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멸망하는 세계의 등반자는 영웅이 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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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코슬라임
작품등록일 :
2023.09.29 16:50
최근연재일 :
2023.11.03 23:00
연재수 :
20 회
조회수 :
385
추천수 :
14
글자수 :
104,282

작성
23.10.30 20:30
조회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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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글자
12쪽

6. 타워 브레이크(3)

DUMMY

“..통하기만 한다면야 대박이겠지만, 그게 통할까?”


“통하지 않을 겁니다. 그리고 그걸 창천에서도 알고 있을 거고요.”

간단한 질문과 대답으로 재민이 노리는 것이 무엇인지 눈치챈 윤영,


“그렇다면.. 라이칸슬로프 쪽의 불안을 유도하기 위함이겠구나.”


“아마 지금쯤 머릿 속으로 수 많은 생각이 오고갈 겁니다. 그들은 바깥으로 나오는 게 처음이니까요.”


재민은 그에게 씨익 미소를 지었지만, 윤영은 그와 같은 미소를 짓는 대신 소름이 돋는다는 표정을 지으며 질색했다.


“...너 방금 되게 선배 같았던 것 알아?”


“글쎄요 이 정도는 누구나 할 수 있는 거 아닌가요? 형님도 금방 알아들으셨으면서.”


“내가 클라이머로 구른지가 5년이 넘어가고, 같이 붙어있던 사람이 사람인지라 이럴 수 있는거지.”


“그런가요? 제가 너무 기준을 높게 잡았나보군요. 제 옆에 계신 분들이 워낙 괴물 같은 분들이셨어야죠.”


담담하게 현실을 고하는 듯한 재민의 목소리에는 어쩐지 물기가 묻어나오는 것만 같은 느낌이 들었다.


“크흠.. 내 입장에서는 네가 별종이야. 아무리 속성 강의라고 해도 3일만에 부족한 부분을 왠만한 만큼 따라올 줄은 몰랐다.”


윤영도 재민을 굴리면서 흥이 나 더더욱 굴렸다는 것을 스스로 인지를 하고 있었기에 말도 안 되는 변명을 시작했다.


“그야 선생님이 죽기 직전까지 굴렸고, 그렇게 구르는데 늘지 않는 게 이상한 거 아닙니까?”


“다른 애들은 네가 하는 거 반도 못 따라와. 다 네가 잘하니까 내가 욕심이 생긴거라고, 사람은 늘 적당히가 중요하다라는 걸 깨달았겠지?”


뻔뻔하게 나오는 윤영에게 기가 차 대답하는 재민.


“거짓말 하지 마세요. 윤영 선배. 그때 형님의 얼굴은 할당량을 채우지 못하면 더 굴려주겠다라는 표정이었습니다.”


재민이 울분을 토하는 동안 창천 A팀은 그의 해답에 대해 진지하게 고찰하고 있었다.


“팀장님. 라이노라는 사람 믿을 만 할까요?”


“믿을만한지는 잘 모르겠지만, 이거 하나는 잘 알겠네요. 우리가 해야 할 것이 정해졌다는 걸. 마침 우리가 들어온 곳이 펫 용품점이라는 것도 운명이라고 봐야겠죠.”


짝짝.


박수를 치며 이들의 시선을 자신에게로 이끈 세희.


“모두 움직이세요. 최대한 많은 종류의 반려동물 사료를 가져와야 합니다. 그들이 오기 전에 창천의 힘을 보여주어야 할 것 아닙니까.”


재민과 윤영의 예상과는 정반대로 창천의 이들은 다소 황당한 의견을 합당하게 받아들였다.


만약 재민이 이 자리에 도착했다면 머리를 싸매고 어떻게 수습해야 할지 고민했을 광경이 펼쳐지고 있었다.


하지만 그들도 할 말이 있었다.


핀치에 몰린 상황에 나타난 목소리가 자신들보다 더 많은 정보를 가지고 있는데다가 윤영과 유재의 믿음을 받고 있는 자라고 했으니까.


