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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칸더브이 님의 서재입니다.

이세계 삼촌은 방사능이 보여

웹소설 > 작가연재 > 현대판타지, 퓨전

서칸더브이
작품등록일 :
2023.12.01 14:40
최근연재일 :
2023.12.23 08:20
연재수 :
23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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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1,683

작성
23.12.21 0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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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쪽

실력으로

DUMMY

“이사님, 시영 씨한테 인터뷰 요청 폭주 중인데요. 어떡하죠? 계속 거절할까요?”


고민 중이었다.

신비주의 마케팅을 하려고 했다.

구식이기는 해도 언제나 통하는 전략이니까.

게다가 숨겨야 하는 것들이 좀 있어 연예계 생활이 좀 익숙해진 다음에 미디어에 노출하려고 했는데···


“아니. 하자.”

“진행할까요?”

“응. 나쁜 사건도 아니고 훈훈한 기사인데 이용해야지.”

“그럼, 어떻게 준비할까요?”

“내가 준비시킬게. 프로필은?”

“어제 찍었고, 보정 중일 거예요.”

“그거 오늘 중으로 받아서 홈페이지에 올려.”

“네.”

“맨 앞에.”

“맨 앞에요?”

“맨 앞에 올려. 내가 책임질 테니까.”

“네!”



【021화 – 실력으로】



새벽녘, 수산 시장에서 장을 보고 돌아오는 길이었다.

사거리에서 과속으로 달려오던 차가 사람을 치고 그냥 도망쳤다.

나는 망설이지 않고 차를 돌려 그 새끼를 쫓았다.

715마력 제로백 3.3초의 방돌이었다.

따라잡는 것은 어렵지 않았다.


“그러니까, 시속 120km로 달리는 차에서 뺑소니범의 차 위로 옮겨타신 거죠?”

“네. 같은 속도로 이동 중이어서 아주 어렵지는 않았어요.”

“무섭지 않으셨나요?”

“네, 무언가를 할 때 두려워하면 안 되니까요.”

“혹시 운동 같은 거 뭐 배우신 거 있나요?”

“네, 수영, 달리기, 창 던지기, 검술, 활, 포환던지기, 실전 무술 등등 다양하게 배웠습니다.”

“지금 나이가 몇 살이죠?”

“서른···이 되려면 8년이 남았습니다.”

“와- 대단하시네요.”


철로 만들어져 매끈한 차는 잡을 때가 별로 없어서 착지 순간 미끄러질 뻔했다. 다행히 윈드실드와 보닛 사이에 난 틈에 손가락을 걸어 떨어지지 않았다.

곧바로 180도 회전차기로 앞 유리창을 깨버렸다.

아니나 다를까 녀석 깜짝 놀라 핸들에서 손을 뗐고, 그 찰나를 놓치지 않은 나는 재빨리 차 안으로 들어가 놈을 옆좌석으로 던져 버리고, 차가 가로수에 부딪히기 직전에 브레이크를 밟았다.

공중에서 와이번 바꿔타기만큼은 아니었지만 제법 아슬아슬한 상황이기는 했다.


“다치신 데는 없으신가요?”

“네, 괜찮습니다.”


오랜만에 근육을 썼더니 놀란 데가 몇 군데 있기는 한데, 힐링 포션 하나 마셨더니 괜찮아졌다.

Lv. 99 강화 신체였으면 그냥 차를 들어 엎었을 텐데···

덕분에 이 세계에서 한계가 어느 정도인지 알 수 있었다.


“정말이지 액션 영화 속 장면과 같은 일이었는데요. 그것보다 더 칭송받아야 할 것은, 불의를 보고 망설임 없이 달려든 배우 시영 씨의 마음이 아닌가 싶습니다. 얼마 전 도와달라고 외치던 여성을 주위 사람들이 외면해 사고가 났던 뉴스가 우리를 슬프게 했었는데요. 오늘 이 기사가 우리 사회에 정말 필요한 것이 무언인지 돌아보는 계기가 되었으면 합니다. 케이 티비씨 문상훈 기자였습니다.”


···


‘좋다!’


