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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칸더브이 님의 서재입니다.

이세계 삼촌은 방사능이 보여

웹소설 > 작가연재 > 현대판타지, 퓨전

서칸더브이
작품등록일 :
2023.12.01 14:40
최근연재일 :
2023.12.23 08:20
연재수 :
23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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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2,8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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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1,683

작성
23.12.07 0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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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1쪽

횟집을 차렸더니 여배우들이 좋아해

DUMMY

“이 애뮬릿의 디자인은 너무 훌륭해요. 아무래도 안 되겠어요. 이 감성은 흉내조차 낼 수가 없을 것 같아요. 이건 이대로 팔아야 해요. 이런 물건이 지구상에 존재했다는 것을 꼭 남겨야 해요.”

“고마워요. 진가를 알아봐 줘서. 그건 물의 애뮬릿이죠. 차고 있으면 물을 안 마셔도 돼요.”

“와우- 그런 서사를 생각하고 만드셨다는 거죠? 바로 그거예요. 그런 상상력이 필요했었어! 나는 너무 갇혀있었어! 정말 안타까워요. 꼭 한번 만나 뵙고 그분의 이야기를 듣고 싶네요··· 흑흑흑··· 독립 브랜드를 만들 거예요. 저희 반 클리프 앤드 티파니가 당신이 갖고 있는 그분 유품들의 독점 권한을 사겠어요. 그러니, 이름을 가르쳐주지 않으시겠어요? 이 환상적인 애뮬릿의 디자인을 한 분의 성함을?”

“쇼파드. 불가리 가문의 쇼파드 경.”

“와우- 정말 멋진 이름이군요. 쇼파드 불가리. 당장 뉴욕으로 날아가 새 브랜드를 런칭할 거예요. 브랜드 이름은 「쇼파드 불가리 by 반 클리프 앤 티파니」. 어때요? 미칠 거 같지 않아요?”

“멋지네요. 엄청 비싼 브랜드 이름 같아요.”


우연히 만난 유명 보석 브랜드 <반 클리프 앤드 티파니>의 상속녀 오드리 반 클리프 덕에 나는 코인들을 제 가격(?)에 팔 수 있게 되었다.

그리고, 한 달 뒤.


“큰아빠, 여기가 정말 큰아빠 집이에요?”

“아니, 우리 채리네 집.”

“큰아빠, 저기 남산타워가 보여요. 와- 진짜 커. 아! 그리고 저기 아빠 가게도 보인다!”


38억 원을 전액 현금으로 주고 아파트를 샀다.



【007화 – 횟집을 차렸더니 여배우들이 좋아해】



잘 삶아놓은 동해안 피문어는 향이 진하고 부드럽다.

오물쪼물 씹다 보면 게 맛이 느껴진다.

방시리도 그걸 안다.

그래서 녀석은 문어를 참 좋아한다.


“이거 뭐야. 너무 맛있겠는데.”


예쁜 접시 위에 문어숙회와 함께 전복, 새우, 가리비 등이 예쁘게 올려져 있어서 한 점 집어 먹으려 했더니,


“그거 방시리 거야.”

“응? 방시리 거라고? 전부 다?”


물론 시리도 염연히 우리 방 씨 식구고, 식성이 좋아 많이 먹기는 하지만···


“이건 좀 많은 거 아니야?”

“시리가 얼마나 먹는데. 저거 다 먹어. 시리야, 밥 먹자.”

“야옹-”


크다. 언제 태어났는지 몰라 정확한 나이는 모르지만, 6개월 정도 된 놈치고 덩치가 무슨 6개월 레트리버만 하다.


“근데 얘는 품종이 뭐라고 했었지? ”

“저번에, 펫샵에 데려갔더니 ‘노르웨이숲’인가 그렇다던데.”

“그러니까 그 품종이 원래 이렇게 큰 거지?”

“응.”


노르웨이숲.

줄여서 놀숲.


“순종은 아닌 것 같습니다. 순종은 이런 무늬가 없거든요. 그리고 발육도 이 정도면 사자급인데요.”라고 수의사 선생님이 말씀하셨다.


노르웨이에 있는 숲에서 발견된 종으로 수사자처럼 목과 가슴에 털이 수북이 나는 것이 특징인 대형묘.

