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화 인어공주 편.
해설 : 청룡단 소속 류.
아주 먼 옛날, 소호 왕국의 호수에는 인어 공주가 살고 있었어요. 인어 공주의 이름은 리엔이었는데 아주 귀엽고 깜찍했답니다.
“이뽀? 나 이뽀?”
틈만 나면 아버지 가륜에게 애교를 부리던 리엔은 어느날, 심심하다며 호수 위에 빼꼼히 고개를 내밀었어요.
그러다 이게 왠일! 리엔은 호숫가 근처에서 노닐고 있는 한 왕자, 이안을 보고 한 눈에 반해버렸어요.
거기다 이 왕자, 어찌나 멍청하고 멋있는지 지 혼자 놀다 호수에 빠졌지 뭐에요. 이를 보다 못한 마음씩 착한 인어 공주, 리엔이 이안을 구해주었어요. 그러나 물을 마신 덕에 이안이 정신을 차리지 못하자, 리엔이 거세게 이안의 뺨을 때렸어요.
“..........아...........반했다..........멋있다..............”
이럴 수가! 이안 역시 리엔의 자신의 뺨 때리는 실력에 그만 반하고 말았지 뭐에요.
하지만 너와 나는 인간과 인어. 이루어질 수 없는 존재.
리엔이 상처 가득한 눈망울로 눈물을 흩뿌리며 호수 속으로 들어갔어요.
“미안, 자기야.”
리엔의 곱디 고운 목소리에 기어코 이안도 뒤따라 호수 속으로 들어갔고, 리엔은 다시 그를 구해주었어요. 이번에는 특별히 수제 키스까지 해주었답니다.
어머나, 저거 봐요. 얼마나 좋았으면 키스 더 길게 하고 싶다고 해설자인 저를 노려보겠어요. 결국 리엔은 지 멋대로 이안의 가슴도 슬쩍 쓰다듬었답니다. 이어 정신 차린 이안이 리엔을 보고 다시 반해 슬쩍 뺨을 핥았어요. 그에 열 받은 리엔이 집으로 돌아갔고, 이안은 리엔을 놓쳐 버려 땅을 치며 통곡을 하고 울었답니다.
“.........우아앙...........으흑............?”
무사히 집으로 돌아간 리엔은 좀처럼 그때의 그 이안 왕자를 잊을 수가 없었어요. 도대체 무슨 사람이 그렇게 잘 생길 수가 있어?
혼자 슬쩍 그린 이안의 초상화를 손으로 쓰다듬으며 리엔은 살짝 뽀뽀를 했어요.
정말 리엔은 밤마다 너무 힘들었어요. 이거 무슨 열녀문도 아니고. 리엔은 한 손에 대바늘을 들고 자신의 허벅지를 찔렀어요. 그나마 사진에 뽀뽀를 하고 있다건만, 어디 욕구 불만이 그 정도로 해소가 되겠는가!
저봐요, 얼마나 욕구불만이 심했으면 표정이 저따구겠어요.
결국 리엔은 중대한 결심을 했어요. 마녀를 찾아가 다리를 만들어 달라고 하기로 한 것이죠.
“다리 갖고 싶어요, 뿌잉뿌잉.”
초특급 강한 리엔의 애교에 마녀, 첸은 기어코 붉어진 뺨으로 리엔에게 음흉한 눈길을 보냈어요.
“다리를 갖고 싶다면 자, 여기 뽀뽀~”
리엔에게 반한 첸이 슬쩍 말했어요. 그에 어머, 뭐죠. 리엔이 저를 바라보았어요. 알고 보니 리엔은 이안 왕자 뿐 아니라 해설자인 저에게도 반한 걸까요?
저리 리엔이 고민하니 어쩔 수 없죠. 저는 승낙의 의미로 고개를 끄덕였고, 리엔은 거친 첸의 리드 아래 결국 볼에 뽀뽀를 했어요. 뿐만 아니라 날씬한 다리를 드러내며 자랑스레 유혹도 했답니다.
기쁘게 다리가 생긴 리엔은 바로 이안을 만나러 물 밖으로 향했어요. 그리고 이내 우연히 사람들에게 발견되어 리엔은 바로 이안이 있는 황성에 갈 수 있었어요.
그러나 이게 왠일?
어젯밤 너무 불타는 밤을 보낸 탓일까요? 드디어 이안 왕자를 만나 인사를 하려는데 말이 안 나오는 거에요.
자, 여기서 중요한 것은 밤일은 적당히. 너무 많이 하면 첫사랑 만나는데 목소리 안 나와 자기소개 못해요. 그러면 저렇게 첫사랑이 못 알아봐요.
다음날, 리엔은 너무나 충격적인 말을 들었어요. 이안 왕자가 다른 사람이랑 결혼을 한다는 거에요. 충격 받은 리엔은 이안에게 가서,
“시져시져. 나 두고 결혼 하지마. 나 이안 조아. 결혼 하지마, 시져.”