옆에서 인터뷰를 지켜보던 나혜를 속으로 쾌재를 외쳤다.

스타 탄생을 알리는 기사였다.

이제 그 류태군 감독의 영화만 잡으면 끝난다.


“수고하셨습니다, 기자님.”

“아닙니다. 지금 가장 핫한 인물이신데요. 저희한테 첫 인터뷰를 주셔서 감사합니다, 조 이사님.”

“KBC에 준 거 아닌데. 문 기자님한테 연락드린 거예요. 기사 가지고 장난치시는 분 아닌 걸 아니까. 앞으로 우리 시영이 잘 부탁드리겠습니다.”

“부탁을 드려야 하는 분은 전데. 잘 부탁드리겠습니다.”


객관적으로 봤을 땐 기자의 말이 정확했다.

부탁해야 할 처지는 기자였다.

하지만, 그건 지금일 뿐. 여론은 시시각각 바뀌는 것이고, 상황이 바뀌면 내 편이 되어줄 기자 한 명이 간절할 때가 온다.

나혜는이 업계의 무서움을 잘 안다.


“그럼, 조심히 들어가세요.”

“네-.”


기자를 배웅하고 돌아온 나혜는 시영에게 폭풍 칭찬을 퍼부었다.

원래 그녀가 자기 배우들에게 특히나 더 그런 경향이 있기는 했지만, 진심이었다.

사실 조마조마했다.

인터뷰를 많이 해보지 않은 일반인들은 버벅대거나 말을 조리 있게 하지 못해 이상하게 보일 수도 있는데, 시영은 아니었다.

지나치게 논리적이거나 해서 순수함이 떨어져 보이거나 하지도 않고, 특히 말투에서 소년만화에서나 나올 법한 그런 특유한 매력이 뿜어져 나왔다.

그러다 보니 정말로 약간 레트로 감성의 이십 대 초반으로 보였다.


“시영아, 정말 그런 것들을 배웠어?”


혹시라도 누가 들을까 해서 나혜는 이제 단둘이 있을 때도 22살처럼 대했다.


“뭐요?”

“수영, 달리기, 창던지기, 실전 무술 등등등.”

“네.”

“그럼, 말도 탈 줄 알아?”

“네.”


말도 타고, 와이번도 타고, 왕도마뱀도 타고 등등등.


“그런 걸 할 줄 알면 미리 말해줬어야지.”

“묻질 않았잖아요.”

“혹시 다른 거 또 할 줄 아는 거 있어?”

“왕궁 댄스, 기타도 좀 칠 줄 알고, 노래도 좀 해요. 그런 걸 묻는 거라면···.”

“댄스, 기타, 노래까지 된다고?”

“네, 뭐 음유 시인급으로 잘하지는 않지만, 두성까지는 내요.”

“두성을 낸다고?”

“네.”


나혜가 시영의 경험을 위해 구상한 계획도에 또 다른 가지가 생기는 순간이었다.

하지만, 지금은 류태군 감독과 잡힌 오디션에 집중할 때였다.


“좋아. 그건 나중에 또 얘기하고 지금은 일단 일산 스튜디오에 같이 가자. 민 대리한테 들었지? 오늘 오디션 있다고?”

“네.”


‘준비됐지?’라고 물으려던 나혜는 그만두었다. 시속 120km로 달리는 차에서 다른 차 보닛 위로 뛰어내린 사내다.

솔직히 오디션 기회를 따내려고 국성한 대표에게 과장되게 말한 부분이 있었는데, 그게 아니었다. 오히려 너무 겸손했었던 게 아닌가 싶다.



---*---



일산 <쏘 패스트 앤드 인퓨리어스> 야외 스튜디오,

류태군은 스턴트맨들과 함께 시영을 기다렸다.


“감독님, 준비됐습니다.”

“그래? 장 감독님은?”

“기다리고 계십니다.”

“신인 배우는?”

“조금 전에 판타지냐 조나혜 이사랑 통화했는데, 5분이면 도착했다고 했으니까, 아마 곧 도착할 겁니다.”

