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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퇴생활 님의 서재입니다.

마법사로 각성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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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은퇴생활
작품등록일 :
2022.11.29 18:49
최근연재일 :
2023.03.02 12:00
연재수 :
96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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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48,154
추천수 :
10,137
글자수 :
721,874

작성
22.12.31 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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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7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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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8
글자
20쪽

던전 웨이브(2)

DUMMY

“이.. 이게 무슨.. 이현?”


웨이브 초기라면 너무 피해가 없을 것이고, 너무 늦으면 다른 조직들이 나타나 정리를 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


그 사이의 너무나도 적절한 시간에 맞추어 승천 길드원들이 현장에 도착했다.


물론 현장에 도착한 승천 길드원들은 전혀 그런 의도를 하지 않았지만, 그들이 도착한 그 시간은 너무나도 시의적절했다.


그러나 현장에 도착한 승천 길드의 길드원들은 미쳐 날뛰는 그림자들의 향연에 멈칫 할 수밖에 없었다.


그리고 그 중심에는 검은 아지랑이를 피워내며, 연신 손을 휘젓고 있는 로브를 입은 마법사가 있었다.


그 마법사가 손을 휘저을 때마다 거미들의 비명이 들려왔고, 또 한 번 손을 휘저으면 끌려갔던 군인들이 안전한 곳으로 이동되었다.


- 끼아아아아아!!!


“거미 여왕이다! 준비해!”


원래라면 어미 거미였을 몬스터가 거미 여왕이 되어 나타났다.


마법사에게 시선을 빼앗겨 당황했지만, 대한민국 제일의 길드인 승천 길드의 길드원들이라는 자부심은 지시가 내려지자, 순식간에 포지션을 잡기 시작하는 모습으로 증명을 해내고 있었다.


그러나 승천 길드의 포지션은 아무런 의미가 없어졌다.


때마침 나타난 구름에 해가 가려져, 거미 여왕의 몸 위로 그림자가 지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고오오오오오....]


하늘에서 거대한 악의가 뭉쳐, 거대한 양손이 되었다.


그 거대한 손 중에 하나는 거미 여왕의 몸을 단단히 부여잡았고, 또 다른 하나의 손은 거미 여왕의 몸에 붙어있는 것들을 하나씩 잡아 뜯기 시작했다.


날카롭게 빛나던 여덟 개의 다리는 어린애의 장난에 뽑혀 나가는 잠자리의 다리처럼, 너무나도 손쉽게 뜯겨 나갔다.


- 끼아아아!!!


거대한 손에 잡힌 거미 여왕은 꿈틀거리며, 끔찍한 비명만 지르고 있었다.


누가 괴수인지 모를 정도로, 거대한 손은 악의로 가득 차 있었다.


손쉽게 죽일 수 있을 정도의 충분한 힘이 있었지만, 그렇게 하지 않았다.


최선을 다해, 온갖 정성을 들여서, 천천히 조각을 내주었다.


여덟 개의 다리와 양 팔, 세 마디의 몸통, 마지막은 울부짖고 있는 머리까지.


거미 여왕의 몸을 더 많은 조각으로 나누지 못한 것이 한이라도 된다는 듯이, 너무나도 아쉽고도 아쉬워하는 손짓이었다.


“우욱...”


헌팅을 하며 수많은 몬스터들의 시체를 봐왔지만, 눈앞에서 해체되고 있는 거미 여왕의 모습은 그런 헌터들조차도 속이 울렁거리게 만들 정도였다.


아니.


사실은 거미 여왕의 사체가 문제가 아니라, 눈앞에 있는 거대한 악의의 덩어리가 문제였다.


“도대체 무슨 스킬인거냐? 마왕 현신이라도 되는 거야?”


모두의 심정을 대변하는 말이었다.


분노에 잠겨 거미 여왕을 조각내주었지만, 내 마음속의 어둠은 조금도 옅어지지 않았다.


“엄마....”


“내 다리!! 아악!!”


“내 손 좀 찾아주세요... 내 손 좀 찾아주세요....”


그때 곳곳에서 들리는 비명들이 내 마음속을 비집고 들어오고 있었다.


‘아.. 얼마나 고통스러울까.’


저 고통을 너무나 잘 알고 있었다.


헌터를 시작하고 나서부터 계속해서 겪어오던 익숙한 고통들이었다.