“빨리 해야 할 것 같습니다. 팀장님. 저 쪽에서도 이 쪽에서의 대화를 엿들은 거 같거든요.”


막내. 솔미의 말에 다른 이들의 손놀림은 바빠졌고, 이내 모든 이들의 양 손에는 다양한 사료들이 들려있었다.


자, 그럼 어디 한 번 나가볼까요?“


그리고 언제나처럼 솔선수범하는 세희의 손에는 다른 대원들보다 많은 종류의 동물사료를 들고 있었다.


**


“저들을 몰살하라. 몰살해서 우리의 강함의 자양분으로 삼아라!!”


그들이 건물에서 빠져나오자마자 브리더는 부하들에게 몰살을 명했다.


건물에서 나온 이들은 양 손에 커다란 박스를 들고 있었다.


“후우.. 당신만 믿겠습니다. 라이노. 부디 실패한다면 저희가 몰살당하기 전까지만 와주십시오.”


세희는 속으로 재민에게 모든 탓을 넘기며, 상자를 개봉했다.


그녀의 말에 뒤따라 모든대원들이 사료를 개봉했다.


“하.. 그렇지. 우리 라이칸슬로프들의 약점이 있을 리가. 있다고 하더라도 극복하면 그만이다!”


사료를 뜯는 광경을 지켜보고 있던 브리더는 내심 걱정했던 것이 허무해졌다.


저들이 가져온 상자에서는 고약한 냄새나 위험한 느낌이 아닌, 오히려 달콤하면서 식욕을 돋구는 향기만이 흘러나오고 있을 뿐이었다.


“식량을 댓가로 협상을 할 생각인가.

브리더의 머리로 생각 할 수 있는 것은 그 정도가 최선이었다.


촤르르륵.


이윽고 사료가 꽃이 흩날리듯이 뿌려졌다.


“킁킁킁.”


갑자기 사료가 하늘에서 흩뿌려지자 이들은 한 발 뒤로 물러나 사료의 냄새를 맡기 시작했다.


“혹시 모르니 입에 대지마라!”


하지만 그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몇몇 라이칸슬로프는 그것을 입 안으로 삼켰다.


꿀꺽.


그리고 그것을 삼킨 라이칸슬로프들은 정신을 차리지 못하고 계속해서 사료가 흩뿌려진 장소로 이동하기 시작했다.


사료가 위험하지 않다는 판단을 내린 무리들은 자신의 근처에 있는 것을 먹어치우기 시작했다.

챱챱챱. 와드득 와드득.


며칠은 굶은 사람처럼 먹기 시작하자 세희를 포함한 인간들은 팔이 빠져라 사료를 뿌려대었다.


“통한다. 정신을 차리지 못하게 계속해서 뿌려라.”


그렇게 대다수의 라이칸슬로프들이 사료에 정신이 팔리자, 세희는 무기를 들고 브리더 앞에 섰다.


“이런 방법이 통할 줄은 몰랐는데. 마지막으로 할 말은 없나? 브리더?”


“ 위대한 라이칸슬로프가 먹이 따위에 지다니. 좋다. 내 패배를 인정하지. 죽일거라면 한 가지 부탁을 해도 되겠는가?”


“뭐지?”

“나도 저들이 먹는 것을 먹어볼 수 있겠나?”


***


브리더를 처리하고 나자 나머지 라이칸슬로프들은 손쉽게 처리할 수 있었다.


“.. 성공할 줄이야.”


꼼짝 없이 죽거나, 많은 희생을 각오했었는데. 고작 사료 하나만으로 물리쳤다는 사실에 허무하면서도 안도하는 세희.


“역시 그들이 인정한 사람은 뭐가 달라도 다르군요.”


“지금부터 현장 통제는.. 안해도 되겠군.”


어느새 도착한 윤영은 현장을 통제하려 했지만, 이미 끝나버린 상황에 헛웃음을 지었고 그것은 재민 또한 마찬가지였다.


