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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칸더브이 님의 서재입니다.

이세계 삼촌은 방사능이 보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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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칸더브이
작품등록일 :
2023.12.01 14:40
최근연재일 :
2023.12.23 0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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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
23.12.06 0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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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세계적인 보석 다자이너 오드리 반 클리프와의 만남

DUMMY

“이게 아니야! 이게 아니란 말이야!”

“오드리, 너무 자신을 학대하지 마. 너의 보석 디자인은 최고야. 최고라고. 누구나 인정해.”

“아니, 내가 인정 안 해. 내가 만족 못 하겠어. 떠나야겠어.”

“지금? 어딜?”

“영감을 받을 수 있는 곳이라면 어디든.”

“오드리!”


뉴욕의 사무실을 나온 세계적인 보석 디자이너 오드리 반 클리프는 무작정 비행기에 올랐다.



【006화 – 세계적인 보석 디자이너 오드리 반 클리프와의 만남】



그르릉- 그릉-


‘나는 차를 좋아했던 사람이었던가?’


푸로산게 방돌의 배기음은 신기하게도 방시리가 달리기 직전 내는 소리와 비슷했다.

새벽녘 이 녀석을 타고 노량진 수산시장에 가는 일은 이제 하나의 즐거운 일이 되었다.


“정말 이 7억짜리 차에다가 생선을 싣겠다고?”

“안될 게 뭐 있어. 우리 찬데.”

“정말?”

“응. 채리는 바다 냄새가 좋다고 했어.”


그런 놈들이 있다.

훌륭한 명검을 획득해 놓고는 피 묻히기 싫다고 고이 모셔둔 채, 싼 검으로 계속 몬스터를 잡는 머저리들. 당장 다음 몬스터한테 죽을지도 모르는데.

나는 그런 머저리가 아니다.

나는 바로 쓴다.


“이 차, 생각보다 트렁크가 큰데.”

“방돌이라 불러줘.”


채리가 지어준 이름이었다.

방시리와 라임을 맞춰서 방돌이.

왜 방도리가 아니냐고 물었더니, “방돌을 영어로 하면 Bang Doll이라 뭔가 이중적이고 멋지지 않아요? 우리말로는 똑같이 [방도리]라 부를 수 있고.”라고 설명해 주었다.

역시나 언어 천재.

‘파괴의 인형’이라는 별명이 잘 어울리는 차였다.


“형, 오늘은 장보고 잠깐 공현시장 쪽에 들렀다가 가자.”

“그래. 근데, 왜?”

“보여줄 게 있어서.”


장을 보고 돌아가는 길, 동생과 함께 마포 공현시장 뒤편에 있는 상가 거리를 찾았다.

도로는 넓었지만, 거리라고 하기에는 좀 짧았고, 무엇보다 한쪽이 막힌 길이었다. 시장 쪽으로 차 한 대쯤 지나갈 수 있는 길이 있었지만, 다니기는 불편한 곳이었다.


거리의 상가 건물들은 낡고 허름했다.

복층이라고 하기에는 천장이 조금 낮아 보였다. 그래서 아기자기한 맛은 있었다.

동생이 봐둔 건물은 제일 끝 쪽에 있는 건물이었다.


“여기 다 비었는데.”

“그래서 싸.”

“야, 좋은 데 하자. 이왕 장사 잘되는 곳으로 옮기자고 이사하는 거, 아예 마포 맛집들 있는 데로 가지, 왜 여기야?”

“거기는 이런 사이즈가 별로 없어. 가게가 커지면 사람도 써야 하고 신경 쓸 게 많은데, 여기는 딱 적당해. 뒤편이기는 해도 시장이랑 가까워서 유동 인구도 제법 있고. 그리고 큰 아파트 단지랑 붙어 있어서 입소문만 나면 배달 손님이 많을 거야. 그럼 나는 편하지.”


특이한 장소이기는 했다.

시장 뒤편인데 그 앞에는 거대한 아파트 단지가 있었다.

그리고 옆으로는 조만간 재개발이 들어가는 연립주택 촌이 있었다.

그사이 애매하게 자리 잡고 있는 작은 상가 거리.

어떻게 보면 음침한데, 또 어떻게 보면 마법사들만 아는 비밀거리 같기도 했다.

