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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러럭의 서재입니다.

휴대폰으로 세계정복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퓨전

형찬
그림/삽화
버러럭
작품등록일 :
2017.06.26 10:05
최근연재일 :
2017.09.19 06:48
연재수 :
77 회
조회수 :
65,357
추천수 :
1,100
글자수 :
317,408

작성
17.07.25 08:38
조회
592
추천
13
글자
7쪽

로버트-귀환 (1)

DUMMY

로버트는 꿈을 꾸었다. 식탁에 앉아 오늘 있었던 일들을 투덜거리듯 털어놓는 어린 자신의 모습. 그 앞에는 그리운 어머니의 얼굴이 보였다. 어머니는 소리 없이 웃으며 어린 그의 말을 들어주었다.


“형이 먼저 제가 가지고 놀던 것을 빼앗아갔단 말이에요. 그래서 제가 달라고 소리쳤는데 형은 자기 머리 위로 장난감을 들고 워이워이 하며 절 놀려대기만 했어요!”


“어머! 맞이가 정말 그랬단 말이니? 엄마가 형을 혼내주어야겠네~.”


“응! 응! 혼내줘요. 엄마 혼내줘요!”


엄마 품에 안겨 한껏 떼를 쓰고 있는데 뒤에서 문 여는 소리가 들린다. ···스승님이다. 웃으며 식탁으로 다가오는 그에게 어린 자신이 소리친다. 아빠! 스승이 자신의 양 겨드랑이를 잡고 들어 올려 얼굴을 비빈다. 까칠까칠한 주름이 따가워 어린 자신이 그만 내려달라고 떼를 쓴다. 엄마가 웃는다.


“인제 그만 일어나라.”


하늘에서 들려온, 무저갱에서 울려 나오는 듯한 목소리에 엄마와 스승님의 모습이 아지랑이처럼 흩어졌다. 눈을 뜬 로버트는 그의 얼굴을 내려다보고 있는 해골마법사와 눈이 마주쳤다. 등에서 식은땀이 흘렀다.


“제···가 얼마나 잔 겁니까?”


목이 푹 잠겨있었다. 이틀은 누워있었던 듯 싶었다.


“석 달 정도 누워있었다.”


“······.”


“미안하게 됐다. 나도 오래간만에 신이 나서 말이지···. 나는 원래 일류 화학자였지만, 이곳에 갇혀 지내는 동안 시간이 남아돌아서 이것저것 배울 수 있는 것은 죄다 배웠다. 물리학, 생물학, 기계공학, 의학···. 그걸 써먹을 날만 기다리고 있다가 네가 나타난 거라 과학자로서 차마 참을 수 없었다. 이해하지?”


“······.”


타인의 삶을, 생명을 아무렇지 않게 생각한다. 역시 이 자는 악마다. 외양뿐 아니라 마음도···. 로버트는 그렇게 생각했다.


“너도 덕을 본 거다. 이런 엄청난 수술을 공짜로 받았으니 말이야.”


웃으며 말하는 마나로프의 말에 로버트는 상체를 일으켜 앉아 자신의 몸을 바라보았다. 오른쪽 가슴과 오른쪽 어깨에는 수많은 금속 점들이 박혀있었고 오른쪽 손바닥 가운데에는 둥글고 커다란 구슬 같은 것이 절반이나 박혀 있었다.


“정상적으로 작동하는군. 좋아.”


로버트가 고개를 들어보니 마나로프는 자신의 반대 방향으로 고개를 돌려 벽을 보고 있었다. 벽에는 로버트가 누워있는 방의 모습이 보였는데, 로버트의 눈에 보이는 것이 그대로 보였다.


“시야 공유는 정상적으로 작동하고···, 청각 공유와 통신은 나가서 확인하도록 하고···. 아! 앞으로 오른손으로 뭔가 하기는 불편할 거다. 손바닥이 평평하지 않으니 말이야. 악수나 물건을 드는 거나, 또 수음 행위 같은 것도 다 왼손을 사용하도록 해라.”


마나로프가 킬킬거리며 말을 이었다.


“어쩔 수 없었다. 왼손에다 장착하려면 심장을 건들 수도 있어서 말이야.”


“···이게 뭡니까?”


로버트가 간신히 물었다. 자신도 모르게 괴상하게 변해버린 자신의 모습에, 갑자기 두려움이 엄습했다. 마나로프가 대답했다.


“그 장치는 ’소각구름’을 별도의 캐스팅 없이 무한정 발동시켜주는 장치다. 물론, 한 번 발동하면 무척 피곤해져서 두 번은 무리일 테지만 말이야.”


소각구름. 일정 범위 내에 붉은 구름을 뿌려 그 안의 모든 것을 태우는 화염계 마법의 최고봉. 일정 범위에 존재하는 이들에게 물리적 피해를 주는 것으로 치면 9써클 마법까지 포함하여 가장 강력하다는 8써클 마법이다. 대륙 유일의 8써클 마법사 가민 소피아의 상징과도 같은 마법이기도 하다. 아직 6써클에 불과한 로버트는 해골마법사의 말에 자신도 모르게 손을 떨었다..


