퀵바

서칸더브이 님의 서재입니다.

이세계 삼촌은 방사능이 보여

웹소설 > 작가연재 > 현대판타지, 퓨전

서칸더브이
작품등록일 :
2023.12.01 14:40
최근연재일 :
2023.12.23 08:20
연재수 :
23 회
조회수 :
52,829
추천수 :
1,819
글자수 :
121,683

작성
23.12.22 08:20
조회
915
추천
47
글자
11쪽

폭풍 전야

DUMMY

한편 평화로운 공현시장에서는···


“심 사장, 나 저 저녁에 전복에 새우나 좀 구워 먹게, 실한 걸로 몇 마리 줘.”

“벌써 들어가시는 거예요?”

“다 팔았어.”

“벌써?”

“아우- 요새 같았으면 나도 벤츠 몰겠어.”

“못 몰 것도 없지.”

“앞으로도 쭈욱 이랬으면 좋겠네.”

“그럴 거예요.”

“안 그래도 내일은 스무 마리씩 더 튀기려고.”


시장 앞에서 생닭이랑 치킨을 파는 김현중은 도균에 제안대로 문어 튀김을 같이 팔기 시작했다.

슬슬 소문이 나기 시작하니 사람들이 모여들었다.

장사가 잘된다.


“몇 마리? 혼자 드실 거예요? 아님, 가족들하고?”

“다 같이 먹어야지.”

“그럼, 전복 열 마리에 새우 삼십 마리?”

“에이- 전복 열 마리를 누구 코에 붙인다고. 스무 마리 줘, 스무 마리. 큰 거로. 새우도 한 오십 마리 줘. 남으면 죽 끓여 먹고 라면에 넣어서 먹으면 되니까.”

“와- 우리 사장 돈 버셨네. 전복 큰 거 스무 마리에. 새우 오십 마리를 저녁으로 드시고.”

“아이고- 싸잖아. 내가 어디 가서 전복이랑 새우를 이렇게 원 없이 먹어보겠어. 여기니까 먹지.”

“그러니까, 이게 다 용사횟집 덕이에요. 거기 들어온 다음부터 시장이 아주 다 잘됐어.”

“그런 은인을 심 회장이 텃새 놓으려고 그러고 말이야.”

“아이참- 또 내가 언제 텃새를 놓으려고 했다고··· 원래 처음에는 다 그렇게 충돌이 있어야 친해지고 그런 법이에요. 거기 큰 사장하고 나하고 베프에요, 베프.”

“베프 같은 소리하고 있네. 헤프다, 헤퍼.”

“헤프는 또 뭐예요?”

“몰라. 베프는 뭔데?”

“베스트 프렌드.”

“그게 뭔데?”

“아이, 참- 베스트 프렌드. 세상에서 둘도 없는 친구.”

“영어는 참 좋겠어. 뭐든 그렇게 짧아서.”

“아우- 됐어. 이거나 가지고 가서 사모님하고 애들하고 자셔.”


도균은 싱싱한 전복과 새우가 한가득 담긴 봉투를 닭집 사장에게 건넸다. 묵직하다. 살아있는 새우가 안에서 파닥거리니 더 무겁게 느껴진다.

도균이 건넨 카드로 계산하는 동안 비닐 안을 보니 주문한 것들보다 더 많이 넣은 듯하다.


“아이, 뭘 이렇게 많이 넣었어.”

“가서 남으면 죽 끓여 잡수고 라면에 넣어 잡솨.”

“고마워. 아, 근데, 자네 베프는 그래서 몇 살인 거야?”

“응?”

“용사횟집 큰 사장. 그때 우리한테 자네랑 동갑이라고 얘기하지 않았어? 근데, 어디서 들어보니까, 스물둘이라고 하던데.”


닭집 사장의 질문에 듣는 사람이 없나 주위를 둘러본 도균은 들릴까 말까, 하는 목소리로 대답했다.


“모르는 척해요.”

“응?”

“왜? 원래 연예인들은 나이를 속이고 그러잖아. 시영이가 워낙 이게, 이 얼굴이 어려보니까, 거기 소속사에서 스물둘로 하자고 했나 봐.”

“아- 방송 나이? 그거지.”

“응- 그러니까 누가 와서 물으면 스물둘이라고 해요.”