옆으로 자투리 공터도 있어 주차도 수월할 듯싶었다.

문제는 거리에 입점해 있는 가게라고는 입구 코너에 있는 빵집 하나가 전부라는 점.


“그래, 뭐. 니가 잘 봤겠지.”

“그러니까 형도 좋다는 거지?”

“응, 좋아.”


나는 별 상관없었다. 내가 마음에 든 것은 (방돌이를 주차할 만한 공간이 있다는 것 외에) 옥상이 있다는 점이었다. 잘하면 방시리를 위한 공간을 만들어 줄 수 있을 수도.


“저기 아파트 살면서 여기 일하면 편할 것 같지 않아? 아, 꿈이다. 나중에 돈 많이 벌어서 저기 살자.”

“그래? 저기 살고 싶어?”

“가깝잖아. 아파트고.”

“그럼, 살자.”

“응? 하하하. 형, 저기 비싸. 평당 5~6천만은 나갈 거야.”


동생들도 나도 아파트에 살아본 적이 없었다.

늘 연립주택에 살아왔다. (그러다 나는 이세계에 살았고. 이세계에는 아파트가 없었고.)

딱히 저 닭장 같은 곳에 살아보고 싶다고 생각해 본 적은 없지만, 모두가 원한다면···


“채리야, 너는 아파트에 살고 싶어?”

“음- 나쁘지는 않을 것 같아요.”

“그래?”

“관리해 주는 사람들이 있으니까. 아빠가 신경 써야 할 일도 적을 거 같고. 음, 그리고···놀이터도 있고.”


언제나 어른 같아 보여도 애기 같은 구석이 있다. 그래서 귀엽다.


“그래, 알았어.”

“우리 아파트로 이사 가요?”

“좋아?”

“네! 언제요?”

“지금부터 알아보려고.”


쇠뿔도 단김에 빼라고 했다. 채리를 유치원에 내려다 주고는 곧바로 곧바로 아파트 단지 내 공인 중계사를 찾았다.


“몇 평대 보시나요?”


막내 시하가 제대하고 돌아오면 성인 남자 셋에 여자 조카 하나 그리고 대형 고양이가 살 집이었다.


“제일 큰 게 몇 평인가요? 방이 네 개는 있어야 하는데.”

“대가족이시구나. 방이 네 개가 필요하시면 50평대 이상은 되어야 할 것 같은데. 단지 내 제일 큰 거는 60평이고요.”

“그럼, 제일 큰 거 보여주세요.”

“아, 마침 딱 좋은 매물이 나와 있기는 한데. 신혼부부가 살려고 인테리어를 예쁘게 다 해놨는데, 남편분이 해외 취업이 되는 바람에 내놓고 가시는 집이거든요. 집도 남향이고 꼭대기 층이랑 뷰는 말할 것도 없고요. 한강이랑 남산 둘 다 다 보여요. 한번 보시겠어요?”

“네, 그러죠.”


와—

탄성이 절로 나왔다.

친구가 사는 아파트에 몇 번 가본 적은 있어도 이런 집은 처음이었다. 60평이 그렇게 넓은 공간인 줄 처음 알았다.

하얗게 만들어 놓은 실내 공간들도 고급스러웠다.

닭장 같아서 싫을 것 같다는 생각이 쏙 들어가 버렸다.


“좋네요.”

“좋죠? 남편분이 건축하시는 분이라서 아주 공들여서 한 집이에요. 아내는 요리하시는 분이고요. 주방이 다르죠?”

“좋네요.”

“보시는 눈이 있으시네. 진짜 좋은 매물이에요. 평수가 좀 있어서 그렇지. 대가족이시면···.”

“살게요.”

“아, 정말요?”

“얼마죠?”

“38억 원이요.”


대충 시세를 찾아보고 가기는 했지만, 비싸다.

집값이 38억 원이라니···.

살고 있는 집을 팔고 나간다고 해도 30억 원이 더 필요했다.

하지만 이제는 내가 이곳에 살고 싶어졌다.

집으로 돌아온 나는 상자 속에 남아있는 금화들을 모조리 긁어 지난번에 간 종로 금은방으로 향했다.



---*---



종묘를 바라보던 오드리 반 클리프의 눈에서 굵은 물방울이 떨어졌다.


