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멸망하는 세계의 등반자는 영웅이 되고 싶다.

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퓨전

초코슬라임
작품등록일 :
2023.09.29 16:50
최근연재일 :
2023.11.03 23:00
연재수 :
20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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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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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
글자수 :
104,282

작성
23.10.11 2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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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2.등반(3)

DUMMY

문이 열리고 우리를 맞이한 것은 그 끝을 알 수 없는 평야였다.


“처음 들어갔던 동굴과는 아예 다른 곳이군. 그때보다는 훨씬 나은 환경이야.”


주위를 둘러보더라도 온통 나무 뿐이었다, 동굴처럼 우리를 옥죄는 느낌은 없었고 상쾌한 공기만이 우리를 맞아주었다.


쫄쫄이를 통해 우리가 보고 있는 것을 공유하고 있는 것인지 흘러 들어오는 유재의 목소리.


“이번 지역은 평야와 숲이 합쳐진 혼합지역인 것으로 추측되고 있습니다. 이런 곳에서 출몰하는 고블린들은 조금 더 야성적입니다.”


“라이노. 아까 말한대로 나는 나서지 않을거야, 어디 한 번 마음대로 날뛰어 봐.”


“그럼 사양하지 않고, 이 탑 내에서의 발언권은 제가 가지겠습니다.”


정식 탑을 처음 왔기 때문일까>


들뜬 나의 맘을 진정시키고 먼저 해야 할 일들을 일러주는 유재.


“잠깐. 그 전에 라이노. 상태창을 열어봐요. 개화를 하고 처음 들어오는 탑이니까. 입 밖으로 내뱉지 않고 생각을 하는 것만으로 열릴거에요,”


“아차..”


그의 말대로 나의 상태를 알고 싶다라는 생각을 하는 즉시 떠오르는 활자들.


『이름- 전재민

재능- 스틸레토 마스터 (사명을 이어받은 자)


*현재. 긴급 탈출에 대한 페널티를 받고 있습니다.』


그러나 내가 생각한 것과는 많이 달랐다. 너무 단촐한 상태창.


“표정을 보니 왜 그런 표정을 짓는지 알 것 같군요. 생각했던 것과는 많이 다르죠?”


생각해오던 것과 너무 다른 현실에 고개를 끄덕였다.


“재민씨. 모든 클라이머들의 시작은 단촐합니다. 상태창은 당신의 이야기를 기록하는 일기라고 생각하세요. 앞으로 당신이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많이 달라질 겁니다.”


처음으로 프로 클라이머 같은 말을 하는 유재의 말에 무심코 고개를 끄덕였다,


짝,


“상태창도 다 봤고, 이제 출발 할까요? 라이노.”

***


재민을 시야에 담길 정도의 거리만을 유지한 채 따라가는 윤영.


“확실히 그 분께서 주목하라고 하신 이유가 있었네. 처음 탑에 들어온 클라이머라고는 생각 할 수 없을만큼 여유로워”


“라이노가 처음 들어갔었던 탑의 등급이 a급이라는 것도 한 몫을 하는 것 같아. 그 곳에 비하면 여기는 놀이터라고 볼 수 있으니까.”


유재의 감탄에 첨언을 하는 윤영.


유재는 그가 첨언을 했다는 사실에 놀라워했다.


“다른 누군가가 조사한 정보보다 자신의 눈으로 본 것만 믿는다.”


라고 말하는 것이 그의 입버릇이었으니까.


“너 그 동안 설렁설렁 노는 것 같더니만 라이노에 대한 정보는 읽어뒀나보다?”


“그럼 읽어뒀지. 내가 실수라도 하면 잔소리가 태풍처럼 나한테 밀려올텐데.”


“정말 그 뿐이야? 그리즐리?”


말에 장난끼가 가득한 유재의 물음.


윤영은 얼굴을 찌푸렸지만 대답은 제대로 해주었다.


