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멸망하는 세계의 등반자는 영웅이 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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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코슬라임
작품등록일 :
2023.09.29 16:50
최근연재일 :
2023.11.03 23:00
연재수 :
20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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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천수 :
14
글자수 :
104,282

작성
23.10.31 2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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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변화(1)

DUMMY

“공략팀 담당 오퍼레이터들을 소집해. 지금 당장.”


창천의 길드장. 부용화는 지금 몹시 화가 난 상태였다.


그가 창천의 본사에 오는 일은 매우 드물었다.


그가 본사에 직접 당도하는 것은 두 가지 경우가 있었다.


자신이 아니라면 처리하지 못할 정도의 큰 사안이 있을 때와 불시검문.


지금의 경우는 누가 봐도 전자였다.


“오랜만에 오셨는데. 대체 무슨 일이실까. 저렇게 화내는 건 처음보는 것 같은데.”


“아마도 그거겠지. 타워 브레이크. 그 책임을 물으러 온거겠지.”


부용화가 상당히 화났다는 사실이 삽시간에 길드 내에 퍼졌고, 이내 그의 명령에 수 많은 사람들이 몰려들었다.


각양각색의 외형과 개성을 가지고 있었던 이들이었지만 그들의 얼굴에 드러나는 표정은 똑같았다.


‘오늘 하루는 잔뜩 깨질 각오를 해야겠구나.’


***


파란 머리와 눈 가에 난 기다란 상처가 인상적인 남자.


부용화.


그의 외모는 남자답게 생겼다고 할 수 있었지만 지금처럼 표정을 찌푸리고 있을 때에는 함부로 건드리지 못할 정도로 무서운 얼굴이었다


“부.. 부르셨습니까? 길드장님?”


“이야기가 길어질 것 같으니까 좀 앉죠.”


이 곳에 모인 이들은 길드장이 자신들을 소집한 이유를 어느 정도 예측하고 있었다.


‘타워 브레이크의 책임을 물으러 왔군.’


“얼굴이 검게 죽은 걸 보니까. 다들 내가 뭐 때문에 바쁘신 사람들을 모은 건지 알고 있겠네?”


살얼음판을 걷는 듯 무거운 분위기.


길드장의 눈을 마주치지 않으려고 노력하는 이들.


“...”


“대답.”


“타워 브레이크로 인해 공략 C팀의 전멸. 때문에 부르신 것 아닙니까?”


결국 그 많은 인원들 중 총대를 멘 사람은 C팀 담당인 김건희였고, 억지로 짜낸 목소리는 가까이 있어야 들을 수 있을 만큼 작았다.


그의 대답을 들은 길드장은 까먹었던 사실을떠올린 듯 탄성을 내뱉었다.


“아.. 그것도 있었군요. 김건희씨. 당신은 이 곳에서 빠져나가서 C팀의 유가족들에게 드릴 비용과 향후 대책을 짜세요.”


“예?”


“누군가는 책임을 져야 할 것 아닙니까? 아. 그리고 당연히 6개월 감봉. 거기다 C팀을 대신할 유망주들을 키우는 것까지 당신이 해야 한다는 것 알죠?”


“..감사합니다.”


최악의 경우 사표를 쓰고, 다시는 이 업계에 발을 붙이지 못하는 것까지 생각했던 김건희였기에 길드장의 선처에 안도했다.


부용화는 안도하는 그를 보며 살짝 웃어보였다.


“뭘요. 타워 브레이크는 일종의 자연재해인 걸 클라이머인 내가 가장 잘 알고 있습니다.”


그 덕분에 살짝 풀린 분위기를 다시 한 번 부여잡은 부용화.


“하지만 창천의 일원이라면 같은 실수는 하지 않아야 한다는 것쯤은 알고 있으리라 믿습니다.”


“물론입니다. 기회를 다시 한 번 주셨으니 창천의 이름의 누가 되지 않도록 잘 하겠습니다.”


그렇게 다른 일거리를 부여받고, 이 자리를 빠져나간 그.


하지만 타워브레이크가 자신들을 불러낸 주된 이유가 아닌 것을 안 이들은 다소 마음이 편해졌다.


“당신들은 지금 웃음이 나옵니까? 생각해보세요. 타워 브레이크도 넘어가는 내가 이렇게 당신들을 불러모은 적이 있는지.”


“...”


쩌저적.


그가 탁자를 가볍게 쳤지만 그 여파는 전혀 가볍지 않았다.


탁자가 갈라지거나 말거나 그는 다른 이들을 노려보는데 집중할 뿐이었다.


“내가 이런 인간들을 우리 창천을 책임질 머리들이라고 뽑아놨다니. 다 벙어리 뿐이었네. 확 다 해고해버릴까?”


“죄송합니다!!”


“후. 그래요. 다른 이들은 모를 수도 있겠네요, 그러면 민백제 팀장. 당신의 일으로 실토할래요? 아니면 내 입으로 말할까요?”


