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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칸더브이 님의 서재입니다.

이세계 삼촌은 방사능이 보여

웹소설 > 작가연재 > 현대판타지, 퓨전

서칸더브이
작품등록일 :
2023.12.01 14:40
최근연재일 :
2023.12.23 08:20
연재수 :
23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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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2,8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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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121,683

작성
23.12.11 0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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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1쪽

얼굴 천재와 언어 천재 그리고 잘생긴 고양이 한 마리

DUMMY

까톡-


>안녕, 시영. 나 오드리예요.

챗GPT로 최선 버전으로 번역해서 이 문자를 보내요.

아, 그리고 나 당신 때문에 카카오톡도 가입했어요.


방금 들었어요, 삼촌이 시영을 만나러 한국에 갔다고.

삼촌은 고집 센 중년 남성이에요.

그렇지만, 실력 없이 주장만 센 사람은 아니에요.

아니, 그 반대죠. 미적 감각이 매우 뛰어나요. 그래서, 삼촌도 쇼파드 불가리 경 작품의 아름다움과 신비로움, 완성도에 관해서는 이견이 없어요.

그가 걱정하는 점은 불가리 경 작품의 출처와 진위에요.

그는 우리 <반 클리프 앤드 티파니>의 고문 변호사이자 이사회장이거든요.

나는 당신을 믿지만, 게이로드 삼촌은 당신을 만나보지 못해서 확신이 없는 것뿐이에요.

그러니 당신이 만나서 그를 설득해 줘요, 시영.


난 당신이 잘할 거라 믿어요.

게이로드 삼촌의 지원을 얻으면 앞으로 법적인 모든 일들은 문제없이 처리될 거예요.

그는 실력 좋은 변호사이니까요.


사랑을 담아,

오드리 반 클리프.



【011화 – 얼굴 천재와 언어 천재 그리고 잘생긴 고양이 한 마리】



“피에르, 얼굴 좀 펴요. 애 앞이잖아요. ‘나 지금 짜증 났어’가 얼굴에 다 쓰여있어요.”


동료이자 통역인 월터 아펠의 조언에 얼굴을 펴보려고 노력했지만, 마음처럼 잘되지 않는다. 피에르 게이로드는 심기가 불편했다.


“꼬마야, 넌 이름이 뭐니? 영어를 참 잘하는구나.”

“제 이름은 채리에요. 저기 서 있는 사람은 제 아빠이고요.”

“그래? 그러니까, 시영이라는 남자가 네 큰아빠인 거지?”

“네.”

“그리고 너희 큰아빠가 지금 이리로 오고 있는 거고?”

“네. 병원에서 오는 중이니까, 아까 통화했을 때 출발하셨으면, 곧 도착할 거예요. 아, 그리고, 저는 프랑스어도 조금 알아들어요. 아주 조금이지만.”


채리는 자랑한 것이 아니었다.

조금 전 월터 아펠이 피에르 게이로드에게 프랑스어로 한 말을 이해했기 때문이었다.

혹시라도 자기가 ‘못 알아들을 줄 알고 실수하는 일이 없었으면 좋겠어요’라는 의미였다.


“올랄라- 참 영특한 아이구나. 몇 살이라고 했지?”

“여섯 살이요.”


또박또박 말을 잘하는 아이에게 놀란 월터에 반해, 피에르는 여전히 시큰둥했다.

그는 지금 화가 나 있었다.

분명 조카 오드리 반 클리프가 가지고 온 금화들과 애뮬릿은 환상적이었다. 그녀의 표현대로 “이 세상 물건이 아니었다.”

인정한다. 하지만, 그렇다고 출처와 진위를 제대로 알아보지도 않고, 특히나 <반 클리프 앤드 티파니>社의 고문 변호사인 자신에게 일언반구 상의조차 없이 계약서를 쓴 것은 도저히 용납할 수가 없었다.

그는 계약 조건을 조정하려 온 것이었다. 만약 자신의 제안을 시영이 받아들이지 않는다면, 무효 주장까지도 할 생각이었다.