첫 번째 헌팅에서 왼쪽 손목이 잘려 나갔다. 저기에서 자신의 손을 찾아다니는 일병처럼.


세 번째 헌팅에서 오른쪽 허벅지 아래가 잘려나갔었다. 저기에서 비명을 지르고 있는 상병처럼.


10번째 헌팅에서 삐져나오는 내장을 양손으로 누르며, 엄마를 찾았었다. 저기 있는 이병처럼.


너무나 잘 알고 있는 고통들이기에, 그렇기에 너무나 안타까웠다.


‘이럴 때가 아니야. 구해야 한다.’


분노로 어지러워지고 있는 머릿속을 흔들어 정신을 차리기 위해 최선을 다했다.


그렇게 혼란스러운 상태에서도 본능적으로 고통에 울부짖고 있는 군인들을 향해 뛰어가기 시작했다.


[빛 속성이 사용자의 심리상태로 인하여 일시적으로 50레벨로 상승합니다.]


‘셀프 힐 마법진!’


자신의 손을 찾아 헤매고 있는 일병의 등에 셀프 힐 마법진을 새겨주었다.


[뿌득... 뿌드득..]


더 이상 자신의 손목을 찾아다니지 않도록, 새로운 손목이 자라나기 시작했다.


‘셀프 힐 마법진!’


흘러나가는 핏줄기를 어떻게든 막아보려고 필사적으로 자신의 허벅지를 양손으로 누르고 있는 상병의 잘려나간 허벅지 아래에 새로운 뼈와 살이 차오르기 시작했다.


‘셀프 힐 마법진!’


엄마를 찾고 있는 이병의 고통스러운 트라우마를 어루만져 주었다.


‘셀프 힐 마법진!’


얼굴의 반쪽이 뜯겨나가, 마지막 숨을 몰아쉬고 있던 하사에게 계속해서 호흡을 이어나갈 수 있게 해 주었다.


‘셀프 힐 마법진!’


그렇게 분노로 가득 찬 내 마음이 셀프 힐 마법진을 새겨줄 때마다, 그들의 안도감과 감사함으로 씻겨 내려가고 있었다.


[쉬아아악... 턱!]


“여기 지휘관 어디 있나! 상황 보고 해!”


홀로 하늘을 날아온 뇌제 하성 형님이 내 옆에 날아 내려오면서 다급히 외치고 있었다.


조금은 우울한 표정으로 하성 형님을 바라보자, 그제야 나를 알아본 하성 형님이 깜짝 놀라며 말을 걸어주셨다.


“현아! 괜찮니?”


내가 너무 늦어 구하지 못한 사람들을 생각하면 마음이 무겁지만, 실제로 내가 어디를 다치거나 그러지는 않았다.


다만, 무거운 마음과 급격히 소모해버린 마나로 인해서 심신이 지쳤을 뿐이다.


“저는 괜찮습니다. 그리고 몬스터들은 전부 처리했어요.”


“현이 네가?”


“저기 있는 군인들과 함께요.”


“고맙다. 현아. 정말 고마워.”


그렇게 나에게 고마움을 표시하는 하성 형님의 몰골은 오히려 나보다 더 심했다.


장비들 곳곳에 그을린 자국들이 눌러 붙어 있었고, 얼마나 오랫동안 스킬을 사용하셨는지 혈관들이 부풀어 올라 꿈틀거리고 있었다.


조준도 어렵고, 몸에 걸리는 부하도 가장 큰 속성인 번개를 쉬지 않고 사용한 것 같은 모습이었다.


“저보다는 형님이 더 힘들어 보이시는데요?”


“조금 힘들기는 하네. 인력이 부족하니까 어쩔 수 없이 나 혼자 솔로잉으로 일회성 던전들을 돌고 있거든.”


“아... 고생이 많으시네요.”


“그래도 현이 네 덕분에 큰 인명 피해는 나지 않아서 다행이다. 하아.. 죄 없이 끌려온 저 애들은 안타깝지만..”


하성 형님도 우울한 표정으로 한쪽에 모아놓은 군인들의 사체들을 바라보고 있었다.


한곳에 모여 들고 있는 사체들은 온전한 것들이 하나도 없었다.


머리만 겨우 찾아낸 군인이 자신의 상의를 벗어 동료의 머리를 싸매며 울고 있었다.


