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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칸더브이 님의 서재입니다.

이세계 삼촌은 방사능이 보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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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칸더브이
작품등록일 :
2023.12.01 14:40
최근연재일 :
2023.12.23 08:20
연재수 :
23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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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2,828
추천수 :
1,819
글자수 :
121,683

작성
23.12.15 0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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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2쪽

기사의 오라

DUMMY

“할머니, 저 왔어요.”

“무사 왔어? 내일모레면 퇴원하신디이 뭘 자꾸 찾아와.”

“오늘 성게가 좋아서요. 그걸로 미역국을 끓였는데 너무 맛있네요. 성게 좋아하신다면서요.”

“나야 좋지만, 미안해서 그러지. 그냥 맨손으로 와도 힐링이신디.”


그날 이후 김말숙 할머님은 건강을 회복하셨다.

병원에서는 쓰러지시기 전보다 더 좋아지신 것 같다고 했다.


“할머님 말씀이 맞으세요. 손주분 찾아오신 날은 더 기력이 좋으세요.”

“윤 선생님, 마침 잘 오셨네요. 이거 랍스터 롤인데, 동료분들하고 나눠 드세요.”

“아니, 뭐 이런 걸 매번··· 잘 먹을게요. 아- 맛있겠다.”


병원 식구들하고도 친해졌다.

덕분에 병원 측 손님들이 많이 찾아왔다.


“할머니, 정말 돈 안 받으실 거예요.”

“안 받아. 원래부터 안 받던걸, 이제 와서 돈은 무사··· 안 받아. 그냥 써. 내가 윤 씨한테 얘기 해뒀어. 너 쓰는 걸로 시장 사람들이 시비 걸면 내가 가만 안 둔다 해심. 그러니까, 그냥 써.”

“알았어요. 그러면, 그때 말했듯이 그 공터에 아스팔트 깔게요. 되죠? 지금은 바닥이 여기저기 깨지고 돌들이 많아서 조금 위험해서요.”

“아우- 맘대로 해. 내 땅에 돈 써주겠다는데 누가 뭐라 호난.”

“알겠습니다. 그럼 할게요.”

“아우- 근데 이 미역국은 뭘 넣었길래 이렇게 맛이 좋아. 나도 성게미역국 끓여봤는데, 이 맛이 안 나신디이.”

“알려드려요?”

“응.”

“미원 한 꼬집.”



【015화 – 기사의 오라】



“막아야죠. 거기 공사를 하면 먼지 날리고 안 돼. 안 됩니다. 가서 절대 안 된다고 얘기를 해야 합니다.”

“뭘 막기까지 해, 심 회장. 어차피 거기 할머니가 써도 된다고 정리됐는데, 그냥 내버려 두지.”

“그래요. 그리고 거기에 이상한 걸 짓는다는 것도 아니고, 포장해서 번듯하게 주차장으로 만든다는데, 그걸 뭘 굳이···. 이삼일이면 끝날걸.”

“오 사장님, 그렇게 말씀하시면 곤란하죠. 오 사장님 가게야 입구 쪽이니까, 잘 모르시는데, 이삼일 장사 망치면 그거 오 사장님이 책임질 거예요?”

“회장님, 말에 가시가 있다. 아니, 언제는 다 같이 먹고 살자며, 시장을 위한 일이라면 잠깐 손해 보는 것쯤은 견딜 줄도 알아야 한다며, 늘 그렇게 말하던 사람이 누군데. 웃겨.”

“웃겨요? 내가 웃겨요? 내가 웃겼으면 개그맨이 되겠지. 여기서 고추나 튀기고 파전이나 팔고 있겠어요?”


공연시장 상가번영회 회장 심도균은 심술이 났다.

비단, 김말숙 할머님 공터 문제 때문만은 아니었다.

어느 순간부터 시장 사람들이 용사횟집 편을 들기 시작했기 때문이었다.


“심 회장, 심 회장 왜 그래? 같은 시장 사람끼리. 오늘 보고 말 사람들 아니잖아. 이런 일에 목소리 높이고 그러면 안 되지. 사과해.”

“아니, 다들 언제는 나한테 그 횟집 사장 찾아가서 주차장 사용료 받아내고 상가번영회에 가입시키라고 하더니만, 랍스터 롤인지 롤스터 랍인지 받아먹고는 홀라당 넘어가 가셔서는···.”

