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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러럭의 서재입니다.

휴대폰으로 세계정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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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찬
그림/삽화
버러럭
작품등록일 :
2017.06.26 10:05
최근연재일 :
2017.09.19 06:48
연재수 :
77 회
조회수 :
65,350
추천수 :
1,100
글자수 :
317,408

작성
17.07.06 09:00
조회
923
추천
19
글자
7쪽

피사&로버트-조우 (1)

DUMMY

베볼시에서의 삶은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낮에는 미리가 불러주는 것을 받아적으며 오늘은 뭐 먹지를 고민했고 알렉스의 핀잔을 받았다. 밤에는 미리가 알려주는 방법으로 검술과 체력훈련을 병행했는데, 오늘부터 프로그램이 약간 변했다.


“···그러니까, 오러 훈련을 하자고?”


[네!]


피사는 입을 다물었다. 오러. 마법과는 다른 형태로 마나를 사용하는, 마법만큼 다루기 어려운 기술이다. 천오의 재능을 가진 사람이거나, 가문이나 기사단 내에서 대대로 이어져 내려오는 비전이 아니고선 결코 이룰 수 없는, 그런 경지였다.


“···내가··· 오러를 익힐 수 있다고?”


[네! 일전 발굴 때 그 원리를 알게 됐으니 주인님께 가르쳐드릴 수 있어요.]


오러로 검을 만들고 그 모양을 자유자재로 바꾸는 경지를 오러마스터라고 한다. 현 대륙에 알려진 오러마스터는 5명뿐이다. 본인의 무기를 오러로 감싸 공격이나 방어에 활용할 수 있는 수준을 오러유저라고 한다. 오러유저가 되면 웬만한 기사단의 단장 혹은 부단장급의 직위에 오를 수 있다. 왕국기사단의 십부장이 될 수 있고, 대륙 최고, 최강이라는 제국의 제우스 기사단이나 성국의 성기사단에 입단할 자격이 주어진다. 물론, 검술이나 그것을 활용하는 기술 또한 출중해야 하겠지만.


피사는 감격에 겨워 미리의 본체인 유리벽돌을 쳐다보았다.


“너···. 정말 멋진 녀석이었구나!”


[하지만···, 조건이 하나 있어요. 흐흐흐흐흐흐흐]


미리는 낮은 톤으로 음침하게 웃었다. 처음 듣는 웃음소리에 피사는 몸을 떨며 되물었다.


“조···조건?”


[네! 주인님께서 뇌파정보접근및활용에 동의해주셔야 해요.]


“···헉!!!!”


뇌파정보접근및활용 동의는 미리가 깨어나서부터 피사에게 해달라고 졸라댄 것으로, 바로 유리눈막의 다리를 통해 피사의 뇌파신호를 미리가 읽어들여 피사의 모든 생각에 접근할 수 있게 허용하는 것에 대한 허락이었다. 이를 허락하면 피사와 미리는 음성을 사용하지 않고서도 대화할 수 있게 되고, 그간 증강현실을 이용하여 해왔던 훈련도 가상현실을 통해 더 실감나게 수행할 수 있게 된다. 또 미리가 실시간으로 피사의 상태를 확인하고, 가능한 도움도 줄 수 있게 된다.(예를 들어 피사가 중둑되었을 때 독의 종류를 확인하고 맞는 해독제를 알려줄 수 있다) 이렇게 좋은 점이 많았지만 피사는 차마 이를 허락해줄 수 없었다.


“···그···그럼, 내···내가 야한 생각을 할 때 너가 다 알게되는 거잖아!!”


[아이참~ 그건 십 세 이상 모든 남성들의 공통적인 특성이니 부끄러워 하지 않아도 된다니까요~]


“···야! 그래도 여자한테 그런 생각을 들키는게 얼마나 치욕스러운 일인데!!”


[어머~ 전 여성이 아니에요. 인공지능 컴퓨터일 뿐이에요. 영 걸리시면 **남성 목소리로 변경해 드릴까요?**]


갑자기 굵은 남자의 목소리로 말하는 소리에 피사는 기겁했다.


“아악!! 그러지마!! 되돌려놔!!”


[그러니까요~ 절 여성으로 생각하지 마시고 어서 동의해주세요~]


피사는 절대로 자신의 야한 생각을 미리에게 들키고 싶지 않았지만, 오러를 사용할 수 있게 해준다는 유혹을 차마 거절 할 수 없었다. 결국 피사는 미리 사용 6개월만에 뇌파정보활용동의를 하고 말았다. 미리는 기분나쁘게 웃으며 피사에게 말했다.


[이제야 주인님의 야한 생각을 공유할 수 있겠군요. 흐흐흐흐흐흐흐]


“아악! 역시 목적은 그거였어!!!”



***



[아직요.. 조금 더 집중해요···. 그렇죠. 그거에요. 그게 바로 이 세상이 말하는 마나에요.]


미리는 피사를 베볼시에서 가장 가까운 산으로 이끌었다. 도시에서보다 산에서 더 마나를 느끼기 쉽다는 이유였다. 미리는 뇌파신호로 피사의 뇌에서 지각을 담당하는 부분을 자극해 피사가 대기 중에 퍼진 마나를 인지할 수 있게 도왔다. 그리고 그것을 움직이는 방법을 설명했다.