다리 한쪽만 주워온 젊은 군인은 끊임없이 헛구역질을 하면서도, 하나라도 더 동료들의 사체 조각을 찾아내기 위해서 쉬지도 않고 다시 뛰어가고 있었다.


저런 것들이 일상이었던 과거를 기억하는 국민들의 불안이 너무나 당연하게 느껴졌다.


일회성 던전 웨이브와는 차원이 다르다.


몬스터의 등급도, 몬스터의 숫자도 고정 던전 웨이브와 일회성 던전의 웨이브는 완전히 다르다.


아버지나 엄마도 어렸을 때 겪으셨던, 던전 웨이브 이야기는 절대로 하지 않으신다.


어른이 된 지금까지도 던전 웨이브는 입 밖으로 꺼내는 것조차 두려워 보이셨다.


그래서 할아버지, 할머니, 외할아버지, 외할머니, 삼촌들, 고모들, 외삼촌들, 이모들의 살아생전 이야기를 부모님께 듣지 못했다.


그 끔찍했던 기억들은 자신들만 감싸 안고, 우리에게 전해주고 싶지 않으신 것 같았다.


아마도 그건 모든 부모들이 다 같은 마음일 것이다.


그래서 나는, 우리 세대는, 그저 역사시험공부를 하면서 책으로만 그 시절을 읽었고, 머리로만 이해하고 있었다.


그러나 현실은 항상 상상보다 더 끔찍하고, 훨씬 더 잔인했다.


“이현! 괜찮냐? 그런데 그 스킬은 뭐냐? 진짜 대단하다.”


승천 길드 2군 탱커 조 조장인 권경규 선배님이 어느새 다가와 나에게 말을 걸고 있었다.


그러나 내가 대답하기도 전에 하성 형님이 먼저 말을 하셨다.


“이번에도 승천이 먼저 와 있었네요. 어떻게 이렇게 딱 알고 있었다는 듯이 오시는지 궁금하군요. 길드에 예언 스킬을 가진 헌터라도 있으십니까?”


가시가 돋아있는 하성 형님의 말에 권경규 선배님이 발끈하며, 소리치셨다.


“뇌제! 아무리 뇌제라도 너무 심한 것 아닙니까? 어떻게 도와주러 온 사람들한테 그렇게 말씀하실 수 있습니까!”


“첫 번째는 고마웠고, 두 번째는 감사했습니다. 그런데 세 번째는 의아한 생각이 들었고, 여섯 번째인 지금은 의심이 드네요.”


상남자답게 돌려 말하지 않는 하성 형님이시다.


“우연히도 저희 조가 던전을 돌려는 찰나에 소식을 들었습니다! 그래서 부랴부랴 달려왔는데, 이런 소리나 듣다니 굉장히 불쾌하군요!”


“한결같이 같은 상황이군요. 승천 길드 소유의 던전 가까이에 있는 던전에서 웨이브가 발생하고, 항상, 때마침, 우연히도! 승천 길드의 2군 이상의 전력이 던전 공략을 하려는 시점이더군요.”


“그래서 저희들을 의심하는 겁니까? 뭐. 화랑이 잘 못해내고 있으니까, 우리들을 질투하는 것은 당연하죠. 괜찮습니다. 저희야 항상 질투를 받는 게 일상이니, 거기에 뇌제님의 질투까지 얹는다고 해서 힘들지는 않습니다.”


“조만간에 특검이 설치 될 건데, 그때도 웃으면서 볼 수 있으면 좋겠군요. 그 특검에 고문역할로 제가 배정되었거든요.”


“많이 힘드신 것 같은데, 저희는 이만 돌아가 보겠습니다. 던전 도느라, 던전 웨이브 막느라 계속 바쁘시기는 하겠습니다. 뭐 하나 제대로 하는 건 없으시지만, 노력하는 모습은 보기가 좋네요.”


그렇게 말을 한 권경규 조장은 승천 길드의 2군을 데리고 자리를 떠났다.


“하성 형님. 무슨 일 있으신가요?”


“흠.. 검찰에서 조사를 시작했는데, 던전 웨이브전에 입장한 헌터들의 가족들의 석연찮은 자살 사건들도 많았고, 자살한 가족들의 계좌에 큰돈이 입금되었다가 빠져나간 정황도 있다고 하네. 분명히 던전 웨이브는 자연스러운 현상이 아니라, 누군가가 개입한 것 같다.”


