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멸망하는 세계의 등반자는 영웅이 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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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코슬라임
작품등록일 :
2023.09.29 16:50
최근연재일 :
2023.11.03 23:00
연재수 :
20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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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
글자수 :
104,282

작성
23.10.25 2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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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6. 타워 브레이크(1)

DUMMY

서울의 어느 한 고깃집.


치이익.


불판에서는 고기가 노릇노릇하게 익어가고 있었고 각자의 잔에는 소주가 가득 따라져 있었다.


말 없이 먹던 그들은 윤영의 질문으로 대화의 포문을 열었다.


“그래서 넌 앞으로 어떻게 할거냐? 혼자서 탑을 클리어하는 건 무리가 아니겠지만 다른 부가적인 일들을 처리하기 귀찮을텐데..”


말을 끝내지는 않았지만, 재민은 그들이 하고 싶은 말이 무엇인지 너무 잘 알고 있었다.


“하지만 언제까지고, 형님들에게 신세를 질 수도 없는 노릇이니까요.”


“그러지말고, 우리랑 계속하는 건 어때?. 내가 너랑 쟤랑 동시에 책임지는 거지.”


“선배. 솔직하게 말하세요. 그냥 우리 둘 한테 맡기고 농땡이를 피우고 싶다고.”


“그래. 네 말이 맞아. 나 농땡이부리고 싶다. 너랑 재민이 둘 내 밑에 넣어놓으면 그 양반도 더 이상은 날 부려먹지는 못할 거 아니냐.”


토마토 주스에다 얼굴을 쳐박은 듯 얼굴이 새빨개진 유재는 속 마음을 허심탄회하게 털어놓았다.


“선배. 그 영감탱이도 당신한테는 함부로 못합니다. 요즘 몇 마디 늘어놓고 일 시킨걸로 부려먹었다고 하시면 다른 애들은 뭐가 됩니까?”


“그런 거 모르겠고, 우리랑 같이 하자. 외주같은 시시한 거 말고 정식 팀!”


“하하하.”


하지만 그런 화기애애한 분위기도 얼마 가지않았다.


빼애애액!! 빼애액!


모든 이의 핸드폰이 사이렌 소리를 울려대었기 때문에.


알림을 읽어내려가던 이들의 사이에서 불안감과 초조함이 생겨나기 시작했고, 가장 먼저 입을 연 사람은 재민이었다.


“탑 브레이크랍니다!! 여러분. 어서 대피소로 도망가세요! 정반대이기는 하지만 상황이 종료 되었다는 소식이 들려오기 전까지는 대피소에서 나오지 마시기 바랍니다!”


재민의 말에 사람들은 일사불란하게 움직이며 핸드폰으로 지인들에게 연락을 돌리기 시작했다.


“아영아. 선생님 지시에 따라서 대피소로 가. 선생님 말씀 잘 듣고 대피소에서 한 발자국도 움직이면 안 된다!”


“여보! 문자 받았지? 내가 소희 데리고 대피소로 갈테니까. 근처의 대피소로 가.”


일반 시민들이 가족과 지인들의 안위를 걱정하여 전화를 손에서 놓지 못하고 있었다.


얼굴이 벌개졌던 유재마저도 술이 깬 듯 다른 쪽에다 전화를 걸고 있었다.


“난데. 무슨 일이지? 나오기 전까지만 해도 타워 브레이크의 전조도 보이지 않았는데.”


이 자리에서 유일하게 태평한 것은 윤영 한 사람이였고 그는 구워져 있던 고기들을 다 집어먹은 뒤. 재민에게 물었다.


“상황 설명은 하지 않아도 되겠네. 이렇게 뙨 김에 선택권을 줄게. 우리를 도와줄래? 아니면 민간인들을 대피시킬래?”


“아직 자정이 지나지 않았으니, 정부 소속이고, 당연히 싸워야죠.”


탁.


“창천에서 클리어 하려던 a 급 게이트에서 돌연변이 개체 출연. 그로인해 창천 C팀 전멸이란다.”


전화를 끊은 유재는 허탈한 표정으로 자신이 얻어낸 정보들을 둘에게 공유했다.


“또 하늘 놈들입니까?”


윤영은 그럴 줄 알았다며 고개를 끄덕였지만, 재민은 자신이 들은 정보가 사실인지 믿을 수 없어 되물었다.


“창천이 탑의 클리어에 실패하다니.”


***


타워 브레이크.


리젠 형 탑의 클리어 횟수를 채우지 못하거나, 소멸 형 탑의 침식률이 100퍼센트를 넘어가는 즉시 일어나는 붕괴현상.


그걸 맞이한 현장은 아비규환 그 자체였다.


“살려줘.. 제발. 누구라도 좋으니까.”


사건은 불과 10분 전에 일어났다.


쿠르르릉.


하지만 사람들은 여느때처럼 탑이 클리어되면서 나는 소리인 줄로만 알았다.


“왜 이런 곳에 늑대..”