“진가는 네 머리를 둘러 심어진 붉은 띠 같은 것이다. 그게 뭔지 아느냐?”


로버트가 자신의 머리를 매만졌다. 머리띠 같은 것이 정수리를 중심으로 양쪽 귓등에까지 내려와 있었다. 머릿살을 파고들어 뗄 수 없게 부착되어 있었다.


마나로프는 로버트의 대답을 기다리지 않고 한껏 상기된 목소리로 말했다.


“3써클 마법 ‘프로텍션 오브 에너지:화염’이 별도의 캐스팅 없이 상시로 발동되게 만들어주는 장치다. 너의 심장이 뛰고 있는 한, 너의 몸과 몸에 닿은 물체는 화염에 피해를 당하지 않을 것이다. 고로 너는 소각구름 내에서도 멀쩡할 수 있다. 여차하면 네 주변에 마법을 뿌려 너에게 접근하는 모든 이를 불태워버릴 수 있을 것이다.”


로버트가 침을 삼키며 말했다.


“제게 이런 능력을 준 이유가 뭡니까?”


“말하지 않았나? 너는 내 대리인이 될 것이다. 이 정도 능력은 기본으로 갖추고 있어야지.”


“······.”


“정신을 마저 차렸으면 어서 일어나라. 네게 심어놓은 내 역작들이 실제로 어떻게 발휘될지 기대가 되는구나.”


마나로프의 깔깔대는 웃음소리가 로버트의 귀를 괴롭게 했다.



***



긴 잠에서 깨어난 지 이틀 만에 로버트는 밖으로 나왔다. 더는 마나로프와 둘이 있고 싶지 않았기에, 로버트도 몸이 덜 회복되었음에도 그냥 나와버렸다.


마나로프가 로버트의 몸에 심은 기능들은 모두 정상적으로 작동했다. 특히 오른손을 통해 시전된 소각구름의 위력은 엄청났다. 마나로프는 오른손을 통해 시전된 마법은 스크롤과 달라서 로버트의 경지와 상관없이 8써클인 제 위력을 발휘한다고 설명했다. 다만 마나로프의 말대로 마법사용 후에는 가만히 서 있기도 힘들 정도로 몸에 힘이 빠졌다. 외부의 마나를 끌어들이는데 로버트 체내의 생체에너지를 일정 부분 사용해야 하므로 어쩔 수 없다고 마나로프는 설명했다.


마나로프는 로버트가 지쳐서 쉴 때마다 세상에 관해 물었다. 나라와 단체, 마법과 권능, 그리고 자신을 쫓는 조직에 대해. 로버트는 자신이 아는 모든 것을 설명해줬다.


모든 확인을 끝마친 후 마나로프는 몇 가지 도구들을 챙겨 로버트에게 안겨준 후, 그를 자신의 거처-그곳은 로버트가 숨었던 외양간의 땅속이었다-에서 내보냈다. 오래간만에 받는 햇볕은 로버트의 피부를 따뜻하게 데워 주웠고, 덕분에 혼란스럽고 우울한 마음이 조금 나아졌다. 물론, 오래가지는 못했지만.


[잘 들리느냐?]


“···예.”


[우선 네 주변부터 정리해라. 쫓기는 중에는 어느 것도 제대로 하기 힘드니. 아! 매일 밤 내가 준 해약을 먹는 것을 잊지 말고.]


로버트는 하늘을 올려다보았다. 하늘을 떠다니는 구름 속에서 며칠 전 꿈속에서 보았던 엄마와 스승의 얼굴을 찾아보았지만 찾을 수 없었다. 그 대신 이상하게도 육 년 전에 한 번 보고 본 적 없는, 자신을 조직으로 인도했던 다니엘 피트의 얼굴은 금방 찾을 수 있었다. 로버트는 자조적으로 웃으며 생각했다. 그래. 난 악마에게 영혼을 판 악마의 하수인이지. 그런 이에게 어울리는 일을 하자.


로버트는 복수를 위해 제도로 발걸음을 옮겼다.


작가의말

로버트의 이야기는 3회에 걸쳐 펼쳐질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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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 피사&로버트-습격 (5) +1 17.07.14 728 15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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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 피사&로버트-습격 (3) 17.07.12 742 16 8쪽
27 피사&로버트-습격 (2) +2 17.07.11 751 13 8쪽
26 피사&로버트-습격 (1) 17.07.10 791 13 10쪽
25 피사&로버트-조우 (4) 17.07.09 807 16 12쪽
24 피사&로버트-조우 (3) 17.07.08 829 12 9쪽
23 피사&로버트-조우 (2) 17.07.07 856 15 10쪽
22 피사&로버트-조우 (1) 17.07.06 924 19 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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