“그걸 누가 와서 나한테 묻는다고···.”

“누구든. 기자가 올 수도 있잖아. 아무튼 사모님한테도 그러고 윤 사장님한테고 주의시켜. 용사횟집 큰 사장은 스물둘이라고. 알았죠?”

“하긴, 거기가 심각하게 어려 보이기는 해. 나는 처음에 고3이나 대1인 줄 알았어.”

“거기 작은 사장도 어려 보이잖아요.”

“맞아. 참 형제가 잘들 생겼어. 마음씨도 착하고. 잠깐, 그러면, 큰 사장이 스물둘이면 작은 사장은 몇 살이야? 스물하나.”

“아니, 이 어르신이 무슨 소리를 하시는 거야. 거기는 그냥 서른넷이지. 연예인이 아니니까.”

“아, 그런가?”

“그렇지.”

“응··· 근데, 그럼, 족보가 꼬이는데. 형을 형이라고 부르지 못하게 되잖아. 형을 형이라 부르지 못하고, 동생을 동생이라 부르지 못하니, 캬- 이런 비극이 또···.”

“이분이 왜 이러셔. 이미 한잔하셨어?”

“내가 한때는 배우가 꿈이었는데.”

“아이쿠- 그러셨어요?”

“그랬지.”

“빨랑 가. 그러다 새우 다 죽겠네.”

“알았어. 갈게. 고마워, 심 사장.”

“맛있게 드세요.”

“그리고, 심 사장이 베프니까, 잘 좀 말해줘. 나랑 시장 사람들 모두 엄청 고마워하고 있다고.”

“그게 말로 되나.”

“그럼? 뭐? 돈이라도 줘야 해.”

“돈은 무슨··· 거기 장사가 얼마나 잘 되는데. 그래도 마음을 보여줘야지.”

“어떻게?”

“걱정 마세요. 내가 다 이미 했으니까, 시장 사람들을 대표해서.”


도균은 자랑스럽게 턱을 치켜들었다.

닭집 사장 현중은 뭘 했다는 건지 이해하지 못했으나, 오른손에 든 전복과 새우가 이제 너무 무겁다.


“알았어. 우린 심 회장만 믿어. 나 갈게.”

“네, 들어가세요.”


인사를 하고 돌아섰다.

혼자남은 도균의 입꼬리가 씩 올라갔다.

뿌듯하다.

누군가가 자신의 노고를 알아주고 응원해 주는 것만큼 기운 나는 일도 없다.

공현시장 상가번영회 회장 심도균은 책임감이 강한 사람이었다.


“어이- 여기.”

“네, 어서 오십시오. 뭘로 드릴까요?”

“여기 사장 누구야?”


현중이 코너를 돌아 사라질 때쯤 검은 양복을 입은 떡 대 네 명이 도균의 생선가게 앞에 나타났다.


“전데 왜 그러시는지···.”



【022화 – 폭풍 전야】



“캇! 좋아써! 좋았는데, 시영 씨, 혹시나 해서 묻는 건데, 달려오다가 난간에서 떨어지면서 두 바퀴 공중제비하는 와중에 날아오는 단검을 잡아채서 명선에게 다시 던지는 거 가능해?”

“네, 가능합니다.”

“오케이. 그럼, 이번에는 연결해서 다시 한번 갈까? 카메라 레디!”

“레디!”

“롤!”

“액션!”


탁탁탁! 훌쩍! 휘리릭- 슉- 꽉! 휘릭 쉭! 팍!


“캇! 와우! 부라보! 부라보!”


짝짝짝짝짝-


···


“수고하셨습니다. 식사하고 오후 촬영 이어갈게요.”


오전 촬영이 끝났다.

주연배우 성예은은 차로 돌아가지 않고 시영에게 다가왔다.


“너무 멋지던데요.”

“감사합니다.”

“저는 성예은이에요. 우리 정식으로 소개한 적 없죠.”

“시영입니다.”


정식으로 크랭크인 된 이후에 시영이 합류했기 때문이었다.

촬영이 재개되는 날 인사를 하기는 했지만, 예은이 다른 스케줄 때문에 참석하지 못해서 예은은 인사를 하지 못했다.

오늘 오후 촬영이랑 나온 예은은 시영의 액션을 보고 깜짝 놀랐다.