여기까지만 들어도 뭔가 많이 이상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럼 그 돈을 입금한 곳이 승천길드라는 말인가요?”


“아니. 오히려 돈은 K.H.T 길드의 협력 업체 사장 계좌에서 사용되었어.”


“그런데 왜 승천을..”


“승천이 가장 큰 이득을 봤거든.”


“아..”


“대한민국 3대 길드 중에 하나의 길드장은 검찰에 구속되어 있고, 다른 하나는 던전 웨이브에서 보이지도 않았다. 지금 언론에서는 열심히 대한민국 1위 길드에 대해서 말들을 하고 있지. 뭔가 굉장히 잘 맞아 들어가는 한 편의 시나리오 같지 않니?”


“그래도 증거가 없으면 힘들지 않을까요?”


“사건이 있으면 진실도 같이 있겠지. 그걸 찾아내기 위해서 특검을 하는 거니까.”


그런데 의문이 들었다.


“만약에 승천이 진짜 범인이거나 사건과 관련이 있다면, 비밀로 해야 하는 거 아닌가요? 증거를 없애거나 조심하면 수사가 더 힘들지 않을까요?”


“조심하라고.”


“네?”


“승천이 의심받고 있으니까 조심하라고 말 한 거야. 진짜 승천이 범인이라면, 최소한 연관이라도 되어 있다면, 조심하느라 던전 웨이브를 한 번이라도 덜 일으키지 않겠니? 범인을 잡는 것도 물론 중요하지만, 나는 저기 있는 군인들이, 시민들이 다치거나 죽지 않았으면 한다.”


처연한 눈빛으로 군인들의 사체를 바라보는 하성 형님을 보니, 그 절절한 마음이 전해져 오고 있었다.


“다만 걱정되는 건 내가 특검의 고문으로 참여했을 때, 일회성 던전을 클리어하는 일정이네. 아.. 누가 내 대신 던전을 돌아준다면 정말 좋겠는데.. 일회성 던전이라서 솔로잉 5등급 헌터 정도면 충분할 것 같은데.. 던전 클리어 금액도 한 건당 기본 10억에 등급 당 추가 10억씩인데.. 3등급만 걸려도 40억! 우와! 누군지는 몰라도 정말 좋겠다!”


내 얼굴을 바라보지도 못하시고 먼 하늘만 바라보시면서 연극 대사 같은 말을 하는 하성 형님의 얼굴은 붉어지다 못해서 터져나갈 것 같았다.


“매일은 힘들고, 삼일에 한 번씩은 가능할 것 같습니다. 저도 요즘 사업 때문에 많이 바쁘거든요.”


“고맙다! 현아. 정말 고마워! 계약서는 바로 보내줄게.”


“제 매니저에게 보내주세요. 매니지먼트 계약 했거든요.”


“그래! 메일 주소 알려주면 바로 보내마!”


그렇게 말을 하고서, 또다시 급하게 하늘을 날아 떠나는 하성 형님을 바라보았다.


저렇게 다른 사람들을 위해서 최선을 다하는 하성 형님을 보면, 부끄러워진다.


그리고 아직까지도 조각난 동료들의 시체들을 모아오며 울고 있는 군인들을 보고 있으니, 도저히 외면을 할 수가 없었다.


‘모든 사람들을 구할 수는 없겠지만, 할 수 있는 한은 도움이 되고 싶다.’





[어둠 속성이 20레벨로 상승합니다.]

[빛 속성이 20레벨로 상승합니다.]


[단독으로 보스 몬스터를 처치하였습니다. 칭호 ‘솔로잉 마법사’의 효과가 10% 증가합니다.]


[몬스터에 대한 분노, 희생자에 대한 연민을 깨달았습니다. 칭호 ‘빛과 어둠의 마법사’를 습득합니다.]


[빛과 어둠의 마법사 : 빛 속성과 어둠 속성의 지배력이 증가합니다. 의지만으로 빛 속성과 어둠 속성 마법들을 사용할 수 있습니다. 몬스터에 대한 분노, 인간에 대한 연민을 가질 때, 더욱 강한 속성 지배력을 허락합니다.]


‘빛과 어둠의 마법사?’


방금 전에 어둠 속성과 빛 속성의 레벨이 일시적으로 50레벨이 되었을 때, 느꼈다.


‘속성 마법은 정말로 마법이구나.’