유재가 윤영을 잘 아는 만큼 윤영도 유재를 잘 알았기 때문에.


‘제대로 된 대답을 하지 않으면 마음에 드는 대답이 나올 때까지 추궁할거다.’


“내가 들어온 이후로 그 노인네가 직접적으로 스카우트하라는 소리는 처음 들어서. 궁금한 것도 없지 않아 있었지.”


그 말에 동의를 표하는 유재.


“아직 고블린들이 등장하지 않아서 전투력에 대한 수치를 매길 수는 없지만 지금 보여준 것 만으로도 겉 멋만 든 애들하고는 다른 것 같은데.”


아무런 걱정 없이 뒤에서 재민을 따라가는 둘.


거침 없이 발걸음을 옮기던 재민은 무언가를 발견하고는 일행을 멈춰세웠다.


멈칫.


그는 그 자리에 무릎을 꿇고 앉아, 유심히 바닥을 쳐다보다가 윤영을 손짓으로 불러냈다.


“그리즐리. 여기를 보시겠습니까?”


“무슨 일이라도 일어났나요? 아직 고블린들은 나오지 않았는데 뭔가 특이한 것이라도 발견했을 리가.”


하지만 그가 무언가를 알아주기를 바라는 것과 달리 흘끗 그것을 보았을 뿐이었다.


“어디서나 볼 수 있는 고블린의 발자국이 잖아요. 이 자국을 따라가면 그들의 근거지를 찾을 수 있겠지만, 이것은 클라이머라면 기본으로 해야 하는 일입니다. 라이노. 이것을 가지고 칭찬을 해달라는 것은 아니겠죠?”


재민은 자신이 알아차린 것을 어디서부터 설명해야 할지 막막했지만 다행히도 둘의 대화를 듣고 있던 유재가 한 숨을 대신해서 쉬었다.


“라이노가 이해해주세요 그가 비서의 일을 하고는 있지만 눈썰미가 있고 사람을 잘 파악할 뿐 이런 쪽으로는 전혀 머리가 안 돌아간다고 보는게 편할거에요. 재민이 무엇을 발견한 것에 대해 설명해줄 수 있나요?”


재민에게 들려온 유재의 목소리에는 약간의 놀라움과 의심이 묻어나 있었다.


한 사람이라도 자신이 알아차린 것에 대해 감을 잡고 있는 것에 감사하던 재민은 물 만난 물고기처럼 떠들었다.


“여기 고블린들의 발자국이 있습니다. 발자국 개수는 총 다섯 개. 그 중에서 둘은 고블린 전사의 발자국이고요.”


여기까지 말하고 입을 닫은 재민. 이게 뭐하는 잣안자 어리둥절한 윤영과 달리 유재는 감탄을 담아 그의 입을 열개 했다.


“아마 당신이 알아낸 것은 거기까지가 아닐테죠, 저는 다 이해 했으니 끝까지 말하세요.”


윤영은 자신만 모르는 대화가 오고 가는 것에 불편함을 느꼈지만 멈출 수 없었다.


둘의 대화가 너무나도 즐거워보였기 때문에.


역시 유재씨는 제가 무엇을 말하고 싶어하시는 알아차리신 모양이네요. 고블린 전사가 둘 이상 경계를 나왔다는 것은 꽤나 번성한 고블린 부족이고, 클리어 한다면 침식률을 상당히 낮출 수 있을 겁니다.“


”잠깐. 잠깐.발자국의 개수 정도야. 조심스럽게 경계를 한다면 보일 수 있지만, 발자국을 보고 그런 것 까지 알 수 있습니까?“


재민이 거짓말 하는 것 같지는 않았지만, 윤영은 이런 사실을 믿을 수가 없었다.


‘나는 그런 것 몰라도 그냥 썰고 다녔고, 정보가 필요하면 유재가 다 해줬으니까. 그런데 거짓말을 하는 것 같지는 않은데.”


본인은 흥미가 가지 않는 일이라면 한 톨의 관심도 주지 않는 편이었다.