“프로필에서 봤어요. 검술, 창술, 활술 다 하신다고. 솔직하게 오늘 보기 전에는 과장이라고 생각했는데. 저도 프로필에는 특기에 발레라고 되어있기는 한데, 사실 삼 개월밖에 안 배워서 다리찢기랑 스트레칭 외에는 배운 게 없어요. 근데 소속사에서 그냥 적어서 적은 건데. 근데, 시영 배우님은 진짜로 하실 줄 아나 봐요? 대단해요.”

“고맙습니다.”

“어떻게 그게 가능해요?”

“연습하면 돼요.”

“진짜요? 그럼, 연습하면 저도 할 수 있을까요?”

“네.”

“와- 되게 쉽게 얘기하신다. 저 몸치인데.”

“몸치도 연습하면 돼요.”

“진짜요?”

“네.”


예은은 시영이 되게 신기했다.

뭔가 다른 배우들과는 달랐다.

좀 더 대화를 나누고 싶었지만, 멀리 서 있는 매니저가 눈짓을 보냈다.

예은은 아쉬운 듯 인사를 하고 매니저가 있는 곳으로 갔다.


시영은 그녀의 뒷모습을 바라봤다.

귀여운 아이인데 얼핏 어두운 구석이 느껴졌기 때문이었다.

예전 같은 조에 있었던 힐러 아가씨가 연상됐다.

늘 밝게 말하는 아가씨였는데, 알고 보니 스승에게 학대를 당했던 경험이 있는 힐러였다.

짧은 순간이었지만, 앉자마자 쉴 새 없이 쏟아내는 예은의 말투와 표정에서 얼핏 비슷한 기운이 풍겼다.


“자- 밥차 왔습니다! 식사들 하시죠. 오늘은 특별하게 시영 배우님의 열렬한 팬분들인 공현시장 상가번영회에서 해산물 뷔페를 보내주셨습니다. 그러니까, 드시기 전에 시영 배우님께 감사 인사를 해주시면 좋을 것 같네요. 시영 배우님, 맛있게 먹겠습니다.”

“잘 먹을게요.”

“잘 먹을게.”

“잘 먹겠습니다!”

“와- 대박인데. 지금 킹크랩을 보낸 거야?”

“아니, 저건 용사의 랍스터 롤!”

“그게 뭐야?”

“Subway 랍스터 롤 챌린지 우승한 샌드위치요. 진짜 먹어보고 싶었는데!”

“그래? 그런 게 있었어.”

“네. 차은우 배우님이 뽑은 최고의 샌드위치. 대박!”


밥차가 처음인 시영이었다.

처음에는 창피하게 뭘 저런 걸 포스터까지 걸고 보내나 했는데, 사람들이 동생의 요리를 좋아하니 뿌듯하다.

시영은 오늘 돌아가면 도균의 가게에 들러 인사라도 전해야겠다고 마음먹었다.



---*---



마포역 근처,

MZ칠성파의 아지트.

마포지부 보스였던 양태웅이 그렇게 되고, 잠시나마 평화로웠던 마포에 다시 MZ칠성파 놈들이 돌아왔다.

이번에는 종로 본 파에서 부두목이 직접 내려왔다.

민초파 애들이 이쪽을 넘본다는 정보가 있기 때문이었다.


“먹거리 쪽 상가들은 다 돌았지?”

“네, 다 저하고 상철이 하고 돌았습니다.”


부두목 강해승의 질문에 부하 상철이 깎듯이 대답했다.


“민초파 애들이 왔다 간 적은 없고?”

“네, 상인들한테 물어보니까, 식사를 하려고 몇 번 온 적은 있는데, 딱히 보호비를 걷거나 와서 뭘 하려고 하지는 않았답니다.”

“간 보려고 온 거지. 무주공산인지 아닌지. 새끼들. 여기가 어디라고. 확실하게 보여줘야 해. 마포는 우리 칠성 거라는 걸.”

“네, 형님. 아, 먹거리를 돌다가 마포서 오 형사를 만났습니다.”

“오팔봉이?”

“네.”

“마포서에 있었던가?”

“그런가 봅니다.”

