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멸망하는 세계의 등반자는 영웅이 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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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코슬라임
작품등록일 :
2023.09.29 16:50
최근연재일 :
2023.11.03 23:00
연재수 :
20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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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
글자수 :
104,28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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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10.27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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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6. 타워 브레이크(2)

DUMMY

“선배. 어떻게 거기까지 갑니까?”


윤영을 따라 무작정 바깥으로 뛰어나욌던 재민이었지만, 그 곳까지 걸어서 갈 생각을 하니 까마득했다.


“우리 차로 간다.”


윤영은 자연스레 운전석에 앉아, 서랍을 뒤적거리더니 사이렌과 확성기를 찾아 정중앙에다 턱 하니 붙였다.


“안전벨트는 꽉 매라. 상황이 상황인지라. 최대한 빨리 가야 할 것 같으니까.”


“예 알겠습니다.”

빼애애애액. 빼애애액.


[현재 타워 브레이크가 발생하였습니다. 이 차는 그 현장으로 향하고 있는 지원팀의 차량입니다! 모든 시민들께서는 대피소나 집에서 꼼짝말고 대기해주십시오.]


***


“깨앵!”


“너희가 좀비냐!! 좀비도 아닌 주제에 계속 부활하지 말라고!”


어느샌가 한 곳에 모여 방어진을 구축한 인간들.


그 중에서도 가장 바쁘게 움직이는 이는 주세희였다.


그녀의 땀 냄새와 헐떡이는 숨 소리가 브리더의 감각을 통해 전해지고 있었다.


[역시 저 인간이 구심점이구나. 저 인간만 죽인다면 다른 인간들은 꽁지를 말고 도망갈테지.]


브리더는 현재의 상황을 제대로 이해하고 있었다.


[하지만 그래서는 우리가 얻는 이득이 없으니. 언제쯤 등장해야 그녀가 나에 대한 경계심을 풀 수 있을까?]


어떻게 해야 그녀로 하여금 이득을 최대한 얻을 수 있을지 한참동안 생각에 골몰히 잠긴 브리더,


챙.


채앵.


그가 생각에 잠길 동안 세희도 그와 같은 생각을 하고 있었다.


‘일반적인 라이칸슬로프라면 우리의 전력으로 잡지 못할 리가 없다. 변수는 브리더가 뿌리는 빛. 그 빛이 저들을 치료하고 있다. 치료하면 할수록 그들의 피부가 두꺼워지고 그들의 발톱 또한 날카로워진다.’


이 강철을 제련하듯 그들을 두드리고 있는 것과 다를 바가 없다는 걸 알고 있었지만 멈출 수는 없었다.


그들의 살가죽을 베지 않으면 그들의 발톱과 이빨이 목덜미를 인정사정없이 물어뜯을 것이 분명했으니까.


“진퇴양난이네.. 하.”


피터지게 싸우며 얻은 소득이 없지는 않았다.


변종 라이칸슬로프가 다른 이들을 치료할 때마다 지팡이에서 일렁이는 빛.


저 빛이 라이칸슬로프 본연의 능력인지 아니면 그가 지니고 있는 지팡이의 능력인지 알 수가 없었기에 섣불리 다가갈 수가 없었다.


‘만에 하나 내 생각이 틀린다면 다른 애들은 다 죽을 거다. 어떻게 해야 하는걸까.’


그녀가 한참 고민하는 사이 저 쪽에서 먼저 변화가 일어났다.


툭.툭


지팡이로 땅을 치는 소리.


그 소리를 들은 이들은 세희와 그 동료들을 향해 아쉽다는 듯한 표정을 지으며 물러났다.


“이게 무슨 속셈이지?”


“아마도 무리의 대장이 저희와 대화를 원하는 것 같습니다.”


부팀장은 뒤로 물러나는 무리들 속에서 홀로 자신들을 향해 걸어오는 라이칸슬로프를 향해 손가락을 뻗었다.


변종이라는 것을 과시하듯이 인간의 언어를 완벽하게 구사하는 브리더.


“아아. 이렇게 말하면 다들 알아들을 수 있으려나? 다행이군. 얼굴을 찌푸리는 것으로 보아 확실히 대화가 통하는 모양이야.”


“무슨 속셈이지? 라이칸슬로프 변종.”


세희는 자신도 모르게 날이 선 반응을 보였고, 그 반응이 지금 그들의 위치를 말해주고 있었다.


“워워. 그렇게 날을 세우지말게. 여전사여. 자네의 용맹함은 네게 충분한 울림을 주었으니까.”


브리더는 털로 뒤덮인 손바닥을 양 옆으로 펼쳐보이는 것으로 공격의사가 없음을 드러내었다.


“어차피 피차 서로를 죽일 수 없음을 알고 있지 않나. 이 이상 다투는 것은 서로 시간낭비라 생각해서 거래를 제안하러 왔다네.”


세희는 자신이 무슨 말을 들었는지 믿기지 않았다.


