퀵바

서칸더브이 님의 서재입니다.

이세계 삼촌은 방사능이 보여

웹소설 > 작가연재 > 현대판타지, 퓨전

서칸더브이
작품등록일 :
2023.12.01 14:40
최근연재일 :
2023.12.23 08:20
연재수 :
23 회
조회수 :
52,838
추천수 :
1,819
글자수 :
121,683

작성
23.12.10 08:20
조회
2,640
추천
96
글자
12쪽

거부할 수 없는 강렬한 눈빛을 가진 자가 짊어져야 하는 일들

DUMMY

“아무리 배달하는 사람이 실수했다고 해도 이건 너무 늦잖아.”

“응. 배달하는 업체는 가게가 고용하는 건데, 왜 우리가 피해를 봐야 해.”

“오기만 해봐. 단단히 혼을 내준다.”

“그래, 누나. 오면 꼭 한 소리 해. 저번에도 주문했는데, 재료 떨어졌다고 우리 주문 취소했잖아. 솔직히 동네 손님한테 더 신경 써야지. 안 그래?”


띵동동- 띵동동-


“왔다.”

“넌 여기 있어.”

“오- 마포 린다 로우지 배고파서 화났다. 한창때 포스 나오는데헷! 누나, 다음번에 공짜로 한번 달라고 해. 알았지?”


띠리릭- 철컥!


“저기요! 지금이 몇 신 줄···기다렸···어···여.”

“죄송합니다. 배달하시는 분이 실수를 해서요. 사과 의미로 주문하신 방어회와 서비스로 전복회를 가지고 왔습니다.”

“세상에서 전복회를 제일 사랑하는데···.”

“그러세요? 잘됐네요.”

“운명일까요?”

“후훗- 맛있게 드세요.”

“진짜 그럴게요.”

“이용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저는 그럼.”

“저기, 잠깐.”

“네.”

“괜찮으시면 들어오셔서 같이 드실래요?”

“마음만 받겠습니다. 그럼 맛있게 드시고 좋은 평 남겨주시기 바랍니다.”

“꼭! 그럴게요.”


철컥. 띠리릭-


“뭐하는 거야! 한 소리 한다···.”


퍽!


“악!”

“입 닥쳐. 우리의 소중한 첫 만남을 기억하는 중이니까.”



기억했던 것보다 대한민국은 외모지상주의가 팽배한 나라였다.

Lv. 99 잘생김은 매우 유용했다.

덕분에 불가피한 분쟁들을 평화롭게 해결할 수 있었다.

다만, 간혹 위험한 순간들도 있었다.


「끼이익!

“저기요! 어딜 보고 운전을 하는 거예요!”

“아, 죄송해요! 제가 잠깐 시선이 딴 데 팔려서···.”」


「“김 샘! 뭐하는 거야? 약이 다 세잖아!”

“죄송해요! 저분이 갑자기 들어오시는 바람에···.”」


「“민지야, 뭐해? 왜 밥을 콧구멍에 집어넣는 건데?”

“어? 내가 그랬어?”

“어!”

“근데 저 오빠 너무 잘생기지 않았냐?”」


정신병원에 있을 때는 세수도 안 하고 전혀 꾸미지를 않아서 Lv. 99 강화 잘생김이 덜 치명적이었는데, 그래도 가게를 하는 사람이 깔끔하게 하고 다녀야 할 것 같아 세수도 하고 로션도 발랐더니 원치 않은 부작용들이 생겨나기 시작했다.

그렇다고 안 씻고 다닐 수도 없고···


“큰아빠, 안경 꼈네요?”

“응. 어때? 이상해?”

“눈이 나빠졌어요?”

“아니, 그건 아니고. 이걸 쓰면 좀 덜할까 싶어서. 어때?”

“음- 확실히 가려주는 효과가 있기는 하네요.”

“그래?”

“네.”


그래서 안경을 하나 구매했다.

불편하기는 했지만, 안전을 위해서 이 정도 희생쯤이야.

그리고 이제부터 머리도 기를 생각이다.


“근데, 좀 어려 보이는 것 같기도 하고.”

“그런가?”


채리가 그렇게 얘기했을 때만 해도 그렇게 어려 보인다는 말인 줄은 몰랐다.



【009화 – 거부할 수 없는 강렬한 눈빛을 가진 자가 짊어져야 하는 일들】



“야야, 그 얘기 들었어? 송민지가 요 앞 공현시장 뒷길에 있는 횟집 알바한테 반했다는 얘기. 초콜릿도 줬다는데.”