그의 이름이 불리자 모든 이들의 시선이 그를 향했다.


‘꼬리가 길면 밟힌다더니. 꼴 좋다.’


‘후.. 드디어 창천이 똑바로 돌아갈 것 같군. 얼마나 갈려야 제 궤도에 올라갈지.’


그 많은 시선들 중 민백제를 동정하거나 그럴 리 없다고 믿는 이들은 없었다.


그러나 민백제는 억울하다는 듯한 표정과 목소리로 자신의 결백을 증명하기 위해 애썼다.


“...예? 다른 이들과 저를 헷갈리신 것은 아니신지. 제가 여기 있는 다른 팀장들보다 일을 많이하고 그만큼 성과를 낸다는 것은 길드장님께서 잘 아시지 않습니까?”


이 곳에 그의 편은 없었다.


만약 부용화 자신이 진실을 알지 못했더라면, 속아넘어갈 정도의 연기력이었다.


그러나 이들 중 그의 거짓말을 믿는 사람은 없었다.


그제야 자신이 너무 창천을 외면했다는 사실과 자신을 속여 넘겨서 어떻게든 위기를 모면하려는 그의 가증스러운 모습에 화가 났다.


그리고 그는 화가 나면 머리보다 손이 먼저 움직이는 사내였다,


“닥쳐! 이 개새끼야!”


부용화는 그를 향해 사자후를 내뱉었고, 어느새 그의 손에는 민백재가 버둥거리고 있었다.


“듣자듣자 하니까!”


단정하게 정리되어 있던 머리가 천장을 향해 솟아있었으며 눈에서는 살기가 넘쳐 흘렀다.


여차하면 그를 죽여버릴것만 같은 분위기에 부용화를 여럿이서 말리기 시작했다.


“길드장님! 진정하시고, 무슨 일인지 설명해주시고 때리시는 게 어떨까요? 저 인간이 하는 일이 인간 말종이라는 건 알고 있었지만, 같이 분노했으면 합니다.


하지만 그 누구도 민백제를 걱정해서 부용화를 말리는 것이 아닌 송장 하나를 치울까봐 걱정하는 것이었다.


“후. 여러분들이 말이 맞죠. 저 새끼가 무슨 짓을 했는지 들어나 보시죠. 민백제 a 팀 팀장님. 여쭙잖은 거짓말로 저를 속일 생각은 하지마세요. 이미 다 알고 있습니다.”


거짓말도 통하지 않는다는 것을 깨달은 민백제는 그제야 입을 떼었다.


“... 저는 그저 타워 브레이크의 뒤처리를 맡은 A팀에게 실망을 했다는 말 한 마디만을 했을 뿐입니다.”


“저저.. 미친 인간이... 창천에서 A팀을 무시한다는 건 우리를 무시한다는 것과 다를 바가 없는 일인데!”


“그 뿐이라면 내가 모든 이들을 부르지 않았겠고, 저 인간의 멱살을 잡지도 않았겠죠. 백번 양보해서 당신 혼자 A팀에게 실망할 수도 있지.”


불 같이 화를 내던 부용화가 그를 감싸는 듯이 보여지자 그들은 슬슬 진심으로 민백제가 감추고 있는 이야기가 궁금해졌다.


“ 사람과 사람 사이 관계는 타인이 뭐라고 할 수 있는 게 아니니까. 어서 뒷 이야기를 더 말해.”


빨리 말하지 않으면 눈빛만으로 사람 하나를 죽일 것만 같은 그런 분위기가 형성되었고, 그 분위기 속에서 입을 여는 것만이 할 수 있는 일의 전부인 민백제.


‘어디서부터 잘못 된거지? 나는 우리 창천을 위해 그리고 이 나라를 위해 애썼는데..’


결국 자포자기 해버린 그의 입에서 나온 충격적인 발언.


“타워 브레이크는 제 탓입니다.”


“무슨. 말도 안되는.. 그렇다면 공략팀으로 하여금 모든 몬스터들을 처리하지 않거나 일부러 클리어 조건을 누락시켰다는 말인가요?”


“예. 말씀하신 그것이 맞습니다. 하지만 그것은 제 사리사욕이 아닌 창천을 위해. 그리고 이 나라를 위해 연구 데이터를..”


민백제의 말은 그에게 죽일 듯이 달려드는 이들에 의해 다 이어지지 못했다.


“이건.. 길드로서 그리고 사람으로서 할 수 있는 짓이 아닌데. 이것을 어떻게..”


몇몇 이들은 그가 한 몰상식한 행동을 비난하거나 이것이 바깥으로 빠져나갔을 때를 생각하고 있었다.


“자자. 여러분 그게 중요한 것이 아닙니다. 이것을 제게 제보한 사람이 천세희 팀장입니다.”


세희의 이름이 나오자 많은 이들이 고개를 끄덕였다.


길드장과 함께 창천의 대표적인 인물이라고 할 수 있는 그녀였으니까.


