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멸망하는 세계의 등반자는 영웅이 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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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코슬라임
작품등록일 :
2023.09.29 16:50
최근연재일 :
2023.11.03 23:00
연재수 :
20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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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
글자수 :
104,282

작성
23.10.16 2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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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4. 버려진 흡혈귀의 굴(1)

DUMMY

“자 도착했다,”


“여기는..”


그들이 도착한 곳은 너무나도 잘 알려져 있는 곳이었다.


“대한민국의 클라이머들이라면 한 번쯤은 클리어 해야 한다는 버려진 흡혈귀 굴이지. 너 계속해서 소멸형 탑만 클리어 했으니 리젠형 탑도 도전해 봐야지.”


재민에게 팔을 걸치며 의기양양하게 웃는 유재.


“틀린 말은 아닙니다만.. 형님이 같이 들어갈 겁니까? 저 탑의 권장 클리어 인원은 2명에서 3명 정도 잖아요.”


“나는 여기서 네가 잘 하는지 그리고 뭐가 부족한지 지켜봐야지. 그래야 널 키워 줄 수가 있지않겠냐?”


상큼하게 치아를 드러내며 씨익 웃는 그,


“그럼 누가 형님을 대신해서 들어갑니까?”


“처음부터 이럴 작정이었군요. 선배.”


어리둥절한 재민의 앞에 나타난 것은 윤영이었다.


재민이 무슨 일이길래 당신이 여기있냐고 묻기도 전에 윤영은 성큼성큼 다가가 그의 어깨를 붙잡고 물었다.


“마나연공서를 얻은 겁니까? 진짜로?”


그의 눈에서는 아까 전까지는 볼 수 없는 호승심이 자라나 있었다.


재민은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어렴풋이 알아채고는 한 숨을 내쉬었다.


“후. 유재 형님이 벌써 말하셨나보군요. 네. 맞습니다. 하지만 그게 휴가를 포기할 정도로 즁요한 사안입니까?”


“당신이라면 알고 있잖습니까. 마나 연공서가 얼마나 귀한지.”


마나 연공서가 귀한 것을 재민이 모르지는 않았다. 그랬기에 더더욱 지금의 상황이 이해가 되지 않았다.


“마나 연공서가 귀하기는 하죠. 하지만 윤영씨 정도 되는 사람이 마나 연공서가 없을 리가 없을텐데. 왜 그렇게 흥분하는 겁니까?”


재민은 윤영과 유재 사이에 오간 대화를 알지 못했고, 윤영은 차마 당신의 잠재력이 나를 뛰어넘는다고 하길래 불안해서 쫓아왔다는 말을 꺼내지 못했다.


짝.


유재는 박수를 치는 것으로 자신에게 시선울 환기시켰고, 뻔뻔하게 말을 이어나갔다.


“일단은 그게 중요한 게 아니지 않을까? 클라이머에게는 언제나 탑 클리어가 먼저지.”


탁.


윤영은 아무것도 모른다는 듯이 자신의 어깨에 손을 걸쳐오는 유재를 째려보았다.


“선배. 처음부터 이럴 작정이셨습니까?”


“어. 그런데 나도 놀라는 중이야. 네가 내 예상보다 너무 빨리 왔거든.”


“선배!”


“워워. 진정하고 이거 써봐.”


유재는 한창 성이 난 윤영의 얼굴에 품 속에서 초록빛 안경을 씌운 뒤 능력을 발동했다.


“재민아. 잠깐만 그 자리에 멈춰 줄래?”


유재는 그 말과 동시에 자신의 능력을 발동시켰고, 그러자 윤영의 눈에도 보이게 된 재민의 색.


“히야. 다시 봐도 정말 빠져드는 색이네. 너보다 영롱한 색을 처음 본 소감은 어때?”


“허어. 선배가 왜 그렇게 저를 긁어가며 이 자리에 불렀는지 알겠네요. 저 빛깔을 보면 누구라도 자랑하고 싶을 겁니다.”


재민의 몸에서 영롱한 피어나는 빛깔.