귀 끝이고 눈 끝이 다 뾰족뾰족해 얼핏 새침해 보이지만, 마음을 열면 강아지처럼 다가온다.


“참 멋지게 생겼단 말이야. 무슨 고양이가 이렇게 잘생겼어.”

“예쁘다고 해죠. 암컷인데.”

“암컷이었어?”

“몰랐네.”

“야옹-”


이세계 방시리도 암컷이었다.


“자, 형 거는 여기.”

“헉! 뭐야? 뭐가 이렇게 많아.”

“먹다가 많으면 이따가 저녁에 회덮밥으로 먹든지, 물리면 라면에 넣어 먹든지 하려고.”


솔직히 1년 정도는 질리지 않고 먹을 수 있을 줄 알았다.

아니었다.

아무리 좋아하는 해산물이라도 매일 먹으려니···조금 질린다.


“그러지 말고 우리 저녁에는 오랜만에 삼겹살이나 먹을까?”

“안돼.”

“왜?”

“남은 해산물이 너무 많아. 그래서 내가 너무 많이 사지 말자고 했잖아. 그렇게 안 나간다고.”

“그건···너무 물건들이 좋아서 그만···.”

“형이 욕심을 부려서 그렇잖아. 냉동고에도 많아. 거짓말 조금 보태서 반년 치는 쌓여있어. 그러니까, 앞으로 6개월은 해산물만 먹어야 해.”


대충 신선한 해산물과 맛있는 음식을 제공하면 손님은 저절로 올 줄 알았는데···


“말했잖아. 사람들은 해산물에 더 민감하다고.”


‘방사능-프리’ 인증마크의 힘은 생각보다 강했다.


“알았어. 좀 더 생각해 보자.”


이대로면 육지 고기를 먹지 못할 수 있었다. 뭐가 다른 방법이 필요했다.



---*---



“아- 배고프당. 성우야, 배고프지 않니?”

“먹고 들어가시겠어요?”

“그럴까? 배가 너무 고프다.”


화보 촬영을 마치고 돌아가는 길, 여배우 청초는 배가 고팠다. 촬영 때문에 어제부터 아무것도 먹지 못했다.


“김밥 사놓은 게 있기는 한데···.”

“그런 거 말고 제대로 된 거 먹고 싶어. 아, 그래, 물회 먹고 싶다. 진짜 맛있는 물회.”

“물회요?”

“응. 문어랑 전복이랑 해삼이랑 멍게랑 다 들어간 거. 아- 맛있겠다.”

“그럼, 압구정 <해장인>에 전화해 볼까요?”

“그럴래?”

“잠시만요.”


압구정 <해장인>은 강남 일대에 몇 안 남아있는 한국식 전통 횟집이었고, 제대로 된 물회를 파는 가게였다.

최성우 매니저는 곧바로 전화를 걸어 자리가 있는지를 확인했다.

다행히 자리는 있었다. 요새 제2의 전성기를 누리고 있는 청초가 가겠다는데 없는 자리도 만들 것이다. 문제는,


“재료가 다 떨어졌다는데요.”

“들었어. 히잉- 물회 먹고 싶은데.”

“···다른 데 전화해 볼까요?”


최성우는 자주 가는 다른 곳들에도 전화를 걸어 확인했다.

저녁 시간이 조금 지나서일까, 안타깝게도 그날따라 다들 재료가 동이 났다.


“어쩌죠?”

“어쩔 수 없지 뭐. 아- 진짜 먹고 싶었는데···.”


바로 그때!


휘리릭-


바람에 전단 하나가 날아와 그녀가 타고 있는 차의 앞 유리창에 붙는다.


「온 우주에서 제일 맛있는 횟집!

“맛이 끝내줘요!”

신선한 해산물 매일 공수!

방사능-프리보다 더 안전한 <방사능-제로>!

*방사성 물질 검출 시, 1억 배상!」


“크큭- 저기는 도대체 느낌표가 몇 개인 거니?”

“십 년 전 감성인데요.”

“십 년 전? 아니, 삼십 년 전 감성 같은데, 노린 건가?”

“잠시만요. 저거 그냥 두면 운전을 할 수 없어서. 떼고 올게요.”

“성우야, 가지고 와 봐.”

“저 전단지요?”

“응.”


그냥 버리려고 했는데, 전단에 들어간 고양이 사진이 너무 귀엽다.