“그럴 수도 있지 않을까라고 생각만 했던 게 맞아 떨어질 줄이야.”


“덕분에 살았습니다. 라이노.”


세희는 다른 대원들이 감사인사를 전했음에도 불구하고 그것만으로는 부족하다고 느꼈는지 따로 불러내 고개를 숙였다.


“당신이 아니었다면 저희는 아마..”


“그에 대한 감사는 이미 충분히 받았고, 또한 브리더와 다른 몬스터들에 대한 소유권을 저희에게 넘겨주셨지 않습니까.”


라이노. 재민은 이 상황이 무척이나 부담되었다.


창천이라면 이 나라에서 첫 손에 꼽히는 길드 아닌가. 그 중에서도 천세희라면 자신이 동경해오던 사람 중 하나.


지금 당장이라도 가면을 벗어 팬이라고 영광이라고 말하고 싶었다.


‘하지만 창천은 메이저 중에 메이저다. 정부 소속의 클라이머라면 그렇다고 넘어갈 수 있겠지만 신입 클라이머라고 알려지는 순간, 영업 제안이 물밀 듯이 들어오게 될 것이다.’


근거 없는 자신감이 아니었다.


아까부터 주머니에서 무언가를 만지작거리는 것과 함께 본의 아니게 그들의 대화를 엿들을 수 있었다,


“정부 소속 클라이머만 아니었더라면 우리 쪽으로 끌고 오고 싶은데.”


“팀장. 뭘 그렇게 고민하십니까. 저희는 창천 아닙니까. 듣자하니 정부 소속 클라이머들은 연봉이 박하다던데. 돈으로 꼬셔보죠?”


가볍게 말을 꺼내는 그녀의 동료.


“아까 못 봤습니까? 소윤영하고 하유재한테 형님이라고 부르는거? 잘못 접근했다가는 그들한테 맞아죽을 수도 있습니다.”


“아.”


이 짧은 대화로 알 수 있듯이 그들에게도 두 형님은 건드리지 못하는 벽으로 여겨지는 것 같았다.


‘대단한 사람들이긴 하구나.’

와 같은 생각을 하며 불편한 동행을 이어가던 와중, 나의 등 뒤에서 형님이 등장했다.


“천팀장. 지금 뭐하는 짓입니까. 설마 내 동생한테 창천으로 들어오라고 영업제안을 하는 건 아니죠?”


스산한 목소리로 그녀를 떠보는 형님이었고, 형님을 보자마자 사색이 된 얼굴로 그녀는 대답을 내뱉었는데. 그 대답이 몹시 충격적이었다.


“설마 저희가 그러겠습니까? 오히려 소문 내겠습니다. 저희가 가질 수 없으면 다른 이들도 가지지 못하게 해야죠.”


만족스러운 대답을 들은 형님은 고개를 주억거렸다.


“음. 좋아요. 그러면 내가 우리 라이노 개인 연락처 정도는 교환할 수 있게 해줄게요.”


“아.. 감사합니다!”


지옥에 빠졌다가 천국으로 건져진 사람의 표정이라고 말해도 될 만큼 극적인 변화를 보여준 그녀.


그녀의 눈이 너무 빛나는 덕분에 내 의견은 말하지도 못한 채 연락처를 교환했다.


번호를 얻은 것만으로도 만족스러운 그녀였고 그 틈을 놓치지 않은 형님,


“아니면 세희 팀장. 우리 쪽으로 넘어올래요? 앞으로 창천 좀 시끄러워질 것 같은데. 돈은 많이 못 줘도 한국에서 우리만큼 강력한 그늘은 없다는 거 알죠?”


거기까지는 한 치의 거짓도 없는 사실이었기에 나도 고개를 끄덕였지만, 이어지는 말에는 동의할 수 없었다.


“거기다 라이노랑도 팀을 이룰 수도 있고, 알다시피 우리도 인력이 많이 부족한 시점이라. 땡기지 않아요?”


순간 혹한 듯한 그녀였지만, 입술을 짓이기며 제안을 거절했다.