“어허, 심 회장! 거 말이 심하잖아. 받아먹고 홀라당 이라니.”

“솔직히 그렇지 않습니까? 아무튼 나는 반대니까, 번영회가 다른 생각이라면, 독자적으로라도 행동할 겁니다!”


심도균은 자신을 이해 주지 못하는 번영회 사람들에게 화가 났다.



---*---



사건은 공사 날 벌어졌다.

다짜고짜 공사를 방해했고, 공사 지휘자랑 실랑이를 벌였다.

결국, 작은 사고까지 났다.

심각한 부상은 아니었지만, 그 바람에 시장 사람들까지 모여들어 공사가 중단되어 버렸다.

채리를 픽업하러 잠깐 자리를 비운 사이에 일어난 일이었다.


-사장님, 스타콘포장 윤대길인데요. 여기, 잠깐 오셔야겠는데요.


현장에 도착하니, 상가번영회 회장이라는 사람이 머리에 붕대를 감고 아예 공터 한쪽에 주저앉아 있었다.


“다리를 비끗했다면서요.”

“몰라. 갑자기 어디를 갔다 오더니 머리에 붕대를 감고 왔어. 그러고는 비키지를 않아. 어쩌지? 이래서는 오늘 공사 못하겠는데.”

“네, 어쩔 수 없죠. 죄송해요. 다음에 다시 스케줄잡죠.”

“그럼, 우리도 애초에 약속한 금액에 할 수가 없는데, 그래도 괜찮겠어, 방 사장?”

“네, 괜찮아요. 편한 시간에 맞추시고 알려만 주세요.”

“알았어. 그럼, 내가 다시 연락할게.”


그때만 해도 번영회 회장한테 다 받아낼 생각이었다.

안 그래도 동생한테 자꾸 ‘쓰레기는 여기다 버리면 안 된다’니, ‘후방주차 하면 안 된다’니 등 사사건건 시비를 건다고 하길래, 이참에 혼쭐을 내줄 참이었다.

그런데,


“방 사장, 방 사장이 참아. 심 회장이 성격은 좀 지랄 같은 구석이 있어도 그렇게 나쁜 친구가 아니야. 번영회 일이라고 하면 궂은일도 마다하지 않고, 시장 사람들끼리 분쟁이 생기면 제일 먼저 나서서 해결하고 그래. 오죽하면 자기 가게 장사도 잘 안 되는데, 돈 받는 일도 아닌 번영회 회장직을 하고 있겠어, 젊은 사람이.”

“그래, 방 사장님이 이해해요. 원래는 회사 다니던 사람인데, 어머니가 아프셔서 어쩔 수 가게 직장 그만두고 왔어. 시장에 온 지는 한 십 년 됐는데, 처음에는 샌님 같고 그랬는데, 시장 와서 많이 변했지.”

“우리 시장에도 원래 MZ칠성파 애들이 기웃거렸는데, 저 친구가 막아준 거나 다름없어. 상권이 별로 없는 시장이래서 그런 것도 있지만···.”


시장 사람들이 찾아와 그의 편을 들었다.

듣다 보니 그리 나쁜 사람은 아닌 듯싶었다.

동생에게 회 한 접시를 부탁해, 소주 몇 명이랑 그걸 들고 찾아갔다.


“처음 뵙겠습니다. 용사횟집 방시영이라고 합니다.”

“흥. 누가 그 맛있는 회 한 접시에 넘어갈 줄 알고.”


말은 쌀쌀맞게 했지만, 아예 얘기가 통하지 않는 사람은 아니었다.

소주 몇 잔이 들어가니 진심이 나왔다.


“솔직히 내가 이래도 뭐 내 땅도 아닌데, 결국은 공사하겠지만. 그래도 할 말은 해야 해서 그랬어요.”

“그래서 하고 싶은 말씀이 뭔데요?”

“쩝··· 그래요, 처음에는 우리가 잘못했어요. 워낙 뜨내기들이 많으니까. 왔다가 정보만 쏙 빼먹고 가고. 물론 좋은 걸 파니까 장사가 잘되는 거 아는데, 시장 측에서 편의를 봐줘서 가게가 잘 됐는데, 1~2년 만에 권리금만 쏙 받아서 인사도 없이 가버리고. 그러다 보니 우리도 텃세를 부리게 되고···.”