“그녀는 이것을 말함과 동시에 자신의 직위해제와 함께 근신을 요청했습니다. 그 대신 자신의 대원들은 아무런 피해가 없도록 조치해달라는 부탁을 해오더군요.”


그녀의 판단을 아쉽다고 말하는 이는 있었어도 잘못되었다고 말하는 이는 아무도 없었다.


가장 큰 문제는 정부 측으로부터 스카웃 제의가 왔다더군요. a팀 전부를 받아주겠다고. 아직은 고민 중이라고.”


백제가 말했던 충격적인 발언보다 더 큰 파장을 몰고 온 A팀의 이탈.


“길드장님. 그게 무슨 말입니까? A팀의 이탈이라뇨.”


“그러면 저 인간의 목을 따다가 사죄를 한다면 그녀도 마음을 돌리지 않겠습니까?”


다소 과격한 발언이었지만, 반대는 아무도 하지 않았다.


“그녀가 제게 말하더군요. 민백제씨말고도 창천을 좀 먹고 있는 자들이 있다고.”


“...저희는 아닙니다. 믿어주십시오 길드장님.”


“그건 모르는 일입니다. 다만 저는 한동안 바깥으로 외출을 하지 않을겁니다. 원래의 창천으로 되돌려 놓기 전까지는요.”


“오히려 저희야 환영할 일입니다. 그 동안 길드장님이 안 계셔서 저희끼리 의견 충돌이 일어나는 일이 빈번했었으니까요.”


“그렇다면 지금 이 시간부로 창천은 비상 체제로 운영합니다. 첫 안 건으로 민백제씨의 처벌을 안건으로 묻고 싶은데요.”


“일단, 온 몸의 힘줄이란 힘줄은 다 끊어놓고, 골방에 가둬놓는 것은 어떻습니까?”


그렇게 그들은 아무렇지 않게 기절한 그의 처분을 논의하기 시작했다.


***


브리더를 생포해서 본부로 가져온 둘,


그 둘은 유재에게 브리더를 넘긴 후에 대화를 나누고 있었다.


“탑은 변화하고 있다. 네가 내게 물었던 것에 대한 답이지. 그리고 오늘 브리더를 본 직후 깨달았다. 이제는 우리도 준비를 해야 한다는 걸.”


“준비. 무엇을 준비하는지는 정확히 알 수조차 없는데 굳이 저도 같이 곽혁님을 만나러 가야 하는 겁니까?”


“모든 클라이머들이 존경하고, 손이라도 한 번 잡아 보기를 고대하는 존재인데.”


“당연히 보고야 싶습니다. 아시잖아요. 저. 왠만한 정보는 다 꿰고 있는 것. 아마 곽혁님의 사소한 부분에 대해선 제가 두 분보다 더 잘 알 것 같은데.”


둘의 목소리에 얹어지는 피곤한 유재의 목소리.


“ 확실히 탑은 변화하고 있어.그리고 브리더는 그것을 증명할 확실한 증거가 되겠지. 나도 같이 갈게. 조금만 기다려. 그 양반 더러운 걸 탑 만큼 싫어해서.”


브리더를 직접 죽여서 시체에서 뭔가를 발견한건지 유재의 옷은 엉망이었지만 두 눈은 설레임으로 가득 차 있었다.


바람처럼 나타났다가 사라지는 유재를 뒤로 한 체 윤영은 재민에게 곽혁의 실체를 일러주기 시작했다.


“그렇게 기대치가 높았다가는 막상 보면 실망엄청 할지도 모르겠네. 그 노인네. 한국의 구원자라는 능력 하나를 빼면 다 만들어진 이미지라서.”


“그게 제일 중요한 거죠. 요즘 클라이머들은 예전의 연예인 같은 것도 겸한다고 보는 게 맞는 편이라.”


그러나 유재의 계획과는 달리 재민의 눈은 더욱 불타오르기 시작했다.


“나는 분명히 말했다. 힘만 엄청 쎈 노인네라고. 네가 내 충고를 안 들어먹은거다.”


재민의 눈을 본 그는 더 이상 그에 대해 설명하는 것을 멈추고 고개를 내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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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 6. 타워 브레이크(2) 23.10.27 9 0 12쪽
15 6. 타워 브레이크(1) 23.10.25 9 0 12쪽
14 5. 훈련(3) 23.10.24 8 0 11쪽
13 5. 훈련(2) 23.10.23 9 1 11쪽
12 5. 훈련(1) 23.10.20 12 1 11쪽
11 4. 버려진 흡혈귀의 굴(3) 23.10.18 10 1 11쪽
10 4. 버려진 흡혈귀의 굴(2) 23.10.17 15 1 11쪽
9 4. 버려진 흡혈귀의 굴(1) 23.10.16 11 0 12쪽
8 3. 기브앤 테이크(2) 23.10.13 11 0 12쪽
7 3. 기브앤 테이크(1) 23.10.12 15 0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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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2.등반(1) 23.10.09 36 1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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