“.., 저도 마음 같아서는 그래도 싶은데 제 팀원들은 저만큼 돈을 많이 모으지 못해서요. 하나하나 제 동생 같은 이들이라 끝까지 책임지고 싶네요.”


“흠.. 그러면 돈 문제만 해결이 된다면 창천 a팀 다 데리고 넘어오는데 아무런 문제가 없는건가요? 그것만 확실하게 말해줘요.”


무슨 생각인지 모르겠지만 형님은 아무렇지 않게 그녀의 조건을 받아들였다.


“위약금도 대신 부담해주실 수 있으신가요? 제가 최대한 많은 인원의 위약금을 지불할테지만..”


“뭐 그거야 내가 모아둔 돈으로 해결하면 되니까. 크게 걱정하지마시죠. 그러면 저희는 이만.”


“형님 무슨 생각으로 그러시는 겁니까? 저는 정부 정식 소속이 아닐뿐더러 다른 길드의 핵심 자원을 빼온다면 비난을 받으실 겁니다.”


내 걱정 따위는 들리지도 않는지 그는 어디론가 전화를 걸었고, 내가 듣기를 바라는지 스피커 폰으로 전환했다.


상대방은 신호가 채 한 번 가기도 전에 전화를 받았다.


”총지부장님. 저 소윤영입니다.“


총지부장.


그는 형님의 인사를 한숨으로 받았다.


”후우.. 네가 나한테 그렇게 나온다는 건 이유가 있겠지. 사고를 친 게냐. 아님 칠 예정이냐? 소윤영.“


이런 적이 한 두 번이 아니었는지 그는 날 선 반응을 보였다.


그가 그러했듯이 형님의 반응 또한 평범함을 넘어섰다.


”칠 예정인데. 커버 좀 쳐주시죠.“


”들어는 주마. 네가 아무런 생각 없이 사고를 칠 아이는 아니니.“


”탑이 변하고 있다는 것은 당신께서 직접 저희에게 말해주셨으니 그에 대한 대비책을 세워보려 하는데 돈 좀 주시죠. 한 번이 아닌 계속해서 말입니다.“


”브리더를 처리했다더니 무언가를 느낀 모양이로구나. 자세한 들어와서 이야기 하자꾸나.“


”지부장님. 라이노 또한 데려가겠습니다.“


갑자기 저들의 통화에서 다시 한 번 내가 도마위에 올랐고, 총지부장은 알 수 없는 이야기를 내뱉었다,


”호오.. 벌써 준비가 다 된 것이냐? 기대해도 되겠지?“


툭.


갑작스레 일어난 통화.


마지막에 말한 내용이 무엇인지 묻기도 전에 그가 먼저 입을 열었다.


”하여튼 이 노인네 인재 욕심 하나는 알아줘야해. 궁금한게 많을테지만 가면서 이야기를 하자.“


그렇게 나는 또 다시 납치를 당했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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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 6. 타워 브레이크(2) 23.10.27 9 0 12쪽
15 6. 타워 브레이크(1) 23.10.25 9 0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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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 5. 훈련(2) 23.10.23 9 1 11쪽
12 5. 훈련(1) 23.10.20 12 1 11쪽
11 4. 버려진 흡혈귀의 굴(3) 23.10.18 10 1 11쪽
10 4. 버려진 흡혈귀의 굴(2) 23.10.17 15 1 11쪽
9 4. 버려진 흡혈귀의 굴(1) 23.10.16 11 0 12쪽
8 3. 기브앤 테이크(2) 23.10.13 11 0 12쪽
7 3. 기브앤 테이크(1) 23.10.12 15 0 11쪽
6 2.등반(3) 23.10.11 19 0 12쪽
5 2.등반(2) 23.10.10 24 0 12쪽
4 2.등반(1) 23.10.09 36 1 11쪽
3 1.개화(2) +1 23.10.06 44 2 12쪽
2 1.개화(1) +2 23.10.04 45 3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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