“도대체, 너희 큰아빠는 언제 온다는···.”


띵딩-


“큰아빠!”

“채리야.”

“큰아빠, 손님들이 기다리고···큰아빠, 안경에 서리 꼈어요.”

“추운 데 있다가 들어와서 그런 가 보다.”

“저 주세요. 제가 딱아 드릴게요.”

“그럴래? 고마워.”


이제 막 가게 안으로 들어온 시영은 안경을 벗고 인사를 건넸다.


“헬로. 마이 네임이지 시영. 나이스 투 미츄.”

“나이스 투 미츄 투. 아이엠 피에르 게이흡! 헙!”



---*---



한편, 같은 시각 뉴욕,

반 클리프 앤드 티파니 본사.


“지금쯤 만나고 있겠지?”

“한 시간 전에 월터하고 텍스트 주고받았는데, 식당에 왔다고 했으니까 지금쯤 만나고 있겠지.”

“게이로드 삼촌도 너무해. 좋아, 회사 고문 변호사로서 검토는 할 수 있어. 그렇지만 이렇게 나한테 말 한마디 없이 한국으로 날아가는 건 좀 그렇지 않아?”

“네가 너무 그 사람을 옹호하니까 그렇지. 우연히 만난 사람이라며.”

“내 목숨을 구해줬다고.”

“배고파 현기증이 난 거였다며.”

“그건 운명이었어.”

“너 그 사람 좋아하니?”

“제니퍼, 무슨 소리를 하는 거야.”

“그런 거처럼 보이니까, 게이로드 아저씨도 걱정이 돼서 너한테 말 안 하고 간 거 같아. 네가 여행 중에 만난 남자한테 혹 빠져서 어디서 들어보지 못한 물건들을 두고 계약을 덥석 해서 왔으니.”

“아름답잖아! 환상적이잖아! 그렇게 생각 안 해? 게이로드 삼촌도 동의했다고.”

“그렇게 생각해. 하지만, 그건 그거고 계약은 계약이지. 막말로 그 남자가 어디서 훔쳐 온 건지도 모르는데, 덥석 새 브랜드 런칭을 해버렸다가 나중에 들통나면, 그때는 새 브랜드 문제만으로 끝나지 않아. 반 클리프 앤드 티파니 사의 명예가 흔들릴 거야.”

“절대. 절대 그런 남자가 아니야.”

“그걸 네가 어떻게 알아?”

“너도 만나보면 알 거야.”

“이래서 간 거야. 보석 디자이너로서 넌 천재지만, 가끔 보면 너무 순진해. 아무튼, 게이로드 아저씨가 가서 다행이야. 아저씨라면 분명 꼼꼼하게 다 따져보고 회사를 위한 결정을 내리실 테니까.”



---*---



다시, 한국,

용사횟집.


“좀 괜찮으신가요?”

“I am ok.”

“괜찮으시대요.”


채리가 통역을 했다.

원래는 한국어를 포함해 5개 국어를 하는 월터 아펠이 하려고 했으나, 채리의 실력에 반해 그는 뒤로 물러서 있었다.


“그래? 그럼, 무슨 일 때문에 오신 건지 여쭤봐 줄래, 채리야?”

“I am here to renegotiate the deal my niece Audrey has made with you, Mr Bang.”

“큰아빠가 오드리 언니랑 한 계약을 재협상하러 오셨대요.”

“But, it seems that won’t be necessary.”

“근데 필요 없을 것 같대요.”

“그래?”

“네.”

“흠- 그럼, 혹시 족발 좋아하냐고 물어봐 줄래? 장충동에서 형석이 줄 거 사면서 우리 것도 사 왔는데, 식사 전이면 같이 먹지 뭐. 여기까지 오셨는데.”

“Mr. Gaylord, do you like pork hock?”


···


“정말 훌륭한 식사였습니다. 내 인생에 이렇게 많은 전복과 굴을 대접받은 건 처음입니다. 감사합니다. 피에르도 정말 맛있게 먹었다고 하네요. 그럼, 뉴욕으로 돌아가서 다시 연락드리겠습니다.”