‘이럴 수가. 이렇게 아름다운 고요함은 처음이야!’


벌써 몇 시간째서 서서 바라보고 있다.

왕들의 사당을 정면에서 바라보던 그녀는 오른쪽으로 자리를 옮겨 바라봤고, 다시 왼쪽으로 움직여 자리를 옮겨 바라봤다.


신기하다.

어떻게 보면 매우 단순한 건축물일 뿐인데 보고 있으니, 매 말라버린 머릿속 창작의 공간이 영감으로 다시 차오르는 기분이다.

당장 펜을 들고 냅킨 위라도 디자인을 하고 싶은 기분.

그녀는 가방을 뒤져 펜과 종이를 꺼냈다.

그런데, 막상 빈 페이지를 마주하니 다시 먹먹해진다.

그래서 그녀는 그곳에 오래 서 있었다.

어떻게든 그 영감을 잡고 싶은 심정이었다.


꼬르륵-


배가 고파 더 이상 서 있기가 힘들 때까지.


‘안 되겠어. 뭐 좀 먹어야겠어. 그래, 먹고 다시 오자.’


종묘를 나온 그녀는 종로3가 맥도날드가 있는 곳으로 걷기 시작했다.

그런데, 너무 배가 고팠던 것이었다.

종로3가역에 닿기 전, 그녀는 그만 쓰러지고 말았다.

하지만, 다행히도 그녀의 머리가 바닥에 닿기 전, 누군가가 나타나 그녀를 구해주었다.


“이봐요! 괜찮아요? 정신 좀 차려봐요.”

“I am···still hungry···”

“헝그리?”

“What? What is that? Oh···so beautiful···.”


너무 허기가 진 나머지 길바닥에 쓰러진 오드리 반 클리프는 말을 하다 말고 의식을 잃고 말았다.

하지만, 의식을 잃기 직전, 그녀는 그녀가 찾고 있던 물건을 봤다. 자신을 구해준 남자의 손에서.

의식을 잃는 와중에서도 그녀는 그의 손을 꼭 잡고 놓지 않았다.



---*---



한 시간 뒤,

동생의 가게.


“그렇다고 이리로 데리고 오면 어떻게 해. 거기서 경찰을 부르든, 경찰서로 데려가든 했어야지.”

“시간이 없었어. 채리를 데리러 가야 하는데, 저 여자가 내 손을 안 놓잖아.”

“그럼, 채리를 픽업하고 나서라도 경찰서에 데려가야지. 지금이라도···.”

“야, 데려갈 때 데려가더라도 저건 다 먹고 가게 두자. 아까부터 헝그리하다고 하더니만, 배가 진짜 고프긴 고팠나 보다.”


60평대 아파트를 사려면 돈이 필요했다.

시스테마의 금화를 팔러 전에 찾은 금은방을 다시 찾아왔다.

그런데, 금방 주인은 곤란하다는 표정을 지었다.

그렇게나 많은 양의 금을 거래하려면 신고도 해야 하고 아무튼 복잡하다면서 금값을 시세에서 30%로 더 깎으려고 했다.


아무튼 복잡한 세상이다.

내 물건을 파는데도 까다로운 절차들이 많다.

신고가 필요하면 하라고 했다. 하지만, 시세에서 30%나 깎으면서 팔 생각은 없다고 하니, 안 사겠다고 으름장을 놓았다.

그런데 다른 곳들도 비슷한 반응이었다.


‘이 금화가 어떤 금화인데.’

사실 저번에도 자꾸 가격을 후려치려고들 하길래, 짜증이 났었다.

그때는 돈이 좀 급하기도 하고 경험 삼아 팔았지만, 이번은 그럴 맘 없었다.

그래서 금화를 챙겨 나오던 길이었다.


“종로3가 길에서 부딪혔다고?”

“그래 보이는데, 사진기도 있고.”

“음···그나저나 형은 거기는 왜 갔던 건데?”

“나? 아, 뭐 좀 팔려고.”

“팔아? 뭘?”

“코인. 근데, 우리 채리 진짜 천재네. 아무리 영어유치원을 다닌다고 해도 그렇지, 영어가 원어민 수준이잖아.”


처음에는 나도 경찰을 부르려고 했다.