“제 동생이 그럴 생각으로 들어온 거 아니라고 말씀드렸다고 들었는데요.”

“네, 들었습니다. 들었죠. 근데, 공터 문제로 얘기 좀 하려고 하니까, 할머님한테 쏙 달려가서 포섭을 해버리니까, 나도···.”

“나도 뭐요?”

“그렇잖습니까. 원래 다 같이 쓰고 있는 공간이었는데, 이제는 말도 못 하게 됐고···.”

“다 같이 쓰고 있는 공간에 돈을 내라고 한쪽은 그쪽인데요.”

“······그래서, 우리가 잘못했다고요. 우리 땅도 아닌데, 그러려고 했으니까···횟집 장사가 너무 잘되는 거 같아서 그랬어요. 사람이 그렇잖아요. 남이 잘되면 심술도 나고···.”


뻔뻔한 말이었지만, 한편으로는 솔직했다.

누군가가 떠올랐다.


“웃기네. 잘못했다고 하면서, 심술부린 거라고 하면서, 오늘 또 주차장 공사를 막고. 도대체 원하는 게 뭐예요? 그래서 뭐 공사하는 데 보상금이라도 달라는 겁니까, 지금?”

“······.”

“이 봐요, 심 회장님. 뭐라고 말 좀···.”

“회 진짜 맛있네.”

“네?”

“왜 잘 되는지 알겠네.”

“···.”

“음식도 신선하고 맛도 좋고, 쩝. 도대체 어떻게 이 좋은 방사능 프리 횟감이랑 해산물들을 가지고 오는지 모르겠는데··· 아무튼 맛있어요. 너무 맛있어. 왜 사람들이 찾는지도 알겠고. 근데, 거기에 번듯한 주차장이 생기면, 손님들이 아예 시장 뒤로 올 거 아닙니까. 지금은 거기 주차장이 있는지도 잘 모르고 하니까, 시장 입구 쪽 주차장에 대고 가는 사람들도 있고, 그러다 보면 용사횟집 찾으러 왔다가 시장에서 물건도 좀 사고 그러는데, 거기 정식으로 주차장이 생기면···.”

“당신 가게도 시장 뒤쪽에 있잖아요.”

“나는 아파트 단지 사람들 상대하는 장사라 주차장이 크게 필요 없지만, 시장 앞쪽에 있는 밥집이나 마트들은 주차장이 필요하니까.”


칼한드릴 모르가나 아카데미에 들어가면 배우는 말이 있다.

「훌륭한 기사는 소녀를 구하지만, 훌륭한 기사단장은 나라를 구한다.」

그 말의 의미는 기사단장이 되면 알게 된다.


다양한 문화에서 자란 다양한 기질의 견습생이 기사가 되겠다고 아카데미에 들어온다.

성격은 지랄 같지만 검술 하나는 기가 막힌 놈,

머리는 좋지만, 너무 신중해서 조원들을 매번 위험에 빠뜨리는 놈,

평소에는 별로인데 진짜 다급한 순간이 되면 신급 능력이 나오는 놈, 등등등.

기사단장은 그런 자들을 통솔해서 이끄는 사람이었다.


한번 그런 일이 있었다.

칼솜씨가 떨어지는데도 계속 그에게 조장역을 맡기길래 따져 물었더니, 카밀라 기사단장이 그렇게 말했다.

“너한테 맡기면 희생자가 생길 거니까.”

인정하지 않고 우겨서 조장역을 받아냈다.

그리고, 그녀의 말은 다음번 임무에서 현실이 되었다.

나와 같이 갔던 조원 둘이 죽었다.


그 일이 있고 난 후 나는 실의에 빠졌다.

나 같은 놈은 기사가 될 자격이 없다고.

몇 달간을 술독에 빠져 살았다.

그러던 어느 날 카밀라 기사단장이 술집에 있는 나를 찾아와 말해주었다.


“방스, 너는 기사의 오라(aura)가 뭐라고 생각하나.

기사의 오라는 말이야, 마법사의 마나 같은 게 아니야.

마법을 써서 적에게 공격을 가하고, 다친 병사를 치료해 주고, 방어막을 치는 마나술이 아니야.