가장 먼저 상황을 눈치챈 사람은 실이 끊어진 연처럼 허물어졌고, 그의 시체 주변으로 많은 늑대들이 몰려와 먹어치우기 시작했다.


까드득. 까드득.


뼈째로 시체를 집어삼키는 늑대들.


그때까지만 해도 많은 사람들이 현실을 자각하지 못하고 그 자리에 멈춰있었다.


“꿈이지? 현실에서 이런 일이 일어날 리가 없잖아.”


시체가 있던 곳은 어느새 핏자국만이 남았고, 늑대들은 더욱 배고프다는 듯이 멈추어 있는 인간들을 바라보았다.


씨익.


늑대들은 피가 뚝뚝 떨어지는 이빨을 드러내보이며 웃었다.


죽음.


지금 이 순간 죽을 수도 있다는 생각이 그들을 현실로 다시금 끌고 왔다.


“타워. 타워 브레이크다.. 다들 도망가!!”


하지만 그런 도망도 의미가 없었다.


이미 다른 늑대들이 나타나 그들의 퇴로를 차단했기 때문이었다.


그리고 그들의 중심에는 돌연변이가 있었다.


[다 죽여라! 우리의 강함을 나약한 인간들에게 보여주어라.]


돌연변이는 다른 개체와는 달리 인간의 외형을 하고 황금색의 지팡이를 손에 들고, 다른 이들에게 버프를 주고 있었다.


그는 자신의 부하들이 인간들을 유린하며 배고픔을 달래는 이 상황이 너무나 마음에 들었지만, 한 편으로는 아찔 했다.


‘시간이 한 10분만 더 있었어도 저들과 자신의 입장은 정반대가 되었을거다.’


라이칸 슬로픚는 목덜미를 훑어내리며, 탑이 무너지기 직전의 상황을 떠올렸다.


**


창천.


대한민국의 모든 사람이 한 번쯤은 들어본 이름이자, 많은 이들이 들어가기를 바라는 길드.


민재연.


그는 자신이 창천의 공략 c팀장이라는 사실에 대해 자부심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었다.


“분명 저번과 똑같은 구조의 탑인데. 어째서 클리어하는 것이 힘든거지?”


그랬기에 그는 인정하기 싫어 외면했던 사실을 떠올렸다.


“공략은 완벽했다. 저번과 똑같은 물품. 똑같은 멤버로 왔는데.”


[무슨 소리지? 인간? 나와 너희는 만난 적이 없다! 나의 힘을 보고 미쳐버리기라도 한 건가?]


라이칸슬로프는 재연이 하는 말을 당연히 알지 못했다.


“너는 기억하지 못하겠지만, 우리는 이미 스무번 넘게 너희를 죽였다.”


재연은 하지 않아도 될 말로 그의 신경을 긁어가며 힘을 비축하기 시작했다.


[말도 안되는 소리를 지껄이는 인간이로군. 내가 경험해본 최강의 전사얐거늘. 인간은 하나 같이 나약한 족속들뿐이로군.]


라이칸슬로프 역시 코웃음치면서도, 그가 준비하는 일격에 대비했다.


그의 감각이 저것을 막지 못하면 죽음이라는 것을 알려주었가에,


***


라이칸 슬로프의 상념을 깨운 것은 그의 앞에서 승리를 자축하는 그들의 울음소리였다.


[너. 이리 와라. 다른 아이들보다 현저히 많은 수의 인간을 먹었구나]


그가 지목한 늑대는 가장 먼저 인간을 사냥한 개체였다.


[우리의 율법에 의거해, 허락된 힘을 네게 내리노라.]


늑대의 머리 위에 자신의 손을 얹고 주문을 외자, 늑대의 몸이 빛에 휘감겼다.


그 모습에 무언가를 느낀 늑대들은 어딘가에 숨어있을 인간들을 찾기 시작했다.


[그래. 너희들도 깨달은 모양이로구나, 인간을 죽여서 더욱 강한 개체로 진화할 수 있음을.]


[브리더. 아니 우리의 지도자이시여. 너희들도 인간을 사냥하러 가거라. 이 분은 내가 지키겠다.]


어느새 탈피를 끝낸 늑대는 다른 이들에게도 자신처럼 변화의 기회를 주었다.


[어떠냐? 새로운 개체로 태어난 소감은?]


[앞으로 더 강해질 수 있다는 사실에 기쁠 뿐입니다.]


***


“살려줘.. 제발.. 나는 이런 곳에서 죽을 수.”


남자의 처절한 기도는 보답을 받았다.



“타워 브레이크의 대피소가 멀지 않은 곳에 있으니 그 곳으로 가세요. 어서.”


남자는 벌벌 떨면서도 고개를 내저었다.


“그 곳으로 가는 길에도 늑대들이 쫙 깔려 있을텐데. 저 혼자 어떻게 가요. 당신들도 목숨이 아깝지 않거들랑 어서 숨어요. 왠만한 이들이 아니고서는..”


남자에세 손을 내민 여자는 빙긋이 웃으며, 가슴팍에 맨 무전기로 동료들과 소통했다.