가끔 머리를 써서 상황을 해결하려 노력할 때마다 최악의 결과를 냈고, 그것이 운영이 페어를 이루어 활동을 할 수 밖에 없는 이유였다.


“알 수야 있지. 다만 우리도 그 정보를 알아차린 것은 데이터를 모으고 나서야 확신할 수 있었지만. 신입이 이 정도까지 해줄거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는데.”


발자국만으로 몬스터들의 종류를 알아챈 것이 얼마나 대단한 것인지는 셋 중 유재가 가장 잘 알고 있었다.


“혹시나 틀릴 수도 있으니 큰 기대는 안하시는 게 좋습니다,”


갑작스레 유재의 톤아 올라간 것을 느낀 재민은 한 발짝 발을 빼보려고 했지만, 이미 늦은 후였다.


“아뇨. 당신이 틀리지는 않았어요. 저희 쪽에서 가지고 있는 정보와 동일하니까요.”


‘이번엔 이 사람의 폭주 버튼누른 것 같은데. 왜 내 주위에는 멀쩡한 사람이 없는걸까.’


속으로 짙은 한 숨을 삼키는 재민이었다.


***


발자국을 따라 걷기를 한참.


들어가면 들어갈수록 우거지는 녹음과 함께 풍겨오는 독특한 냄새.


바람에 실려오는 고블린들의 채액과 변 냄새가 혼합된 냄새를 맡고 나서야 재민의 말을 믿게 된 운영.


그는 고블린들의 근거지로 향하기 전에 재민을 멈춰세우고 그를 칭찬하는 한 편. 그가 까먹었을지도 모르는 것을 상기시켜주었다.


“정말 당신의 말이 맞았군요. 라이노. 잘했어요. 하지만 탑의 세계에서는 그런 능력들보다 잘 싸우는 것이 중요합니다.”


“그리즐리. 그거 나 저격한 것은 아니지?”


아까 이런 쪽으로는 머리가 돌아가지 않는다는 것을 윤영은 마음에 담아두고 지금 복수를 하고 있는 것이었다.


“에이 설마 제가 하늘 같은 선배에게 저격 같은 걸 어떻게 합니까? 클라이머들 사이에서 격언처럼 나오는 말이잖아요,”


윤영의 말 중 틀린 것이 없었기에 유재는 듣고 있을 수 밖에 없었다.


“저는 라이노에게 선배로서 첫 전투를 앞둔 후배에게 좋은 말을 해주는 것 뿐입니다.”


둘의 사이에서 계속해서 있는 것보다 얼른 몬스터를 처리하고 빨리 해산하고 집에 가서 쉬고 싶다는 마음이 나의 걸음을 빨리 옮기게 만들었다.


“그럼 쉬고 계십시오. 저는 이만 다녀오겠습니다.”


재민이 둘에게 벗어나기 위해 고블린들에게 돌진하고 있을 때.


고블린들은 옹기종기 모여 자신들의 왕의 연설을 듣고 있었다.


“우리는 신에게 선택 받은 종족이다! 지금의 터전은 약소할 뿐이지만, 끝내 우리는 모든 땅을 정복할 것이다.”


조잡하게 지어져있는 옥좌에 앉아 있는 고블린.


그는 초록색의 고블린들과 확연하게 구분되는 검은색의 피부를 가지고 있었고, 고작 고블린일 뿐인데도 무엇인가 형용할 수 없는 아우라 같은 것이 느껴졌다.


왕에게 고개를 숙이고 있는 스무 마리 정도의 고블린들은 아까 재민이 추측한 전사들이었다.


그들은 왕의 연설에 흥분이라도 한 듯 눈동자가 새빨갛게 물들어 있었고, 입가 주변으로는 침이 잔뜩 믇어져 있었다.


“캬아아악”


타타닥.


한창 달아오르는 분위기에 불을 지르는 소식이 이들을 찾이왔다.