솔직히 물회가 너무 당겨서인 것도 있지만.


“이 고양이 너무 귀엽게 생겼다. 그렇지 않아?”

“아, 네. 잘생겼네요.”

“얼굴은 사자 같은 데 무늬는 또 호랑이 같아.”

“고등어 같은데요.”

“맞아, 이걸 고등어 무늬라고 하기는 해. 내가 키워봐서 좀 알지.”

“고양이 키우셨어요?”

“응. 잠깐. 알레르기가 있어서 친구한테 보내줬어. 히잉-”

“알레르기가 있으셨어요?”

“응. 나도 몰랐어. 그때 처음 알았어. 내가 고양이한테 알레르기가 있는 줄. 처음 삼십 분 정도는 괜찮은데, 그 뒤로는 눈물 콧물 다 나오고 너무 심해져. 아, 근데 이 사진 보니까 또 키우고 싶당- 힝- 우리 수비도 이렇게 삼색이었는데.”

“고양이를 키우셨었구나···.”

“성우야, 우리 여기 가볼래?”

“네? 여기요?”

“응.”

“배도 고픈데 그냥 가보자. 혹시 모르잖아. 가면 고양이가 있을 수도 있고.”

“그냥 광고지···횟집에 고양이를 둘 것 같지는 않은데···.”

“그래도 한번 가보자. 공현시장 뒷길? 공현시장이면 근처 아니야?”

“네, 저기만 돌면 공현시장 입구이기는 한데··· 정말 괜찮으시겠어요? 여기 처음 가는 집이고 방사능-프리도 아닌데···.”

“방사능-프리보다 더 안전한 방사능-제로라는데?”

“그거 그냥 자기들 마음대로 쓰는 것 같아요. 저, 괜히 이런 데 가서 음식 드셨다가 탈 나시면 대표님한테 진짜 혼나는데···.”

“여기 ‘방사성 물질 검출 시, 1억 배상’이라고 쓰여있잖아. 설마 그렇게 써놓고 방사능 제로라고 하겠어?”

“그렇기는 한데···.”

“차에 간이 측정기 있지?”

“방사선 측정기요? 네, 있어요.”

“그럼, 가보자. 가보고 분위기 영 이상하면 나오면 되잖아.”

“음···알겠습니다. 그럼, 제가 들어가서 먼저 보고 나올게요.”

“좋아!”


매니저 최성우는 청초를 태운 밴을 공현시장 뒤쪽으로 몰았다.

생각보다 한가해서 좋기는 하다. 주차 공간도 있고.


“저거 그거 아니니? 되게 비싼 차.”

“네, 맞아요. 715마력 8-스피드 마그나 듀얼 클러치 5도어 사륜구동 럭셔리 SUV 페라리 푸로산게 데이토나 검정.”

“그렇게 이름이 긴 차였어?”

“아니요. 이름은 푸로산게.”

“푸로산게?”

“이탈리아어로 ‘순혈’이라는 뜻이에요.”

“너 잘 안다.”

“저 차 대한민국에 몇 대 없는 차이거든요. 마인규 배우가 저거 주문했는데 얼마 전에 마약으로 들어가는 바람에 취소됐다고 듣기는 했는데, 이걸 여기서 볼 줄이야.”


최성우의 두 눈이 동그래졌다.


“그렇게 대단한 차야? 몰랐네. 나는 차에는 별 관심이 없어서. 예쁘기는 예쁘다. 이 가게 주인 건가?”

“설마요. 7억이 넘는 차인데.”

“7억? 와- 비싸다. 근데, 왜? 여기 가게 사장님 차일 수도 있지. <해장인> 사장님도 엄청 부자시잖아.”

“에이- 그건 <해장인>이니까 그렇죠. 그 가게 건물도 사장님 거라고 하던데요.”

“그럴 수도 있지, 뭐.”

“근데, 그럼, 손님 차인가?”


뭐가 됐든 무시할 수 없는 존재감이었다.

주변을 둘러본 성우는 가게 안에 들어가 분위기를 파악하고는 돌아왔다.


“어때? 있어?”

“네, 수조에 물고기는 많더라고요. 물회도 된대요.”

“아니, 고양이.”

“네?”

“이 전단에 있는 고양이가 있었냐고?”