“나도 들었어. 한눈에 반해서 밥이 코로 들어가는 데도 몰랐다는데.”

“진짜?”


아무렇지 않은 척했지만, 마포 재원고등학교 일짱 박형석은 심기가 불편했다. 박형석은 송민지를 좋아했다.

사실 송민지는 마포구 일대 남자 고등학생 중에 모르는 애가 없을 정도로 유명한 아이였다. 걸그룹 데뷔를 준비 중이라는 소문도 있었다.


“형석아, 가만히 있을 거야? 네 마누라 바람피우는데, 크크큭-”

“입 닥쳐, 말봉이.”

“형석아, 가서 조져야지. 마포구 일짱 박형석이 찍은 앤데. 안 그래?”

“오늘 끝나고 다들 모이라고 해. 조지러 간다.”

“오케이, 이 새끼 뒤졌어. 어디 감히 알바 새끼가 마포구 여신을.”


운이 없게도 그날은 그가 가게에 혼자 있었다.



---*---



공현시장 뒷길,

용사횟집.


“서비스로 많이 줬는데도 전복죽이 많이 남았네. 너무 많이 샀나 봐.”

“포장해서 냉장고에 넣어놓지 뭐. 병원에 들고 가면 간호사 샘들이 좋아하시더라고.”

“그래야겠다.”

“야, 내가 할게. 너는 들어가.”

“뭘 들어가. 아직 정리할 것도 남았는데.”

“들어가. 가끔 채리 잠들기 전에 책도 읽어주고 그래야지. 요새는 나도 바빠져서 돌보미 이모님이 맨날 재워주시잖아. 일주일에 한두 번은 자기 전에 아빠 얼굴도 좀 보여줘.”

“그럴까?”

“그러니까. 들어가.”

“괜찮겠어?”

“야, 안 괜찮을 건 또 뭐 있냐?”

“고마워. 하필 오늘 또 재성이가 아픈 바람에 형이 하루 종일 가게에 나와 바빴는데···.”

“대신 들어가서 넌 채리 책 한 권 읽어줘.”

“한 권이 뭐야. 열 권 읽어줘야지.”

“열 권? 야, 너 채리가 무슨 책 읽는지 모르는구나?”

“응?”

“너 채리가 아직도 동화책 읽는 줄 아는구나? 우리 채리 요새 「연금술사」 읽고 있어.”

“「연금술사」?”

“그렇다니까.”


꼬맹이가 책을 어찌나 좋아하는지, 웬만한 동화책은 벌써 다 섭렵했고 요새는 어른들 동화책을 읽기 시작했다.


“몰랐네.”

“아빠 닮았지, 뭐. 너도 책 좋아했잖아.”

“나야, 뭐, 그냥 소설들만 읽은 거고.”

“뭐든. 야, 아무튼 들어가 여기는 나에게 맡기고. 내가 깨끗하게 정리하고 갈게.”

“그럼, 형만 믿고 간다.”

“응.”

“전복죽 포장해서 냉장고에 넣는 거 잊지 말고.”

“알았다니까.”


가게는 보통 일찍 닿았다.

술을 안 팔았기에 라스트콜이 8시였고 정리하고 들어가면 대략 9시 반~10시였다. 재료가 일찍 떨어지면 7시 반 끝나는 날도 종종 있었다.

그날 역시 전복죽을 제외하고는 횟감이 일찍 동이 나 일찍 영업을 종료했다. 다만, 직원이 아파 병가를 내는 바람에 정리가 좀 늦었을 뿐.

재원고 녀석들은 9시 반쯤 나타났다.


“야. 니가 방시영이냐?”

“그런데?”


시간도 늦었고, 사람도 없어서 안경을 벗고 있었다.


“나 재원고 일짱 박형흐헙! 흡! 헙!”

“야, 박형석 왜 그래? 야, 박형석!”



---*---



“야, 야, 니들 그 소문 들었어? 박형석이 공현시장 횟집 알바 까러 갔다가 한 대 맞고 쓰러져서 심장마비 왔다는 소문.”

“진짜?”

“911 부르고 난리였대.”

“구라 까고 있네. 여기가 미국이냐? 911을 부르게. 119겠지.”

“아. 그건 내가 헷갈린 건데 심장마비는 진짜래. 경찰도 왔다는데.”

“진짜?”

“응. 송민지가 그 알바한테 초콜릿을 줘서, 그 소문 듣고 박형석이 눈깔 돌아서 찾아갔다가 그렇게 됐다는데. 근데, 더 충격적인 사실이 뭔지 아냐?”