“아무튼 경찰도 썩어 빠졌어. 뇌물에 사창에 더러운 거 다 하는 놈을 걸릴 만하면 다른 부서로 돌리고. 참나- 이 나라는 이제 가망이 없어. 으하하- 그래서, 우리 같은 협객들이 세상을 따뜻하게 만들어 가는 거 아니겠어? 안 그러냐? 하하하.”

“맞습니다. 형님.”


칠성파 부두목 강해승이 큰소리로 웃고 있을 때, 공현시장에 갔던 다른 부하들이 사무실 안으로 들어왔다.


“다녀왔습니다, 형님.”

“중구 왔냐.”

“네, 형님.”

“그래, 공현시장은 어때? 거기도 상권이 많이 커졌다고 하던데.”

“소문대로 거기 상가회 회장 성격이 한 따가리 하던데요?”

“그래?”

“네. 그냥 말로 하려고 했는데, 도저히 안 되겠어서 손 좀 봐줬습니다.”

“그래? 뭐, 말을 안 들으면 맞아야지. 그래서 제대로 봐줬어? 안 건드릴 거면 모를까, 건드릴 거면 제대로 밟아줘야 해. 제대로 밟아줬냐? 반병신을 만들어 놓든가 아니면, 아님 한 일 년은 일어나지 못하게 해놔야. 그런 것들이 또 튀어나와.”

“그랬습니다. 일 년까지는 몰라도 한 반년은 병원에 있어야 할 겁니다.”

“잘했어. 그럼, 이제 고분고분하겠네.”



---*---



공현시장,

도균의 생선가게.

촬영을 마치고 돌아오는 길에 들른 시영은 난장판이 된 가게를 발견했다.

닭집 가게 현중은 사색이 되어 시영에게 어젯밤 있었던 일들을 고했다.


시영의 얼굴이 굳는다.


“그래서, 누가 이렇게 했다고요?”

“칠성파 애들. 그놈들이 돌아왔대. 심 사장도 참 네 명이나 왔으면 그냥 고분고분할 것이지. 거기서 또 왜 대들어가지고서는 이 변을 당해···.”

“도균이는 어디 있나요?”

“연제병원에. 많이 다쳤어. 수술을 여섯 시간 동안이나 했대.”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3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이세계 삼촌은 방사능이 보여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23 오징어제육볶음 +10 23.12.23 1,018 57 11쪽
» 폭풍 전야 +3 23.12.22 916 47 11쪽
21 실력으로 +3 23.12.21 1,006 51 11쪽
20 차기작은 액션 +2 23.12.20 1,182 41 13쪽
19 데뷔 +7 23.12.19 1,378 66 12쪽
18 결심했어요 +7 23.12.18 1,633 57 12쪽
17 착각의 향연 +3 23.12.17 1,778 58 11쪽
16 꿈이라는 건 +4 23.12.16 1,902 73 12쪽
15 기사의 오라 +3 23.12.15 2,010 67 12쪽
14 용사의 랍스터 롤 +5 23.12.14 2,194 83 13쪽
13 1초에 핫둘셋넷다섯여섯일고여덜아호열열하나열둘 +6 23.12.13 2,250 82 11쪽
12 샌 안드레아스 서울 +6 23.12.12 2,346 82 11쪽
11 얼굴 천재와 언어 천재 그리고 잘생긴 고양이 한 마리 +8 23.12.11 2,513 97 11쪽
10 거부할 수 없는 강렬한 눈빛을 가진 자가 짊어져야 하는 일들 +13 23.12.10 2,640 96 12쪽
9 Lv. 99 잘생김에 관하여 +7 23.12.09 2,695 94 12쪽
8 정의로운 저주 +7 23.12.08 2,708 98 13쪽
7 횟집을 차렸더니 여배우들이 좋아해 +4 23.12.07 2,868 96 11쪽
6 세계적인 보석 다자이너 오드리 반 클리프와의 만남 +4 23.12.06 2,912 97 12쪽
5 새로운 식구, 방돌 +4 23.12.05 3,019 100 13쪽
4 쓸데없는 능력에서 쓸모있는 능력으로 +3 23.12.04 3,143 94 11쪽
3 세상에서 제일 행복한 방사능-FREE 횟집 +3 23.12.03 3,261 95 12쪽
2 방구쟁이 다섯 가족 +5 23.12.02 3,457 91 11쪽
1 방시리 +9 23.12.01 4,001 97 10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비밀번호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