관장하는 속성에 관해서는 상상하는 모든 것이 가능했다.


속성의 영향이 미치는 모든 것이 내 눈과 귀가 되어 주었고, 내가 원하는 대로 움직여주는 손과 발이었다.


진정한 의미에서의 마법이었다.


다른 마법들은 수학 공식이나, 요령, 기술 같은 느낌이지만, 이 속성 마법들은 그냥 상상하면 이루어지는 원시 마법의 형태였다.


초능력에 가까웠다.


파괴력은 다른 마법들에 비해 떨어지겠지만, 응용력과 활용도만큼은 최고였다.


그리고 빛과 어둠이라는 것도 그저 상징일 뿐이지, 실제로는 관념을 지배하는 속성이었다.


시기, 질투, 분노 등의 마이너스한 감정들과 밤, 그림자, 저주 등의 인간들이 어둠하면 생각나는 것들을 하나로 버무리면, 그것이 어둠 속성이었다.


사랑, 연민 등의 플러스한 감정들과 빛, 밝음 등의 빛 하면 생각나는 모든 따듯한 것들이 하나가 되면, 그것이 빛 속성이었다.


‘다른 속성들도 내가 잘 못 이해하고 있었던 것 같다. 공부가 필요해.’


처음에는 서양의 사원소설로 속성 마법들을 이해하고 있었는데, 어둠과 빛 속성의 성장을 겪고 나니 동양의 음양 오행설의 관념적인 부분까지도 포함하는 개념이었다.


아니, 오히려 그것들보다도 더 큰 개념이었다.


‘실제로 물리력을 발휘하는 속성의 개념과 관념적인 부분까지 모두 포함하고 있으니, 속성에 대한 이해가 더 필요하겠어.’


그렇게 내가 가진 힘에 대한 생각을 하며, 여왕 거미의 조각난 사체를 향해 걸어가고 있었다.


‘힘들게 잡았는데, 얻을 건 얻어야지. 루팅.’


- 멸망한 세상의 대마법사 고깔모자, 5등급 마석 습득


‘멸망한 세상의 대마법사 고깔모자? 처음 보는 건데? 뭐지?’


인벤토리를 살펴보니, 처음 보는 아이템이 있었다.


‘멸망한 세상의 대마법사 고깔모자 상세 정보.’


[멸망한 세상의 대마법사 고깔모자(세트) : 모든 마법 위력 100% 상승, 모든 속성 방어력 50% 상승, 고속 시전 마법 10레벨 상승]


‘이게 뭐야? 이런 옵션이 아이템 하나에 달려있다고? 고작 머리 쪽 한 피스에? 그리고 세트 아이템?’


황급히 장비창을 켜, 마나 재생의 고깔모자를 해제하고 멸망한 세상의 대마법사 고깔모자를 바로 착용했다.


[고속 시전 마법을 습득합니다.]


무려 50만 SP의 마법이 공짜로 생겼다.


마법창을 확인해 봐도 고속 시전 마법(10레벨)이 분명히 새겨져 있었다.


혹시나 하고 아이템을 해제해보니, 고속 시전 마법이 1레벨로 표시되며 그대로 남아있었다.


‘한 번 배운 마법은 내 기억에 남으니, 없어지지 않는구나.’


다시 아이템을 착용하고, 10레벨의 고속 시전 마법의 원리에 대해서 차근히 더듬어보고 있었다.


‘대기 중인 마나를 언제든지 사용할 수 있게 활성화 시켜 두는 방법이구나. 온 몸의 마나를 전부 활성화 시키는 것은 내 몸에 부담이 오니, 적절한 양을 적절한 부위에서 순환 시키는 것이 핵심이다.’


내 몸에 마나로드를 새기고, 언제든지 사용할 수 있는 대기 상태의 마나들을 순환 시키는 것이 요령이었다.


[고속 시전이 13레벨로 상승합니다.]


그렇게 핵심이 되는 요령을 습득하고 마법을 활성화 시킨 다음, 아이템을 다시 해제해 보았다.


‘역시! 해제해도 3레벨이다. 내가 이해한 정도까지는 유지가 되는구나.’


거기에 [모든 속성 방어력 50% 상승] 옵션 때문인지, 내 몸에 흐르는 마나들 중에 일부가 특이한 마나 구조를 형성하며, 피부에 접착되기 시작했다.


‘이거 혹시 5서클에 있는 속성 저항 마법이 아닐까?’