“창천 A팀 도착. 지금 이 곳에 생존자 발견.”


무전기로 내뱉은 창천이라는 이름에 남자는 태도를 180도 바꾸었다.


“아.. 창천.. 다행이네요. 살 수 있겠네요. 알아보지 못해서 죄송해요.”


“아닙니다. 어서 가세요. 동료가 대피소까지 동행할거니까. 걱정하지마시고요.”


남자를 보내고 난 창천의 3팀장 주재희는 호주머니에서 담배를 꺼내 물었다.


“팀장님. 생각보다 사태가 심각합니다. 아예 팀을 나눠 한 쪽은 소탕은 다른 한 쪽은 민간인의 구출을 해야 할 것 같습니다.”


“일 리가 있는 의견이네요. 그러면 인원을 둘로 나눕니다. 부팀장이 인명 구조를 제가 늑대무리를 맡겠습니다.”


담배를 반 절 정도 태웠을 때 쯤에서야 무전기에서 대답이 돌아왔다.


[다른 길드의 인간들 절대 그 구역에 발 들이게 하지마. 잔소리가 조금이라도 줄일 방법은 그것 뿐이다. 현재 제일 가까운 길드가 언더 그라운드니까. 그 녀석들이 오기 전에 처리해]


“죽어서도 도움이 안 되는 새끼.”


그에게 아무런 잘못이 없다는 것은 알고 있었다.


그들에게는 그저 마음놓고 욕할 사람이 필요했을 뿐.


콱콱,


다 태워버린 담배를 발로 꾹꾹누르는 것으로 화를 대신한 재희.


“다들 본부장님 말씀 들었지. 모두들 움직인다. 돌아갈 때 피곤해 죽을 거다라는 생각만 가지고 죽여. 나중에 체력이 팔팔해 보이는 녀석 있으면 알지?”


그녀는 동기부여를 빙자한 협박을 끝으로 움직이기 시작했다.


그들이 움직이기 시작하자 이들의 수가 줄어드는 것처럼 보였다.


끼이잉..


애처로운 울음소리를 내며 죽어가는 늑대들.


하지만 그녀는 긴장을 풀지 않았다.


늑대들을 다 죽인 이 이후부터가 진정한 시작임을 알고 있었으니까.


“부상자나 죽은 사람 말해.”


“손등이 베인 놈이 부상자의 전부입니다.”


“ 좋아 당연히 그래야지.”


기특한 부하들을 칭찬하기도 잠시,


“잘 들어라. 일반 개체들은 다 처리한 것 같으니 3인 1조로 움직여 라이칸슬로프들을 격퇴한다. 죽지말고.”


“찾으러 갈 수고를 덜었네.”


아우울!


그녀는 저 멀리서 들려오는 울음소리들을 쫓기 시작했다.


***


[죽어서 내 강함의 자양분이 되어라.]


가장 많은 라이칸슬로프들의 합공을 받고 있는 그녀는 몸이 세 개라도 모자랄 판이었다.


애들이 큰 부상을 당할 것 같으면 가서 구해줘야하고, 그 빈틈을 노리는 이들도 상대했던 그녀는 잠시 숨을 고르는 중이었다.


“후우. 내가 이것들을 처리해야 애들을 도우러 가는데. 지원은 대체 언제냐!”


숨을 고르며, 전황을 살폈지만, 자신을 제외하고서는 전부 열세였다.


그녀가 데려온 인원들이 정예였다는 것이 삼을 수 있을 최대한의 위로일 정도로


[본부장님. 저희만으로는 상황을 해결 할 수 없을 것 같습니다. 지원 팀은 언제쯤 옵니까?]


한 줄기 희망으로 믿고 있었던 무전기.


[지원팀도 최대한 빠르게 가고 있어! 다만 다른 이들의 눈길을 피해서 오고 있으니, 조금만 버텨!! 내가 아무래도 자네와 a팀을 과소 평가 한 것 같네.]


지원 사실만을 알려주고 끊었으면 서로 좋았을 텐데. 굳이 저 소식을 같이 전하는 이유는 뮤엇일까.


“...”


콰직.


“개같은 새끼.”


깨져버린 무전기.


아마도 지원팀에서 또 부쉈냐고 화를 내겠지만 이렇게라도 화를 표출하지 않으면 미쳐버릴 것 같았다.


“우리가 지금 누구 때문에 이러고 있는지 모르나. 내가 이번에 돌아가면 정말 사표를 낸다!”


수십 번 다짐했던 일이지만 이번에는 진짜로 사표를 내고 말리라 다짐하며 라이칸슬로프들을 상대하기 시작한 재희였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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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 5. 훈련(1) 23.10.20 12 1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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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 4. 버려진 흡혈귀의 굴(2) 23.10.17 15 1 11쪽
9 4. 버려진 흡혈귀의 굴(1) 23.10.16 10 0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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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2.등반(1) 23.10.09 36 1 11쪽
3 1.개화(2) +1 23.10.06 44 2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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