“뭔데?”

“그 알바 37살이래.”


···


“헐- 그럼 송민지가 37살 아저씨한테 초콜릿 준 거야? 미친.”

“야, 근데 그럼 성인이 학생을 때린 건데 뉴스에라도 나와야 하는 거 아니야? 그 사람 감옥 갔어?”

“그건 모르겠네.”

“야! 무슨 얘기들을 그렇게 하고 있냐?”

“3반 박형석 얘기. 너 그 소문은 들었어? 박형석이 37살 횟집 알바한테 맞아서 병원에 실려 간 소문?”

“아- 그거? 내가 종필이한테 들었는데, 그거 사실 아니래.”

“거봐. 내가 뭐랬어. 구라라고 했잖아.”

“진짜? 그럼 안 실려 갔어? 아닌데, 요 며칠 학교 못 나오고 있는 거가 병원에 입원해서 그런 거라고 하던데.”

“병원에 입원한 거는 사실이래.”

“봐! 맞잖아!”

“그럼, 뭐가 사실이 아니라는 건데?”

“맞은 게 아니래.”

“엥? 그럼?”

“그냥 얼굴 보고 말하다가 쓰러졌대.”


···


“왜? 왜? 왜?”

“몰라. 갑자기 과호흡이 왔다나 봐.”

“과호흡이? 왜?”

“몰라. 가게 들어가자마자 ‘내가 재원고 일짱 박형흐헙!’하고는 쓰러졌대. 너무 긴장한 듯.”

“그래서 뉴스에 안 나온 거구나.”

“근데, 더 쇼킹한 거가 뭔 줄 아냐?”

“송민지가 37살 알바한테 초콜릿 준 거?”

“아니. 박형석이 지금 해리성 성정체성 혼란이 와서 어쩌면 자퇴해야 할지도 모른다는 거.”

“뜨헉!”


들어오자마자 어린놈이 다짜고짜 반말을 하길래 째려봤을 뿐인데···

쓰러져 버렸다.

그렇다고 구급차를 부를 필요까지는 없었고, 뺨 몇 대를 때렸더니 정신이 돌아왔다.


애들이 불량스럽기는 해도 질이 아주 나쁜 애들인 것 같지는 않아, 조심스럽게 타이른 뒤 전복죽 한 그릇씩 먹여 돌려보냈다.

다른 애들은 괜찮은 거 같은데, ‘거부할 수 없는 강렬한 눈빛’을 직방으로 맞은 형석이가 다음날도 계속 심장이 불규칙하게 뛰어서 병원에서 입원했다는 소식을 들었다.

그쪽 성향이 있는 남자에게도 효과가 있는 줄은 알고 있었지만, 녀석이 그렇게 될 줄이야.


“형석이가 입원한 병동이 222호실인가요?”

“네.”


그래도 아직 어린놈이 나 때문에 그렇게 된 것 같아 찾아갔다. 마침 김말숙 할머님이 입원해 있는 연제대병원이기도 했고.


“박형석.”

“형···오셨어요.”

“아직도 아파?”

“아니요. 괜찮아요.”

“이거 먹어라.”

“뭐예요?”

“장충동 왕족발 보쌈.”

“고맙습니다. 근데 안경에 틴트 넣으셨네요.”

“응. 요새 유행이라고 하던데. 40% 넣었다.”

“잘···어울리세요.”

“야, 박형석.”

“네···.”

“마포 재원고 일짱 박형석! 씩씩하게 대답 못 해?”

“네!”

“살다 보면 헷갈릴 수 있어. 특히 네 나이 때는 너무 잘생긴 동성을 보면 혼돈이 올 수도 있어. 근데, 그렇다고 그게 다 그쪽 성향인 건 아닌 거야. 아, 물론 그쪽 성향이 나쁘다는 거는 절대 아니야. 아닌데 너무나 완벽한 존재를 보고 일시적으로 혼돈이 온 것일 수도 있으니까, 너무 심각하게 고민하지 말고 자연스럽게 네 마음속의 목소리를 들어. 알았냐?”

“···네”

“알았냐?!”

“네!”

“그리고 이거 받아.”

“이게 뭐예요?”

“장충동 왕족발 보쌈 사러 갔다가 옆에 헌책방이 있길래 집어 왔다.”

“어, 이건···맥심 A.I. 모델 컨테스트 한정판. 발매 하루 만에 완판돼서 구하기 힘들다고 들었는데···.”