“도착하면 바로 시작할 거야.”

“네. 그런데요, 감독님. 정말 할 수 있을까요?”

“모르지. 근데, 그 뉴스에 나온 장면이 CG는 아닐 거 아니야.”

“그렇겠죠.”

“내 눈으로 직접 봐야겠어. 정말 그 정도 액션이 되는지 안 되는지. 그 정도면 되면 정훈이랑 숲 엔터에는 미안하지만, 이 친구랑 가는 수밖에.”

“그렇죠. 그럼, 시영 배우랑 가야죠. 그게 맞겠죠.”


태군이 조감독이랑 대화를 나누는 사이, 나혜와 시영이 스튜디오에 도착했다.


“감독님, 오디션 볼 신인배우 도착했답니다.”

“오케이. 진세야, 넌 가서 장 감독님이 불러와.”

“네.”


조 감독에게 스턴트 감독을 데려오라고 시킨 류태군은 신인배우를 맞이하러 세트장으로 향했다.


극비리에 진행되는 오디션이었다.

공식적인 것은 아니지만, 어찌 됐든 숲 엔터테인먼트 소속 배우 정훈을 캐스팅하기로 숲 엔터 대표와 이야기가 오고 간 상황에서 말이 새어 나가면 상황이 곤란해지기 때문이었다.


류태군 감독은 몰랐다.

지금 스튜디오로 숲 엔터 대표가 오고 있는 것을.



---*---



“이 새끼들이 나를 무시해도 유분수지. 아니, 날 무시해도 좋아. 근데 배우를 두 번이나 까? 이것들이 진짜 보자, 보자 하니까. 야, 어디야? 어디서 오디션 한대?”


한 다리 건너면 전부 선배고 후배인 업계다.

기사가 나지 않을 뿐이지, 아무리 극비리에 진행한다고 해도 말이 도는 법.

사실, 류태군 감독이나 제작사 측도 그걸 모르진 않았다. 다만, 어느 정도 정리가 되고 알려지기를 바랐는데···

류태군 감독이 리오 역을 두고 판타지냐 엔터 소속 배우를 오디션 보기로 했다는 정보가 숲 엔터 박웅 대표의 귀에 들어갔다.


“내가 이씨- 가서 뒤집어엎든 불을 지르듯 해서 오늘은 확실하게 담판을 짓고 온다. 야, 어디래?”

“일산 스튜디오에서 합니다.”

“차 대기시켜.”

“예.”


박웅은 곧장 오디션이 열린다는 스튜디오로 향했다.


···


한 시간 뒤,

박웅은 일산 스튜디오에 도착했다.

얼굴이 시뻘게진 그는 정말 깽판이라도 칠 기세다.


“여기서 열린다고?”

“네.”

“아니, 고작 신인배우 오디션을 촬영장에서 본다고? 이건 그냥 장난으로 보는 게 아니잖아. 아무리 조나혜 그 여시가 온갖 감언이설로 꼬였다고 해도 이건 아니지. 저울질할 급이 있지. 어디 정훈이랑 신인 배우 따위를··· 어디야? 여기는 올 때마다 바뀌어 있어.”


K-드라마와 영화가 세계적으로 유행하면서 할리우드식 대형 스튜디오가 일산과 인천 등 여러 곳에 생겼다.

그중 일산은 자동차 추격 씬을 찍을 수 있을 정도로 넓은 공터가 마련되어 있었다.

부우우우웅- 멀리서 자동차 엔진소리가 들려왔다.


“대표님, 이쪽으로···.”

“그래서 신인배우가 어떤 놈이라고?”

“<슬기로운 괴담활동>에 출연했습니다.”

“지금 뜨고 있는 거지, 그거?”

“예.”

“그거 오재민 작가 신작이지?” 젊은 애들 데리고 찍는 거.”

“네.”

“그럼, 나이도 어리겠네?”

“네, 홈페이지 프로필 보면 스물두 살로 나와 있습니다.”

“아이, 진짜 애송이 같은 애랑 감히 누구를 비교··· 하, 아무튼 이번 일은 그냥 안 넘어가. 이런 창피를 줬으면 보상이 있어야지. 이렇게 나온다면 개런티 조정해야지. 지금 급한 게 누군데···.”