기사의 오라는 그보다 훨씬 숭고해. 기사의 오라는 말이야, 진심에서 우러나오는 선한 영향력 같은 거야.

그와 같이 함께라면 그 어떤 몬스터도 이길 수 있을 것 같고, 그와 함께라면 그 어떠한 역경도 두렵지 않으며, 그와 함께라면 죽음도 불사할 수 있는 용기가 자기도 모르게 생기는 영향력.

방스, 너는 훌륭한 기사가 될 자질이 있다.

그러니까 일어서. 말리와 에드윈의 죽음을 잊으라는 게 아니야. 기억해. 그리고 네가 앞으로 리더의 자리에 올랐을 때 무엇을 가장 먼저 생각해야 하는지 그들의 죽음을 떠올리며 고민해.

훌륭한 기사는 소녀는 구하지만, 훌륭한 기사단장은 나라를 구하는 법이니까.”


그때 깨달았다. 이 세상은 혼자 사는 게 아니라는 것을. 기사의 오라는 눈앞의 적을 압도하는 기운이 아니라 함께 하는 동료를 지키기 위한 것임을.

선한 영향력인 것임을.


“당신의 진심이 뭔지는 알겠어. 하지만, 당신의 시선과 방법은 잘못됐어. 어차피 주차장으로 사용되던 공터였어. 그걸 좀 더 편하고 안전하게 변형하는 공사를 반대할 이유는 없어. 같이 살자는 거잖아. 나도 같은 생각이야. 이 시장의 우리 형제가 횟집을 차린 이상, 나나 내 동생 역시 모두 다 잘됐으면 해. 생각해 보자고. 어떻게 하면 공현시장이 다 같이 잘될 수 있는지. 그러니, 도균, 당신도 우리와 뜻을 함께하겠어?”

“응?”

“함께하겠냐고.”

“아···네. 근데 왜 갑자기 반말을···.”

“우린 동갑이니까.”


그 순간 심도균은 이상한 기분이 들었다.

이 처음 보는 특이한 남자와 정말로 동료가 된 기분이었다.

그의 말대로 앞으로 정말 모든 일이 잘될 것 같은 그런···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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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 오징어제육볶음 +10 23.12.23 1,018 57 11쪽
22 폭풍 전야 +3 23.12.22 915 47 11쪽
21 실력으로 +3 23.12.21 1,006 51 11쪽
20 차기작은 액션 +2 23.12.20 1,182 41 13쪽
19 데뷔 +7 23.12.19 1,378 66 12쪽
18 결심했어요 +7 23.12.18 1,633 57 12쪽
17 착각의 향연 +3 23.12.17 1,778 58 11쪽
16 꿈이라는 건 +4 23.12.16 1,902 73 12쪽
» 기사의 오라 +3 23.12.15 2,010 67 12쪽
14 용사의 랍스터 롤 +5 23.12.14 2,194 83 13쪽
13 1초에 핫둘셋넷다섯여섯일고여덜아호열열하나열둘 +6 23.12.13 2,250 82 11쪽
12 샌 안드레아스 서울 +6 23.12.12 2,346 82 11쪽
11 얼굴 천재와 언어 천재 그리고 잘생긴 고양이 한 마리 +8 23.12.11 2,513 97 11쪽
10 거부할 수 없는 강렬한 눈빛을 가진 자가 짊어져야 하는 일들 +13 23.12.10 2,640 96 12쪽
9 Lv. 99 잘생김에 관하여 +7 23.12.09 2,695 94 12쪽
8 정의로운 저주 +7 23.12.08 2,708 98 13쪽
7 횟집을 차렸더니 여배우들이 좋아해 +4 23.12.07 2,868 96 11쪽
6 세계적인 보석 다자이너 오드리 반 클리프와의 만남 +4 23.12.06 2,912 97 12쪽
5 새로운 식구, 방돌 +4 23.12.05 3,019 100 13쪽
4 쓸데없는 능력에서 쓸모있는 능력으로 +3 23.12.04 3,143 94 11쪽
3 세상에서 제일 행복한 방사능-FREE 횟집 +3 23.12.03 3,261 95 12쪽
2 방구쟁이 다섯 가족 +5 23.12.02 3,457 91 11쪽
1 방시리 +9 23.12.01 4,001 97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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