그 빛깔들은 윤영이 가지고 있던 초조함이나 호승심을 눈 녹듯이 사라지게 만들었고 그 자리를 대신해 채운 것은 그를 자신의 편으로 만들고 싶다는 탐욕이었다.


유재는 윤영의 눈에 자신과 비슷한 탐욕이 어리는 것을 보고, 그 탐욕에 불을 붙일 연료를 집어넣었다.


“더 놀라운 걸 말해줄까? 이게 어제 오늘 총 이틀. 탑을 클리어 한 사람의 색깔이라는 거야.”


“생각해보니 그렇군요, 워낙 베테랑 클라이머같이 행동을 하는 바람에 그런 생각은 들지 않았는데. 설마? 그러면 저 빛깔에서 끝이 아니라는 겁니까?”


재민이 뿜어내는 빛을 보며 바보처럼 웃고 있던 유재였지만, 지금 이 순간의 그는 사명감에 불타는 혁명가 같은 눈빛을 하고 있었다.


“아마도? 그리고 이건 내 감인데 말이야. 어쩌면 우리는 새로운 시대를 열 유망주의 시작을 지켜보는 걸지도 몰라.”


“확실히 그럴지 모르겠네요. 재민씨를 어떻게든 저희 쪽으로 잡아놔야..”


“글쎄? 저 정도의 잠재력을 가진 사람을 한 나라가 독점한다는 건 말이 안 되는 이야기일 것 같은데..”


“선배. 생각해 보세요. 재민씨만 있다면.. 대한민국이 다시 예전의 위상을 되찾는 것은 물론 미국을 넘어 최강국이라고 불릴 수 있을 겁니다. 확실해요!”


오랜 시간 합을 맞춰온 둘이었지만, 둘의 가치관은 너무나도 달랐다.


한 사람은 나라에 대한 애국심으로 똘똘뭉친 사람이었고, 다른 한 사람은 탑이라는 미지의 세계에 대해 탐구할 수 있다면 다른 것은 어떻게 되어도 좋은 사람이었다.


한참 동안 둘의 이야기는 평행선을 달렸고,

보다 못한 재민이 직접적으로 나서 둘 사이를 중재하기 시작했다.


“저기. 두 분의 이야기를 듣다보니 제가 가진 잠재력이 높은 것 같은데. 저는 윤영씨의 의견도, 유재형님의 의견에도 관심 없습니다.”


한 겨울의 눈보라를 떠올리게 만드는 서늘한 재민의 말로 그들의 다툼은 일단락 되는듯 했다.


“클라이머라면 탑을 오르겠지. 탑을 오르면 저절로, 미지의 세계에 대해 궁금해질 거야. 재민이 너도.”


재민의 말에 정신을 차린 윤영과 딜리 유재는 여전히 자신이 우위에 있는 줄 알고 방긋방긋 웃어보였다.


“저는 탑을 오르기 위한 정보에만 관심이 있지. 탑의 생태계라던가. 구동원리 같은 것에는 일 말의 관심도 없습니다. 앞으로도 없을거고요.”


하지만 재민은 착각 따위는 허락하지 않겠다는 것처럼 확답을 내렸다.


“쩝. 이거 김칫국 한 번 잘못 마셨다가 미운털이 박혔구만.”


그제야 꼬리를 내리는 유재였지만 이내 기운을 차렸다.


“크흠. 그럼 일단 원래 우리가 해야 할 일부터 해볼까?”


***


버려진 흡혈귀 굴.


대한민국의 탑이라고 말하면 많은 사람들이 차음 떠올리는 곳.


“재민아. 다른 곳에 비해서 특별한 건 온통 새빨갛다는 것 뿐인데. 왜 클라이머들이 꺼려할까?”


그 곳의 시작점에서 유재는 재민에게 퀴즈를 냈고.재민은 자신이 생각하는 정답을 망설임 없이 뱉어냈다.


“끊임없이 쏟아져 나오는 물량과 더불어 회복력 또한 발군. 거기다가 핵을 파괴하는 것이 조건이기 때문이라 들었습니다.”