“그런데 여기 프로필 보니까, 약간 액션 전문 배우 같기는 합니다. 그리고 신인배우인데 배우 소개 맨 앞에 있는데요.”

“진짜? ···뭐라고 적혀있는데? 액션 스쿨 출신이래?”

“그런 거는 아닌 거 같은데, 여기 보면, 창 던지기, 승마, 검술, 활, 포환던지기, 실전 무술··· 배운 게 엄청 많은데요.”

“참나- 요새 시대가 어느 시대인데 그런 식으로 배우 홍보를···.”

“거짓말이겠죠?”

“야, 다 구라야. 무슨 22살짜리가 승마, 검술, 활을 다 배워. 뭐, 어디 중세 시대 살다 왔어? 중세 시대 살다 와도 그렇지, 서른도 아니고 애가. 다 구라야, 구라. 조나혜도 감 다 떨어졌네. 잠깐, 조나혜 배우가 아닌가, 거기 재벌 3세 양아치가 데리고 온 앤가? 홈페이지 앞에 있다고?”

“네.”

“그럼, 그 양아치가 데려온 애인가 보네. 뭐가 됐든, 실력 아니고 그딴 말도 안 되는 인맥으로 캐스팅 넣으려고 해봐. 우리 애들 다시는 쓰지 못할 거니까. 나 박웅 가만히 안 있는다.”


부우우우우웅!


“여기야?”

“예. 여깁니다.”

“어이! 류 감독, 정말 이렇···!!!”


쿠아아아앙!


“시영 씨, 이번에는 달리는 차에서 날아오는 물체를 물구나무로 피한 다음에 반대편에서 달려오는 차 위로 공중제비해서 착지할 수 있을까?”

-네, 가능해요.

“그러고 나서 전복되려는 차 안으로 들어가서 핸들을 잡고 브레이크. 오케이?”

-오케이.


쿠아아아아앙! 휙! 탁! 타닥! 끼이이익! 쿠쿠궁!


“대표님, 류 감독이 저기 있는데···.”

“가자.”

“네.”

“가자고.”


박웅은 시영의 스턴트 장면을 목격하고 말았다.

저걸 누가 할 수 있단 말인가.

숲 엔터 박웅은 조용히 돌아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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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 착각의 향연 +3 23.12.17 1,778 58 11쪽
16 꿈이라는 건 +4 23.12.16 1,902 73 12쪽
15 기사의 오라 +3 23.12.15 2,009 67 12쪽
14 용사의 랍스터 롤 +5 23.12.14 2,194 83 13쪽
13 1초에 핫둘셋넷다섯여섯일고여덜아호열열하나열둘 +6 23.12.13 2,250 82 11쪽
12 샌 안드레아스 서울 +6 23.12.12 2,346 82 11쪽
11 얼굴 천재와 언어 천재 그리고 잘생긴 고양이 한 마리 +8 23.12.11 2,512 97 11쪽
10 거부할 수 없는 강렬한 눈빛을 가진 자가 짊어져야 하는 일들 +13 23.12.10 2,640 96 12쪽
9 Lv. 99 잘생김에 관하여 +7 23.12.09 2,695 94 12쪽
8 정의로운 저주 +7 23.12.08 2,708 98 13쪽
7 횟집을 차렸더니 여배우들이 좋아해 +4 23.12.07 2,868 96 11쪽
6 세계적인 보석 다자이너 오드리 반 클리프와의 만남 +4 23.12.06 2,912 97 12쪽
5 새로운 식구, 방돌 +4 23.12.05 3,019 100 13쪽
4 쓸데없는 능력에서 쓸모있는 능력으로 +3 23.12.04 3,142 94 11쪽
3 세상에서 제일 행복한 방사능-FREE 횟집 +3 23.12.03 3,261 95 12쪽
2 방구쟁이 다섯 가족 +5 23.12.02 3,455 91 11쪽
1 방시리 +9 23.12.01 4,000 97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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