피사는 놀라 엄마를 바라봤다.


“사랑하는 어머니, 혹시 제가 뭐 잘못한 거라도 있습니까?”


“무슨 말이니? 사랑하는 아들아.”


“···제 살아생전, 이렇게 상다리 휘어지게 밥을 차려주신 적이 없어서 말입니다.”


“잘해줘도 지랄이냐! 어서 처먹어!!”


“넵.”


와구와구 먹는 아들을 보며 피사의 어머니는 엄마 미소를 지었다. 눈에 넣어도 아플 것 같지 않던 막내아들이었기에, 다른 세 아이보다 오냐오냐하며 피사를 키웠다. 그게 문제였을까? 어려서부터 속을 부던이도 썩히더니, 성인이 되어서도 집에서 탱자탱자 놀기만 했다.


나가서 일이라도 하라고 구박하니 크게 다쳐서 돌아왔다. 들어보니 발굴단인가 뭔가에 들어갔다고. 그날 남몰래 얼마나 울었는지 모른다. 그 후로 발굴 일을 그만두고 아버지를 도와 농사를 지으라고 계속해서 설득했지만, 그녀의 아들은 말을 듣지 않았더랬다.


그렇게 십 년을 속앓이했는데 어느 날 갑자기 베볼시에 사무직으로 취직했다고 연락 오더니, 곧 평소 그녀 가족의 1년 치 생활비 정도의 금액을 월급이라고 보내왔다. 그것도 매월. 돈도 돈이지만, 그녀의 아들이 안전한 곳에 취직해서 더 이상 다치지 않고 살아갈 기반을 마련했다는 게 그녀는 너무 기뻤다.


오랜만에 집에 온 피사는 매일 밤 부모님과 식사했다. 낮에는 동네를 돌며 시집장가간 그녀의 형제자매들과 가족들을 만났다. 그리고 남는 시간에는 가까운 산에 올라 수련했다.


그의 오러는 점점 짙어졌다. 자기가 마나유동법을 참 잘 만들었다고 미리는 자화자찬했다. 피사는 그런 미리에게 생색은 그만 내고 더 좋은 검술을 내놓으라며 닦달했는데, 일전 아케인 스워드와의 목숨을 건 일전에서 더 좋은 검술의 필요성을 느꼈기 때문이었다. 미리는 직접 보았던 성기사들의 검술과 듀라한의 도끼술, 그리고 아케인 스워드의 검술에 고대문명의 여러 검술을 조합해 피사에게 딱 맞는 새로운 검술까지 만들어 주었다.


그러던 어느 날, 미리가 피사에게 말했다.


[주인님, 상회 휴가가 얼마나 남았죠?]


피사는 고향에 온 김에 휴가를 냈다. 물론 사측과 협의되지 않은 일방적인 결정이었다.


[음, 연차 개수를 생각하면 이제 슬 돌아가야지.]


[혹시 한 두어 달 더 휴가 낼 수 있겠어요?]


피사는 어이없어하며 미리에게 말했다.


[야, 누구 잘리는 거 보고 싶냐? 지금 직장이 얼마나 좋은데?]


[흐음···. 이제 어엿한 오러유저도 되셨는데 굳이 이 일에 집착할 필요 없지 않으세요?]


[어? 어···.]


생각해보니 그랬다. 피사는 자신의 어리석음에 스스로 머리를 쥐어박았다. 미리가 말했다.


[만약 일을 더 쉬실 수 있다면, 우리 성국에 한 번 가봐요.]


[성국? 왜?]


피사는 성녀를 떠올리며 되물었다. 오랜만에 생각하니 더 보고 싶었다. 헤에~


[···이제 아예 대놓고 여자 생각 하시네~ 다른 건 아니고, 이번에 마법을 분석하며 좀 이상한 게 있어서요. 왠지 마테오 추기경님은 아실 것 같아서 물어보고 싶어서요.]


피사는 마테오 추기경을 떠올렸다. 지적 호기심이 많은, 비밀주의의, 유쾌한 추기경이 보고 싶긴 했다. 피핀도, 다른 성기사들도 보고 싶었다. 무엇보다··· 성녀님, 베로니카가 정말로 보고 싶었다. 피사는 성국에 가기로 했다.


작가의말

중요한 보고가 있어서 좀 늦었습니다. (_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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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2 피사&로버트-습격 (7) +1 17.07.16 701 13 9쪽
31 피사&로버트-습격 (6) 17.07.15 717 14 8쪽
30 피사&로버트-습격 (5) +1 17.07.14 727 15 11쪽
29 피사&로버트-습격 (4) 17.07.13 783 13 10쪽
28 피사&로버트-습격 (3) 17.07.12 742 16 8쪽
27 피사&로버트-습격 (2) +2 17.07.11 751 13 8쪽
» 피사&로버트-습격 (1) 17.07.10 791 13 10쪽
25 피사&로버트-조우 (4) 17.07.09 806 16 12쪽
24 피사&로버트-조우 (3) 17.07.08 829 12 9쪽
23 피사&로버트-조우 (2) 17.07.07 856 15 10쪽
22 피사&로버트-조우 (1) 17.07.06 923 19 7쪽
21 로버트-성장 (3) 17.07.06 870 13 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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