[이런 식으로요. 그렇죠. ···포기하지 마세요. 처음이 제일 어려워요. 한 번 움직이기 시작하면 저절로 돌아가요.]


미리 덕분에 지각능력이 일시적으로 크게 향상된 피사는 검날과 접해있는 부분의 마나를 움직이기 위해 안간힘을 썼다. 하지만 쉽게 되지 않았고, 시간이 지나 지각능력이 정상수준으로 돌아오자, 마나 또한 볼 수 없게 되었다.


“아···!”


마나를 인식하며 여태 느껴보지 못한 독특한 쾌감에 젖어있던 피사는 마나를 더 이상 인지할 수 없게 되자 자기도 모르게 아쉬움의 탄성을 흘렸다. 미리가 그런 피사를 위로했다.


[처음부터 되면 주인님이 천재게요? 걱정하지 마세요. 계속 연습하면 될 거에요. 마나를 움직일 수 있게 되면 그때부터는 제가 도와드리지 않아도 주인님이 스스로 마나를 느낄 수 있게 될거에요.]


그날부터 매일매일 하루도 쉬지 않고 피사는 산에 올랐다. 처음에는 성기사들이 마나를 움직일 때 사용했던 독특한 패턴을 피사에게 가르친 미리였지만, 시간이 지나자 그보다 쉬운 다른 패턴을 가르치기 시작했다. 그것은 미리가 수많은 시뮬레이션 끝에 도출한, 피사의 체질에 제일 잘 맞는 마나유동법이었다. 세상의 모든 전사들이 힘들게 손에 넣은 오러유동법에 자신을 맞출 때, 오직 피사만이 자신에게 맞는 마나유동법을 제공받은 것이었다. 그 소중함을 피사는 잘 몰랐다.


“어려워.”


털썩 주저앉으며 피사가 미리에게 투정부렸다.


“너무 어려워. 더 쉽게 만들어줘. 아니면 그냥 연습하지 않고 오러를 사용할 수 있게 만들어 줄 수는 없냐? 힘 좀 써봐~”


[‘어제와 똑같이 살면서 다른 미래를 기대하는 것은 정신병 초기증세다.’ 알버트 아인슈타인의 말이죠.]


“···넌 욕을 해도 꼭 그렇게 알아먹기 어렵게 하더라. 그러니까 노력하라는 말이지?”


[호호호호. 주인님이 생각보다 바보가 아니라 다행이에요.]


“···던져버리고 싶다.”


[던져봐요! 던져봐!! 쉭- 쉭- ]


“···흑, 너 나 주인님이라고 부르지마. 말이라도 하지마.”


[호호호호호호호!]


그렇게 가시적인 성과 없이 6개월이 흘렀다. 피사는 ‘ 그래···. 내 주제에 오러는 무슨 오러야.’ 라고 말하며 진즉부터 포기하려고 했지만, 미리가 극구 만류해 훈련을 지속했다. 그리고 얼마 후, 마나가 움직였다.


“!!!!”


[!!!!]


“···방금 움직였지? 움직인거 맞지? 내가 움직인거지??!!”


[네! 주인님. 주인님이 마나를 움직였어요. 축하해요!!!]


“크아아악!!!! 오호로오로오오로!!!! 아싸!!!!”


[자, 지금의 느낌을 기억하시고오. 이제 검에 오러를 싸는 연습을 해봐요. 방금과 똑같이 양만 늘려보는 거에요!]


사부작사부작 내리던 눈송이가 굵어지기 시작했다. 처음으로 마나를 움직인 날로부터 한 달 후, 미리를 만난 지 1년이 조금 넘은 날, 피사는 오러유저가 되었다. 또 지금은 피사를 가르친 미리도 모르겠지만, 미리가 남긴 이 마나유동법은 훗날 인간으로서는 불가능하다던 마검사의 길을 개척하게 해주는 핵심이론으로 자리 잡게 된다.


작가의말

내일부터는 하루에 한 편씩 올릴 예정입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_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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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2 피사&로버트-습격 (7) +1 17.07.16 701 13 9쪽
31 피사&로버트-습격 (6) 17.07.15 717 14 8쪽
30 피사&로버트-습격 (5) +1 17.07.14 728 15 11쪽
29 피사&로버트-습격 (4) 17.07.13 783 13 10쪽
28 피사&로버트-습격 (3) 17.07.12 742 16 8쪽
27 피사&로버트-습격 (2) +2 17.07.11 751 13 8쪽
26 피사&로버트-습격 (1) 17.07.10 791 13 10쪽
25 피사&로버트-조우 (4) 17.07.09 807 16 12쪽
24 피사&로버트-조우 (3) 17.07.08 829 12 9쪽
23 피사&로버트-조우 (2) 17.07.07 856 15 10쪽
» 피사&로버트-조우 (1) 17.07.06 924 19 7쪽
21 로버트-성장 (3) 17.07.06 871 13 8쪽
20 로버트-성장 (2) +2 17.07.05 934 17 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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