“거래? 말이 된다고 생각해? 인간하고 몬스터가?”


하지만 세희의 격한 반응에 더욱 의아하다는 표정을 지으며 되물어왔다.


“안 되는 이유라도 있나? 지금 이 곳에는 그대들과 우리 밖에 없거늘. 그대들만 입만 다물면 끝인 일인데. 싫다면 그대는 몰라도 그대의 동료는 이 자리에서 죽을 걸세. 어렴풋이 느끼고 있지 않나 자네들 덕분에 우리는 서서히 더 강해지고 있다는 걸.”


“...”


세희의 추측을 확신으로 바꿔버리는 브리더의 자신 넘치는 말.


“선택하게. 동료들의 목숨을 버려가며 우리와 싸울텐가. 아니면 정보를 거래하겠나? 우리는 어느 쪽을 택하든 상관 없네. 그대들의 육신은 우리를을 강하게 해줄 황금과도 같으니까.”


기다란 송곳니를 훤히 드러내 보인 브리더.


“..잠깐 우리끼리 상의할 시간을 쥴 수 있겠나?”


“물론이지? 하지만 허튼 짓을 할 생각은 버리는 게 좋아. 우리의 코와 귀는 인간들이 생각하는 것 보다 뛰어나니까.”


브리더는 자신의 귀와 코를 가리키며 비웃음을 한껏 지어보였다.


“.모두 일단 저 건물로 들어간다.”


뼈 속 깊이 모멸감을 느낀 세희.


그녀의 성격대로라면 욱하면서 달려들었겠지만 지금의 자신은 혼자가 아니었다.


꽈아악.


오른손을 꽉 쥐는 것으로 감정을 억누른 그녀는 팀장으로서 해야 할 일을 하려고 노력했다.


무겁게 가라앉은 분위기.


그 속에서 먼저 입을 연 세희.


”단도직입적으로 말할게. 나는 저들에게 정보를 주었으면 한다.“


”대장!!“


그녀의 발언에 몇 몇의 대원들이 그건 아니라는 듯이 반대를 표했다.


세희는 감정적으로 행동하는 그들에게 현실을 알려주었다.


”하지만 우리에게 그거 외에 방법이 있습니까? 세계 최초로 나타난 라이칸슬로프 변종이고, 우리들 중 저 녀석들의 약점을 알아낸 사람이라도 있나요? 지금의 우리로서는 공략을 해낼 수 없는 상대입니다.“


세희의 정론.


거기다 입을 보태는 창천 a팀의 막내. 차솔미.


그녀는 이 팀 내에서 적의 약점을 파악하여 다른 사람들과 공유하는 파티의 브레인을 맡고 있었다.


”.. 일반적인 라이칸슬로프와는 많이 다릅니다. 그 중에서 가장 거슬리는 건 아무래도 변종의 존재겠죠. 거기다 지원은 언제 올지 모르는 상황에서는 목숨을 부지하는 것이 우선이라고 생각해요. 저는.“


팀의 대장에 이어 브레인 역할을 하는 솔미까지 거래를 제안하자 팀의 분위기는 더더욱 가라앉을 수 밖에 없었다.


팟!


”아아. 들리나. 꽤나 힘든 상황인 것 같은데.“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 속. 들려온 목소리.


그 목소리는 분명 세희의 기억 속에 있는 목소리였다.


”소윤영?“


”호. 내 목소리를 기억할 줄이야.“


”어떻게 우리랑 대화가 되는거죠? 당신은?“


“글쎄 자세한 건 나도 잘 모르지만, 선배가 이럴 때에는 자기 이름을 팔라고 하더군.”


윤영의 말에 세희는 그의 선배가 누구인지를 떠올리고는 이내 납득해버렸다.


“확실히 그 작자라면 이런 터무니 없는 짓을 할 수 있는 사람이죠.”


“그게 중요한 게 아니지. 지금 부상자나 죽은 사람이 있나?”


“설마 당신이 이 현장을 처리하러 오는 건가요? 인원은?”


“둘이다. 아니지. 선배는 홀로그램으로 볼테니까 셋인데. 무슨 문제라도 있나?”


그가 지원을 온다는 사실에 희망을 갖기도 잠시 이어지는 말에 그들은 더욱 더 큰 절망의 구렁텅이 속으로 처박혔다.


“ 하하.. 지원을 온다는 마음은 감사하지만 당장 차를 돌리세요. 당신이 강한 것은 알고 있지만 둘 가지고는 아무것도 바꿀 수 없어요.”


“막내야. 그렇다는데?”


세희는 지금 이 상황이 어이가 없었다.


‘누구는 생존을 걱정하고 있는데. 너무 태평한 것 아닌가. 거기다 막내라니. 이 상황이 소풍인 줄 아는 건가?’


“반갑습니다. 주세희 팀장님.”


“...”


막내라고 불린 사내의 목소리에 짜증이 난 세희는 대답을 하지 않았지만 사내는 아랑곳 하지 않고 말을 이어나갔다.