대표로 정중히 인사를 한 월터는 피에르와 함께 가게를 나왔다.


“울랄라- 너무나 황홀한 식사였어. 그렇지 않아, 피에르?”

“말해 뭐해. 내 인생 최고의 요리였던 거 같아. 그 피시-앤-칩스 먹어봤어? 도대체 무슨 생선인 거야? 어떻게 쫄깃쫄깃하면서 동시에 부드러울 수가 있는 거지? 오마이갓, 마치 버터 검 같았어.”

“돌돔이라고 하는 것 같더라고.”

“돌돔? 아무튼 오늘 처음 듣는 생선 이름이 많았어.”

“그랬지.”


차에 올라탄 피에르와 월터는 각자 자기 배를 만졌다.


“아무래도 호텔에 가면 소화제를 먹어야겠어.”

“나도 그래야겠어. 그나저나 뭐야? 계약 재협상을 해야 한다며 벼르고 간 사람이 왜 갑자기 마음이 변한 거야?”

“월터, 너 그 사람 눈을 봤어?”

“눈? 응. 대화했잖아. 당연히 봤지.”

“아니, 진짜 봤냐고?”

“그것 또 무슨 소리야? 그럼 가짜로 보는 것도 있어.”

“내가 변호사 생활 25년이야. 눈만 봐도 알 수 있지. 이 사람이 협상할 수 있는 상대인지 아닌지.”

“그래서, 뭐? 눈을 봤더니 협상할 상대가 아니었다는 거야?”

“응. 아마, 재협상을 하자고 했으면 계약을 파기한다고 했을 거야. 시영은 그런 남자야. 그걸 간파해서 다행이야. 아니었으면 계약도 잃고 오드리하고 관계도 멀어졌을 거야. 휴우-”

“흠-”

“왜 그래?”

“그냥 얼굴이 잘생겨서 깜짝 놀랐다는 소리로밖에 안 들리는데.”

“절대 아니야. 니가 그 남자의 안경 끼지 않은 눈을 봤어야 했어. 그나저나, 너야말로 그건 뭐였어? ‘뉴욕에 유학 보낼 생각이 있으면 연락하라고?’ 진심이야?”

“그 꼬마 아가씨가 영어 하는 거 못 들었어? 불어는 또 어떻고. 이제 고작 여섯 살이라고.”

“너도 그랬잖아?”

“아니, 나를 능가하는 아이야.”

“진짜?”

“응. 확신해. 그 아이는 언어 천재야.”

“너도 반했나 보네.”


반 클리프 앤드 티파니의 두 중역은 그날 밤 한국의 얼굴 천재와 언어 천재에 반했다.



---*---



뉴욕,

반 클리프 앤드 티파니 본사.


“뭐래? 어떻게 됐어?”


한국에 있는 월터와 통화를 하고 있던 제니퍼가 전화를 끊자, 오드리 반 클리프는 내용을 재촉했다. 재협상의 결과가 어떻게 됐는지 궁금해 미치겠다.


“···결렬됐대.”

“왓! 노 웨이! 아 유 씨리어스?”

“릴랙스, 오드리. 농담이었어. 호호호-”

“젠, 한 번만 더 그딴 농담을 하면 죽여버릴 거야. 심장 떨어지는 줄 알았어.”

“하하하- 잘 끝났대.”

“뭐가? 잘 끝나?”

“재협상 없이 그냥 원래 계약대로 하기로 했고, 분위기가 너무 좋아서 식사까지 하고 나왔대.”

“진짜?”

“응.”

“예스! 그럴 줄 알았어! 만나면 진가를 알아볼 줄 알았다고!”

“뭐냐. 좀 전까지만 해도 안절부절못해 놓고서는.”

“그러는 넌. 그런 사람에게 그딴 농담이나 하고선.”

“게이로드 아저씨가 뭐 보자마자 한눈에 반해서 재협상 얘기는 꺼내지도 않았대. 마음에 무척 드셔서 바로 한국 로펌 선임해서 법인 설립하고 바로 뉴 브랜드 런칭 계획에 착수하자고 하셨대.”