근데 정말 시간이 없었다. 이 금은방, 저 금은방 다니다 보니 생각보다 시간이 많이 허비한 상태였다.

게다가 여자가 자꾸 ‘쏘 헝그리, 쏘 헝그리’ 하면서 손을 안 놔주니까, 어떻게 할 수가 없었다.

일단 차에 태워서 채리를 데리러 같이 갔다.

결과적으로는?


현명한 선택이었다.

차에서 정신을 좀 차린 여자는 채리가 준 사과주스를 먹고 기운을 차렸고, 영어를 잘하는 채리가 그녀의 통역이 되어주었다.


“아빠, 오드리가 밥 좀 더 줄 수 있냬.”

“밥? 밥은 더 줄 수 있는데···.”

“오드리가 아빠 생선튀김이 진짜 맛있대. 자기가 살면서 먹어본 생선튀김 중에 최고래.”

“아··· 그래? 그럼 고맙다고 전해줘.”

“응. 그럴게. 그리고, 큰아빠.”

“응.”

“큰아빠한테는 진짜 고맙대요.”

“그래, 아까 얘기했잖아.”

“근데, 질문이 있대요.”

“질문?”

“오드리 말로는, 오드리가 세계적인 주얼리 브랜드 반 클리프 앤 티파니의 수석 보석 디자이너래요. 근데, 좀 전에 큰아빠가 자신을 구해줬을 때, 큰아빠 손에서 진짜 아름다운 물건을 본 것 같은데, 혹시 그걸 좀 다시 보여줄 수 없냐고 물었어요.”

“저분이 보석 디자이너이시라고?”

“네.”


이런 운명 같은 우연이···


“‘오마이갓, 이 환상적인 세공 하며··· 이건 이 세계 존재할 수 없는 디자인이야! 이걸 디자인한 사람이 누구죠? 꼭 만나야겠어요.’”

“안타깝군요. 만날 수는 없어요.”

“‘왜죠?’”

“이 세상 분이 아니시니까.”

“‘오, 저런! 이런 비극이. 그럼, 혹시 그분이 남기신 작품들이 이 코인들 말고 더 있나요? 있으면 내가 다 살게요. 얼마죠? 얼마면 되죠? 내 돈을 가져가요, 제발!’이래요, 큰아빠.”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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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 오징어제육볶음 +10 23.12.23 1,018 57 11쪽
22 폭풍 전야 +3 23.12.22 917 47 11쪽
21 실력으로 +3 23.12.21 1,007 51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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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 데뷔 +7 23.12.19 1,379 66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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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 착각의 향연 +3 23.12.17 1,778 58 11쪽
16 꿈이라는 건 +4 23.12.16 1,902 73 12쪽
15 기사의 오라 +3 23.12.15 2,010 67 12쪽
14 용사의 랍스터 롤 +5 23.12.14 2,195 83 13쪽
13 1초에 핫둘셋넷다섯여섯일고여덜아호열열하나열둘 +6 23.12.13 2,250 82 11쪽
12 샌 안드레아스 서울 +6 23.12.12 2,346 82 11쪽
11 얼굴 천재와 언어 천재 그리고 잘생긴 고양이 한 마리 +8 23.12.11 2,513 97 11쪽
10 거부할 수 없는 강렬한 눈빛을 가진 자가 짊어져야 하는 일들 +13 23.12.10 2,640 96 12쪽
9 Lv. 99 잘생김에 관하여 +7 23.12.09 2,695 94 12쪽
8 정의로운 저주 +7 23.12.08 2,709 98 13쪽
7 횟집을 차렸더니 여배우들이 좋아해 +4 23.12.07 2,868 96 11쪽
» 세계적인 보석 다자이너 오드리 반 클리프와의 만남 +4 23.12.06 2,913 97 12쪽
5 새로운 식구, 방돌 +4 23.12.05 3,020 100 13쪽
4 쓸데없는 능력에서 쓸모있는 능력으로 +3 23.12.04 3,143 94 11쪽
3 세상에서 제일 행복한 방사능-FREE 횟집 +3 23.12.03 3,262 95 12쪽
2 방구쟁이 다섯 가족 +5 23.12.02 3,457 91 11쪽
1 방시리 +9 23.12.01 4,001 97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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