“책방 아저씨가 그렇다더라.”

“고마워요, 형.”

“언제든 도움이 필요하면 연락하고.”

“네.”

“아, 그리고 민지인가? 니가 좋아한다는 애?”

“···예.”

“걔가 어제 가게로 찾아왔더라. 띠동갑까지는 어떻게 극복해 볼 수 있겠는데, 스무 살 차이는 도저히 극복할 수 없을 것 같다고. 줬던 초콜릿 가져갔어.”

“진짜요?”

“그럼, 내가 병원까지 찾아와서 너한테 거짓말하겠냐? 잘해봐, 너한테 아직 기회가 있을지 모르니까. 내가 슬쩍 이상형이 어떻게 되냐고 물었더니 서울대 국문과생이라고 하더라. 그러니까, 열심히 해 봐.”

“제가 어떻게 서울대를···.”

“그럼, 그냥 포기하든가. 찐따 같이 애들 우르르 데리고 자기가 좋아하는 여학생이 초콜릿 준 알바생 가게나 찾아가지 말고.”


나의 도발에 녀석의 눈에서 10대 특유의 투지가 반짝였다.


“아니요! 저 도전해 볼래요, 형. 지금부터 공부할 거예요.”

“그래, 그래야지. 그래야 진정한 남자지. 도전도 해보지 않고 포기하는 건 멋있지 않아.”

“네, 형.”

“그럼, 간다.”

“네! 맥심 고마워요.”


‘녀석, 돌아왔군.’

틴트를 넣기를 잘했다.

이제 실수로라도 거부할 수 없는 강렬한 눈빛이 나가게 될 경우, 60% 정도로 제어되겠지.


징징- 징징-


“응, 그래, 채리야.”

-큰아빠, 지금 어디예요?

“병원. 이제 곧 들어가려고. 왜?”

-오드리한테서 전화가 왔는데, 큰아빠랑 통화하고 싶다고 해서요.

“아 그래? 지금?”

-네.

“알았어. 그럼, 금방 들어갈게. 근데 무슨 일이래?”

-전부 말해주지는 않았는데, 반 클리프 앤드 티파티의 높은 사람이 큰아빠를 만나러 한국에 오는 중이래요.

“그래?”

“네, 이름이 피에르 게이로드래요.”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13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이세계 삼촌은 방사능이 보여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23 오징어제육볶음 +10 23.12.23 1,018 57 11쪽
22 폭풍 전야 +3 23.12.22 917 47 11쪽
21 실력으로 +3 23.12.21 1,007 51 11쪽
20 차기작은 액션 +2 23.12.20 1,182 41 13쪽
19 데뷔 +7 23.12.19 1,379 66 12쪽
18 결심했어요 +7 23.12.18 1,633 57 12쪽
17 착각의 향연 +3 23.12.17 1,778 58 11쪽
16 꿈이라는 건 +4 23.12.16 1,902 73 12쪽
15 기사의 오라 +3 23.12.15 2,010 67 12쪽
14 용사의 랍스터 롤 +5 23.12.14 2,195 83 13쪽
13 1초에 핫둘셋넷다섯여섯일고여덜아호열열하나열둘 +6 23.12.13 2,250 82 11쪽
12 샌 안드레아스 서울 +6 23.12.12 2,346 82 11쪽
11 얼굴 천재와 언어 천재 그리고 잘생긴 고양이 한 마리 +8 23.12.11 2,513 97 11쪽
» 거부할 수 없는 강렬한 눈빛을 가진 자가 짊어져야 하는 일들 +13 23.12.10 2,641 96 12쪽
9 Lv. 99 잘생김에 관하여 +7 23.12.09 2,695 94 12쪽
8 정의로운 저주 +7 23.12.08 2,709 98 13쪽
7 횟집을 차렸더니 여배우들이 좋아해 +4 23.12.07 2,868 96 11쪽
6 세계적인 보석 다자이너 오드리 반 클리프와의 만남 +4 23.12.06 2,913 97 12쪽
5 새로운 식구, 방돌 +4 23.12.05 3,020 100 13쪽
4 쓸데없는 능력에서 쓸모있는 능력으로 +3 23.12.04 3,143 94 11쪽
3 세상에서 제일 행복한 방사능-FREE 횟집 +3 23.12.03 3,262 95 12쪽
2 방구쟁이 다섯 가족 +5 23.12.02 3,457 91 11쪽
1 방시리 +9 23.12.01 4,001 97 10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비밀번호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