망설임 없이 내뱉은 대답에 비해 돌아오는 유재의 호응은 떨떠름하기만 했다.


“음.. 80점 짜리 대답이네. 뭐 처음치고는 훌륭하네. 나머지 20점은 몸으로 겪어가며 채우는걸로.”


윤영 또한 유재에게 저런 식으로 키워졌었기에 앞으로 펼쳐질 일들에 신입 클라이머가 어떻게 대처할지가 궁금해졌다.


‘과연 이 사람은 어떤 방식으로 이 탑을 클리어 하게 될까?’


궁금증을 눌러 담고 담아 윤영은 이번 클리어에 있어서도 나서지 않겠다는 생각을 그에게 전했다.


“저는 이번 클리어에 있어서도 주도적으로 행동하지 않을 겁니다. 잡몹을 쓰러트리거나, 당신이 도저히 클리어 할 각이 보이지 않을 때. 움직일 겁니다. 명심하세요.”


“예 잘 알겠습니다.”


“그럼 일단 재민아. 마나 연공서를 지금 익혀보자.”


유재의 말에 재민은 품 속에 고이 넣어둔 팩을 꺼냈고, 한 마디를 내뱉었다.


“습득한다.”


습득한다는 한 마디에 책은 작은 입자 알갱이로 쪼개져 재민의 몸 속으로 흡수 되기 시작했다.


샤아아악.


『바스티아 제국의 황실 마나 연공서를 습득했습니다.』


꾸욱.


재민은 스스로가 마나 연공서를 습득하기 전 후가 차원이 달라졌다는 사실을 온 몸으로 느끼고 있었다.


“가시죠.”


“목소리에도 힘이 들어갔네. 나도 들어갈 걸 그랬네. 들어갔으면 네가 지금 어떻게 바뀌었는지 알 수 있을 것 같은데.”


마나 연공법을 익힌 그 순간을 눈으로 보지 못한 것에 대해 유재는 짙은 아쉬움을 표했다.


“제 클리어 기록은 2시간 45분 11초입니다. 제 기록이 이 탑의 한국 최고 기록인데 갱신가능하시겠습니까?”


윤영은 다른 식으로 그가 보여줄 미래에 기대를 나타냈고, 재민은 빼지 않았다.


“도전은 해보겠습니다.”


【한국 정부 소속 임시 C팀. 버려진 흡혈귀의 굴. 진입합니다.】


유재의 말과 동시에 열리는 탑의 문.


그르르릉..


『산 자의 신선한 피 냄새!. 아아 어리석은 인간들. 우리의 양식이 되리라.』

라는 목소리가 울려퍼졌고,


그들을 처음 맞이한 것은 흡혈 박쥐떼였다.


‘흡혈 박쥐. 단단하고, 물리는 순간 탈력감을 선사하는 몬스터. 하지만 장점이 명확한 만큼 단점도 명확하다. 그들의 가죽보다 단단한 일격으로 가죽을 가르면 되는 일.’


서걱. 서걱,


분명히 눈으로 보이는 가죽이 있는 박쥐들임에도 불구하고 그들은 재민의 손 짓 한 번 한 번에 쓰러질 뿐이었다.


유재는 재민이 뚫어놓은 길을 편하게 걸으며 생각에 잠겼다.


‘내가 없는 사이 2개의 탑을 더 돌았고, 그 덕분에 스틸레토가 한 개 더 늘었다라는 건 들어서 알고 있다. 하지만 그것보다 더 중요한 건 실시간으로 성장하고 있다는 것.’


‘모든 클라이머들은 실시간으로 성장한다.’


클라이머들에게 환상을 가진 각성자나 일반인들이 많이 가진 생각이었다.


하지만 그건 극 소수의 이들에게만 해당되는 말이었다.


탑을 클리어 하는 행위 자체가 목숨을 판돈으로 삼아 도박을 하는 것이라고 볼 수 있었으니까. 그런 향위를 하면서 실시간으로 성장을 한다?