“일단은 정부 소속의 클라이머인 라이노라고 합니다.”


세희의 마음을 읽어내린 윤영은 평소 잘 보여주지 않는 진지한 목소리로 그녀에게 충고 했다.


“ 우리 노인네가 눈독 들이고 있는 애고 나랑 선배가 남아달라고 애원할 정도로 뛰어난 녀석이니까.”


윤영과 유재가 누구인가.


지금이야 길드라는 단체가 클라이머 업계를 주름 잡고 있지만, 해외에서는 그 어떤 길드의 이름보다도 잘 먹히는 이름 아니던가.


자기들이 잘난 것은 너무나 잘 아는 존재들이기에 왠만한 이들은 사람 취급을 안해주는 재수 없는 콤비.


그런 콤비가 애원하는 그림은 전혀 그려지지 않았다.


“나도 설명을 듣기는 했는데. 제대로 이해를 할 수가 없어서 바로 전화를 넘기는거니까. 무시하지마라. 우리 막내 무시하면 걔네들한테 구해준 다음 내가 죽인다? 곧 갈거니까 아무도 죽지말고.”


“하하하.. 저희 선배님들이 저에 대해서는 상당히 무르신 편이라서도 그저 흘러들어 주셨으면 좋겠습니다.”


막상 그런 말을 들은 사람은 윤영에게 짜증을 내면서 부끄러워할 뿐이었지만, 윤영의 성격을 알고 있던 창천의 대원들은 놀라는 중이었다.


“크흠. 그래서 제게 할 말이 무엇입니까? 라이노.”


대번에 바뀌어린 세희의 태도윤영이 끅끅거리며 웃는 것이 들려왔지만 어쩔 수 없었다.


“음.. 아마. 그 브리더의 경우 힐과 버프를 동시에 돌릴 수 있는. 올라운더 일겁니다.”


“저희도 그런 것으로 파악을 하고 있습니다.”


언제 그런 것을 파악했냐며 옆에서 거짓말 치지 말라고 난리를 부렸다.


“역시 창찬의 팀장님이시군요. 그러면 베이고 베일 때마다 돌연변이가 치료를 해주면서 점점 상대하기가 힘들어진다는 사실도 알고 계시겠군요?”


순수한 감탄을 나타낸 그는 아무렇지 않게 다음 말을 이어나갔다.


“그걸 어떻게?”


세희는 벌떡 일어나며 놀라운 감정을 가감없이 드러냈디.


분명 세희가 알기로 지금 상대하고 있는 개체는 처음 나온 존재가 아니던가.


그런데 이 남자는 그 존재를 미리 상대해 본 것만 같은 느낌을 풀풀 풍겼다.


“다행이군요. 제가 생각한 예상범위 안에서 벗어나지 않아서, 그렇다면..”


그의 담담한 목소리에 어느세 그들은 홀려 있었고 자연스레 그의 입술에서 나올 말을 기대하고 있었다.


‘혹시 이 남자라면 그들의 약점을 알고 있지 않을까?’


예상대로 그는 그들의 기대를 저버리지 않았다.


“아마 제 예상이 맞다면 약점 또한 비슷할 가능성이 큽니다. 저희가 곧 도착할테지만 미리 한 번 해보시겠어요?”


“말씀해보세요.”


그에게 대답하는 세희의 목소리에는 절대적인 믿음이 새어나오고 있었다.

***


세희가 희망을 갖기 시작했을 때. 편의점의 바깥에 서 있는 브리더의 표정은 어딘가 불편해 보였다.


‘하? 우리의 약점? 그런게 있을 리가 없다. 하지만 혹시 모른다. 그 전사도 여러 가지 방법으로 나를 쓰러트리지 않았던가.’


절망 속에서 내분이 일어나거나, 힘 없이 자신들과의 거래를 받아들이는 것만을 예상하고, 질문의 답에 따라 향후의 일을 결정하려 했다.


하지만 지금 자신의 눈에 보이는 상황은 정반대였다.


거기에 더해 원래라면 모든 대화가 다 들려야했지만, 어느 순간부터 저들의 대화를 온전히 이해할 수 없게 됐다.


‘일은 이미 틀어졌다. 만에 하나 그 약점이 통하기라도 한다면. 아니다. 그들이 나오는 순간 죽인다.’


짐승으로서의 본능이 그렇게 하지 않으면 자신들에게 커다란 위험이 도래 할 것이라고 경고를 했기에 숨을 죽이고 그들을 기다렸다.


‘나는 브리더다. 라이칸슬로프의 번영을 책임져야 하는 브리더.’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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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 5. 훈련(1) 23.10.20 12 1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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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 4. 버려진 흡혈귀의 굴(2) 23.10.17 15 1 11쪽
9 4. 버려진 흡혈귀의 굴(1) 23.10.16 10 0 12쪽
8 3. 기브앤 테이크(2) 23.10.13 11 0 12쪽
7 3. 기브앤 테이크(1) 23.10.12 15 0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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