“그건 안 확인해 봤는데··· 물회 드시고 싶은 거 아니었어요?”

“그렇지. 근데, 쩝, 고양이가 있으면 더 좋으니까 그렇지···.”

“그럼 그냥 갈까요?”

“아니. 배고파. 그냥 들어가자. 깨끗해?”

“네, 겉에서 보는 것과 달리 안에는 되게 깔끔하고 좋아요. 손님도 없고. 아, 그리고 일단 수조에 있는 물고기들은 간이 검사기로 체크해 봤는데, 방사선이 검출되지 않았어요.”

“그래? 좋았어! 맛있었으면 좋겠어! 좋았어!”

“선배님?”

“응?”

“아무리 둘이 있어도 그거는 안 하셨으면 좋겠어요.”

“그래? 이상해?”

“네.”

“알았쏘.”


화보를 찍고 돌아오던 길,

대한민국 탑 여배우 이청초는 바람에 날아온 전단 속 고양이의 미모에 끌려 이름도 없는 동네 횟집을 찾았다.

상상도 못 했다.

그런 한적한 곳에서 인생 물회를 만날 줄이야.


“와- 예쁘다.”

“그러게요. 데코 제대로네요.”


오독오독 전복과 해삼을 얇게 썰어 가득 올렸다.

바다 그 잡채인 비단 멍게와 뽀얀 살의 오징어, 빠지면 아주 섭섭한 문어,

그리고 무심코 막 썬 듯한 횟감들.


한 접시 가득 담아 바다의 꽃처럼 그릇 위에서 피어올랐다.

너무 아름다워 막 섞어 먹질 못하겠다.

그래서 처음에는 하나씩 집어 먹었는데···


‘이 문어 뭐지? 왜 문어에서 대게 맛이 나는 건데.’


그녀는 더 이상 참을 수 없었다.

면 사리를 꽃밭에 집어넣고 마구 휘저은 뒤, 온갖 해산물들과 함께 입안 가득 넣었다.


“어머! 너무 맛있어! 그래, 바로 이 맛이야! 이 맛이었어! 내가 찾던 맛!”


그녀는 자기도 모르게 느낌표 다섯 개를 내뱉었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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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 오징어제육볶음 +10 23.12.23 1,018 57 11쪽
22 폭풍 전야 +3 23.12.22 915 47 11쪽
21 실력으로 +3 23.12.21 1,005 51 11쪽
20 차기작은 액션 +2 23.12.20 1,182 41 13쪽
19 데뷔 +7 23.12.19 1,378 66 12쪽
18 결심했어요 +7 23.12.18 1,632 57 12쪽
17 착각의 향연 +3 23.12.17 1,778 58 11쪽
16 꿈이라는 건 +4 23.12.16 1,902 73 12쪽
15 기사의 오라 +3 23.12.15 2,009 67 12쪽
14 용사의 랍스터 롤 +5 23.12.14 2,194 83 13쪽
13 1초에 핫둘셋넷다섯여섯일고여덜아호열열하나열둘 +6 23.12.13 2,250 82 11쪽
12 샌 안드레아스 서울 +6 23.12.12 2,346 82 11쪽
11 얼굴 천재와 언어 천재 그리고 잘생긴 고양이 한 마리 +8 23.12.11 2,512 97 11쪽
10 거부할 수 없는 강렬한 눈빛을 가진 자가 짊어져야 하는 일들 +13 23.12.10 2,640 96 12쪽
9 Lv. 99 잘생김에 관하여 +7 23.12.09 2,695 94 12쪽
8 정의로운 저주 +7 23.12.08 2,708 98 13쪽
» 횟집을 차렸더니 여배우들이 좋아해 +4 23.12.07 2,868 96 11쪽
6 세계적인 보석 다자이너 오드리 반 클리프와의 만남 +4 23.12.06 2,912 97 12쪽
5 새로운 식구, 방돌 +4 23.12.05 3,019 100 13쪽
4 쓸데없는 능력에서 쓸모있는 능력으로 +3 23.12.04 3,142 94 11쪽
3 세상에서 제일 행복한 방사능-FREE 횟집 +3 23.12.03 3,261 95 12쪽
2 방구쟁이 다섯 가족 +5 23.12.02 3,455 91 11쪽
1 방시리 +9 23.12.01 3,999 97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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