그 마나 구조를 보며, 스스로 따라 해보려고 노력해 보았다.


한참을 그렇게 제자리에 서서 마나 구조를 따라 해보니, 어설프게나마 흉내를 낼 수 있었다.


[새로운 마법을 창조하셨습니다. 오리지널 마법 ‘이미테이션 속성저항’ 마법을 습득합니다.]


[이미테이션 속성저항 : 자신이 습득한 속성 마법들의 속성들에 저항할 수 있다. 저항력은 이미테이션 속성저항 마법의 레벨과 보유한 속성 마법들의 레벨에 비례한다.]


마법이 생겨나자, 피부에 접착되어 있는 마나의 구조가 조금 더 촘촘해지고, 그 사이로 흐르는 속성들이 느껴지기 시작했다.


‘패시브 형태로 작동하는 구나. 이제는 어떤 마법이든지 원리만 알면, 어설프게나마 따라할 수가 있겠다.’


마법에 대한 자신감이 차올랐다.


그리고 그 자신감을 시스템에서도 인정을 해주었다.


[본인의 역량을 넘어서는 마법을 창조하셨습니다.]

[마법사의 신체가 12레벨로 상승합니다.]

[마법사의 신체가 13레벨로 상승합니다.]

[마법사의 신체가 14레벨로 상승합니다.]

[마법사의 신체가 15레벨로 상승합니다.]


건물 곳곳이 무너져있고, 도로들 이곳저곳이 패여 있었다.


슬픔에 잠긴 울음소리가 가득한 이곳에서, 나는 한 단계 더 성장을 했다.


헌터라는 것이 그렇다.


성장을 하려면 누군가의 죽음과 희생이 필요한 슬픈 직업이다.


그것이 몬스터가 되었든 혹은 자신의 동료의 희생이 되었든, 누군가의 피를 마시며 성장할 수밖에 없다.


오늘 나는 저기에서 울고 있는 군인들의 희생을 먹으며 성장했다.


그러니, 그들을 위해서 더 힘을 내야한다.


[문자 왔숑! 전화 왔는데 속았징?]


“여보세요. 끝없이 강해지고 있는 마법사 이현입니다.”


[야! 너 업체 방문은 어떻게 하고, TV에서 나오고 있냐?]


“지나가는 길에 한 건 해결했습니다. 히어로의 삶이란.. 하아.. 그나저나 아버지는 일도 안하시고, TV를 보고 계셨던 겁니까?”


[헛소리 하지 말고! 팔 다리 잘렸으면 병원으로 얼른 튀어가고, 멀쩡하면 업체로 빨리 뛰어!]


“바쁘다 바빠. 현대사회. 알겠습니다. 동업자의 요청을 들어드리겠습니다. 그런데 차가 막혀서 많이 늦을 것 같은데요?”


[그러니까 서울 시내에서 무슨 차를 타고 가냐고! 지하철 타고가. 차는 아빠가 수거해 가마.]


“예압!”


[진짜 어디 잘려나가거나, 다친 곳은 없지?]


“그러기에는 제가 너무 강합니다.”


[헛소리 그만하고 조심 좀 해. 엄마한테도 연락 해줘라. 엄마 사인회 하느라 TV는 못 봤을 건데, 나중에 알면 쓰러진다. 알겠어?]


“사지 멀쩡한 모습으로 영상 찍어서 보내놓겠습니다.”


[그래. 계약 꼭 따와라.]


이제는 마법사가 아니라, 기술 영업직으로 전직을 해야 할 시간이다.


작가의말

몬스터 헌팅보다 더 힘든것이 바로 영업직!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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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 마법사의 가치 +9 22.12.12 8,914 153 14쪽
17 2등급 능력 측정용 코스(2) +4 22.12.11 8,796 161 14쪽
16 2등급 능력 측정용 코스(1) +10 22.12.10 9,254 157 17쪽
15 오크 마법학교(2) +7 22.12.09 9,464 161 13쪽
14 오크 마법학교(1) +7 22.12.08 10,237 155 12쪽
13 승천 길드(3) +8 22.12.07 10,689 171 18쪽
12 승천 길드(2) +5 22.12.06 10,838 191 12쪽
11 승천 길드(1) +6 22.12.05 11,723 189 11쪽
10 던전 등록(2) +14 22.12.04 12,492 202 1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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