천막을 열고 들어온 고블린은 이 곳에 있는 이들과는 달리 무언가 겁에 질린 듯 왕의 다리를 붙잡고 울먹였다.


“끼에에에. 끼에에.”


완벽하게 인간의 말을 구사할 줄 알았던 고블린들의 왕과는 달리 이 고블린은 손과 발. 자신들만의 언어로 자신들에게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설명했다.


겁에 질린 고블린의 말을 계속해서 듣고 있던 왕은 그의 민머리를 쓰다듬으며 안심시키는 한 편, 군주로서의 위엄을 부하들에게 선보였다.


“크흐. 걱정하지말거라. 여정의 영광스러운 첫 재물이 도착한 것 뿐이니. 내가 몸소 나설 것이다.”


***


“생각보다 쉽다.”


고블린들을 마주하고 그들을 처음 죽였을 때. 재민에게 든 생각은 다름 아닌 허무함이었다.


아까 일행이 말했듯이 그는 A등급의 미노타우스들이 득시글거리던 탑에서 살아돌아온 사람이었다.


직접 그들을 쓰러트리지는 않았어도, 그들 앞에서 시체로 농락을 했던 경험이 자신감으로 돌아온 경우였다.


“미노타우르스에 비하면 위협적인 느낌도 들지 않고, 공격도 단순해.”


서걱.


처음에는 호리호리한 체격과 왠 젓가락 같은 것을 손에 쥐고 있길래 그를 만만하게 보았던 고블린들은 도망을 가야 한다는 생각만이 머리를 지배했다.


“끼에에엑.”


시간이 지나면 지날수록 나의 주변에는 시체의 산이 쌓였고, 따분함만이 내 마음을 가득채웠다.


“아직 보스는 안 나온 것 같은데..”


많은 수를 죽였다고 생각했지만 보스는 나타나지 않았고 그들은 이제 내게 스틸레토의 숙련도를 올리는 경험치 그 이상 그 이하도 아니었다.


'그래도 다행이네. 하면 할 수록 스틸레토를 다루는 것이 익숙해지고 있어.'


더 이상 살아있는 고블린이 남아있지 않아 죽은 이들의 시체를 가지고 연습해야 하나 싶을 때. 등장한 보스.


“쓸데없는 살생은 그만하지. 첫 제물이여.”


“드디어 나왔나?”


숲과 색을 맞춘 것만 같은 다른 고블린들과 달리 검은색의 피부를 뽐내며 가볍게 걸어들어욌다.


“본인은 모든 고블린들을 종속시키고 이 탑 너머의 땅을 정복할 정복왕이라네.”


고블린들을 정복할 왕이라고 스스로 확신에 차 말하지만 내 입장에서 봤을 때에는 다른 고블린들과 큰 차이를 느끼지 못할 정도였고, 자신이 뭐라도 된 것만 같이 행동하는 것이 눈에 거슬렸다.


그랬기에 가벼운 마음으로 그의 미간을 노리고 스틸레토를 던졌다.


쎄에에엑.


그리고 그것은 정확하게 그의 미간을 꿰뚫었고 목적을 달성한 후 나에게 돌아왔다.


'주인에게로 귀환이라는 능력이 이런 것이였군.'


꼴에 보스 몬스터는 보스몬스터인지, 미간이 뚫렸음에도 곧바로 죽지는 않았다.


“이럴 수는 없다.”


자칭 왕 고블린은 지금 자신이 죽어가고 있다는 사실을 부정하고 싶어했다.


“뭐가 이럴 수는 없어.”


“나는 탑의 선택을 받은 유일한 고블린이다. 고작해야 첫 재물에게 패배할 정도로 약하지 않.”


시덥잖은 소리를 듣는 것은 둘만으로도 충분했기에 미련없이 그의 목을 그었다.


서걱,


“안 그래도 일행이 말이 많아서 지치겠으니까. 너까지 그러지마.”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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