우와, 초강력한 애교입니다.
그러나 묘하게 리엔이 저를 노려보는 것 같은 것은 착각이겠죠? 설마, 그럴 리가.
아무튼 리엔의 초강력 애교에 결국 이안은 넘어가고 말았어요. 모든 결혼 뒤엎고, 리엔과 결혼하겠다 나선 것이지요.
그렇게 두둥, 드디어 결혼식 날.
리엔과 이안은 서로 손을 깍지 껴 마주 잡고 당당히 레드 카펫을 밟았어요. 새하얀 드레스를 입은 리엔은 무척이나 아름다웠답니다.
저봐요, 얼마나 결혼하는 것이 좋았으면 한 걸음 뗄 때마다 볼에 뽀뽀 한번씩 하겠어요.
그러나 무사히 결혼을 끝내기도 전.
“이 결혼은 반대에요!”
갑자기 나타난 마녀, 첸이 거세게 주장했어요.
“자기가 어떻게 나에게 이럴 수 있어요. 우리의 지난밤을 잊으신 거에요?”
마녀의 말에 믿을 수 없다는 이안의 시선이 리엔을 향했어요.
“아니야. 나 쟤 몰라. 훌쩍, 자기..”
그러나 가히 리엔은 팜므파탈이었어요. 눈물 한방울에 순식간에 리엔을 믿어 버리는 이안이라니. 하지만 여기서 끝낼 마녀가 아니었어요.
마녀는 당당히 자신의 상의를 벗었어요.
“자기가 만들어 놓은 이 흔적은 뭔데!”
우와. 마녀의 몸에는 리엔 꺼라고 적어놓고 예쁘게도 찍어놓은 키스마크와 손톱자국이 자리 잡고 있었어요.
결국 리엔은 결혼식 날 이안에게 퇴짜를 맞고 말았어요.
“자기는 이제 내꺼야.”
그래요. 막상 리엔에게 다리를 만들어 주었지만, 리엔의 치명적 매력에 빠져 리엔을 다른 남자에게 줄 수 없었던 마녀의 훼방이었죠. 그러나 리엔은 이미 이안 바라기.
리엔은 자신의 옷을 잡고 늘어지는 첸을 거칠게 밀쳐냈고, 첸이 바닥에 넘어짐과 함께 리엔이 입고 있던 웨딩 드레스가 그만 찢어지고 말았답니다.
그에 순식간에 드러난 리엔의 뽀얀 속살.
그 순간 폭발한 리엔의 팜므파탈의 치명적 매력에 결혼식장에 있던 사람들이 일제히 리엔에게 달려들었어요.
결국 망신창이가 된 리엔은 더 이상 이리 살 수 없다는 생각에 눈물을 흘리며 호수에 빠졌어요.
그렇게 자살을 했던 리엔은 정말 바보였어요. 지가 인어라 호수에 빠져도 멀쩡한데. 결국 리엔은 호수에서 행복하게 잘 살았답니다.
2.18.1
:그 후, 그들은.
드디어 연극까지 모두 끝나 축제의 막을 알린 그 순간. 기사단은 모두 제 정신이 아니었다.
특히나 황제인 유라인은 아주 웃겨서 죽을 것 같았다. 여장부터 기가 막히게 웃기더니, 연극은 연극이 아니라 막장이었다.
특히나 청룡단의 연극은 가히 최상이었다.
“수고했다. 하륜 공주. 큭.”
나름 수고의 의미로 한마디 던진 레안이 기어코 웃음을 참지 못하고 웃음 한토막을 흘렸다. 그에 하륜의 표정은 참으로 착잡했다. 레안이 웃은 건 참 좋은데, 하필이면.
“그나저나 인기 절정이네.”
마녀에게 사랑 듬뿍 받은 하륜과 함께 마녀와 왕자의 사랑을 받은 리엔을 힐끗 바라보며 레안이 말했다.
“이잇!!!!!!!”
레안의 말을 들은 리엔이 금방이라도 달려들 듯 씩씩거리며 레안을 바라보았다.
“신 패션이네. 그러고 다녀.”
아주 너덜너덜해진 드레스 자락을 힘겹게 붙잡고 있는 리엔을 보며 레안이 쿨하게 말했다.
어쨌든 무사히 축제가 끝나고, 왜인지 다음날 리엔은 제정신이 아니었다. 멍하게 초점 풀린 모습으로 때때로 어딘가에 머리를 박는 것을 보니 제대로 정신을 놓은 듯 했다.
하륜 역시도 얼굴이 퀭한 것이 축제의 여파가 큰 듯 했다. 그나마 그 무리 중 멀쩡한 것은 카엘 하나였다. 그러나 카엘 역시도 표정이 그리 밝지는 않았다.
- 작가의말
드디어 축제 끝!! 축제가 끝났습니다!!!
그나저나 역시 청룡단이 갑입니다. 리엔을 따라올 자 아무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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