센스와 여유 그리고 재능. 이 삼박자가 두루 갖추어지지 않으면 어림도 없는 소리였다.


“윤영아. 만약에 재민이가 이번 탑까지도 완벽하게 클리어 해내게 된다면. 아마 전 세계의 관심이 이 곳으로 몰리겠지? 그 때에도 이 나라가 저 아이를 잡을 수 있을거라고 보냐?”


“선배가 애초에 이런 상황을 세팅한 거 잖아요. 임시 C팀 클리어 시작이라는 말도. 공식 기록을 측정하게 만들었던 거고. 하지만 말입니다. 선배. 탑은 언제나 우리가 모르는 변수를 포함하고 있다는 사실을 잊지 말아주셨으면 합니다.”


지극히 정론을 꺼내들은 윤영에게 질린 재민.


“에휴.. 내가 너랑 무슨 말을 더 하겠니. 나도 이번 탑은 위험하니까. 너를 붙인 거 아니냐. 네가 이 탑에 대해서는 대한민국 최고니까.”


흡혈 박쥐떼를 아무런 피해 없이 물리친 재민을 맞이한 것은 블러디 데스나이트였다.


은빛 갑주와 푸르게 빛나는 귀화를 지닌 사내.


그 사내와 일정거리를 유지하며, 재민은 자신이 알고 있는 정보를 열심히 끄집어 내었다.


‘일반적인 데스나이트가 검사에 가깝다면, 얘는 피를 매개로 하는 마검사에 가깝다.’


「어리석은 불나방이여. 그대의 이름은 무엇인가.」

재민이 왔음을 눈치 챈 데스나이트.


스르릉.


스틸레토와 비슷한 크기의 검을 뽑은 데스나이트는 검을 망설임 없이 자신의 목에 찔러넣으며 재민에게 질문했다.


푸아아악.


기괴하고 묘한 광경.


아마 심지가 약한 이들이 이 광경을 보았더라면 바지에 오줌을 지렸을 정도로 무거운 분위기가 둘 사이를 휘감고 있었다.


하지만 재민은 분위기에 휩쓸리지 않고 눈 앞에서 펼쳐지는 행위에만 초점을 맞추고 있었다.


일반적이라면 바닥으로 튀어야 할 피들이 데스나이트의 검으로 모여들었다.


꿀꺽 꿀꺽.


데스나이트의 검은 사막에서 오아시스를 찾은 사람이 물을 갈구하듯이 그의 피를 먹어치워나가기 시작했다.


‘처음 상대를 마주한 블러디 데스나이트는 간을 보며 상대의 수준을 가늠하고 난 뒤, 검에다 피를 주입한다고 했었지. 아마 지금 이러는 이유는 흡혈 박쥐들을 썰어버리는 모습을 지켜봐서인가?’


검에 어느 정도 피를 먹여준 그는 냅다 재민을 향해 검기를 날렸다,


콰카카캉.


하지만 그가 노린 것은 재민이 아니라, 재민의 뒤에서 걸어오고 있던 윤영이었다.


윤영은 데스나이트가 큰 맘을 먹고 날린 검기를 손으로 잡아 쳐내는 것으로 무효화 시킨 뒤에 그에게 통보했다.


“나는 네게 털 끝 하나 건드리지 않을 거다.. 그러니까 안심하고 너를 죽이려는 생각으로 가득 찬 상대와 마주했음 좋겠는데.”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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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 5. 훈련(1) 23.10.20 12 1 11쪽
11 4. 버려진 흡혈귀의 굴(3) 23.10.18 10 1 11쪽
10 4. 버려진 흡혈귀의 굴(2) 23.10.17 15 1 11쪽
» 4. 버려진 흡혈귀의 굴(1) 23.10.16 11 0 12쪽
8 3. 기브앤 테이크(2) 23.10.13 11 0 12쪽
7 3. 기브앤 테이크(1) 23.10.12 15 0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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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2.등반(2) 23.10.10 24 0 12쪽
4 2.등반(1) 23.10.09 36 1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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