“예스! 예스! 자, 그러면 법적인 거는 게이로드 삼촌이 다 알아서 할 거고. 나는 이제 브랜드 이미지를 생각하기 시작하면 되겠군.”

“이미 하고 있던 거 아니었어.”

“응응. 몇 개 생각해 둔 게 있지. ‘마법이 존재하는 세상을 홀로 떠돌아다니는 외로운 용사와 그의 유일한 친구 호랑이. 그냥 호랑이가 아니라 정말 아름답고 신비로운 이세계 호랑이.’”

“판타지 테마로 가려고?”

“응.”

“괜찮겠네.”

“시영한테서 애뮬릿을 받는 순간부터 이미지가 떠올랐어.”

“생각해 둔 모델은 있고? 아, 티모시 샬라메가 하면 좋겠다! 그 퇴폐적이고 우수에 찬 티모시 샬라메가 신비로운 숲에서 신비롭게 생긴 호랑이를 쓰다듬고 있는 모습. 와- 상상만으로도 닭살이 돋는데.”

“아니, 시영한테 부탁할 거야.”

“응? 시영? 그 한국 남자?”

“시영만 괜찮다면, 시리와 함께 모델로 세우면 완벽해.”

“오드리, 다 좋은데. 공과 사는 구분하는 게 좋지 않겠어. 그래, 그 남자가 잘생겼다는 것도 알겠고, 그 남자가 네 생명을 구했다는 것도 알겠어. 그렇지만, 이건 수천만 달러 혹은 그 이상에 될지도 모르는 신규 브랜드라고, 좀 더 신중하게 생각하고 결정하는 게···.”


오드리는 카톡 앱을 켰다.

그러곤 방시영의 카톡 프로필 사진을 띄워 제니퍼에게 내밀었다.


“허흡!”

“그렇지?”

“숨이 막힐 거 같아.”

“아직도 반대하는 거야?”

“아니. 안 반대해. 그러니까 그 사진 좀 치워줄래.”

“그리고 이건 그 사람이 키우는 고양이, 시리.”

“꺄아아아아악! 너무 귀엽잖아! 동시에 우아하고! 또 동시에 섹시하고! 무슨 고양이가 나보다 잘생겼냐!”

“이 둘이 허락만 해 준다면, <반 클리프 앤드 티파니 x 쇼파드 불가리>는 대성공일 수밖에 없어. 장담해.”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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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 기사의 오라 +3 23.12.15 2,009 67 12쪽
14 용사의 랍스터 롤 +5 23.12.14 2,194 83 13쪽
13 1초에 핫둘셋넷다섯여섯일고여덜아호열열하나열둘 +6 23.12.13 2,250 82 11쪽
12 샌 안드레아스 서울 +6 23.12.12 2,346 82 11쪽
» 얼굴 천재와 언어 천재 그리고 잘생긴 고양이 한 마리 +8 23.12.11 2,513 97 11쪽
10 거부할 수 없는 강렬한 눈빛을 가진 자가 짊어져야 하는 일들 +13 23.12.10 2,640 96 12쪽
9 Lv. 99 잘생김에 관하여 +7 23.12.09 2,695 94 12쪽
8 정의로운 저주 +7 23.12.08 2,708 98 13쪽
7 횟집을 차렸더니 여배우들이 좋아해 +4 23.12.07 2,868 96 11쪽
6 세계적인 보석 다자이너 오드리 반 클리프와의 만남 +4 23.12.06 2,912 97 12쪽
5 새로운 식구, 방돌 +4 23.12.05 3,019 100 13쪽
4 쓸데없는 능력에서 쓸모있는 능력으로 +3 23.12.04 3,143 94 11쪽
3 세상에서 제일 행복한 방사능-FREE 횟집 +3 23.12.03 3,261 95 12쪽
2 방구쟁이 다섯 가족 +5 23.12.02 3,455 91 11쪽
1 방시리 +9 23.12.01 4,001 97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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